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과 진달래속/두견(진달래)아속

1405 홍종만병초 - 중국 남방 원산 홍종두견(红棕杜鹃)

낙은재 2021. 4. 26. 11:54

홍종만병초
홍종만병초
홍종만병초

 

철쭉아속 영산홍아속 그리고 만병초아속과 더불어 진달래속의 4대 아속 중 하나인 두견아속으로 분류되는 수종들의 탐구를 이어간다. 앞에서 두견아속의 모식종인 고산애기만병초와 그 유사종인 알프스만병초는 그 모습이 우리 자생종 만병초와는 약간은 다른 듯한 모습을 띠고 있었다. 그러나 그 다음 탐구한 미국 동남부 원산의 미국고원만병초와 그 변종인 채프먼만병초는 그 모습이 우리 자생종 만병초와 거의 흡사하여 겉모습만 봐서는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그래서 결국 만병초아속과 두견아속의 구분점은 외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식물 거의 전체에 인편(鱗片) 즉 비늘이 있느냐 없느냐로 구분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고 있다. 이제는 다시 만병초의 본고장 중국으로 돌아 와서 중국과 일부 동남아에서 자생하는 두견아속으로 분류되는 만병초들을 알아보기로 한다.

 

이번에는 중국 사천성과 운남성 그리고 서장성 즉 티베트와 인근 미얀마 북동부에서 자생하는 학명 Rhododendron rubiginosum에 대하여 알아보자. 이 수종은 1883년 중국 광동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파리 선교회 소속 프랑스 신부이자 유명한 식물채집가인 Père Jean-Marie Delavay(1834~1895) 즉 페레 장마리 델라베이가 운남성 대리에 있는 창산(苍山) 해발 2,500m에서 채집한 표본을 대상으로 파리 자연사박물관 소속 식물학자이던 Adrien René Franchet(1834-1900)가 1887년 명명한 것이다. 여기서 종소명 rubiginosum는 영어로 rusty 즉 녹슬었다는 뜻으로 잎 뒷면의 갈색을 말한다. 그래서 원산지 중국명도 붉은 갈색이라는 뜻인 홍종두견(红棕杜鹃)이라고 한다. 종(棕)이란 야자나무과 종려나무속 수종들을 말하는데 열매나 피 그리고 털의 색상이 갈색이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갈색을 종(棕)색이라고 불러 왔다. 그래서 우리 이름도 홍종만병초라고 붙인 것으로 보인다.

 

홍종만병초의 잎 뒷면 - 크기가 다른 갈색 인편이 많다.
왜종려
종모(棕毛)와 종려피(棕榈皮) - 중국은 전통적으로 갈색을 종(棕)색이라고 불러 왔다 .

그리고 참고로 금속이 녹이 슬어 갈색이 된 것을 서양에서는 rusty 또는 분명하게 rust-colored라고 표현하며 중국에서도 이를 수색(锈色)이라고 흔히 표현하며 일본에서도 원래는 푸른 녹에서 유래된 청색(錆色)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적당한 말이 없다. 우리나라도 과거에는 보믜라는 순수 우리말이 있었다는데 현재는 사어(死語)가 되어 잘 쓰이지 않는다. 보믜는 한자어로는 녹(綠)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중국에서는 이런 뜻으로 쓰이지 않는 말로서 아마 청동(靑銅)이나 구리(銅)가 푸르게 녹슨 것을 중국에서 동록(銅綠)이라고 하니까 녹(綠)이 녹슨다는 뜻인 줄 알고서 그렇게 쓴 것으로 보인다. 인류역사가 석기시대에서 청동기시대를 거쳐 철기시대로 이동하였기에 인간들이 인식한 녹의 색상은 푸른색이 갈색보다 먼저인 것이다. 여하튼 중국에서는 녹(綠)은 청색과 황색의 중간인 색상을 말하고 금속의 산화와는 무관하다. 그러니까 중국에서는 금속의 녹(綠)을 수(銹)라고 하고 갈색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취록(翠绿)색인 경우도 포함한다. 다만 녹색인 청동이나 구리의 녹을 동수(铜锈)나 남수(蓝锈)라고 분명하게 구분하여 말하기도 한다.

 

rust-colored는 중국의 수색(锈色)과 일본의 청색(錆色)과 같은 갈색을 말한다.
중국에서는 위도 아래도 수(锈)라고 하지만 아래는 특히 동수(铜锈)나 남수(蓝锈)라고도 한다.
이런 수색을 중국에서 특별히 동록(銅綠)이라고도 하는데 여기서 우리말 녹(綠)슬다의 녹(綠)이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원산지 중국명 홍종두견을 따라서 홍종만병초라고 우리가 부르는 이 수종의 특징은 잎 뒷면에 크고 작은 인편이 선명하게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키는 1~3m인 관목이지만 가끔 10m까지도 자라는 교목 형태도 보이고 통상 아래로 살짝 처지는 잎은 최대 8 x 3.5cm 크기로 그다지 큰 편은 아니며 뒷면에 크고 작은 갈색 선체형 인편이 많다. 가지 끝에 5~7송이씩 모여서 3~6월에 피는 꽃은 담자색에서부터 장미홍색까지 색상이 다양하고 수술은 10개이며 길이가 일정하지 않다. 다만 내한성이 영하 18도에 불과하여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는 노지월동이 어렵다는 점이 아쉽다.

 

등록명 : 홍종만병초

학  명 : Rhododendron rubiginosum Franch.

분  류 : 진달래과 진달래속 상록 관목 소교목

그  룹 : 로도덴드론, 두견(진달래)아속

원산지 : 중국, 미얀마

중국명 : 홍종두견(红棕杜鹃)

수  고 : 1~3m, 드물게 최대 10m

잎특징 : 뒷면에 크고 작은 갈색 인편

꽃색상 : 담자색, 자홍색, 장미홍색, 담홍색, 백색을 띤 담자색

꽃부리 : 나팔형, 5렬, 2.5~3.5cm

개화기 : 3~6월

내한성 : 영하 18도

 

홍종만병초
홍종만병초
홍종만병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