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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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 좁은잎피라칸타 – (구) 피라칸타

좁은잎피라칸타는 얼마 전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그냥 피라칸타라고 했다. 글쎄 피라칸타속에서 그냥 피라칸타라고 한다면 누가 봐도 이건 특별히 우리 자생종이거나 아니면 우리와 인연이 깊은 대표적인 수종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이 수종은 그런 특별한 점이 전혀 없다. 피라칸타속의 모식종은 유럽원산의 붉은피라칸타이며 주 원산지인 중국에서 대표적인 수종은 그냥 화극(火棘)이라고 불리는 학명 Pyracantha fortuneana인 넓은잎피라칸타이다. 따라서 아무런 이유도 없이 마치 피라칸타속의 주인인 것처럼 행세하다가 언제부터인가 국명을 좁은잎피라칸타로 변경하여 바로잡은 것 같다.   이 수종은 호북성과 그 서남쪽 운남성과 사천청 그리고 티베트가 원산지인데 잎이 유난히 좁고 길쭉하며 가장자리 거치가 거의 없으며 ..

1979 붉은피라칸타

이제 파라칸타속의 탐구를 시작한다. 피라칸타 즉 pyracantha는 fire 즉 불이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pyr와 thorn 즉 가시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akanthos가 합성된 말로서 결국 firethorn 즉 붉은 가시나무라는 뜻이다. 이 수종의 빨간 열매가 겨울까지 나무에서 아름답게 달려있는 모습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장미과 아몬드아과 사과나무족으로 분류되는 피라칸타속은 동아시아와 남유럽까지 다소 온난한 지역에서 자생하는 가시가 있는 상록 관목 또는 소교목인데 전세계 모두 10종이 분포하며 이 중에 붉은피라칸타를 제외한 나머지 9종 모두가 중국에 자생하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에는 전혀 자생하지 않는다. 가시가 있고 가지가 빽빽하게 나오는 데다가 일년 내내 푸른 상록이고 겨울에는 열매가 아름다..

1978 꽃사과나무의 최신 원예품종들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꽃사과나무의 원예품종이 1950년대에 개발된 꽃사과나무 '퍼플 웨이브'와 꽃사과나무 '레드 제이드' 겨우 두 종만 등록되어 있지만 세계적으로는 수많은 품종들이 개발되어 보급되고 있다. 그래서 요즘 서양에서는 꽃사과나무 원종은 다화해당(꽃사과나무) 즉 M. x floribunda와 왜성 아그배나무 즉 var. sargentii를 일부에서 가끔 심는 것을 제외하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 두종의 특징은 원산지가 일본이라고는 하지만 정작 일본에서는 잘 모르는 수종이라는 것이다. 즉 일본에서는 없던 수종을 서양에서 발견한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전통적인 우리 동양의 수종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우리 동양에서는 전통적인 수사해당이나 서부해당 등을 아름답다고 하고 우리 ..

1977 비치꽃사과나무 - 첼시 꽃박람회를 창설한 비치가문

비치꽃사과나무는 학명 Malus yunnanensis var. veitchii Rehder에서 알 수 있듯이 운남꽃사과나무의 변종이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이 변종을 전지해당천악변종(滇池海棠川鄂变种) 또는 위씨운남해당(魏氏云南海棠)이라고 한다. 천악(川鄂)은 사천성과 호북성의 약칭이다. 왜냐하면 이 변종은 사천성과 호북성 귀주성이 원산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씨(魏氏)는 중국에서 Veitch를 발음에 가깝게 쓴 글자이다. 이 수종은 전설적인 식물채집가인 Ernest Henry Wilson(1876~1930)이 1901년 중국 호북성 의창시(宜昌市)에서 반출해간 수종을 대상으로 미국 하버드대학 Alfred Rehder(1863~1949)교수가 1923년에 명명한 학명이다. 여기서 변종명 veitchii는 ..

