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층나무과/산딸나무

689 산딸나무와 꽃산딸나무 등 산딸나무 5종의 꽃과 열매 비교

낙은재 2019. 3. 23. 20:31


산딸나무


산딸나무 '미스 사토미'

꽃도 아름답고 내한성이 강하여 인기가 높은 산딸나무 원예종


꽃산딸나무 '체로키 치프'

꽃잎(포) 끝이 오목한 것이 꽃산딸나무의 특징이다.


이제 우리나라에 등록된 층층나무속 원종 기준 17종의 식물 중에서 산딸나무 5종을 제외하고는 모두 탐구를 마쳤다. 이제부터는 산딸나무의 탐구여행을 떠난다. 산딸나무는 아름다운 꽃이 피는 원예종들이 무수히 많이 개발되어 최근에 국내에도 속속 보급되고 있는데다가 내한성 마저도 강한 품종들이 많아서 중부지방 정원수로서 날로 인기가 높아가는 수종들이다. 따라서 결코 큰 나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작은 관목도 아니므로 제한된 공간에 어떤 품종을 선정할지에 대한 관심이 매우 많다. 그러나 아직은 초기라서 품종 선택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가 국내는 매우 부족한 형편이다. 아직은 준비 중에 있지만 머지않아서 이런 수십 종의 산딸나무의 아름다운 꽃들을 수도권의 한 장소에서 비교하면서 볼 수 있는 수목원도 곧 등장할 것 같다. 정말 기대된다. 산딸나무라는 이름으로 등록된 식물은 원종 5종에 원예종만 34종에 달하여 앞으로 한동안은 산딸나무의 세계에 푹 빠져 있어야 될 듯하다. 


우리나라 거의 전역에 분포하는 자생종으로 산딸나무라는 것이 있다. 왜 산딸나무라고 하는지는 그 열매를 본 사람은 바로 알게 된다. 그야말로 열매가 딸기를 닮았다. 산에서 자라는 나무에서 딸기 같은 열매가 달리므로 산딸나무라고 우리나라에서 부르는 독창적인 이름이다. 그런데 산딸나무라는 명칭은 이 나무만을 부른 것은 아니고 매자나무도 산딸나무라고 불렀다는 것이 특이하다. 여하튼 우리나라에서는 우리 자생종 산딸나무를 산딸나무라고 부르는 데는 아무도 이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나무가 우리 외에도 중국과 일본에서도 자생하는데 그들은 산딸기나무라고 하지 않고 그 꽃의 특이함 때문에 중국에서는 꽃잎같이 생긴 큰 포에서 빛이나 사방을 비춘다고 사조화(四照花)라고 부르고 일본에서는 흰 두건을 쓴 스님같다고 산법사(山法師)라고 부른다. 제각기 나름대로 특징을 잡아서 부르는 독창적인 이름이므로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꽃(포) 모양이 비슷하여 같은 그룹으로 분류되지만 열매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종이 북미대륙에서 들어오게 되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먼 훗날 서양의 식물분류학을 염두에 두고서 의도적으로 명명한 것은 결코 아니지만 과거부터 꽃(포)의 특징을 잡아서 이름을 불렀던 중국과 일본에서는 미국에서 온 flowering dogwood를 대화사조화(大花四照花)와 아메리카산법사(山法師)로 각기 불러 자연스러운 이름이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서 이를 미국산딸나무 또는 꽃산딸나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은 자생종 산딸나무를 보지 못하고 처음 이 나무를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의아심을 자아낸다. 도대체 미국산딸나무의 어디가 딸기와 닮았다는 것인지 말이다. 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산딸나무라는 이름으로 등록된 식물이 모두 5종이 있는데 그 중 딸기같은 열매가 달리는 종은 산딸나무와 상록산딸나무 둘 뿐이고 나머지 꽃산딸나무와 누탈리산딸나무 그리고 풀산딸나무는 모두 딸기와는 전혀 다른 열매가 달린다. 


