수국과 수국속/일본수국40선

631 수국 이주노하나와 조가사키 그리고 샴록 - 여전히 인기 높은 일본 야생종 이주노하나와 그 근연종들

낙은재 2019. 1. 2. 16:46

수국 '이주노하나'

야생에서 발견된 품종이 이렇게 아름답다.


수국 '이주노하나'

토양에 따라서 핑크꽃도 핀다.


요즘 일본에서 주목받는 수국 40 품종은 대부분 최근에 들어서 유럽이나 일본에서 전문 육종가에 의하여 개량된 원예품종들이 대부분이지만 그 중에는 오래전에 일본 야생에서 발견된 품종들도 가끔 있다. 그 중에서 하나가 바로 이주노하나(伊豆の華)인데 수국 자생지로 유명한 일본 시즈오카현 이즈반도의 동부에 있는 조가사키(城ヶ崎) 해안에서 주민에 의하여 우연히 발견된 품종이다. 레이스캡형 수국이라서 산수국과 꽃모습이 비슷하여 일본에서도 이를 산수국으로 잘못 표기하는 도감이 매우 많다. 하지만 산수국은 커녕 수국과 산수국의 교잡종도 아닌 순수한 수국의 혈통으로 인정을 받아 그렇게 분류된다. 다만 꽃 모양이 맙헤드형이 아닌 레이스캡형이라고 일본에서 이런 수국을 카쿠(額)아지사이라고 한다. 이에 해당하는 우리나라 이름은 백당수국이 되며 학명은 수국의 변종인 Hydrangea macrophylla var. normalis로 표기한다. 


1970년대에 요코하마의 영국군묘지에서 근무하던 이이다 타케미(飯田岳美)씨가 시즈오카현 이토시(伊東市) 조가사키 해안의 야와타노(八幡野)에서 자택부근 오솔길을 개와 함께 산책하다가 길가의 상록수림 초입 해안쪽 벼랑의 바위틈 사이에 부엽토가 쌓인 곳에서 약 1m 높이의 두 그루가 자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 가지를 채취하여 집에 와서 그의 아버지인 이이다 히사시(飯田久)에게 건낸다. 이이다 히사시씨는 동식물원 전문가로서 일본 국내외서 활동하던 사람이었다. 이때 이웃에 살던 수국 애호가 히라사와 사토시(平澤哲)도 함께 보았는데 그가 다음날 이를 발견한 자생지를 확인하러 갔다가 또 다른 유명한 품종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게 바로 수국 조가사키라는 것이다. 이주노하나와 조가사키는 나중에 수많은 원예품종의 육종을 위한 교배종으로 활용이 된다. 따라서 앞 포스트에서도 이미 여러 번 언급된 바 있는 품종들이다.


수국 '조가사키'


수국 '조가사키'

수국 이주노하나에 못지 않게 아름답다.


아버지 이이다 히사시(飯田久)씨는 그의 아들이 채취한 것과 히라사와 사토시(平澤哲)씨가 채취한 삽목을 고텐바(御殿場) 농장과 이즈해양공원에 보낸다. 평소 겹꽃 수국을 찾고 있던 고텐바농장에서는 이들의 상품성을 확인한 다음 생산하여 하나는 이주노하나(伊豆の華)로 또 다른 하나는 조가사키(城ヶ崎)라는 이름을 붙여 이듬해부터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시중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伊豆の華의 伊豆(이두)는 지명이고 華(화)는 꽃이라는 뜻인데 이를 일본 발음 그대로 이즈노하나라고 한글 표기하여야 할 것 같으나 영어로 Izu No Hana로 표기하며 우리나라 국표식에도 이주노하나로 등록되어 있으므로 이를 따른다. 그리고 요즘 같으면 발견자 본인이나 가족 이름 등으로 명명될 수도 있었는데 그당시에는 그렇지 않았는지 지역명으로 명명되었다. 그런데 조가사키 해안에서는 이들 둘 외에도 수많은 품종들이 더 발견되었는데 공교롭게도 이들 두 품종이 이름 그대로 이즈의 조사사키 해안을 대표하는 품종으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주노하나의 발견자 이이다 타케미(飯田岳美)는 나중에 호쿠리쿠(北陸)지방의 현립식물원 설립에 관여하게 되고 사토시(平澤哲)는 현재 조가사키문화자료관(城ヶ崎文化資料館)의 관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그리고 이주노하나는 우리나라에 국표식에 등록된 품종으로서 앞 538번 포스트에서 소개한 바 있다. 이즈의 조가사키 해안에서 발견된 여러 품종 중에서 일본명 이소후에(磯笛 いそふえ)라는 것도 있는데 이는 앞의 둘이 발견된 다음해에 사토시(平澤哲)가 발견한 것이다. 이 품종은 일찍이 유럽으로 건너가 Shamrock라는 이름으로 제법 널리 알려지자 뒤늦게 磯笛(기적)이라는 일본이름이 붙여져 2009년부터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다. 그런데 이들 3 품종은 자생지로 보나 꽃모양이나 발견된 연도로 보나 비슷하며 실제로 유전적으로도 근연관계에 있는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수국 '샴록' = 수국 '이소후에'


