长恨歌(장한가) - 白居易(백거이) 中(중) 第一段(제일단)


당나라 대시인 낙천(樂天) 백거이(白居易, 772~846)가 806년에 쓴 엄청나게 긴 칠언가행(七言歌行) 시인 长恨歌(장한가)인데 너무 길어서 편의상 3대단(三大段)으로 구분하여 우선 그 제일단(第一段)을 소개한다. 이 단에서는 당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 모습과 효과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한 황정의 난국과 안사의 난을 다루고 있다. 백낙천의 장한가는 중국에서 다음과 같은 평을 받는다.
장한가의 중심 사상은 당현종이 여색을 밝혀 안사의 난을 초래했다고 비판하는 동시에 당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의 비극을 동정하고 그들의 생사불변의 사랑을 노래하는 것으로 시 전체의 예술성이 비교적 높다.
첫째, 원본 사료의 선택과 활용이다. 당 현종은 비극의 제작자이자 수용자였다. 시인은 그들의 죄악적인 면을 쓸 때 끝까지 주의를 기울여 최대한 그들의 이미지를 손상시키지 않도록 함으로써 비극적인 이야기 전후의 조화로운 통일을 보장하고 있다.
둘째, 이야기에 낭만적인 색채를 더하는 것이다. 사랑은 산 자를 죽게 하고 죽은 자를 살게 하는 힘은 지금까지 아무도 묘사하지 않았다.
셋째, 인물 이미지와 인물 심리 활동에 관한 멋진 묘사이다.
넷째, 이별의 고통과 그리움의 감정을 긍정적으로 묘사한 것으로 이는 분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각도도 다양하고 변화도 많다.
다섯째, 언어의 정교함은 생동감 있고, 형상적이며, 간결하면서도 완곡하고 유창하며, 운율이 강하여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전파된다.
원나라 백박(白朴)의 잡극 당명황추야오동우(唐明皇秋夜梧桐雨)나 명나라 오세미(吴世美)의 전기 경홍기(惊鸿记), 청나라 홍승(洪昇)의 전기 장생전(长生殿) 등은 구상에서도 장한가(长恨歌)에서 영감을 받아 그 영향이 매우 깊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汉皇(한황)은 원래는 한무제 유철(刘彻, 156 BC. ~ 87 BC.)에 비유한 것이지만 여기서는 당현종 이융기(李隆基, 685~762)를 말한다. 御宇(어우)는 御临宇内(어림우내) 즉 천하통치를 뜻하며 初(초)는 刚刚(강강)으로 마침 또는 공교롭게라는 뜻이고 回眸(회모)는 转动眼珠(전동안주) 즉 눈동자를 뒤룩거리다라는 뜻이며 百媚生(백미생)은 온갖 교태를 드러내다라는 뜻이며 粉黛(분대)는 분과 눈썹 연필을 말하므로 결국 화장용품을 뜻한다. 渔阳(어양)은 안록산의 근거지 중 하나이며 鼙鼓(비고)는 고대 군사용 북을 말하며 霓裳(예상)은 당나라 궁중 무곡을 말하는데 여기서 霓裳羽衣曲(예상우의곡)은 서역에서 들어온 바라문(婆罗门)이라는 곡을 당현종 자신이 편곡한 무곡(舞曲)을 말한다. 惊破(경파)는 驚破(경파)의 간체자로 놀라서 깨다라는 뜻이다.
长恨歌(장한가) - 白居易(백거이) 中(중) 第一段(제일단)
汉皇重色思倾国(한황중색사경국)
御宇多年求不得(어우다년구부득)。
杨家有女初长成(양가유녀초장성)
养在深闺人未识(양재심규인미식)。
天生丽质难自弃(천생려질난자기)
一朝选在君王侧(일조선재군왕측)。
回眸一笑百媚生(회모일소백미생)
六宫粉黛无颜色(육궁분대무안색)。
春寒赐浴华清池(춘한사용화청지)
温泉水滑洗凝脂(온천수활세응지)。
侍儿扶起娇无力(시아부기교무력)
始是新承恩泽时(시시신승은택시)。
云鬓花颜金步摇(운빈화안금보요)
芙蓉帐暖度春宵(부용장난도춘소)。
春宵苦短日高起(춘소고단일고기)
从此君王不早朝(종차군왕부조조)。
承欢侍宴无闲暇(승환시연무한가)
春从春游夜专夜(춘종춘유야전야)。
后宫佳丽三千人(후궁가려삼천인)
三千宠爱在一身(삼천총애재일신)。
金屋妆成娇侍夜(금옥장성교시야)
玉楼宴罢醉和春(옥루연파취화춘)。
姊妹弟兄皆列土(자매제형개열토)
可怜光彩生门户(가령광채생문호)。
遂令天下父母心(수령천하부모심)
不重生男重生女(부중생남중생녀)。
骊宫高处入青云(여궁고처입청운)
仙乐风飘处处闻(선락풍표처처문)。
缓歌慢舞凝丝竹(완가만무응사죽)
尽日君王看不足(진일군왕간부족)。
渔阳鼙鼓动地来(어양비고동지래)
惊破霓裳羽衣曲(경파예상우의곡)。
황제가 색을 밝혀 절세미인을 찾았으나
오랜 재임기간 동안 얻지를 못하였도다.
양씨 가문에 딸이 있어 갓 장성했다는데
깊은 규방에서 자라 누구도 알지 못했네.
하늘이 내린 미모가 그대로 묻힐 리 없어
하루 아침에 간택되어 군왕 곁에 있도다.
눈웃음 한 번에 온갖 교태가 넘쳐흐르니
여섯 궁궐 후궁들 모두 낯빛을 잃었다오.
쌀쌀한 봄날 화청지에서 목욕을 시키며
매끄러운 온천물로 기름기 씻어내었네.
축처진 귀여운 몸을 시녀들이 부축하여
이때 처음으로 황제의 승은을 입었다네.
귀밑머리 꽃 같은 얼굴에 요란한 금장식
연꽃무늬 휘장 안에서의 뜨거웠던 봄 밤.
짧은 밤을 한탄하면서 중천에 일어나니
이후로 군왕은 조회를 돌보지 않았다네.
연회가 연속되어 한가할 틈이 없었으며
봄놀이와 밤시침을 혼자 독차지하였다네.
후궁에 빼어난 미녀 삼천 명이 있었건만
삼천 명의 총애를 귀비 혼자서 받았다네.
화려하게 방을 꾸미고 교태로 시중들고
옥루 잔치가 끝나면 술과 색에 취한다네.
형제 자매들 모두 봉토를 갖게 되었으니
화려한 광채가 그 가문에서 나오는구나.
마침내 천하 부모들의 마음이 진심으로
아들보다 딸 낳기를 더 중하게 여겼다네.
여산 궁궐 높아서 푸른 구름이 모여들고,
신선의 풍악소리 바람 타고 널리 퍼진다.
느린 노래와 춤사위 관현악과 어우러져
군왕이 하루 종일 듣고봐도 부족하구나.
어양 북소리 땅을 뒤흔들며 들려오니까
예상우의곡 음악도 놀라서 끊어졌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