1976 운남꽃사과나무 - 전지해당(滇池海棠) 운남해당(云南海棠)

운남꽃사과나무는 중국 운남성과 사천성이 원산지인 꽃사과나무의 일종으로서 사과나무속 중에서도 앞에서 다룬 이노리나무와 아그배나무와 더불어 마가목사과나무조로 세분된다. 마가목사과나무조 즉 Sect. Sorbomalus는 잎이 갈라지고 새 잎이 반으로 접혀서 나오며 과육에 석세포가 있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이 운남꽃사과나무가 그런 특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이 수종은 중국 광동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파리 선교회 소속 프랑스 신부이자 유명한 식물채집가인 Père Jean-Marie Delavay (1834 ~ 1895)가 운남성 흑산현(黑山县)에서 1886년 채집한 표본을 대상으로 프랑스 식물학자인 Adrien René Franchet (1834~1900)가 1890년 배나무속으로 분류하여 Pyrus yunna..

1975 아그배나무 – 중국 삼엽해당(三叶海棠), 일본 심산해당(深山海棠)

우리나라에서 아그배라는 용어는 중국에 棠(당)만큼이나 지칭하는 범위가 넓고 애매하다. 중국의 당(棠)이 원래는 배나무속 교목인 자작잎배나무 즉 두리(杜梨)를 지칭하기 위하여 만든 글자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중국에서는 작고 둥글고 신맛이 나는 열매가 달리는 나무 등에 두루 쓰이는 글자이다. 우리 아그배가 바로 작다는 의미의 아가(애기)와 배(梨)가 합하여 만들어진 글자이므로 매우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한자사전에는 棠을 아그배가 변한 아가위로 풀이하는 것이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당(棠)이라고 지칭하는 여러 수종들 중에서 특별히 사과나무속과 명자나무속 수종들을 꽃이 아름답다고 해당(海棠)이라고 한다. 중국에서 해(海)는 바다 건너에서 온 것이라는 뜻도 있지만 크거나(大) 많다는(多) 뜻도 있..

1974 이노리나무 - 산사해당(山楂海棠)

이노리나무라고 우리나라 함경도와 평안도에서 자생하는 3~5m인 소교목이 있다. 잎 모양이 마치 산사나무을 닮은 이 수종은 1937년 발간된 조선식물향명집에서도 수록되어 있었는데 그때부터 쭉 얼마 전까지는 산사나무로 분류하여 하바드대학 아놀드수목원 초대 원장으로 1872년 임명되어 무려 55년간 종신 근무한 Charles Sprague Sargent (1841~1927)가 1912년 명명한 학명 Crataegus komarovii Sarg로 표기되어 있었다. 그런데 워낙 이 수종이 산사나무와 사과나무의 중간 형태를 띠고 있어서 그 분류가 식물학자들도 어려웠던 것이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1933년 일본 학자 마사지 혼다(1897~1984, 本田正次)가 가 명명한 새로운 중간 속으로 분류한 학명 Sinomal..

1973 시킴꽃사과나무 - 석금해당(锡金海棠)

인도와 네팔 부탄 그리고 중국 사천성과 운남성 등 히말라야 주변 고지대에서 자생하는 꽃사과나무가 있다. 이를 1849년 찰스 다윈의 절친으로 유명한 영국의 식물학자 겸 탐험가인 조셉 달톤 후커경(Sir Joseph Dalton Hooker, 1817~1911)이 1849년 인도 시킴지역에서 처음 발견하여 그를 대상으로 독일 식물학자인 Theodor Wenzig (1824~1892)가 처음에는 배나무속으로 판단하여 히말라야에 자생하는 배나무의 변종으로 Pyrus pashia var. sikkimensis라고 1873년 명명한다. 그 열매의 모양이 배를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 그후 또 다른 독일 식물학자인 Bernhard Adalbert Emil Koehne(1848~1918)이 사과나무속으로 재분류하여 학..

1972 꽃사과나무 - 다화해당(多花海棠)

꽃사과나무라는 용어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사전에도 오르지 못한 최근에 사용된 생소한 용어이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의미를 인식하고 있다. 즉 과수용 열매가 달리는 사과나무가 아닌 꽃을 보기 위하여 관상용으로 재배하는 사과나무를 말한다. 이런 용례는 꽃매화나 꽃복숭아 꽃자두 등에서도 보인다. 중국에서는 식용 사과나무를 평과(苹果)라 하고 작은 열매가 달리는 사과나무를 해당(海棠)이라고 하는데 이게 바로 꽃사과나무인 것이다. 서양에서도 orchard apple에 대립하는 개념으로 이를 crab apple이라고 부른다. 작은 데다가 맛도 시고 때로는 쓰거나 떫어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게(crab)에 비유한 것인지 하여튼 17세기부터 쓴 말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 꽃이 아름다운 수종들은 보다 구체적으로 f..

