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사과나무라는 용어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사전에도 오르지 못한 최근에 사용된 생소한 용어이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의미를 인식하고 있다. 즉 과수용 열매가 달리는 사과나무가 아닌 꽃을 보기 위하여 관상용으로 재배하는 사과나무를 말한다. 이런 용례는 꽃매화나 꽃복숭아 꽃자두 등에서도 보인다. 중국에서는 식용 사과나무를 평과(苹果)라 하고 작은 열매가 달리는 사과나무를 해당(海棠)이라고 하는데 이게 바로 꽃사과나무인 것이다. 서양에서도 orchard apple에 대립하는 개념으로 이를 crab apple이라고 부른다. 작은 데다가 맛도 시고 때로는 쓰거나 떫어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게(crab)에 비유한 것인지 하여튼 17세기부터 쓴 말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 꽃이 아름다운 수종들은 보다 구체적으로 flowering crab apple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꽃사과나무란 과수용 사과나무가 아닌 야광나무 아그배나무 xx꽃사과나무 등 거의 모든 사과나무를 통칭하는 의미라고 보면 될 듯하다. 그 중간쯤인 능금나무는 과거에는 식용 사과이었겠지만 지금은 꽃사과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실제로 우리나라에는 꽃사과라는 이름을 가진 사과나무 수종이 많아 무려 9종이나 등록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그냥 꽃사과나무라는 이름을 가진 특정 수종이 있다. 그게 바로 학명 Malus × floribunda로 표기하는 수종인데 도대체 얼마나 중요한 의미가 있길래 우리나라서 이런 이름을 이 수종에다가 붙였는지 매우 궁금하다.
이제까지 살펴 본 사과나무 수종들은 중국이 원산지이고 가끔 우리나라도 원산지 중 하나였는데 이 수종은 특이하게도 원산지가 중국이 아닌 일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마치 원종인 것처럼 학명을 Malus floribunda라고 등록되어 있지만 국제적으로는 교잡종임을 나타내는 학명 Malus × floribunda로 표기한다. 왜냐하면 이 수종은 야광나무와 아그배나무의 교잡종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야광나무와 아그배나무 둘 다 한중 양국에서는 자생하지만 일본에는 아그배나무만 자생하고 야광나무는 자생하지 않는다. 일본에는 그대신에 이름이 비슷한 털야광나무가 자생하는데 학명 Malus mandshurica인 털야광나무는 학명 Malus bacca인 야광나무와는 전혀 다른 수종이다. 그래서 일부에서 자기들이 에조노코린고(エゾノコリンゴ, 蝦夷小林檎)라고 부르는 털야광나무와 아그배나무의 교잡종이라고도 말하지만 공식적으로는 이 수종이 자기들 자생종이라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이 교잡종이 발견된 곳은 분명 일본이라고 한다. 이를 처음 발견한 서양인은 일본에 와서 오랫동안 머물렀던 독일 식물학자인 필리프 프란츠 폰 지볼트(Philipp Franz von Siebold, 1796~1866)이다. 그는 일본 나가사키에 있는 인공섬인 데지마에 1823년부터 거류하면서 식물 탐사와 채집 그리고 의술을 전수하다가 1829년 추방되었다가 1859년 재입국하여 1862년까지 머물렀던 사람이다. 지볼트가 정확하게 언제 이 수종을 발견하여 서양으로 반출하였는지는 모르지만 그가 이 수종의 꽃이 매우 풍성하게 수많은 꽃이 한꺼번에 핀다고 학명을 Malus × floribunda라고 명명한 것을 벨기에 원예가인 Louis Benoît van Houtte (1810~1876)가 발표한 시기가 1865년이므로 그 이전인 1862년쯤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렇게 하여 유럽에 상륙한 이 수종은 단번에 유럽인들의 눈길을 사로잡게 된다. 나무 전체를 휘덮는 이 수종의 만개한 꽃 모습을 보고서 모두가 감탄을 자아내며 단연 가장 아름다운 최고의 꽃사과나무라고 말했다. 바로 이 수종의 등장으로 조금 먼저 유럽에 도입되었던 중국에서 해당화(海棠花)로 불리는 중국꽃사과나무나 중국에서 해당4품으로 칭송되는 서부해당(西府海棠)의 인기가 압도되어 버린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서양 원예계의 사정을 잘알고 있는 누군가에 의하여 국내서 이 수종에다가 꽃사과나무의 대표격인 그냥 꽃사과나무라는 명칭을 부여한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왜냐하면 이 수종은 중국과 우리나라에는 처음부터 없었고 일본에서도 나타나자마자 지볼트가 서양으로 가져간 이후 일본에서는 실전(失傳)되었기에 현재 일본에서 가끔 보이는 것은 서양에서 역수입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산지라는 일본에서도 이 수종에 대한 정보가 거의 전무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아직도 수많은 정원에 심어져 있는 나무가 바로 이 꽃사과나무인 것이다.
