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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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思(추사) 第二首(제2수) - 白居易(백거이)

당나라 시인 낙천(樂天) 백거이(白居易, 772~746)가 60세이던 832년 하남윤(河南尹)을 지내던 시절 절친이던 유명 시인 원진(元稹, 779~831)이 사망한 다음 가을을 맞이하여 쓸쓸한 마음에서 지었다고 알려진 오언율시(五言律诗)이다. 한편 백낙천은 그의 나이 32세인 803년에 쓴 또 다른 秋思(추사)라는 제목의 오언율시(五言律诗)도 남아 있다. 여기서 기러기(雁)는 북쪽 시베리아 등지에서 살다가 겨울에 남쪽으로 날아오는 철새이다. 따라서 북에 고향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항상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불러오는 상징의 새로 비유된다. 秋思(추사) - 白居易(백거이) 夕照紅於燒(석조홍어소) 晴空碧勝藍(청공벽승람)獸形雲不一(수형운불일)弓勢月初三(궁세월초삼)雁思來天北(안사래천북)砧愁滿水南(침수만수남)..

2173 미트라기나 파르비폴리아

미트라기나 파르비폴리아 또한 2025년 4월에 신규 등록된 수종이다. 인도와 인도 차이나가 원산지인 이 열대 교목의 학명은 Mitragyna parvifolia (Roxb.) Korth.는 스코틀랜드 식물학자이던 William Roxburgh (1751~1815)가 1795년 다른 속으로 분류하여 명명하였던 것을 네덜란드 식물학자인 Pieter Willem Korthals (1807~1892)가 1839년 이 미트라기나속을 창설하면서 재명명한 것이다. 여기서 속명 Mitragyna는 천주교 주교의 모자 mitre의 Mitra와 암컷을 의미하는 gyne의 합성어이다. 이 꽃의 암술머리가 마치 bishop's mitre 즉 주교의 모자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종소명 parvifolia는 잎의 사이즈가 ..

讀李斯傳(독이사전) - 曹鄴(조업)

중국 전국시대 정치가인 이사(李斯,?—BC. 208)는 초나라 사람으로서 일찍이 순자(荀子)를 따라 제왕의 기술을 배웠고 이후 진나라에 들어가 육국의 군신들을 이간시켜 훗날 진시황(秦始皇帝, BC. 259~210)이 되는 진왕 영정의 천하 통일을 도왔다. 기원전 237년 영정이 진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온 인물들의 추방을 명령했을 때 자기도 추방 위기에 처하자 그 유명한 문장 간축객서를 써 올려 진왕 영정은 즉시 축객령을 취소하고 그를 복직시켜 후에 정위로 승진시켰다. 진나라가 육국을 통일한 후 이사는 황제 칭호 및 관련 제도의 확립에 참여하고 분봉제를 군현제로 대체하고 법률을 제정하여 도로와 문자 및 도량형 제도를 통일하여 나름 업적을 쌓았으나 사학을 금지하고 사서를 소각하여 큰 과오를 남겼다. 진..

2172 노니(NONI)와 파극천(巴戟天)은 속이 다른 수종이다.

노니(Noni)노니라는 이름으로 학명 Morinda citrifolia L.로 등록된 꼭두서니과 수종이 있다. 아마 2016년 이후 국내 등록된 이 수종은 중국 동남아시아 인도 등 아시아와 호주 등이 열대 지방이 원산지인 키가 1~5m까지 자라는 관목 또는 소교목인데 내한성이 영상 4도라서 국내 노지에서는 재배가 불가능하다. 게다가 이 수종에는 안트라퀴논 (Anthraquinone)이라는 다양한 천연 및 합성 유기 화합물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열매는 먹을 수는 있지만 특이한 역겨운 냄새가 있어 정 굶주릴 때가 아니라면 그냥 먹기에는 부적합하지만 현지에서는 전통적인 민간 약재로 오랫동안 써 왔으며 최근에는 건강 주스의 원료로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수종이다. 꽃과 열..