1971 개아그배나무 - 이게 바로 서부해당(西府海棠)이다.

개아그배나무는 학명 Malus micromalus Makino로 등록되어 있는데 그 정체가 혼란스럽다. 우선 학명부터 알아보자. 이 수종은 일본에 와서 오랫동안 머물렀던 독일 식물학자인 필리프 프란츠 폰 지볼트(Philipp Franz von Siebold, 1796~1866)가 1856년 중국해당화의 변종으로 파악하여 Malus spectabilis var. kaido Siebold라는 학명을 발표한다. 여기서 종소명 Kaido는 해당(海棠)의 일본발음 カイドウ(카이도우)에서 온 것이다. 그런데 한참 후인 1873년에 독일 식물학자인 Theodor Wenzig(1824~1892)가 배나무속으로 분류한 능금나무의 변종으로 파악하여 Pyrus ringo var. kaido Wenz라는 학명을 발표한다. 그..

1970 중국꽃사과나무 = 중국 해당화(海棠花)

과거 2011년부터 등록된 수종으로 처음에는 학명 그대로 스펙타빌리스꽃사과라고 했다가 2017년 중국꽃사과나무라고 국명을 변경한 수종이 있다. 중국 중남부지방이 원산지인데 이 수종은 영국 유명한 의사이자 식물수집가인 John Fothergill(1712~1780)의 런던 정원에서 재배하던 흰색 반겹꽃이 피는 품종을 스코틀랜드 식물학자인 William Aiton(1731~1793)이 1780년에 발견하고서 배나무속으로 분류하여 1789년에 Pyrus spectabilis Aiton라는 학명을 부여한 것이다. 종소명 spectabilis는 visible 또는 outstanding이라는 의미이므로 꽃이 매우 아름답다는 뜻이다. 1745년에 구강 인공호흡법을 최초로 공개 시범 강연한 의사이기도 한 존 포더길은 ..

1969 호북꽃사과나무 – 수사해당을 닮은 호북해당(湖北海棠)

호북꽃사과나무는 중국 중남부지역이 원산지인 키가 8m까지 자라는 교목인데 이탈리아 프란체스코회 신부인 Cipriano Silvestri에 의하여 중국 호북성에서 1906년에 처음 발견되어 그 표본을 대상으로 이탈리아 식물학자인 Renato Pampanini(1875~1949)가 1910년에 배나무속으로 분류하여 Pyrus hupehensis Pamp.라는 학명을 부여하였다. 그 후 미국 하버드대학 Alfred Rehder (1863~1949)교수에 의하여 사과나무속으로 편입되어 1933년에 학명 Malus hupehensis (Pamp.) Rehder로 재명명되었다. 종소명 hupehensis는 표본 채집지인 호북성을 말한다. 야광나무나 수사해당과 마찬가지로 이 수종은 잎에 결각이 없고 꽃받침이 탈락한다..

1968 수사해당(垂絲海棠) – 엉뚱한 서부해당으로 개명당한 정원수 지존

수사해당이라고 꽃사과나무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정평이 난 수종이 있다. 학명을 1890년 독일 식물학자인 Bernhard Adalbert Emil Koehne(1848~1918)이 명명한 Malus halliana Koehne로 표기하고 있다. 이 수종은 워낙 아름답기로 유명하여 사과나무속 수종들이 20여 종이나 자생하는 중국에서도 서부해당(西府海棠) 즉 Malus × micromalus와 더불어 가장 아름다운 꽃사과나무 두 종으로 선정된다. 여기에 명자나무속 명자꽃(산당화) 즉 첩경해당(貼梗海棠)과 중국명자꽃 즉 모과해당(木瓜海棠)을 포함하여 예로부터 사대해당(四大海棠)으로 불렸다. 근거는 명대인 1621년 완성한 400여 종의 재배식물을 다룬 식물학 대작인 왕상진(王象晋, 1561~1653)의 이여..