일본에서는 이 수종을 카이도우즈미(カイドウズミ) 라고 즉 해당산실(海棠酸実)이라고 부르는데 해당은 꽃사과나무라는 의미로 보면 되겠고 산실(酸実)은 즈미(ズミ)라고 아그배나무가 신맛이 난다고 일본에서 부르는 이름이다. 그래서 초창기에는 국내서 이를 꽃아그배나무라고도 불렀다. 중국에서는 당연히 과거에는 이름이 없었고 최근에 이 수종이 도입되자 다화해당(多花海棠)이라고 학명 Malus × floribunda를 의역하여 부른다. 영어권에서는 이 수종을 일본에서 발견하였다고 Japanese flowering crabapple라고 하거나 아예 꽃이 매우 볼만하다고 showy crabapple이라고도 부른다. 우리 동양에서는 매화(梅)와 행앵도리(杏櫻桃李)에다가 배꽃(梨花)까지 기라성(綺羅星) 같은 봄꽃나무들이 있어 사과나무꽃이 제아무리 아름답기로서니 감히 봄꽃 중 최고라고 칭송하지는 않는다. 물론 수사해당이나 서부해당화가 매우 아름답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다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꽃사과나무가 행앵도리 등 동양 전통의 봄꽃나무와 목련 그리고 산딸나무 등을 제치고 단연 최고의 인기 정원수라고 한다. 그 꽃사과나무의 중심에는 바로 이 Malus × floribunda 즉 꽃사과나무가 있는 것이다. 물론 최근에는 다양한 꽃사과나무 원예품종들에게 밀렸지만 그래도 수사해당과 더불어 오랫 동안 꽃사과나무 중 최고의 인기수종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서양에서는 인기가 높다고 하더라도 우리 동양인들에게는 매우 생소한 이 수종에다가 우리나라에서 꽃사과나무라는 국명을 붙인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더구나 얼마 전까지는 벚잎꽃사과나무 즉 Malus prunifolia를 꽃사과(나무)라고 불렀고 학명 Malus × floribunda인 이 수종은 꽃아그배나무라고 불렀으면서도 말이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 식물명은 언제 어떻게 또 바뀔지 모르므로 항상 식물은 학명을 기준으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등록명 : 꽃사과나무
과거명 : 꽃아그배나무
학 명 : Malus × floribunda Siebold ex Van Houtte
분 류 : 장미과 사과나무속 낙엽 소교목
원산지 : 일본 야광나무와 아그배나무의 교잡종으로 추정
일본명 : 카이도우즈미(カイドウズミ) = 해당산실(海棠酸実)
영어명 : Japanese flowering crabapple, showy crabapple
중국명 : 다화해당(多花海棠)
수 고 : 4.5~6.5(10)m
수 형 : 넓게 전개 6~9m
줄 기 : 초기 모 조락 신년지 갈색 성장하면서 아래로 처짐
잎크기 : 4~8cm
잎모양 : 타원형 난형 기부설형 선단점첨 변연 세거치
잎면모 : 상면무모 하면 백모
잎결각 : 가끔 긴 가지에 3~5개의 결각이 나타남
잎자루 : 1.5~2.5cm 모
꽃차례 : 4~7송이 산형화서, 화엽 동시개방
꽃크기 : 2.5~3cm 지름
꽃향기 : 달콤함
꽃자루 : 자색 모
꽃받침 : 열편이 악통보다 김
꽃색상 : 암적색 꽃망울, 연분홍색에서 백색으로 변함
수 술 : 다수
암 술 : 5
개화기 : 4~5월
열 매 : 구형 6~9mm 지름 악편 탈락 황색 또는 적색을 띰
특 징 : 병충해에 강함
용 도 : 관상수, 열매 식용(잼)
내한성 : 영하 34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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