呼韻(호운) - 손곡(蓀谷) 이달(李達)

조선 중기 시인 손곡(蓀谷) 이달(李達, 1561~1618)이 젊었을 때 하곡(荷谷) 허봉(許篈)의 집에 갔는데 마침 하곡의 동생 교산(蛟山) 허균(許筠, 1569~1618)을 만났다. 허균은 이달을 곁눈질로 잠시 훑어 보고는 예의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시(詩)에 대해 제멋대로 이야기하니 형 하곡이 말하길 "시인이 이 자리에 와 있는데 너는 일찌기 이 사람의 이름을 들어보지도 못 했는가? 자네를 위해 시 한 편을 청해보리라" 하곡이 즉시 운을 부르자 이달이 곧 이에 응하여 절구 한 수를 지었다. 교산은 얼굴 빛을 고치고 깜짝 놀라 일어나서 허리를 굽혀 사죄하면서 자신의 오만함을 뉘우치고, 그에게 가르침을 청했다. 이 사건 이후 허균은 이달을 자신의 스승으로 섬기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내용은 조선 후기 ..

佛日庵贈因雲釋(불일암증인운석) - 손곡(蓀谷) 이달(李達)

조선 중기 시인 이달(李達, 1561~1618)은 충청도 홍주(홍성) 관기의 자식으로 태어난 서얼이었기에 천재적인 능력을 갖고 있었지만 평생 과거에 응시하지 못하고 전국을 떠돌며 시를 지으면서 70평생을 홀로 살다가 평양의 한 여관에서 쓸쓸하게 죽어간 사람이다. 그의 제자인 허균(許筠, 1569~1618)이 쓴 그의 일대기인 손곡산인전(蓀谷山人傳)이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에 수록되어 있다. 이달은 그 당시 시인인 최경창(崔慶昌), 백광훈(白光勳)과 함께 당나라 시에 정통한 삼당시인(三唐詩人)이라 일컬어지며 조선 중기 시풍을 송시(宋詩)에서 당시(唐詩)로 바꾸는데 큰 역할을 했던 사람이다. 허균의 홍길동전은 바로 서자 출신으로 출세가 어려웠던 스승 이달의 처지에 비애를 느끼고 쓴 것이라고 한다. 佛日庵贈..

Autumn Day(가을날) - Rainer Maria Rilke

오스트리아 출신 시인이자 소설가인 Rainer Maria Rilke(1875~1926)는 독일어로 쓴 시인 중에서 으뜸으로 평가 받는다. 죽은 딸을 잊지 못하던 어머니에 의하여 여자 이름을 갖게된 릴케는 1902년 8월 말 부인 Clara Westhoff와 어린 딸을 독일 뮌헨에 두고 파리로 가서 Jardin du Luxembourg(뤅상부르 정원) 가까운 작은 호텔에 숙소를 잡고 근대 조각의 시조이자 가장 위대한 조각가인 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 1840~1917)의 작업실에 4개월간 출근하며 그의 작품 과정을 관찰하게 된다. 그 결과 그는 로댕론(Rilke on Rodin)이라는 유명한 책을 발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1902년 9월 21일 저녁 혼자 파리에서 외롭게 보내던 시절 쓸..

THE ROSES XII - Rainer Maria Rilke

오스트리아 출신 시인이자 소설가인 Rainer Maria Rilke(1875~1926)는 독일어로 쓴 시인 중에서 으뜸으로 평가 받는다. 그는 사망 직전에 백혈병을 앓았다고 하지만 장미가시에 찔려 파상풍으로 사망하였다고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장미 마니아인 그는 수많은 장미 관련된 시를 남겼는데 그 중에 가시에 관련된 것이 있어서 소개한다. THE ROSES(장미) XII - Rainer Maria Rilke(라이너 마리아 릴케) Rose, who are you fightingwith those thorns?Did your fragile joy forcethis change to a hostile thing? 장미여 누구에 맛서려고그런 가시들을 가지게 되었는가?그대의 그 조그마한 기쁨이그대로 하여..

田園樂(전원락) 7수 중 6 - 王維(왕유)

중국 당(唐)나라 전성기에 대표적인 산수전원시인(山水田园诗人)으로 유명한 마힐거사(摩诘居士) 왕유(王維, 693~761)의 전원락(田園樂) 7수 중 그 6수를 소개한다. 그는 시 외에도 그림과 음악에도 상당한 조예가 있었다고 알려진 천재적인 인물이다. 게다가 신실한 불교 신자로서 그의 호도 불교 경전인 유마경의 주인공 유마힐거사(維摩詰居士)에서 왔으며 후세 사람들이 그를 두보나 이백의 시성(詩聖)이나 시선(詩仙)에 비유하여 시불(詩佛)이라고 칭송했다고 한다. 당나라 최고의 시인이자 음악가 그리고 남종화(南宗畵)의 창시자인 데다가 그 당시 장안의 최고의 미남자였던 그는 소꿉친구 아내에 대한 사랑이 매우 깊어 한 번 상처한 후 평생 독신으로 지낸 순정남(純情男)으로 유명하다. 여기서 宿雨(숙우)은 夜雨(..

