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기타 과 식물 287

정원수 선택 길라잡이 - 중부지방 전원주택 기준

공해로 찌든 대도시를 벗어나 물 맑고 공기 좋은 청정한 자연 환경을 찾아 전원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 정원의 지형적인 조건이나 입지의 규모와 형태가 다른 것만큼이나 그 정원에 심어지는 수종 또한 달라야 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대부분 전원주택의 정원수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아마 정원수에 대한 사전 정보가 부족하므로 건축업자나 조경업자의 권유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럼 각양각색의 전원주택에 어울리는 나만의 개성있는 정원을 조성하려면 어떤 기준으로 어떤 정원수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한 지에 대하여 중부지방의 전원주택을 기준으로 알아보기로 한다. 이 게시글은 겨울 추위가 거의 강원도 수준인 경기도 양평에서 10년 이상 200종이 ..

(11) 띠 - 과거 소중한 식물이었지만 요즘은 천대받는 모(茅)

진달래속을 한창 탐구하던 도중에 뜬금 없이 잠시 짬을 내어 단자엽식물강(单子叶植物纲) 벼목 벼과 띠속으로 분류되는 다년생 초본식물인 띠에 대하여 파악해 본다. 띠는 우리나라 전역의 양지바른 논둑이나 밭둑 그리고 초원에 무리 지어 자란다. 실제로는 그 뿐만 아니라 야산의 비탈이나 도로변 해안가 강둑 등을 가리지 않고 양지바른 곳이면 어디든지 흔하게 자라며 요즘은 골프장은 물론 일반 가정의 정원에서도 잔디에 섞여서 많이 자라고 있는 자생식물이므로 많은 사람이 가까이 접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알아보는 사람이 드물다. 하지만 띠는 과거 우리 조상들의 생활과는 떼려야 뗄 수가 없는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매우 유용하고도 중요한 식물이었다. 비록 열매나 잎을 식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새순을 뽑아서 아이들이 간식으로 즐..

999 물레나물 - 꽃이 물레방아를 닮은 아름다운 토종 야생화

우리나라 거의 전역에 이맘때쯤 산 계곡의 양지바른 쪽이나 논두렁밭두렁 등에서 노란 꽃이 위와 같이 매우 화려하게 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얼핏 봐도 그 꽃 모습은 황금색 수술이 많아서 화려하고 노란 꽃잎이 바르게 뻗은 것이 아니고 비틀어지거나 말리고 꼬여서 마치 바람개비의 형상을 하고 있다. 그래서 다년생 초본인 이 꽃의 이름이 물레나물이라는 것을 듣게 되면 금방 적절한 이름이라고 수긍이 간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우리나라 물레가 정말 그렇게 바람개비 모양을 하고 있었던가 하는 의문이 든다. 자세히 보니 물레의 살은 자전거나 자동차 바퀴의 스포크(spoke)와 마찬가지로 직선으로 뻗지 휘어지거나 꼬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물레나물이라는 이름에 왜 수긍이 갔을까? 생각해보니 아마 회전하..

998 자카란다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나무

거의 대부분 목본으로 구성되어 있는 능소화과에는 정말 아름다운 수종들이 즐비하다. 이제까지 앞에서 25개의 게시글을 통하여 우리나라에 등록된 수종은 모두 탐구를 마쳤다. 그 중에는 우리에게 친숙한 널리 분포된 아름답기가 그지없는 덩굴식물인 능소화도 있었고 중국에서 예로부터 거문고를 만들거나 황실의 관(棺)을 제작하였다는 최상급 목재로 쓰인 개오동도 있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남미에서는 동양의 행앵도리(杏櫻桃李)와 같은 사랑을 받는 타베부이아와 한드로안투스라는 트럼펫트리들도 있었다. 국내서 노랑능소화라고 불리는 남미 원산의 상록 관목인 테코마 스탄스도 있었고 남아프리카 원산으로서 국내서 목능소화로 유통되는 상록 반덩굴성 관목인 테코마 카펜시스도 있었다. 그리고 국내서 녹보수로 널리 알려진 중국의..

997 비그노니아 카프레올라타와 원예종인 '탄제린 뷰티'

우리 동양 3국에서는 능소화와 개오동 그리고 화염목이나 다양한 트럼펫트리 등이 속한 과인 Bignoniaceae를 능소화과라고 하지만 실제 식물분류학상 과명은 능소화속인 Campsis가 아닌 Bignonia 즉 비그노니아속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정확하게 학명 그대로 말하자면 비그노니아과라고 해야 옳다. 하지만 미국 남부와 중남미가 원산지인 비그노니아가 동양에는 자생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능소화과라고 한중일 공통으로 부르고 있다. 다만 중국에서는 자위과(紫葳科) 능소속(凌霄属)이라고 하는데 자위(紫葳)가 비그노니아를 뜻하는 것이 아니고 자위가 바로 능소화의 또 다른 이름이다. 비그노니아속은 모두 30종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실제로 널리 보급된 종은 서너 종에 불과하며 그 중에서 모식종인 미국 원산의 Bign..