1967 털야광나무 – 야광나무를 닮았지만 전혀 다른 자생종

털야광나무라는 우리 자생종 꽃사과나무가 있는데 그 이름만 들어 봤을 때는 마치 야광나무와 무슨 연관이 있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등록된 학명을 보니 Malus mandshurica (Maxim.) Kom. ex Skvortsov로 되어 있어 학명 Malus baccata (L.) Borkh.인 야광나무와는 전혀 다른 수종임을 나타낸다. 한중일이 원산지인 이 수종을 중국에서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털야광나무라는 의미로 모산형자(毛山荆子)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야광나무와 어떤 연관성이 반드시 있어야 말이 된다. 그렇다. 알고 보니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우리나라에 등록된 학명이 Malus baccata var. mandshurica (Maxim.) C.K.Schneid라고 야광나무의 변종으로 되어 있었..

1966 야광나무 – 토종 키 큰 꽃나무 중 최고의 정원수

필자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자생종으로서 키가 큰 교목인 꽃나무 중에서는 야광나무 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양평군 단월면에 가면 키가 10m가 넘는 야광나무 약 100그루가 무리 지어 계곡 좌우로 늘어서 자생하는 곳이 있다. 매년 야광나무 꽃이 만개할 때면 지인들과 함께 거기를 방문하는데 동행하는 사람마다 털이 전혀 없는 선명한 녹색 잎 바탕에 수만 송이의 순백색 꽃과 꽃망울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모습에 감탄을 자아내며 곧바로 야광나무의 열렬한 애호가가 된다. 그런데 이렇게 아름다운 수종이 왜 우리 주변에서는 흔하게 보이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오래되면 키가 최대 14m까지도 자라는 교목이라서 작은 가정의 정원에는 다소 부담스럽다고 하더라도 공원이나 부지가 넓은 관공서나 학교 등 공공시설 또는 전신주가 ..

1965 벚잎꽃사과나무 = (구)꽃사과, 애기사과, 추자(楸子) 내자(柰子)

벚잎꽃사과나무라는 수종이 있다. 학명을 Malus × prunifolia (Willd.) Borkh.로 표기되어 교잡종임을 밝히고 있다. 왜냐하면 유전자 분석 결과 이 수종은 능금나무와 마찬가지로 중국 신장 위구르 원산인 신강야평과(新疆野苹果) 즉 Malus sieversii와 중국 북방지역과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야광나무 즉 Malus baccata의 교잡 혈통임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북방지역에서 워낙 오래 전에 교잡이 이루어졌기에 하나의 종과 같은 모습을 취하고 있어 교잡종으로 표기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국제적으로는 학명을 그냥 Malus prunifolia라고 표기한다. 이점에 있어서는 사과나무나 능금나무와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이 수종 벚잎꽃사과나무는 능금과는 부모종이 같은 형제관계이고..

1964 능금나무 = 임금(林檎), 정원수로 매우 적합한 수종

그는 그리움에 산다.그리움은 익어서스스로도 견디기 어려운빛깔이 되고 향기가 된다.그리움은 마침내스스로의 무게로떨어져 온다.떨어져 와서 우리들 손바닥에눈부신 축제의비할 바 없이 그윽한여운을 새긴다. 김춘수(金春洙, 1922~2004)시인이 1959년 발표한 능금이라는 시의 1연이다. 달콤한 향이 나는 새빨간 자그마한 능금이 저절로 떠오른다. 다음은 1968년 발표된 전설의 가수 배호(裵湖, 1942~1971)의 능금빛 순정이라는 노래의 가사이다. 사랑이 그립거든 손짓을 해요 말못할 순정은 빨간 능금알 수줍어 수줍어 고개 숙이다조용히 불러주는 능금꽃 사랑 사랑을 따려거든 발돋움 해요 꽃바람 지며는 빨간 능금알외로워 외로워 눈물 흘리다말없이 떨어지는 능금빛 순정     젊은 사람들은 수능 공부하던 기억이 나이..