登科后(등과후) - 孟郊(맹교)

오늘 우리 집 금목서가 그야말로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향기가 아주 짙은 노란 꽃을 피웠다. 확인해 보니 2014년 5월에 묘목을 사다가 화분에 심은 것인데 무려 11년의 기다림 끝에 이제서야 처음으로 꽃을 피운 것이다. 금목서(金木犀)는 금계(金桂)라고도 하며 중국에서는 달나라 계수나무가 바로 이 나무라는 것이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계화주(桂花酒) 계화병(桂花餠) 모두 이 꽃으로 하며 중국 유명한 관광지 계림(桂林)의 계수나무도 모두 이 나무이다. 내한성이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 노지월동 하기에는 조금 부족하여 화분에서 키워야 한다는 것이 아쉬움이다. 목서는 열매를 거의 맺지 않기 때문에 거의 모두 삽목으로 번식하는데 이렇게 개화까지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 겨울에는 적당한 저온 상태가 필요해 보이는..

踏莎行(답사행) 候舘梅殘(후관매잔) - 欧阳修(구양수)

양주동(梁柱東, 1903~1977)선생이 면학(勉學)의 서(書)라는 글에서 송인(宋人)의 시에서 인용하였다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다. 벌판 다한 곳이 청산인데(平蕪盡處是靑山)행인은 다시 청산 밖에 있네(行人更在靑山外) 그런데 문제는 북송 문학가 구양수(欧阳修, 1007~1072)가 1033년에 강남지역을 지나가면서 쓴 답사행(踏莎行)이란 사(詞)의 마지막 구절을 양주동선생이 인용한 것 같은데 시(詩)가 아닌 사(詞)이며 청산(靑山)이 아닌 춘산(春山)이며 무엇보다 그 내용이 전혀 엉뚱하다는 것이다. 원작자인 젊은 시절 구양수는 그냥 객사에서 이별한 여인과 단순하게 이별의 아쉬움을 노래한 것인데 여기에 양주동선생은 마지막 두 구절만 발췌하여 “학문은 아무리 해도 다함이 없으니 끊임없이 정진하라.”라는..

田園樂(전원락) 7수 중 4 - 王維(왕유)

중국 당(唐)나라 전성기에 대표적인 산수전원시인(山水田园诗人)으로 유명한 마힐거사(摩诘居士) 왕유(王維, 693~761)의 전원락(田園樂) 7수 중 그 6수를 소개한다. 그는 시 외에도 그림과 음악에도 상당한 조예가 있었다고 알려진 천재적인 인물이다. 게다가 신실한 불교 신자로서 그의 호도 불교 경전인 유마경의 주인공 유마힐거사(維摩詰居士)에서 왔으며 후세 사람들이 그를 두보나 이백의 시성(詩聖)이나 시선(詩仙)에 비유하여 시불(詩佛)이라고 칭송했다고 한다. 당나라 최고의 시인이자 음악가 그리고 남종화(南宗畵)의 창시자인 데다가 그 당시 장안의 최고의 미남자였던 그는 소꿉친구 아내에 대한 사랑이 매우 깊어 한 번 상처한 후 평생 독신으로 지낸 순정남(純情男)으로 유명하다. 여기서 萋萋(처처)는 초목이..

2171 하멜리아 파텐스 – 열매 아메리카 상록 관목

하멜리아 파텐스라는 국명에 학명 Hamelia patens Jacq.로 2025년에 신규 등록된 열대 수종이 있다. 키가 2~4m까지 자라는 이 관목의 학명은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비엔나에서 활동한 식물학자 Nikolaus Joseph Freiherr von Jacquin (1727~1817)가 1760년 이 속을 창설하면서 명명한 것이다. 속명은 프랑스의 유명한 식물 작가인 Henri Louis Duhamel du Monceau(1700~1782)의 이름에서 온 것이며 종소명 patens는 퍼진다는 뜻으로 수형을 말한다. 당초 직립으로 자라는 또 다른 종인 Hamelia erecta와 대비되는 특성이었기에 그렇게 이름을 붙였지만 최근에 와서 둘이 통합되는 바람에 그 취지가 무색하게 되었다. 워낙 꽃이 ..

