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선조 후기 선비들이 가장 흠모했던 시인은 누가 뭐래도 소동파(蘇東坡)일 것이다. 문장과 글씨, 호방한 기상으로 특히 추사 김정희 등 조선 후기 선비들은 동파 열풍을 일으킬 정도로 열렬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조선 초·중기는 성리학적 명분론 아래에서 두보(杜甫)가 '공식적인 시의 성인(詩聖)'이었다면, 소식(蘇軾)은 선비들이 사적으로 가장 닮고 싶어 하고 열광했던 '멋과 풍류의 아이콘'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그의 赤壁賦(적벽부) 전후편 그리고 이 念奴嬌·赤壁懷古(염노교·적벽회고)를 처음으로 읽어보고 나서 적잖이 실망(?)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문학적 관점에서가 아니라 삼국지의 마니아로서 말이다. 이 세편의 작품 중에 제갈량(諸葛亮)과 유비 관우 장비는 단 한 마디도 없다. 다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