산딸나무 열매


상록산딸나무 열매


산딸나무 열매


누탈리산딸나무 열매


풀산딸나무 열매


우리나라에 등록된 산딸나무 5종

그 

아속 Subgenus

학   

   

원산지

중국명

일본명

큰 포(苞)

Big-bracted

Syncarpea 복합과

Cornus kousa

산딸나무

한중일 외

四照花(사조화)

ヤマボウシ(山法師)

Cornus capitata

상록산딸나무

중국 인도 외

头状四照花(두상사조화)

히마라야산법사

Cynoxylon 핵과

Cornus florida

꽃산딸나무

미국

大花四照花(대화사조화)

아메리카산법사

Cornus nuttallii

누탈리산딸나무

미국, 캐나다

 

 

왜성종

Arctocrania 초본

Cornus canadensis

풀산딸나무

한중일 북미 외

草茱萸(초수유)

ゴゼンタチバナ

이들 중 큰포 그룹 Syncarpea아속의 산딸나무와 상록산딸나무만이 딸기를 닮은 열매 즉 복합과가 달리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국표식에서 사용되고 있는 산딸나무라는 용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풀이가 필요하다. 즉 산딸나무라는 것은 원래는 딸기와 같은 열매가 달리는 우리 자생종 소교목이지만 이 나무는 꽃과 같이 생긴 큰 포가 있는 것이 특징인데 이런 큰 포를 가진 층층나무속 식물들 모두들 산딸나무라고 하는 것이다. 그 중 동아시아 원산인 산딸나무와 상록산딸나무는 딸기와 같은 열매가 달려 이름과 걸맞지만 북미에서 온 꽃산딸나무와 누탈리산딸나무는 열매가 딸기 모양과는 거리가 멀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면 비록 딸기같은 열매가 달리지 않는 미산딸나무나 누탈리산딸나무를 산딸나무라고 부르는 것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식물분류학적으로도 이들 4종은 큰 포를 가진 같은 그룹으로 분류되며 거기서 다시 열매의 모양이 핵과냐 복합과냐에 따라서 각기 다른 두 아속으로 세분된다.


상록산딸나무


누탈리산딸나무

꽃잎으로 보이는 포가 4장이 아니고 4~6장이다. 그리고 꽃잎 끝도 뾰족하여 산딸나무에 가깝다.


하지만 층층나무속에는 이들 외에도 북한 백두산 등지에서 자생하는 풀산딸나무라는 종이 있는데 이 식물의 이름은 도저히 이해할 수도 없거니와 그냥 참고 넘어가기도 어렵다. 이 식물은 나무와 풀이 섞인 해괴한 이름이지만 나무가 아닌 다년생 초본이다. 아무리 급해도 풀을 나무라고 하면 안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열매도 딸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고 포가 있기는 하지만 크지도 않다. 이 초본마저 산딸나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이 초본은 우리 외에도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동아시아와 미국과 캐나다 등 폭 넓은 지역이 원산지인데 그 어느 곳에서도 이를 산딸나무와 비슷하게 부르는 곳이 없다. 오히려 중국에서는 이를 초수유(草茱萸)라고 부른다. 딱히 산수유와 가깝다기보다는 그냥 산수유과의 초본식물이라는 뜻으로 보인다. 산수유를 Japanese cornel이라고 부르는 서양에서도 이 초본을 Canadian dwarf cornel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분류학적으로도 산딸나무와 같은 아속은 물론 같은 그룹으로도 분류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산수유와 같은 그룹도 아니다. 정명인 1942년 정태현선생의 풀산딸나무보다 차라리 이명인 1974년 박만규선생의 풀산딸이 덜 불편하다. 


풀산딸나무

나무가 아닌 풀 즉 다년생 초본이다.


그리고 참고로 중국과 일본에서는 이 산딸나무를 딸기와는 무관한 이름으로 부르지만 그대신 그들은 유럽에서 온 진달래과의 다른 종을 딸기나무라고 한다. 산딸나무보다 훨씬 딸기를 닮은 식용이 가능은 하지만 그다지 맛은 없는 열매가 달리는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인 이 딸기나무의 학명은 Arbutus unedo이며 우리나라 등록명은 우네도딸기나무인데 이를 거의 전세계에서 딸기나무라고 하는 것이다. 딸기를 초매(草莓)라고 하는 중국에서는 이를 초매수(草莓树)라고 하며  일본도 딸기나무라는 뜻으로 イチゴノキ(苺の木)이라고 하고 서양에서도 strawberry tree라고 한다. 따라서 산딸나무를 외국인들에게 딸기나무로 번역하면 다른 십중팔구 이 나무로 오해하기 쉽다. 이 수종은 내한성이 영하 17도 정도라서 중부지방에서의 노지월동은 불가능하다.


우네도딸기나무의 꽃과 열매

진달래과 우네도딸기나무속 상록 관목 또는 소교목


우네도딸기나무는 이렇게 크게 자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