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개나무라는 이름을 가진 우리 자생종 교목이 있는데 속리산 인근 충청북도와 그 남쪽 경상북도에서 주로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서는 1923년 정태현박사가 최초 발견하여 이를 토대로 우리나라 특산 식물로 파악하여 일본 식물학자 나카이 다케노신(中井猛之進, 1882~1952)이 망개나무속으로 분류한 학명 Berchemiella koreana Nakai를 1936년 발표하게 된다. 한자명을 조선구아차(朝鮮勾儿茶)라고 하였으며 1943년 정태현박사가 조선삼림식물도설에서 국명을 망개나무라고 하여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그런데 정태현선생은 같은 도감에서 망개나무라는 이름은 덩굴식물인 청미래덩굴이나 소교목인 까마귀베개의 이명으로 불린다고도 기록했다. 우리에게 이들 세 종이 어떤 공통점이 있으며 도대체 그 어원이 무엇인지에 대한 숙제를 남기고서 말이다. 그리고 선생은 망개나무의 이명으로 살배나무 메답싸리 멥대싸리 모이대싸리 등도 기록했다.
한편 일본의 대표적인 식물학자인 마키노 토미타로(牧野 富太郎, 1862~1957)가 1884년 시코쿠(四国) 고지현(高知県) 요코구라산(横倉山)에서 신종을 발견하여 당초에는 까마귀베개속으로 분류한 학명 Rhamnella berchemiifolia Makino를 1898년 발표한다. 이를 일본에서는 그 자생지명을 붙여서 요코구라노키(ヨコグラノキ) 즉 횡창목(横倉木)이라고 부른다. 이 종을 나카이가 망개나무속으로 재분류하여 1923년 학명 Berchemiella berchemiifolia (Makino) Nakai를 발표하였는데 뒤이어 또 다른 일본 식물학자인 고이즈미 겐이치 (小泉源一, 1883~1953) 교토대교수가 먹넌출속으로 분류한 학명 Berchemia berchemiifolia (Makino) Koidz.를 1925년 발표했는데 이 학명이 널리 인정을 받는다. 그런데 이 일본종과 우리나라서 발견된 종이 같은 종임이 밝혀져 선순위인 일본종에 통합되어 버렸다. 그래서 국내서는 오랫동안 이 학명 Berchemia berchemiifolia로 표기하되 속명은 망개나무속이라고 했다. 1980년 이창복선생의 대한식물도감에서 그렇게 했고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도 최근까지도 먹넌출과 함께 같은 Berchemia속으로 분류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나카이가 처음 주장한 망개나무속이 타당하다고 인정을 받자 세계 추세에 맞추어 학명을 Berchemiella berchemiifolia (Makino) Nakai로 변경하여 등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일본종은 당초 까마귀베개속으로 시작하였다가 먹넌출속으로 변경되고 다시 망개나무속으로 재변경되었다는 말이고 우리 자생종은 당초 망개나무속으로 명명되었다가 일본종에 통합되어 먹넌출속으로 분류되다가 다시 망개나무속으로 복귀하였으나 종소명은 과거와는 다른 일본종의 것을 사용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만큼 이들 세 종이 서로 매우 비슷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학명 Berchemiella berchemiifolia는 속명과 종소명 모두 먹넌출속명 Berchemia에서 온 말인데 나카이가 1923년 창설한 속명 Berchemiella는 먹넌출속명 Berchemia의 diminutive 즉 왜소형이라는 뜻인데 글쎄 뭐가 구체적으로 먹넌출속보다 작다는 것인지 아리송하지만 그래도 꽃차례가 아닐까 한다. 여하튼 그래서 중국에서는 이 속을 소구아차(小勾兒茶)속이라고 하여 먹넌출속의 구아차(勾兒茶)속과 대비되는 이름으로 부른다. 종소명 berchemiifolia는 먹넌출속의 잎을 닮았다는 뜻인데 글쎄 정말 잎이 닮았나? 이 또한 선뜻 와닿지는 않는다. 그러니까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갈매나무과에서 이와 비슷한 속명이 또 있는데 그게 바로 갈매나무속 즉 Rhamnus와 그 왜소형이라는 까마귀베개속 즉 Rhamnella이다. 여기서도 아무래도 꽃과 열매 그 자체 또는 꽃차례일 것으로 보이지만 뚜렷하게 작은지 느낌이 오지는 않는다. 간단하게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학 명 | 속 명 | 중국속명 | 학명 명명사유 |
Rhamnus | 갈매나무속 | 서리(鼠李) | 가시있는 관목 |
Rhamnella | 까마귀베개속 | 묘유(猫乳) | 갈매나무속 왜소형 |
Berchemia | 먹넌출속 | 구아차(勾儿茶) | 스위스 사람 이름 |
Berchemiella | 망개나무속 | 소구아차(小勾儿茶) | 먹넌출속 왜소형 |