추풍에 부치는 노래 – 노천명

가을 바람이 우수수 불어 옵니다신이 몰아오는 비인 마차 소리가 들립니다웬일입니까내 가슴이 써―늘하게 샅샅이 얼어 듭니다`인생은 짧다'고 실없이 옮겨 본 노릇이오늘 아침 이 말은 내 가슴에다화살처럼 와서 박혔습니다나는 아파서 몸을 추설 수가 없습니다황혼이 시시각각으로 다가섭니다하루하루가 금싸라기 같은 날들입니다어쩌면 청춘은 그렇게 아름다운 것이었습니까연인들이여 인색할 필요가 없습니다적은 듯이 지나 버리는 생의 언덕에서아름다운 꽃밭을 그대 만나거든마음대로 앉아 노니다 가시오남이야 뭐라든 상관할 것이 아닙니다하고 싶은 일이 있거든 밤을 도와 하게 하시오총기(聰氣)는 늘 지니어지는 것이 아닙니다나의 금싸라기 같은 날들이 하루하루 없어집니다이것을 잠가 둘 상아 궤짝도 아무것도내가 알지 못합니다낙엽이 내 창을 두드..

2170 도미니카쿠바놀라 – 도미니카 공화국 특산 수종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 2025년 4월 학명 Cubanola domingensis (Britton) Aiello로 신규 등록된 도미니카쿠바놀라는 이름 그대로 도미니카 공화국의 특산 수종이다. 1979년 미국 식물학자 Annette A. Aiello (1941~ )에 의하여 창설되어 명명된 쿠바놀라속은 전 세계에서 오직 쿠바와 그 인근인 Hispaniola섬에서만 자생하는 2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속명은 Cubanola는 쿠바와 이스파니올라의 라틴 이름 La Española의 합성어 즉 Cuba + nola인 것이다. 종소명 domingensis는 도미니카 공화국의 수도인 산토 토밍고(Santo Domingo)에서 온 것이다. 그러니까 쿠바놀라속의 두 종 중 한 종은 이스파니올라섬 오른 쪽에 있는..

2169 벵갈커피나무 – 디카페인 커피나무

우리가 즐겨 마시는 커피는 주로 아프리카 동부 원산의 커피나무 즉 Coffea arabica와 아프리카 서부 원산의 로부스타 커피나무로 불리는 Coffea canephora 두 종이지만 실제로 꼭두서니과 커피나무속은 전 세계에 아프리카를 비롯하여 열대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에 걸쳐 모두 무려 133종이나 분포한다. 이 중에서 사람들이 마시는 커피의 생산은 앞에서 언급한 두 종이 거의 다를 차지하여 아라비카 커피의 점유율이 80~60%에 달하고 로부스타 커피는 그 나머지 20~4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다른 종들은 마시는 차로는 거의 이용되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사실 서양에서는 꼭두서니과를 커피나무과 즉 coffee family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물론 꼭두서니과의 학명 Rubiaceae는 꼭..

2168 카투나레감 토멘토사 – 털산석류

카투나레감 토멘토사라는 어려운 이름으로 2025년 4월에 국내 신규 등록된 또 다른 꼭두서니과 수종이 있다. 카투나레감속은 동유럽에 살았던 독일계 식물학자인 Nathanael Matthaeus von Wolf(1724~1784)가 1776년 창설한 속으로 전 세계에 열대 아프리카와 열대 및 아열대 아시아에만 14종이 분포한다. 모식종인 Catunaregam spinosa는 인도와 동남아 그리고 중국이 원산지인데 중국에서는 산석류(山石榴)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그 열매가 석류를 닮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속명 Catunaregam도 인도 타밀어로 숲이라는 뜻의 kātu와 만다린 오랜지를 뜻하는 nārangkam의 합성어라고 한다. 국내 등록된 카투나레감 토멘토사의 학명 Catunaregam tomentos..

