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6 고산각시만병초 - 미얀마와 중국 원산 직립 소관목



홍종만병초에 이어서 같은 지역인 중국 서남부와 미얀마 북동부의 해발 3,400~4,600m의 고산지대에서 자생하는 또 하나의 비늘 있는 만병초인 고산각시만병초의 학명 Rhododendron calostrotum는 1920년 스코틀랜드 식물학자인 Isaac Bayley Balfour (1853 ~ 1922)가 이 수종의 표본을 1914년 미얀마 지역에서 채취한 영국의 식물학자이자 식물탐험가인 Frank Kingdon-Ward (1885~1958)와 공동 명의로 명명한 것이다. 여기서 종소명 calostrotum은 beautiful이라는 뜻의 calos와 covered라는 뜻의 strotos가 결합되어 결국 beautifully covered 즉 아름답게 덮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원산지 중국 이름도 아름답다는 미(美)와 덮다는 뜻의 피(被)를 합하여 미피두견(美被杜鹃)이라고 한다. 덮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 하면 이 수종이 포복성이라서 지표면을 덮으면서 자란다는 뜻이다. 그런데 실제 중국에서는 미피두견은 키가 20cm에서 100cm까지만 자라는 작은 관목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포복성은 아니고 직립으로 자라는 소관목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그럼 이게 어떻게 된 것인가?
원래 Frank Kingdon-Ward가 1914년에 표본을 채집한 미얀마 북동부의 그 장소 같은 산을 1919년에 다시 찾아 종자를 채집하여 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두 번째 가서 채집한 종자는 처음 발견한 표본과는 다른 종인 Rhododendron keleticum의 종자인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후자는 실제로 키가 5~30cm인 포복성 관목인데 Frank Kingdon-Ward가 종자를 채취하러 갔을 때 이 모습을 보았던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1920년에 Isaac Bayley Balfour가 명명하면서 실제와는 다르게 아름다운 지피 관목이라는 종소명을 붙이게 된 것이다. 그런데 실제 포복성 소관목인 후자 Rhododendron keleticum는 1919년 중국 티베트에서 스코틀랜드 식물채집가 George Forrest(1873~1932)가 채집한 표본을 대상으로 같은 해인 1920년에 같은 학자 Isaac Bayley Balfour가 채집자인 포레스트와 공동 명의로 명명하였는데 여기서는 포복성이라는 종소명을 사용할 수 없어서 charming이라는 뜻의 종소명 keleticum을 붙인 것이다. 그래서 결국 이름이 뒤바뀐 듯한 모습이었는데 최근에는 후자를 전자의 변종으로 통합시켜서 분류하는 분위기가 대세인 것 같다. 후자의 중국 이름은 독룡두견(独龙杜鹃)인데 독룡은 자생지 부근에 거주하는 중국 소수민족의 이름이다. 여하튼 정원에 큰 나무를 심지 않고 나지막한 관목이나 지피식물을 엄청 좋아하는 유럽인들은 후자인 R. calostrotum subsp. Keleticum에 대하여 관심이 매우 높다.


국내서는 학명이나 원산지 중국명이 모두 포복성을 뜻하고 있기에 실제와는 달라 이를 따를 수가 없었던지 나름대로 고심하여 우리 이름을 독자적으로 고산각시만병초라고 붙인 것 같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미 유럽 알프스 원산의 고산애기만병초가 있어 약간 헷갈리기는 한다. 앞의 고산은 중국과 미얀마에 걸친 히말라야 산맥 끝자락을 말하고 뒤의 고산은 유럽의 알프스를 말하는데 그냥 전체를 쓰면 안 되는 것인가? 히말라야각시만병초나 알프스애기만병초라고 말이다. 그리고 참고로 우리는 키가 나지막한 왜성종 식물에 각시나 애기라는 말을 흔하게 붙이는데 서양이나 중국에서는 여성에 비유하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주로 난장이라는 뜻의 dwarf와 왜(矮)를 붙인다. 여성을 작다는 뜻으로 쓰는 것은 아마 일본의 히메(姬)의 영향이 아닌가 한다. 현재 국표식에 각시가 붙은 이름은 39종이 되고 애기는 무려 184종이나 된다.
순수 우리말 각시는 막 결혼한 여자를 말하며 색시라는 말은 새각시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그리고 새댁은 새색시의 높임말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새+새각시가 되어 중복이 된다. 그래도 성이 안차던지 충청도 방언에는 새새댁이라는 말도 있다고 한다. 이러면 정말 new new newly-married woman이 되어 그냥 허니문 기간의 신부를 말하는 것인가? 반면에 애기는 그야말로 아기인데 여기에 큰애기가 되면 다 큰 미혼 여성이 되고 애기씨는 아기씨의 사투리인데 여자 아이에서부터 결혼 적령기 처녀 그리고 갓 시집온 색시까지를 그리고 손아래 시누이를 이른다고 한다. 대체로 애기는 미혼이고 각시는 기혼인데 여성을 무조건 작은 것에 비유한다는 것이 과연 논리적인가 싶다. 여하튼 중국의 각시는 키가 1m 미만이고 유럽의 애기는 키가 1.5m미만이며 둘 다 만병초라는 이름은 붙었지만 만병초아속이 아닌 두견(진달래)아속으로 분류가 된다.
등록명 : 고산각시만병초
학 명 : Rhododendron calostrotum Balf.f. & Kingdon-Ward
분 류 : 진달래과 진달래속 상록 소관목
그 룹 : 로도덴드론, 두견(진달래)아속
원산지 : 중국, 미얀마
중국명 : 美被杜鹃(미피두견)
수 고 : 20~100cm
잎특징 : 1.5~2.5 x 0.8~1.8cm, 상하면 모두 인편
꽃특징 : 1~5송이 정생, 인편 밀생, 자홍색 담자색
개화기 : 5~7월
내한성 : 영하 18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