망개나무와 먹넌출의 차이점은 일단 망개나무는 일본에서는 관목 형태도 있다지만 국내에서는 소교목 수준을 넘어 교목에 가깝게 크게 자라지만 먹넌출은 덩굴식물이라는 점에서 확연하게 구분이 된다. 그리고 먹넌출은 원추화서인 경우가 많지만 망개나무는 총상화서이라서 단출하며 특히 망개나무는 꽃받침 내면 중륵에 특이하게 부리(喙)형 돌기가 있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그리고 꽃의 화반(花盤)이 5변형인데 결실기에도 자라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매우 작게 보이며 망개나무 열매는 1실 1종자이지만 먹넌출을 1~2실 1~2종자이라서 구분된다. 그리고 잎차례는 둘 다 호생이지만 망개나무는 한 장씩 또는 두 장씩 어긋나지만 먹넌출은 한 장씩 어긋나기 한다.








문제는 우리 이름 망개나무의 어원인데 그 유래를 감도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이명들인 살배나무 메답싸리 멥대싸리 모이대싸리 등도 생뚱맞기만 하다. 이렇게 큰 나무를 대개 관목을 지칭하는 싸리라고 부르다니 적응이 안된다. 그리고 청미래나무와 망개나무의 공통점이 있다면 샛빨간 열매의 색상인데 까마귀베개도 나중에 검게 변하기는 하지만 도중에 열매가 빨갛게 변한다. 그리고 청미래덩굴의 열매를 명감이나 맹감이라고 부르며 새콤달콤한 맛이나므로 아이들이 먹는다고 하는데 이 망개나무의 열매는 어떤 맛인지 그리고 식용은 가능한지 모르겠다. 여하튼 작고 빨간 열매를 맹감이라고 하다가 어떻게 변하여 망개나무가 된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일각에서는 수피가 마치 어망 같다고 거기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는데 글쎄 이 설 또한 청미래덩굴에 와서는 막힌다. 여하튼 망개나무속은 한일에서 자생하는 망개나무와 중국에서 자생하는 운남망개나무와 윌슨망개나무 두 종을 포함 전 세계 3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분포세가 강하지 못하여 대부분 멸종위기종이거나 그 언저리에 있어 결코 그리 흔한 종은 아니다. 중부지방에서는 자연에서 보기는 어렵지만 한택수목원이나 홍릉수목원 또는 춘천 제이드가든 등에 가면 얼마든지 볼 수 있다.






등록명 : 망개나무
이 명 : 살배나무 메답싸리 멥대싸리 모이대싸리
학 명 : Berchemiella berchemiifolia (Makino) Nakai
이 명 : Berchemia berchemiifolia (Makino) Koidz.
이 명 : Berchemiella koreana Nakai
분 류 : 갈매나무과 망개나무속 낙엽 소교목 교목
원산지 : 자생종, 일본
일본명 : 요코구라노키(ヨコグラノキ) 횡창목(横倉木)
중국명 : 일본소구아차(日本小勾兒茶)
수 고 : 3~15m
수 형 : 직립
줄 기 : 수피 회흑색 콜크질 불규칙 세로 피목 약지 적갈색 무모 피목
엽 흔 : 융기
잎자루 : 0.6~1cm 무모
엽 편 : 호생 박지질
잎모양 : 장타원형 도란상 장타원형 예첨두 무모 원저
잎색상 : 상면 녹색 황색 하면 분백색 잎맥 현저
잎면모 : 상면 무모 하면 무모 혹 맥액 모
잎크기 : 6~12 x 3~5cm
잎거치 : 전연 파상거치
잎면맥 : 측맥 7~8쌍
탁 엽 : 무
꽃차례 : 취산화서 총상화서 지단 엽액 양성화
꽃자루 : 2~4mm, 무모
꽃크기 : 지름 3~3.5mm
꽃색상 : 황색 황록색
꽃부리 : 지름 0.3cm
수 술 : 5
화 주 : 작은 오목형 2렬
열 매 : 핵과 녹색 황색 적색 암적색, 장타원형 0.7~0.8 x 0.7cm
개화기 : 6월
용 도 : 관상용
내한성 : 우리나라 중부지방 노지 월동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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