1963 사과나무 - 내(柰) 멋, 빈과(頻果) 사과(査果)

우리나라에 사과나무속으로 등록된 수종은 모두 14종이다. 이들 이름 중에는 사과나무, 능금나무, 이노리나무와 해당(海棠)이 각각 한 종씩 있으며 야광나무와 아그배나무가 각각 2종씩 있고 꽃사과나무가 6종이 있다. 모두가 넓은 의미의 사과나무인데 그 이름은 제각각 7가지나 되어 어지럽다. 이들 모두를 한꺼번에 탐구할 수는 없으므로 우선 가장 먼저 정식 명칭이 사과나무인 과수원 재배용 사과부터 알아본다. 사과나무는 우리가 먹는 사과를 생산하는 나무이므로 매우 중요한 만큼 일찍이 원시시대부터 품종이 개량되어 왔을 터이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그 원종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우리뿐만 아니라 전세계인들이 식용하는 재배용 사과는 거의 대부분 아프가니스탄과 중앙아시아 그리고 중국 신장이 원산지인 신학명 ..

1962 사과의 중국이름 내(柰) 임금(林檎) 사과(沙果) 해당(海棠) 화홍(花紅) 평과(苹果)의 어원

재배용 개량사과나무의 학명 우리나라에서 사과나무속 수종들을 부르는 이름은 매우 다양하다. 사과와 능금 그리고 해당, 꽃사과 및 야광 또는 아그배, 이노리나무 등 무려 7가지나 된다. 이들 이름은 순수 우리말도 있지만 대부분 중국에서 유래된 말이기에 먼저 중국의 사과나무속 수종들의 명칭 변경 역사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러지 않으면 너무 복잡하여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먼저 학명 Malus domestica 또는 Malus pumila로 표기하는 사과나무는 우리 인간들이 식용하기 위하여 과수원에서 재배하는 사과를 말한다. 천산산맥에서 실크로드를 따라 유럽으로 건너가면서 워낙 오랜 세월 동안 여러 나라를 거치면서 다양하게 교잡 등을 통하여 개량된 것이므로 그 원종을 쉽게 파악할 수가 없어서 그..

1961 사과나무속 - 사과 능금 해당화 꽃사과

사과나무속은 무수한 아름다운 꽃나무들이 포진한 거대한 장미과(family)에 속하며 그 중에서 진짜 장미가 속하는 장미아과(亞科)가 아닌 아몬드아과(subfamily)로 분류된다. 아몬드가 바로 서양복숭아라고 말할 수 있으므로 아몬드아과를 다른 말로 하면 복숭아아과가 된다. 그 아과에서 벚나무속을 구성하는 동양의 전통적인 꽃나무인 매(梅)와 행앵도리(杏櫻桃李)는 아몬드족(tribe)으로 분류되고 나머지는 사과나무족과 가침박달족 황매화족 조팝나무족 국수나무족 쉬땅나무족 등으로 세분되는데 사과나무는 당연히 배나무와 모과나무 명자나무 팥배나무 산사나무 마가목 등과 함께 사과나무족(tribe)로 분류된다. 다시 정리하자면 크게 봐서 장미과는 아몬드아과와 장미아과로 분류되고 아몬드아과에서는 아몬드족과 사과나무족이..

1960 버들잎배나무 '펜둘라'

학명 Pyrus salicifolia 'Pendula'로 등록된 버들잎배나무 '펜둘라'는 원래 중동 원산의 배나무의 일종으로서 잎이 버들을 닮았다고 독일 식물학자인 Paul Hermann (1646~1695)이 1776년 학명 Pyrus salicifolia Pall.로 명명한 수종의 원예품종이다. 1850년대에 독일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나 1980년에 와서 미국에서 인기가 높아진 품종이다. 등록명 : 버들잎배나무 '펜둘라' 학 명 : Pyrus salicifolia 'Pendula' 분 류 : 장미과 배나무속 낙엽 소교목 원예품종 원산지 : 터키 이란 영어명 : Weeping Willow-leaved Pear 수 고 : 4.5m 특 징 : 버들잎을 닮은 중동 원산 배나무의 가지가 처지는 품종 육 종 : ..

