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漢詩(한시)

感懷 二首(감회 2수) - 이제현(李齊賢), 두견화

낙은재 2025. 5. 1. 07:50

 

 

고려 후기 문신으로서 정당문학 판삼사사 정승 등의 직책을 지낸 익재(益齋) 이제현(李齊賢, 1288~1367)선생이 쓴 두견화 관련 시를 감상한다. 그는 상왕인 충선왕의 부름을 받고 원나라 연경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그곳 학자들과 교류도 하고 여러 지역을 여행하며 학식과 견문을 넓힌 사람이다. 고려에 성리학을 도입한 백이정(白頤正, 1247~1323)의 제자로서 목은(牧隱) 이색(李穡)과 같은 유학자를 길러 냈다. 이 시는 1363년에 간행된 그의 문집인 익재난고(益齋亂藁)에 수록된 것이며 배경은 중국 요녕성(遼寧省)에 있는 봉성(鳳城)이다.    

 

 

 

感懷 二首(감회 2수) - 이제현(李齊賢)

 

杜鵑花發杜鵑啼(두견화발두견제)

香霧空濛月欲西(향무공몽월욕서)

立馬得詩還忘却(입마득시환망각)

鳳城東望草萋萋(봉성동망초처처)

 

光風轉夜露華微(광풍전야로화미)

零落春紅欲滿衣(영락춘홍욕만의)

喚取佳人騎細馬(환취가인기세마)

敎吹玉笛月中歸(교취옥저월중귀)

 

두견새 우는 가운데 두견화는 피어나고

향기로운 안개 자욱하고 달은 지는구나

말 세우고 시가 떠올랐으나 금새 잊고는

동으로 봉성 바라보니 풀들만 무성하네

 

산들바람 밤새 불고 고운 이슬 내리고  

붉은 꽃잎 떨어져 옷에 가득 붙었구나

가인을 불러와서 작은 말에 태우고서

옥피리 불러 주며 밤중에 돌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