996 에크레모카르푸스 스카베르 - 칠레 원산 인기 덩굴식물

에크레모카르푸스 스카베르는 칠레 원산 목본성 덩굴식물인데 그 정체성이 약간 혼란스럽다. 온난한 지역에서는 상록 다년생 목본 덩굴식물이지만 한랭한 지역에서는 겨울에 지상부가 거의 말라 죽어 마치 일년생 같이 재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한성이 제법 강한 영하 12도라고 알려져는 있지만 이는 뿌리 기준이고 실제 지상부는 영하의 기온에서는 위축되거나 거의 소멸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를 반관목(=아관목)이라고 분류한다. 많은 지역에서는 겨울에 지상부가 말라 죽고 봄에 지하 뿌리에서 새 줄기가 나오기를 기다리거나 아예 봄에 씨를 뿌려서 일년초와 같이 재배하고 있다. 성장이 매우 빨라 온난한 지역에서는 한 시즌에 최대 4.5m까지 자라기도 한다. 따라서 종자에서 발아한 묘목이 금새 자라서 지지 구조물이나 나무 등..

995 판도레아 야스미노이데스 - 파고라용 인기 덩굴식물

꽃은 능소화를 닮았고 잎은 재스민을 닮은 학명 Pandorea jasminoides (Lindl.) K.Schum.로 표기하는 오스트레일리아 원산의 덩굴 식물이 있는데 이를 우리나라에서는 우리식 이름 붙이기를 포기하고 학명 그대로 판도레아 야스미노이데스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다. 우리나라 음악인 안예은이 작사 작곡 노래한 상사화의 가사가 생각난다. “사랑이 왜 이리 고된가요? 이게 맞는가요? 나만 이런가요? ….” 정말 “우리나라 식물명이 왜 이런가요? 이게 맞는가요? 우리나라만 이런가요?”라고 바꿔 부르고 싶다. 언제 우리나라서 알파벳 Ja를 자나 재가 아닌 야로 표기하기로 했나? 그럼 Japan인 일본은 자팬이 아닌 야팬이 되는 것인가? 이건 누가 봐도 말이 안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표식에 실제로 ‘..

994 킬롭시스 리네아리스 - 사막능소화 또는 사막개오동

킬롭시스 리네아리스는 미국 서남부와 멕시코가 원산지인 키가 1.5m에서 8m까지 자라는 관목 또는 소교목이다. 킬롭시스속의 유일한 종인 킬롭시스 리네아리스의 학명은 원래 스페인 식물학자 Antonio José Cavanilles (1745 – 1804)가 1795년 비그노니아속인 Bignonia linearis Cav.로 명명하였던 것을 영국 식물학자 Robert Sweet (1783~1835)가 1826년 속을 변경하여 현재의 학명인 Chilopsis linearis (Cav.) Sweet로 재명명한 것이다. 속명 Chilopsis는 입술을 닮았다는 뜻인데 이 수종의 꽃받침의 모양에서 온 것이다. 종소명 linearis는 좁고 긴 선 즉 line같이 생긴 잎 모양을 말한다. 그 잎 모양이 마치 버드나무..

993 파르멘티에라 케레이페라 - 양초나무

파르멘티에라 케레이페라는 능소화과 파르멘티에라속 상록 소교목인데 중미 파나마 특산 수종이다. 학명 Parmentiera cereifera Seem.는 독일 여행가 겸 식물학자인 Berthold Carl Seemann (1825~1871)이 1854년에 명명한 것이다. 파르멘티에라속은 전세계 10종이 분포하며 그 중에서 우리나라에는 Parmentiera cereifera 한 종만 등록되어 있다. 속명 Parmentiera는 프랑스의 저명한 약학자이며 농학자인 Antoine Augustin Parmentier(1737~1813)의 이름에서 온 것이다. 그는 16세기 초반에 남미에서 도입된 감자가 유럽에서는 한때 나병을 유발시킨다는 잘못된 믿음 때문에 돼지의 먹이로만 사용하고 인간의 식용을 금지하던 것을 그가..

992 키겔리아 아프리카나 = 아프리카키겔리아 - 소시지나무

능소화과의 특징은 거의 대부분이 목본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5속이 등록되어 있지만 그 중 잉카르빌레아속만 초본이고 나머지는 모두 목본성 덩굴식물이거나 관목 또는 교목이다. 그리고 또 하나 능소화과의 특징은 전세계 모두 900여 종에 불과한데 이들이 무려 100여 개의 속으로 나눠진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소규모 속들이 많으며 특히 그 중에는 1속 1종의 경우가 많다. 바로 앞 게시글에서 본 스파토데아속이 그랬고 그 앞의 피로스테기아속이 실질적으로 그랬다. 이번에 다룰 키겔리아속도 처음부터는 아니었지만 지금 현재는 단 하나의 종인 키겔리아 아프리카나로만 구성되어 있다. 열대 아프리카가 원산지인 키겔리아는 키가 최대 20m까지도 자라는 큰 교목인데 속명은 원산지인 모잠비크 등에서 쓰는 반투(B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