1959 눈배나무 – 유럽 원산 설리(雪梨)

눈배나무라고 중서부 유럽과 터키가 원산지인 소교목 배나무가 있는데 이 수종은 네덜란드 식물학자인 Nikolaus Joseph Freiherr von Jacquin(1727~1817)이 1774년 눈 즉 snow라는 의미의 종소명을 사용하여 Pyrus nivalis Jacq.라고 명명한 것이다. 서양에서는 특별히 교잡종이라 하지 않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마치 교잡종인 것처럼 학명을 표기하고 있어 수정이 요구된다. 종소명 nivalis가 영어로 snowy라는 뜻이므로 우리 말로 하면 ‘눈에 덮인, 눈이 많이 내리는, 눈처럼 하얀’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영어 일반명도 snow pear인데 문제는 구체적으로 뭐가 눈(snow)이라는 지에 대하여는 의견이 갈린다. 우선 동아와 잎이 온통 백색 융모로 덮여 있으며 꽃의..

1958 아몬드잎배나무

아몬드잎을 닮은 유럽 지중해 북쪽 연안지역이 원산지인 배나무가 있는데 이를 프랑스 식물학자인 Dominique Villars or Villar(1745~1814)가 1807년 아몬드를 닮았다는 종소명을 사용하여 Pyrus amygdaliformis Vill.이라는 학명을 부여한다. 그래서 영어 일반명이 almond-leaved pear이며 우리 이름도 그대로 아몬드잎배나무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 학명으로 등록되어 있지만 이 학명은 국제적으로 린네의 직계 제자 중 한 사람이자 필란드 자연학자인 Peter Forsskål(1732~1763)이 1775년 발표한 학명 Pyrus spinosa Forssk.에 통합되어 그 이명으로 처리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수정이 불가피 해 보인다. 후자 ..

1957 서양배나무 - 후숙한 다음에 먹어야 하는 도란형 배

사과는 전세계인이 거의 대부분 하나의 종인 Malus domestica에서 개량된 7,500여 재배품종들 중에서 생산된 것을 먹는다. 서양인들은 주로 지름 7~8cm의 사과를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는 보다 큰 사이즈를 선호하여 재배품종은 다른 듯하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종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사과나무를 Malus pumila로 표기했지만 현재는 과거 서양사과나무라고 부르던 Malus domestica에 통합되어 버렸다. 그래서 전세계 과수원에서 재배하는 사과는 모두 하나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배는 전혀 다르다. 글쎄 하나의 과일이 세계 이렇게 다른 경우도 드물 것이다. 우선 우리는 주로 일본에서 Pyrus pyrifolia 즉 돌배나무를 개량한 10~20개 재배품종 중에서 생산된 수분함량이 많..

1956 히말라야배나무

히말라야배나무의 학명 Pyrus pashia Buch.-Ham. ex D.Don는 프랑스 식물학자인 Francis Buchanan(1762~1829)가 네팔에서 발견된 표본을 대상으로 명명한 것을 스코틀랜드 식물학자인 David Don(1799~1841)이 1825년에 발표한 것이다. 여기서 종소명 pashia는 이 수종을 원산지 네팔에서 부르는 이름 passi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히말라야를 중심으로 동으로는 중국 서로는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남으로는 인도에까지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수종인데 중국에서는 과일로는 작고 맛이 별로라서 인기가 없지만 서양에서는 열매도 조금 더 크고 먹을 만하며 특히 꽃이 아름답다고 나름대로 인기가 좀 있는 것 같다. 중국에서 이 수종을 천리(川梨)라고 하는데 주 원산지가 사..

1955 자작잎배나무 = 두리(杜梨) = 감당(甘棠)

콩배와는 달리 아그배와 팥배는 배나무가 아니다. 우리는 배나무라면 그 열매가 주먹만 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골프공만은 해야 될 것으로 대개 인식하고 있어 우리 자생종 콩배나무의 열매 즉 콩배가 겨우 지름 1cm인 그야말로 콩만하다는 사실에 놀란다. 이런 작은 열매도 배라고 할 수 있는가 하고 말이다. 그런데 그러고 보니 콩배보다 더 작거나 같은 크기의 열매가 열리는 나무를 배나무라고 부르는 우리 자생 나무가 또 있다. 그게 바로 아그배나무와 팥배나무이다. 이들은 모두 배나무와 마찬가지로 장미과(科) 아몬드아과(亞科) 사과나무족(族)으로 분류되지만 배나무들과는 엄연히 속(属)이 다르다. 아그배나무는 사과나무속으로 분류되고 팥배나무는 팥배나무속으로 분류되므로 이름만 배나무이지 실제로는 배나무속이 아니라는 말..