수국 '이소후에' = 수국 '샴록'


나중에 요코하마 민가에서 유명한 수국 연구가 山本武臣(산본무신)에 의하여 발견된 수미다노하나도 이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Shamrock라는 이름은 프랑스의 수국 수집가이자 저술가인 Corinne Mallet가 명명한 것인데 그녀는 프랑스 노르망디에 Shamrock Hydrangea Collection이라는 유명한 수국 정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1992년부터 일본을 수차 방문하였으며 최초 방문시 그때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수국연구가인 아마모토 타케오미(山本武臣)씨를 만나 그에게 일본 수국에 대하여 많은 것을 배우고 갔다. 수국 Shamrock의 일본 이름 이소후에(磯笛 : いそふえ)는 해변 피리라는 뜻인데 사토시(平澤哲)가 어릴 적 많이 들었던 것으로 해녀들이 물질하던 중 수면에 잠시 올라와 "휴" 하면서 숨을 내뿜는 소리를 표현한 향토성이 짙은 이름이라고 한다. 3 품종이 모두 겹꽃으로서 꽃잎이 가늘고 두터운 점 외에는 별다른 차이점이 없어서 외관상 쉽게 구분하기는 어렵다. 이들 3 품종 모두 내한성에 대한 정보는 부족하지만 우리나라 중부지방 월동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수국 '이소후에'(좌)와 이주노하나(우)의 모습

차이점이 얼핏 느껴지지 않는다. 장식화의 꽃잎이 조가사키가 가장 넓고 삼록 이주노하나 순으로 좁아진다.


프랑스 노르망디에 있는 삼록 수국정원


Shamrock 수국정원


등록명 : 수국 '이주노하나'

학  명 : Hydrangea macrophylla 'Izu-No-Hana'

일본명 : ガクアジサイ 伊豆の華(いずのはな)

수  고 : 1~1.5m

꽃특징 : 가는 겹꽃 


수국 '이주노하나'


수국 '이주노하나'


수국 '이주노하나'


수국 '이주노하나'


수국 '이주노하나'


수국 '이주노하나'


수국 '이주노하나'


수국 '이주노하나'


수국 '이주노하나'


이  름 : 수국 '조가사키'

학  명 : Hydrangea macrophylla 'Jogasaki'

일본명 : ガクアジサイ 城ヶ崎

수  고 : 1m

꽃특징 : 겹꽃


수국 '조가사키'


수국 '조가사키'

장식화 꽃잎이 넓다.


수국 '조가사키'


수국 '조가사키'


수국 '조가사키'


수국 '조가사키'


이  름 : 수국 '이소후에'

학  명 : Hydrangea macrophylla 'Shamrock'

이  명 : Hydrangea macrophylla 'Isobue'

일본명 : ガクアジサイ 磯笛(いそふえ)

수  고 : 1.2m

꽃특징 : 중간 크기 겹꽃

엄연히 일본 야생종이지만 프랑스의 Corinne Mallet이 육종한 양 미국 Spring Meadow Nursery를 특허권자로 Shamrock이라는 품종명으로 2006년 미국 특허를 취득하였다. 수고나 잎의 크기 등 전반적으로 이주노하나에 비하여 작은 왜성종이지만 장식화의 꽃잎은 더 넓고 꽃 색상이 약간 다른 것이 차이점이다. 


수국 '이소후에'


수국 '이소후에'


수국 '이소후에'


수국 '이소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