田園樂(전원락) 7수 중 5 - 王維(왕유)

중국 당(唐)나라 전성기에 맹호연(孟浩然, 689~740)과 더불어 대표적인 산수전원시인(山水田园诗人)으로 유명한 마힐거사(摩诘居士) 왕유(王維, 693~761)의 전원락(田園樂) 7수 중 그 5수를 소개한다. 그는 시 외에도 그림과 음악에도 상당한 조예가 있었다고 알려진 천재적인 인물이다. 게다가 신실한 불교 신자로서 그의 호도 불교 경전인 유마경의 주인공 유마힐거사(維摩詰居士)에서 왔으며 후세 사람들이 그를 두보나 이백의 시성(詩聖)이나 시선(詩仙)에 비유하여 시불(詩佛)이라고 칭송했다고 한다. 당나라 최고의 시인이자 음악가 그리고 남종화(南宗畵)의 창시자인 데다가 그 당시 장안의 최고의 미남자였던 그는 소꿉친구 아내에 대한 사랑이 매우 깊어 한 번 상처한 후 평생 독신으로 지낸 순정남(純情男)이라고..

2167 벵카라 데파우페라타

용담목 꿀풀과에는 벵카라 데파우페라타라는 가시 있는 관목이 극히 최근인 2025년 4월에 국내 새롭게 등록되었다. 프랑스 식물학자 Michel Adanson (1727~1806)이 1763년 창설한 이 벵카라속은 전 세계에서 아시아 열대와 아열대 지역에만 19종이 분포하는데 이 벵카라 데파우페라타라는 중국과 베트남이 원산지이다. 이 수종은 당초에는 프랑스 식물학자인 Emmanuel Drake del Castillo(1855~1904)에 의하여 Randia속으로 분류되어 1895년 학명이 명명되었으나 곧이어 스리랑카 식물학자인 Deva Duttun Tirvengadum에 의하여 1983년 Fagerlindia속으로 재명명된 학명 Fagerlindia depauperata를 최근까지 사용하였다. 그러나 현재..

閑中雜詠(한중잡영) - 석원감(釋圓鑑)

고려시대 승려 충지(冲止, 1226∼1293)가 쓴 閑中雜詠(한중잡영)이라는 오언절구 시이다. 무신정권 아래 과거에 장원 급제하여 문한직(文翰職)을 역임하다가 29세에 출가하여 승려가 된 사람으로서 나중에 보조국사 지눌이 1188년 창건한 불교 결사단체인 수선사(禪源社)의 제6세 사주가 되었으며 나중에 그가 입적하자 충렬왕은 그에게 원감국사(圓鑑國師)라는 시호를 내렸다고 한다. 이 시는 조선 전기 문신인 서거정(徐居正, 1420~1488) 등이 왕명으로 우리나라 역대 시문을 모아 1478년에 편찬한 시문 선집인 동문선(東文選)에 수록되어 있는 내용이다. 閑中雜詠한중잡영 - 원감충지(圓鑑沖止) 捲箔引山色(권박인산색)連筒分澗聲(연통분간성)終朝少人到(종조소인도)杜宇自呼名(두우자호명) 발을 걷어 올려 산빛을 ..

東湖泛舟(동호범주) – 정초부(鄭樵夫)

기생 출신 시인이 있다는 것은 익히 알았어도 엄격한 신분사회인 조선시대에 노비출신으로 매우 유명한 시인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흔치 않다. 현재 경기도 양평군으로 이름이 바뀐 양근군 수청리에 살던 여참판댁 노비였는데 훌륭한 주인을 만나 나무하고 남는 시간에 틈틈이 공부하여 한시를 지었다고 한다. 그 시들이 얼마나 좋았던지 남한강 건너 편에 살던 다산 정약용(丁若鏞, 1762~1836)선생도 인정하여 그의 시를 자신의 시와 함께 엮어 다산시령(茶山詩零)을 발간하였다고 한다. 나무꾼을 지칭하는 한자어 초부(樵夫 )를 필명으로 한 정초부(鄭樵夫, 1714~1789)선생은 나중에 주인이 노비문서를 불태워 양인이 되었다고 한다. 면천 후에는 강 건너편 현재 양평군 두물머리 인근 양근군 월계리에 살았는데 거기에 현재 ..

