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넌출은 우리나라에서는 안면도와 그 인근지역에서만 발견되는 덩굴성 관목으로서 길이 5~10m까지 때로는 그 이상으로도 길게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수종은 맨 처음 히말라야 인근 식물을 탐사하던 덴마크 출신 식물학자로서 동인도회사에서 운영하던 인도의 캘커타식물원장으로 오랫동안 재임하였던 Nathaniel Wallich (1786-1854)가 1821년 네팔에서 발견하여 1824년 대추나무속으로 분류한 학명 Ziziphus floribunda Wall.를 발표하였던 것을 2년 후에 프랑스 식물학자인 Adolphe-Théodore Brongniart (1801~1876)가 먹넌출속으로 변경하여 현재의 학명 Berchemia floribunda (Wall.) Brongn.를 1826년 재명명한 것이다. 월리치가 붙인 종소명 floribunda는 꽃이 많이 핀다는 뜻인데 단생 또는 2~8송이씩 모여서 취산화서로 꽃이 피는 대추나무에 비하면 여러 송이가 취산 원추화서 또는 취산 총상화서로 피는 이 수종의 꽃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독일 식물학자인 Nöel Martin Joseph de Necker (1730~1793)가 1825년에 창설한 속명 Berchemia는 네덜란드계 스위스인 자연주의자이자 광물학자인 Jacob Pierre Berthoud van Berchem (1763~1832)의 이름에서 온 것이다.
이 덩굴식물이 히말라야 인근 인도와 동남아시아 외에도 중국과 우리나라에서도 나중에 발견된다. 먹넌출을 다화구아차(多花勾儿茶)라고 부르는 중국에서는 이 수종이 섬서성과 하남성 이하 모두 17개 성에서 매우 광범위하게 자생하기에 그만큼 각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들도 매우 다양한데 그 중에는 황선등(黃鱔藤) 사등(蛇藤) 우비권(牛鼻圈) 흑룡찬근(黑龍串筋) 흑관음(黑觀音) 창자시(槍子柴) 노서시(老鼠屎)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렇게 장황하게 중국 별명들을 나열하는 것은 우리 이름인 먹넌출과 또 다른 종인 청사조의 유래를 찾아보기 위함이다. 중국 정명인 구아차(勾儿茶)는 1971년 출간된 섬서중초약(陕西中草药)에서 처음 사용한 이름인데 글쎄 오래 전부터 부르던 이름도 아닌데 중국에서도 그 유래를 시원하게 설명하지는 못한다. 구아(勾儿)란 현재 중국에서 √ 즉 체크 기호를 뜻하는데 도대체 구아차가 무슨 이유에서 붙인 이름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다만 청열이습(清热利湿) 활혈소종(活血消肿) 청열해독(清热解毒)에 효능이 있는 약차로 마시기 때문에 차라고 불린다고만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그 줄기와 뿌리가 만곡구상(弯曲勾状) 즉 휘어져 갈고리 모양으로 자라기 때문에 붙여졌을 가능성이 높다. 황선등(黃鱔藤)은 그 줄기가 뱀장어를 닮은 민물고기인 드렁허리를 닮았다고 붙은 이름이고 우비권(牛鼻圈)은 줄기로 쇠코뚜레를 만들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고 흑관음 흑룡찬근 등은 열매나 줄기의 색상이 검기 때문이며 창자시(槍子柴)와 노서시(老鼠屎)는 검은 열매가 마치 총알(槍子)이나 쥐(老鼠) 똥(屎)을 닮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등(蛇藤)은 줄기가 마치 뱀같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니 이제는 우리 이름의 유래가 감이 잡힌다. 먹넌출을 먹은 흑(黑)색을 말하고 넌출은 등(藤) 즉 덩굴과 같은 의미이므로 검은 덩굴식물이라는 뜻이며 청사조(靑蛇條)는 푸른 뱀 줄기라는 뜻이므로 이 또한 사등(蛇藤)과 일맥상통한다. 다만 줄기의 색상이 특별히 푸른 색을 띠는 종이므로 붙인 이름이라는 말이다.
일본에서도 홋카이도에서부터 규슈까지 먹넌출과 비슷한 수종이 자생하는 것이 발견되었는데 이를 일본 데지마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동양 식물을 탐사하였던 독일 식물학자 Philipp Franz von Siebold(1796~1866)가 1845년 Berchemia racemosa Siebold & Zucc.라고 명명했다. 꽃차례가 총상화서이라고 그런 의미의 종소명 racemosa를 붙인 것이다. 이 수종을 일본에서는 쿠마야나기(クマヤナギ) 즉 웅류(熊柳)라고 부른다. 겨울에 낙엽이 다 떨어진 다음 검은 줄기가 얽힌 모습이 마치 곰같이 생겼고 잎 모양은 버들을 닮았다고 이름을 그렇게 곰버들이라고 붙였다고 한다. 별명으로는 쿠로가네카즈라(クロガネカヅラ)라고 즉 흑철만(黒鐵蔓)이라고 검은 쇠덩굴이라는 뜻으로도 불렀다. 덩굴이 철선과 같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 수종은 잎의 사이즈가 4~6 x 2~4cm에 불과하여 먹넌출의 11(13) x 6.5(7)cm에 비하면 매우 작으며 잎맥도 7~8쌍으로 먹넌출의 9~12쌍에 비하여 적고 잎자루도 0.7~1.5cm로 먹넌출의 1~5.2cm에 비하여 짧으며 특히 꽃차례가 총상화서로서 원추화서인 먹넌출에 비하여 작아 꽃이 빈약하게 피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다가 일본에서도 잎이 크고 원추화서로 꽃이 피는 종이 일본 혼슈 중부 이서지방에서 발견되었는데 이를 웅류(熊柳)의 변종으로 분류하여 Berchemia racemosa var. magna Makino라는 학명을 일본 식물학자인 마키노 토미타로(牧野 富太郎, 1862~1957)가 1892년 발표했다. 여기서 변종명 magna는 크다는 뜻이다. 잎이 크고 화서가 원추화서인 점은 중국 다화구아차(多花勾儿茶)를 닮았지만 잎의 측맥은 원종과 마찬가지로 7~8쌍이라고 마키노는 묘사하고 있으나 일본의 실물 사진들에서는 대부분 인도에서 발견된 종과 마찬가지로 9~12쌍인 것으로 확인된다. 나중인 1916년 나카이와 동시대에 일본을 대표하던 저명한 식물학자인 고이즈미 겐이치 (小泉源一, 1883~1953) 교토대교수에 의하여 종으로 승격된 학명 Berchemia magna (Makino) Koidz.가 발표되었는데 일본에서는 이를 오쿠마야나기(オオクマヤナギ) 즉 대웅류(大熊柳)라고 부른다.