1954 콩배나무 – 중국 두리(豆梨)의 왜성변종

이제 우리 자생 배나무로서는 마지막인 콩배나무를 탐구해 보자. 콩배나무라는 이름은 1943년 정태현선생이 조선삼림식물도설에서 처음 붙인 이름인데 그 후 이창복선생도 1966년 그의 한국수목도감에서 그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여 현재 우리 정명이 되었다. 지름 1cm 정도의 콩알만한 작은 열매가 달리기에 콩배나무라고 한다. 콩배나무 원종은 결코 키가 아주 작은 관목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자생종은 키가 3m 내외인 관목 수준의 왜성 변종으로서 우리나라 중부이남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우리나라 특산 수종이다. 1937년 조선식물향명집에 수록되었던 돌배나무와 좀돌배나무를 1943년 통합하여 콩배나무라고 한 것이다. 당초에는 프랑스 식물학자인 Joseph Decaisne(1807~1882)이 1871년에 명명한 학명 Py..

1953 산돌배 – 그리고 돌배나무와 산돌배의 구분법

이제 산돌배나무를 탐구해 보자. 한때 우리나라에 배나무가 무려 24종이나 어지럽게 등록되어 있었지만 그 수종들을 일일이 구분할 정보는 거의 없다시피 했었다. 그래서 배나무속 수종들은 함부로 탐구할 엄두를 못 냈는데 이제는 그 수많은 종들이 대부분 돌배나무나 산돌배에 통합되어 대폭 정리되었다. 그런데도 배나무속은 여전히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과거에도 그랬지만 현재도 산돌배와 돌배나무의 정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흔히들 꽃받침 조각의 숙존 여부로 이들 둘을 구분한다고 말을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 우리 과수용 배의 원조상이 돌배나무인지 산돌배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는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포털에 산돌배라고 올라 온 사진..

1952 돌배나무 – 배나무와 위봉배를 흡수 통합

우리말 한글로 된 최초의 식물목록집인 1937년 발간된 조선식물향명집에 배나무는 과수용 배나무가 아닌 중국 야생 배나무를 표본으로 명명된 학명 Pyrus serotina로 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일본 학자 나카이가 1926년 야생 원종은 Pyrus pyrifolia로 재배종은 Pyrus pyrifolia var. culta라는 변종으로 구분한 두 개의 학명을 새로 발표하면서 일본에서 전자를 산배나무(山梨)로 후자를 배나무(梨)로 부르기 시작하자 우리나라 학자들도 별 생각 없이 일본을 따라서 전자에게는 돌배나무를 후자에게는 배나무라는 국명을 1943년에 붙였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된 것이다. 일반인들의 상식으로는 과일로 우리가 평소 접하는 배를 수확하는 나무를 배나무라고 부르고 그 원종인 야생종을 산배..

1951 돌배나무와 배나무의 통합명은 배나무라야 한다.

돌배나무의 어원 돌배나무는 말 뜻 그대로 돌같이 단단한 배를 말한다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식물 이름 앞에 붙은 돌이란 진짜 돌(石)과 관련된 경우도 있지만 우리 국어사전에 보면 ‘품질이 떨어지는’ 또는 ‘야생으로 자라는’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라고 풀이되어 있고 그 대표적인 예로 돌배와 돌감을 들고 있다. 그 외에도 식물 목본의 이름으로 돌매화나무와 돌참나무 돌뽕나무 돌가시나무 등이 있다. 이 중 돌매화나무와 돌참나무는 암석지대에 서식하거나 목재가 돌과 같이 단단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지만 돌감나무나 돌뽕나무 돌가시나무는 야생이거나 품질이 떨어지는 나무라는 의미가 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돌배나무도 국어사전에 풀이되어 있듯이 야생 또는 질이 떨어지는 배나무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인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