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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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5 개야광나무와 둥근잎개야광

낙은재 2023. 12. 25. 11:05

개야광나무(좌)와 둥근잎개야광(우)

 

 

 

둥근잎개야광이라고 학명 Cotoneaster integerrimus Medik.로 등록된 수종이 있다. 이 이름은 광복 후 우리나라 대표적인 식물학자인 이창복(李昌福, 1919~2003)선생이 1966년 그의 저서인 한국수목도감에서 처음 붙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이 국명의 출전이 이창복선생의 1980년에 발간된 대한수목도감이라고 한다. 글쎄 이 두 도감을 직접 본 적이 없기에 정확하게는 모르겠으나 1937년에 정태현(鄭台鉉, 1882~1971)과 도봉섭(都逢涉, 1904 ~ ? )선생 등에 의하여 발간된 조선식물향명집에 수록된 함경도 무산에서 발견된 우리 자생종 개야광나무의 학명 Cotoneaster Zabeli Schneider가 있었는데 그 학명이 마땅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이 속의 모식종이며 유럽이나 러시아 중국 등지에 널리 분포하는 중국명 전연순자(全缘栒子)인 Cotoneaster integerrimus Medik.로 재동정하여 학명과 국명을 변경한 것으로 추정된다. 글쎄 그렇다면 조선향명집에 수록된 개야광나무가 어떻게 하여 사라지고 둥근잎개야광이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될 법한데 전혀 그런 언급은 어디에서도 찾기 어렵다. 그러니까 같은 함경도 무산이 원산지인 우리 자생종을 두고서 1937년 개야광나무로 수록되었던 학명 Cotoneaster Zabeli는 감쪽같이 사라지고 조선식물향명집에 없던 학명 Cotoneaster integerrimus가 국명 둥근잎개야광으로 1980년에 대한식물도감에 등장하였는데 자초지종에 대한 설명이 잘 보이지 않는데도 지금에 와서는 이에 대하여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도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 학명이 있었던 것조차도 몰랐던지 2011년 국내 외래종과 원예종들을 일제 등록할 때 자벨개야광나무라는 국명으로 학명 Cotoneaster zabelii C.K.Schneid.가 외래 재배식물에 포함되어 현재까지도 등록되어 있다. 이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최초의 한글판 식물이름 목록인 조선식물향명집의 귄위는 완전히 무시되어 거기에 우리 자생종이라며 개야광나무라는 이름을 붙였던 그 학명 Cotoneaster zabelii는 처음부터 오동정하여 잘못 붙인 것이므로 완전 삭제하였고 그 대신에 이창복박사가 다른 학명과 새로운 국명을 붙였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그 후에 진짜 Cotoneaster zabelii가 도입되자 이에 자벨개야광나무라는 국명을 붙여서 외래 재배식물로 등록하였다는 말이다. 글쎄 학명이 잘못되었으면 학명만 수정하면 될 것을 왜 국명까지 변경하여 완전히 다른 종인 것처럼 등록하여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개야광나무속에 개야광나무가 없는 기현상을 만들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학명 Cotoneaster zabelii C.K.Schneid.인 자벨개야광나무는 1906년 독일 식물학자인 Camillo Karl Schneider(1876~1951)가 1897년 중국 섬서성 북부지역에서 이탈리아 선교사인 Padre Giuseppe Giraldi(1848-1901)가 채집한 표본을 대상으로 독일 선배 식물학자인 Hermann Zabel(1832-1912)의 이름으로 명명한 종으로 원산지 중국명은 서북순자(西北栒子)이다. Padre가 발견하고 Zabel의 이름으로 명명되었다고 중국에서는 그들 이름을 따서 박씨(朴氏)순자 또는 잡씨(雜氏)회순자(灰栒子)라고도 불러 흥미롭다. 그런데 이 수종이 개야광나무속의 모식종인 Cotoneaster integerrimus와 매우 흡사하여 원산지 중국에서도 둘의 구분이 어렵다고 말한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통합론이 대세인 이 시점에서 국제식물분류학계에서 왜 여태 개야광나무속의 난립한 수많은 종들을 통합하려는 노력이 없는지 모르겠다. 여하튼 현재까지도 전연순자(全缘栒子)와 서북순자(西北栒子) 둘을 구분하여 분류하는 것으로 봐서는 뭔가는 다른 점이 있다는 말이 된다. 실제로 찾아보면 다른 점이 많다. 우선 서북순자도 전연순자와 마찬가지로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없는 즉 전연(全緣)인 것은 동일하나 잎 모양이 원형에 가까운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끝이 뾰족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북순자의 잎 사이즈가 대체로 작으며 잎자루도 짧다. 그리고 잎 전면에는 부드러운 털이 많아 털이 거의 없는 전연순자와 구분이 되며 탁엽이 결실기에는 탈락한다는 점이 끝까지 남아 있는 전연순자와 다르다. 꽃의 사이즈는 서북순자가 조금 작지만 하나의 꽃차례를 구성하는 꽃의 숫자는 3~13송이로 대개 2~7송이가 모여서 피는 전연순자보다 많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런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수술이 꽃잎보다 짧아 꽃잎과 거의 같은 길이인 전연순자와 다르며 열매는 전연순자에 비하여 조금 큰 차이점이 있는데 무엇보다도 뚜렷한 구분점은 꽃받침의 털의 유무이다. 전연순자는 꽃받침통과 꽃받침 열편에 털이 없으나 서북순자는 부드러운 털이 밀생하여 쉽게 구분이 된다.   