回鄉偶書(회향우서) - 賀知章(하지장)

당나라 시인 하지장(贺知章, 659~744)이 말년인 86세에 관직에서 물러나 고향인 현재 중국 절강성 항주로 돌아가서 지은 칠언절구 시이다. 여기서 빈모(鬢毛) 귀밑머리 즉 순수 우리말 살쩍을 의미하며 消磨(소마)는 닮아서 없어짐을 뜻한다. 경호(鏡湖)는 절강성 소흥시 회계산록에 있는 호수를 말한다. 글쎄 고향이 항주시(杭州市) 소산구(萧山区)라는데 경호는 인근 소흥시(绍兴市)에 있다니 약간 거리감은 있지만 아마 과거에 자주 들렸던 호수인 것으로 보인다. 少小離家老大回(소소이가로대회)鄉音無改鬢毛衰(향음무개빈모쇠)。兒童相見不相識(아동상견불상식)笑問客從何處來(소문객종하처래)。 어려서 집을 떠났다가 늙어서 돌아오니 고향 말투 그대로인데 살쩍만 세었구나.동네 아이들이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서 웃으며 손님은 ..

2166 금송 – 노랗지도 않는데 왜 금송인가?

학명 Sciadopitys verticillata로 표기하는 금송(金松)이라고 부르는 침엽수가 있다. 대개 식물 이름에 금(金) 자가 붙으면 꽃이나 잎 등의 색상이 황금색인 경우인데 이 수종은 그렇지가 않다. 일부 사람들이 잎이 처음 나올 때 살짝 노란색을 띤 연두색인 경우가 있고 잎 뒷면이 담황색이고 줄기가 황갈색이라고 말하지만 어느 것 하나 선명하지 않아서 그것 때문에 황금색 소나무라고 부른다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실제로 최근에 주변에서 많이 보이는 잎이 노란 소나무의 원예품종인 학명 Pinus densiflora 'Aurea'인 황금소나무에 비하면 금송의 잎은 노랗다고 말할 수 없다. 따라서 결코 꽃이나 잎이 황금색이 아닌데도 금송(金松)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궁금하다. 게다가 이 수종은 과거 ..

照鏡見白髮(조경견백발) – 張九齡(장구령)

照鏡見白髮(조경견백발) – 張九齡(장구령) 宿昔靑雲志(숙석청운지) 蹉跎白髮年(차타백발년) 誰知明鏡裏(수지명경리)形影自相憐(형영자상련) 한 때는 청운의 꿈을 품었었건만 어느 새 백발노인 다 되어버렸네.그 누가 알았겠는가 거울 속에서 몸과 그림자 서로 가여워할 줄을. 이 시는 중국 당나라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당현종(재위 712~756) 시기 재상을 지낸 장구령(張九齡, 673~740)이 간신 이림보(李林甫)의 모함으로 파직된 후인 736년에 현실을 개탄하면서 참담한 심경을 읊은 시이다. 실제로 당나라는 그와 같은 청렴한 재상들이 파직된 후에 안사의 난을 맞으며 개원성세(开元盛世)가 막을 내리고 퇴보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2165 필리핀티크나무

필리핀 특산 멸종 위기의 티크나무 수종이 있다. 이 수종은 1841년 영국의 유명한 식물채집가인 Hugh Cuming(1791~1865)에 의하여 표본이 채집된 것을 영국의 식물학자인 George Bentham(1800~1884)과 Joseph Dalton Hooker(1817~1911)가 1876년 Tectona philippinensis라는 학명을 붙인다. 하지만 제대로 출판되지 못하여 나중인 1910년에 미국 식물학자인 Elmer Drew Merrill(1876~1956)이 발표하게 된다. 그래서 후자를 정식 학명으로 인정해야 함에도 국내는 전자로 등록되어 있다. 여하튼 필리핀 일부 지역에서만 자생하는 이 수종은 티크나무보다 사이즈가 약간 작다고 하지만 여전히 키가 15m 이상으로 자라므로 우리 눈..