뒤이어 우리나라에서도 먹넌출이 발견되어 1912년에 채집된 표본이 강원대에 남아 있는 것 같은데 왜 1921년 일본 식물학자인 모리 다메조(森爲森, 1884~1962)가 펴낸 조선식물명휘(朝鮮植物名彙)나 1937년 정태현선생 등 우리 학자들에 의하여 편찬된 조선식물향명집에는 수록되지 못하고 1943년 정태현선생의 조선삼림식물도설에서야 처음 등재된 것인지 모르겠다. 아마 그 이전에는 미처 제대로 동정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여하튼 안면도 솔밭 근처에서 발견되었다는 먹넌출은 학명을 중국의 다화구아차(多花勾儿茶)가 아닌 일본의 오쿠마야나기(オオクマヤナギ) 즉 대웅류(大熊柳)의 학명 Berchemia racemosa var. magna Makino로 표기하고 국명을 먹넌출 외에 왕곰버들을 함께 기록했다. 그리고 그 원종인 일본의 쿠마야나기(クマヤナギ) 즉 웅류(熊柳)도 군산에서 자란다며 학명 Berchemia racemosa Siebold & Zucc.에다가 국명을 청사조로 기록했다. 이렇게 국내서는 청사조가 원종이고 먹넌출이 그 변종인 모습의 학명으로 계속 기록하고 있다가 극히 최근에 와서 먹넌출의 학명을 Berchemia racemosa var. magna에서 인도에서 발견된 Berchemia floribunda (Wall.) Brongn.로 변경하여 표기하여 이제는 완전히 각각 다른 종인 것처럼 현재 국가표준식물목록에 기록되어 있다. 지금 현재 우리나라와 중국 학자들은 이들 모두의 통합을 주장하지만 아직 일본에서는 통합론을 수용하지 않고 있어 국제적으로도 약간 어정쩡한 혼란스러운 상태에 있다.
등록명 : 먹넌출
학 명 : Berchemia floribunda (Wall.) Brongn
이 명 : Berchemia racemosa var. magna Makino
분 류 : 갈매나무과 먹넌출속 덩굴성 관목
원산지 : 한중일 동남아시아 인도 등
중국명 : 다화구아차(多花勾儿茶) 창자시(枪子柴) 우비권(牛鼻拳) 등
일본명 : 오쿠마야나기(オオクマヤナギ) 즉 대웅류(大熊柳
줄 기 : 유지 황록색 광활무모
엽 편 : 호생 지질 상부엽교소 난형 난상타원형 난상피침형
잎크기 : 4~9 x 2~5cm
잎모양 : 정단둔 원형 희단점첨 기부원형 희심형
잎색상 : 상면 녹색 무모 하면 간시 율색 무모 연맥기부 소단유모
잎면맥 : 측맥 9~12조 양면 초돌기
잎거치 : 전연
잎자루 1~2cm 희5.2cm 무모
탁 엽 : 협피침형 숙존
꽃차례 : 다수 족생 정생 관취산 원추화서, 하부 겸액생 취산 총상화서
화서장 : 15cm 측지 5cm 이하
화서축 : 무모 피소미모
화 아 : 난구형 정단금협성 첨예 혹 점첨
꽃자루 : 1~2mm
꽃받침 : 악편 3각형 정단첨
꽃부리 : 도란형 수술보다 약간 짧음
열 매 : 핵과 홍색→흑색, 원주상타원형 7~10 x 4~5mm 유시 정단 초관 기부 화반 숙존
과 경 : 2~3mm 무모
화 기 : 7~10월
과 기 : 익련 4~7월
내한성 : 영하 18도
등록명 : 청사조(靑蛇條)
학 명 : Berchemia racemosa Siebold & Zucc.
분 류 : 갈매나무과 먹넌출속 덩굴성 관목
원산지 : 자생종, 일본
일본명 : 쿠마야나기(熊柳) 쿠로가네카즈라(黒鐵蔓)
잎크기 : 4~6 x 2~4cm
잎측맥 : 7~8쌍
잎자루 : 0.7~1.5cm
꽃차례 : 총상화서
내한성 : 영하 23도 추정 (일본 홋카이도서 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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