 

개야광나무(좌)와 둥근잎개야광(우)
꽃받침에 털이 많은 개야광나무(좌)와 꽃받침에 털이 없고 수술이 긴 둥근잎개야광(우)

 

 

초창기 즉 1937년 당시에 우리 학자들이 오동정하여 함경북도 무산에서 발견된 종을 중국 서북순자(西北栒子)로 인식하였다가 해방 후에 이창복박사가 중국 전연순자(全缘栒子)이자 서양에서 개야광나무속의 모식종으로 삼은 Cotoneaster integerrimus로 판단하고 학명을 바로잡고 국명도 따라서 변경하였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초창기의 동정이 얼마든지 잘못될 수가 있으며 그럴 경우 수정하여 바로잡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제까지 국내 자생지가 함경도에 국한되어 초창기 동정이 옳았는지 아니면 이창복박사의 동정이 옳았는지에 대하여 판단하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와서 상황이 변했다. 요즘 강원도 여러 지역에서 둥근잎개야광을 발견하였다며 식물애호가들이 촬영한 사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그 사진들을 유심히 살펴보니 이건 Cotoneaster integerrimus라고 동정하기에는 도저히 어려운 특징이 다수 나타난다. 그보다는 오히려 초창기 동정하였던 Cotoneaster zabelii 즉 중국 서북순자에 가까워 보인다. 그렇다고 강원도에서 발견된 개체가 북한 함경도에 자생하는 것과 같은 종임을 단언할 수가 없는 데다가 강원도에서 발견된 종이 100% 서북순자의 특징과 일치한다고 사진에 나타난 일부 특징만으로는 함부로 단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국내 강원도에서 발견되는 이 수종들이 초창기 조선식물향명집에서 수록한 중국의 서북순자(西北栒子)인지 아니면 전혀 새로운 종인지에 대한 연구 관찰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고 보니 초창기 일본학자들이 이 수종을 전연순자도 서북순자도 아닌 새로운 이름인 테후센샤린도우(テフセンシャリントウ) 즉 조선차륜당(朝鮮車輪棠)이라고 한 것 그리고 이창복선생이 1980년에 Cotoneaster integerrimus에다가 기존의 개야광나무가 아닌 새로운 국명을 부여한 점 등이 나름대로 의미심장해 보이기까지 한다.

 

초창기에는 분명 중국과의 접경 지역인 함경도 무산에서 발견되었다고 하였는데 남북한공동으로 1999~2005년에 편찬한 조선향토대백과에는 무산은 빠지고 무산에서 다소 거리가 있는 함경도 길주군에 자생한다고 언급되어 있다. 그런데 그 묘사에는 잎 전면에 털이 없고 광택이 있으며 탁엽이 끝까지 남아 있고 꽃받침통에 털이 없어 거의 모든 특성이 중국 전연순자 즉 Cotoneaster integerrimus와 일치하고 있다. 이 묘사가 실제 관찰한 결과인지 한장의 사진도 없어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일단 북한 함경도에는 둥근잎개야광이 자생한다고 봐야 될 듯하다. 하지만 최근에 강원도에서 발견하였다며 여러 식물애호가들이 인터넷에 올린 사진들을 보면 하나 같이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이므로 이는 함경도 자생한다는 전연순자와는 다른 서북순자인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1. 잎 후면뿐만 아니라 전면에도 털이 많다.

