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장미과 아몬드아과/사과나무족 43

1981 넓은잎피라칸타 = 화극(火棘) 적양자(赤阳子)

넓은잎피라칸타는 키가 3m까지 자라는 상록 관목으로서 중국 섬서성과 하남성 강소성 및 운남 사천 등 중국 중남부의 광범위한 지역에 자생하는 중국 고유종이다. 이 수종은 영국과 중국간의 아편전쟁 이후 맺은 불평등조약인 난징조약으로 영국인 거주가 허용되자 식물탐사차 중국에 들어간 스코틀랜드 출신 유명한 식물채집가이자 여행가이며 식물학자인 Robert Fortune (1812~1880)이 복건성 하문(厦门)에서 1845년 채집한 표본을 대상으로 러시아 식물학자인 Karl Maximovich (1827~1891)가 홍가시나무속으로 분류하여 Photinia fortuneana Maxim.이라는 학명을 1873년 발표했다. 여기서 종소명은 당연히 채집가 이름에서 온 것이다. 그런데 식물에 대단히 관심이 많았던 영국..

1980 좁은잎피라칸타 – (구) 피라칸타

좁은잎피라칸타는 얼마 전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그냥 피라칸타라고 했다. 글쎄 피라칸타속에서 그냥 피라칸타라고 한다면 누가 봐도 이건 특별히 우리 자생종이거나 아니면 우리와 인연이 깊은 대표적인 수종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이 수종은 그런 특별한 점이 전혀 없다. 피라칸타속의 모식종은 유럽원산의 붉은피라칸타이며 주 원산지인 중국에서 대표적인 수종은 그냥 화극(火棘)이라고 불리는 학명 Pyracantha fortuneana인 넓은잎피라칸타이다. 따라서 아무런 이유도 없이 마치 피라칸타속의 주인인 것처럼 행세하다가 언제부터인가 국명을 좁은잎피라칸타로 변경하여 바로잡은 것 같다.   이 수종은 호북성과 그 서남쪽 운남성과 사천청 그리고 티베트가 원산지인데 잎이 유난히 좁고 길쭉하며 가장자리 거치가 거의 없으며 ..

1979 붉은피라칸타

이제 파라칸타속의 탐구를 시작한다. 피라칸타 즉 pyracantha는 fire 즉 불이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pyr와 thorn 즉 가시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akantha가 합성된 말로서 결국 firethorn 즉 붉은 가시나무라는 뜻이다. 이 수종의 빨간 열매가 겨울까지 나무에서 아름답게 달려있는 모습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장미과 아몬드아과 사과나무족으로 분류되는 피라칸타속은 동아시아와 남유럽까지 다소 온난한 지역에서 자생하는 가시가 있는 상록 관목 또는 소교목인데 전세계 모두 10종이 분포하며 이 중에 붉은피라칸타를 제외한 나머지 9종 모두가 중국에 자생하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에는 전혀 자생하지 않는다. 가시가 있고 가지가 빽빽하게 나오는 데다가 일년 내내 푸른 상록이고 겨울에는 열매가 아름다워..

1919 버들잎개야광나무

우리나라에 등록된 개야광나무속 수종들을 모두 다 일일이 탐구할 필요는 없을 듯하여 대부분 생략하고 이제 마지막으로 버들잎개야광나무 한 종만 더 알아보고 넘어간다. 이 수종은 앞에서 다룬 수종들과는 다르게 하나의 꽃차례에 20송이 이상 다수의 꽃이 모여서 복취산화서(复聚伞花序)를 이루어 개야광나무속 중에서 밀화조(密花组) 즉 Sect. Densiflos로 분류된다. 그동안 앞에서 다룬 수종들은 꽃이 3~13송이로 이루어진 취산화서인 국내서 보기가 쉽지 않은 개야광나무를 제외하면 모두가 꽃이 1~5송이가 모여서 단조롭게 피는 단화조(单花组) 즉 Sect. Uniflos이었다는 점과 대조가 된다. 그러니까 개야광나무속 수종들도 다수의 꽃이 모여서 매우 풍성하게 피는 수종들도 많은데 바로 그런 수종 중 하나가 ..

1918 둥근잎백자단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의 개야광나무속 즉 Cotoneaster속에는 국명이 개야광나무가 아닌 자단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수종이 무려 14종이나 등록되어 있다. 이들은 모두 우리 자생종이 아니고 외래 재배식물인데 그 중에서 홍자단이 6종이고 백자단이 8종이 된다. 자단은 원래 한중일 3국에서 단단하고 아름다운 자주색을 띠는 고급 목재를 생산하는 키가 매우 큰 수종들을 이르는 말인데 일본에서 엉뚱하게 중국과 네팔 원산의 학명 Cotoneaster horizontalis인 포복성 관목이 붉은 열매가 빽빽하게 달리므로 인도에서 홍색 염료로 수입하던 자단(紫檀)이 연상된다고 베니시탄(ベニシタン) 즉 홍자단(紅紫檀)이라는 부르는 것을 우리가 생각 없이 그대로 따라 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는 앞 게시글에서 언급한..