꿀풀과/꿀풀과 2025.09.17

2164 티크나무 – 최고급 목재수 중 하나

우리는 오래 전부터 티크라는 이름의 단단하고 무늬가 아름다운 고급 목재에 대하여 주변에서 많이 보고 들어 왔다. 바로 그 티크목재가 생산되는 나무 티크나무에 대하여 파악해 본다. 티크나무속은 인도와 인도차이나반도 그리고 필리핀 등 열대 아시아를 중심으로 전 세계 3종만 분포하는데 오늘 다룰 수종은 인도와 인도차이나반도가 원산지로서 학명 Tectona grandis L.f.인 티크나무속의 모식종 티크나무이다. 이 학명은 아들 린네가 1782년 속을 창설하면서 명명한 것으로 속명 Tectona는 원산지인 인도 타밀지역에서 부르는 이름 tekku에서 유래한 것이며 종소명 grandis는 크고 웅장하다는 뜻으로 키가 40m까지 자라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서양에서는 이 수종을 일반적으로 teak 즉 티크라고 ..

꿀풀과/꿀풀과 2025.09.16

2163 필리핀그멜리나

꿀풀과 그멜리아속 수종으로 또 하나 등록된 소교목이 있는데 그 학명 Gmelina philippensis Cham.은 독일 시인이자 식물학자인 Adelbert von Chamisso(1781~1838)가 1832년 명명한 것으로 종소명은 표본을 필리핀에서 채집하였기 때문이다. 등록명 : 필리핀그멜리나학 명 : Gmelina philippensis Cham.분 류 : 꿀풀과 그멜리나속 상록 관목 소교목원산지 :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수 고 : 4.5m내한성 : 영하 6도

꿀풀과/꿀풀과 2025.09.12

2162 아르보레아그멜리나 - 개오동을 닮은 열매 교목

극히 최근인 2025. 4. 21에 꿀풀과에 아르보레아그멜리나라는 국명으로 새로이 등록된 수종이 있다. 인도와 동남아시아 그리고 중국 남부가 원산지인 열대성 교목인데 이 수종의 학명 Gmelina arborea Roxb. ex Sm.는 인도에서 오랫동안 일했던 스코틀랜드 의사이자 식물학자인 William Roxburgh(1751~1815)가 명명하였던 것을 영국 식물학자인 James Edward Smith(1759–1828)가 1810년에 발표한 것이다. 여기서 종소명 arborea는 큰 나무라는 뜻이다. 1753년 린네가 식물분류학을 창설하면서 명명한 모식종은 관목이지만 이 수종은 키가 15m까지도 자라는 교목이기 때문이다. 전세계 열대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에 분포하는 32종으로 구성된 그멜리나속명..

꿀풀과/꿀풀과 2025.09.11

2161 레오노티스 오키미폴리아

꿀풀과 레오노티스속은 전세계 9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부분이 아프리카에 분포하고 단 한 종만 인도에도 분포한다. 우리나라에는 앞에서 다룬 레오노티스 레오누루스와 이번에 알아 볼 레오노티스 오키미폴리아 두 종이 등록되어 있다. 이 종도 아프리카에서 자생하는 관목으로서 현지에서는 독성이 있는 물질을 잘못 먹거나 뱀에 물렸을 때 설사가 나게 하거나 토하게 하는 약으로 사용되어 왔다고 한다. 종소명 ocymifolia는 이 수종의 잎이 바질 즉 Ocimum basilicum의 잎을 닮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등록명 : 레오노티스 오키미폴리아학 명 : Leonotis ocymifolia (Burm.f.) Iwarsson분 류 : 꿀풀과 레오노티스속 관목원산지 : 아프리카수 고 : 1~5m용 도..

꿀풀과/꿀풀과 2025.09.10

2160 레오노티스 레오누루스 – 대마와 유사한 마리화나 성분이 포함된 식물

레오노티스 레오누루스라는 이름으로 등록된 남아공 원산의 관목이 있다. 그 꽃은 아름답지만 대마초와 유사한 마리화나 성분이 있어 일부 국가에서 소지나 유통을 금지시키고 있는 식물인데 이를 영어로 wild dagga 또는 lion's ear라고 한다. Dagga는 아프리카에서 마리화나 유사한 식물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 수종의 학명은 Leonotis leonurus인데 속명 Leonotis는 사자의 귀라는 뜻이고 종소명 leonurus는 사자의 꼬리라는 뜻으로 전반적으로 사자를 닮았다고 붙인 이름이다. 글쎄 어떤 목적으로 국내 도입되어 등록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량으로 재배할 경우 양귀비나 대마초같이 법에 의한 조치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내한성이 약하므로 중부지방에서는 온실에서 재배하여야 한다..

꿀풀과/꿀풀과 2025.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