2. 꽃받침통과 꽃받침 조각에 털이 밀생한다.

3. 꽃잎보다 수술이 짧고 수술보다 암술이 짧다.  

4. 잎끝이 둥글다기보다는 뽀족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일단 1937년 조선식물향명집에 학명 Cotoneaster zabelii로 수록된 개야광나무는남한 강원도에서 자생하는 것이 발견되고 있으므로 이를 우리 자생종으로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당연히 등재하여야 마땅해 보인다. 그리고 나중에 이창복선생이 둥근개야광 즉  학명 Cotoneaster integerrimus는 지금 현재로서는 북한 길주군에 자생하는 것으로 남북한 학자들의 공동연구에서 명시되어 있으므로 일단은 그대로 살려두어야 될 듯하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자생 개야광나무는 섬개야광나무를 포함 모두 3종이 된다.

 

 

등록명 : 둥근잎개야광

학    명 : Cotoneaster integerrimus Medik.

분    류 : 장미과 섬개야광나무속 낙엽 관목

원산지 : 자생종, 중국, 유럽, 러시아, 몽고

중국명 : 전연순자(全缘栒子)

일본명 : マルバシャリントウ, 환엽차륜도(丸葉車輪桃)

영어명 : common cotoneaster

수    고 : 2m

가    지 : 다분지, 소지원주형, 종갈색 회갈색 눈지회백색융모 밀생 이후탈락

엽    편 : 관타원형, 관란형 근원형, 선단급첨 원둔 기부원형, 전연

잎크기 : 2~5 x 1.3~2.5cm

잎면모 : 상면무모 희소유모, 하면회백색융모 밀생

잎자루 : 2~5mm, 융모

탁    엽 : 피침형, 미모, 과기다수숙존

화    서 : 취산화서 2~5(7)송이, 하수

화    경 : 총화경 포함 무모, 미유모, 3~6mm 길이

포    편 : 피침형, 희소유모

꽃크기 : 8mm

꽃받침 : 종상, 외면무모 하부미유모, 내면 무모

악    편 : 3각란형, 선단원둔, 내외양면 무모

화    판 : 직립, 근원형, 장관 각 3mm, 선단원둔, 기부구조(爪), 분홍색

수    술 : 15~20, 화판근등장

화    주 : 2 희3, 이생, 수술보다 단

자    방 : 상부 모

열    매 : 근구형, 희란형, 지름 6~7mm, 홍색, 무모, 2소핵 희3~4소핵

화    기 : 5~6월

과    기 : 8~9월

내한성 : 영하 40도

 

둥근잎개야광 - 잎 전면과 꽃받침에는 털이 없다.
둥근잎개야광 - 잎 상면에는 털이 없다.
둥근잎개야광 - 꽃받침에는 털이 없다.

 

 

 

 

명    칭 : 개야광나무(미등록종)

등록명 : 자벨개야광나무

학    명 : Cotoneaster zabelii C.K.Schneid.

분    류 : 장미과 개야광나무속 낙엽 관목

원산지 : 강원도, 중국 섬서성 등

중국명 : 서북순자(西北栒子)

수    고 : 2m

가    지 : 세수개장, 소지원주형, 심홍갈색 유시 대황색우모 노시무모

엽    편 : 타원형, 난형, 선단다수원둔 희미결, 기부원형 관설형, 전연

잎크기 : 1.2~3 x 1~2cm

잎면모 : 상면무모 희소유모, 하면대황색회백색융모 밀생

잎자루 : 1~3mm, 융모

탁    엽 : 피침형, 미모, 과기다수탈락

화    서 : 취산화서 3~13송이, 하수

화    경 : 총화경 포함 유모, 2~4mm

꽃받침 : 종상, 외면유모

악    편 : 3각란형, 선단초둔, 단첨두 외면유모 내면 거의 무모

화    판 : 직립, 도란형 근원형, 지름 2~3mm, 선단원둔, 천홍색

수    술 : 18~20, 화판보다 단

화    주 : 2, 이생, 수술보다 단

자    방 : 상부 모

열    매 : 도란형 난구형, 지름 7~8mm, 선홍색,  2소핵

화    기 : 5~6월

과    기 : 8~9월

내한성 : 영하 34도

 

개야광나무
개야광나무
개야광나무
개야광나무
개야광나무는 꽃잎보다 수술이 짧고 수술보다 암술이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