1917 홍자단 – 개야광나무속에 어울리지 않는 이름

개야광나무속에는 전세계 약 250개 종이 분포하며 우리나라에 등록된 종만도 49종에 달한다. 그 중에 울릉도 특산인 섬개야광나무와 함경도에 자생한다는 둥근잎개야광 등 우리 자생종은 겨우 두 종에 불과하다. 그 외에도 현재는 미등록상태이지만 조선식물향명집에 수록되었던 개야광나무도 최근에 강원도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국내 등록된 49종 중 47종은 외래종이라는 말이다. 평소 개야광나무속 수종들에 대하여 별 관심이 없는 데다가 거의 모두 비슷비슷하게 보여 이들 모두를 일일이 파악할 필요는 없을 듯하여 생략하고 그 중에서 일부 수종만 탐구하려고 한다. 우선 개야광나무속 수종들 중에서 이상하게 자단(紫檀)이라는 이름이 붙은 종들이 무려 14종이나 있는데 이들의 대표격인 홍자단에 대하여 먼저 탐구해보..

1916 섬개야광나무 - 울릉도 특산 수종

이제 우리나라 울릉도에서만 자생한다는 섬개야광나무에 대하여 탐구해 보자. 이 수종은 사이즈가 아담하여 정원수로 적합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꽃과 열매가 대단하게 매력적인 수종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전세계에서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고유종으로서 우리나라에서도 울릉도의 제한된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데다가 그 개체수가 적어서 멸종위기 상태에 있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에게는 우리나라 특산 초본의 대표격인 금강초롱만큼이나 널리 알려진 특산 목본 식물이 아닌가 한다. 이 수종은 미국 하버드대학 아놀드수목원 소속으로 20세기 최고의 식물채집가인 영국 태생 어네스트 윌슨(1876~1930)이 우리나라 식물 조사차 방한하여 그 당시 국내 식물을 조사하던 일본 식물학자인 나카이 다케노신(中井猛之進, 1882~1952)과 ..

1915 개야광나무와 둥근잎개야광

둥근잎개야광이라고 학명 Cotoneaster integerrimus Medik.로 등록된 수종이 있다. 이 이름은 광복 후 우리나라 대표적인 식물학자인 이창복(李昌福, 1919~2003)선생이 1966년 그의 저서인 한국수목도감에서 처음 붙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이 국명의 출전이 이창복선생의 1980년에 발간된 대한수목도감이라고 한다. 글쎄 이 두 도감을 직접 본 적이 없기에 정확하게는 모르겠으나 1937년에 정태현(鄭台鉉, 1882~1971)과 도봉섭(都逢涉, 1904 ~ ? )선생 등에 의하여 발간된 조선식물향명집에 수록된 함경도 무산에서 발견된 우리 자생종 개야광나무의 학명 Cotoneaster Zabeli Schneider가 있었는데 그 학명이 마땅하지 않다고 판단..

1914 개야광나무속(Cotoneaster)과 자단(紫檀)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 Cotoneaster속으로 등록된 수종이 원예품종을 제외한 원종 기준으로 무려 49종이나 등록되어 있다. 이 중에서 우리 자생종은 섬개야광나무와 둥근잎개야광 두 종에 불과하다. 나머지 47종은 모두 외래종이라는 것인데 글쎄 우리 국민들 중에서 섬개야광나무속 수종들을 잘 아는 사람들이 거의 없을 터인데도 무려 47종이나 되는 외래종이 국내에 도입되어 등록까지 되어 있다니 놀랍기만 하다. 우리 자생종이라는 두 종도 알고 보면 우리가 평소에 접하기 매우 어려운 수종이다. 울릉도에서만 자생한다는 섬개야광나무는 우리나라에서 멸종위기 야생식물 1급으로 지정되어 함부로 울릉도 이외 지역으로 반출이 어렵고 또 다른 자생종인 둥근잎개야광은 원래 함경도 무산이나 길주에서 자생하기에 우리 남한에는..

1913 오스테오멜레스 수브로툰다

오스테오멜레스 수브로툰다라고 학명 Osteomeles subrotunda K.Koch로 등록된 수종이 있다. 중국 광동성과 일본 류큐열도 등 아열대지방이 원산지인 이 수종의 학명은 1864년 독일 식물학자인 Karl Heinrich Emil Koch (1809~1879)가 잎 끝이 둥글다는 뜻의 종소명을 써서 명명한 것이다. 1821년 영국 식물학자인 John Lindley(1799~1865)가 창설한 속명 Osteomeles는 열매의 핵이 골질(骨質)이라서 osteon(骨)+melon(사과)라는 의미로 붙인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그 종자 즉 소핵(小核)의 실물은 커녕 그림으로라도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생겼는지는 잘 모르겠다. 원산지 중국에서는 이 수종을 원엽소석적(圆叶小石积)이라고 부르며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