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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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4 개야광나무속(Cotoneaster)과 자단(紫檀)

낙은재 2023. 12. 22. 11:46

 

개야광나무속의 모식종인 둥근잎개야광
울릉도 특산 섬개야광나무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 Cotoneaster속으로 등록된 수종이 원예품종을 제외한 원종 기준으로 무려 49종이나 등록되어 있다. 이 중에서 우리 자생종은 섬개야광나무와 둥근잎개야광 두 종에 불과하다. 나머지 47종은 모두 외래종이라는 것인데 글쎄 우리 국민들 중에서 섬개야광나무속 수종들을 잘 아는 사람들이 거의 없을 터인데도 무려 47종이나 되는 외래종이 국내에 도입되어 등록까지 되어 있다니 놀랍기만 하다. 우리 자생종이라는 두 종도 알고 보면 우리가 평소에 접하기 매우 어려운 수종이다. 울릉도에서만 자생한다는 섬개야광나무는 우리나라에서 멸종위기 야생식물 1급으로 지정되어 함부로 울릉도 이외 지역으로 반출이 어렵고 또 다른 자생종인 둥근잎개야광은 원래 함경도 무산이나 길주에서 자생하기에 우리 남한에는 오랫동안 자생하지 않는 수종으로 알려져 왔으나 다행히도 최근에 와서 강원도 강릉이나 삼척 태백 등지에서도 발견되고 있다고 하는 희귀종이다. 따라서 이들 두 종은 평소 우리가 가까이 접할 기회가 거의 없어 수목원에나 가야만 볼 수 있는 수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을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귀한 희귀종으로 취급하지만 밖으로 눈을 돌려 보면 세계적으로는 결코 귀하지 않은 흔한 종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다시 한번 놀란다.

 

1753년 스웨덴 식물학자인 칼 폰 린네(1707~1778)가 식물분류학을 창설하면서 독일이나 프랑스 스페인 이태리 터키 등 유럽 남동부 광범위한 지역에서 자생하는 둥근잎개야광을 서양모과속으로 분류하여 Mespilus cotoneaster L.이라는 학명을 부여한다. 그러다가 독일 식물학자인 Friedrich Kasimir Medikus(1738~1808)가 1789년 새로운 Cotoneaster라는 속을 창설하고 그 속으로 편입하여 모식종으로 삼고서 1793년 명명한 학명 Cotoneaster integerrimus Medik.가 현재 우리 자생종인 둥근잎개야광의 학명이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는 북한 함경도 무산이나 길주에서나 자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가 강원도에서도 발견되자 다소 흥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알고 보니 이 수종은 중동부 유럽과 이란 등 중동지역 그리고 중국 내몽고와 신강 하북성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자생하는 수종이었던 것이다. 전세계 247개 종으로 구성된 Cotoneaster속 수종들 중에서 린네에 의하여 처음 묘사, 명명된 이 둥근잎개야광은 1821년 영국 식물학자 John Lindley (1799~1865)가 5개 종을 추가하기 전까지 Cotoneaster속의 유일한 종으로 분류되어 왔다. 린네가 당초 종소명으로 명명하였던 것을 그대로 속명으로 쓰는 Cotoneaster는 털모과 즉 quince를 부르던 라틴어 cotoneum과 닮았다는 뜻의 라틴어 접미사 –aster가 합성된 것이다. 털이 많은 잎이 털모과를 닮았다고 본 것 같다. 그리고 이 속명은 남성형인데 한 때 여성형으로 판단하여 모식종을 Cotoneaster integerrima라고 표기한 학자들도 많았다고 한다. 종소명 integerrimus는 잎에 거치가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이 수종을 잎에 거치가 없다는 뜻으로 전연순자(全缘栒子)라고 한다. 하지만 1966년 이창복선생은 한국수목도감에서 이를 둥근잎개야광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는 종소명이나 중국명과는 다르게 잎이 둥글다는 뜻이다. 이는 일본 이름 마루바샤린토우(マルバシャリントウ) 즉 환엽차륜도(丸葉車輪桃)를 따라한 것으로 보인다. 환엽(丸葉) 또는 원엽(円葉)이라고 한자로 쓰는 마루바가 바로 둥근잎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글쎄 이 수종의 잎이 기본적으로 타원형이지만 가끔 원형에 가깝기도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게다가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없이 미끈한 모습을 표현하는 한자어 전연(全緣)이나 라틴어 integerrimus에 상응하는 적절한 우리 말 단어가 없는 것도 다른 이름을 붙인 이유 중 하나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의미의 적합한 단어가 없기는 일본도 마찬가지라서 일본에서 둥근잎으로 붙이자 우리도 그렇게 따라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앞 접두사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뒤에 개야광은 왜 붙였단 말인가? 개야광은 야광나무를 닮았지만 그것만은 못하다는 뜻일진대 야광 즉 야광나무 어디가 이 수종들을 닮았다는 것인지 선뜻 납득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수많은 식물들의 이름을 일일이 붙이기가 그렇게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Cotoneaster속으로 분류되는 수종이 무려 50여 종이나 자생하는 중국에서는 이 속을 순자(栒子)속이라고 하며 개별 수종들을 xx순자(--栒子)라고 부른다. 그러니까 중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 수종에다가 고유의 한자를 만들어 그 이름으로 불러왔다는 것이다. 선진시대(900 BC~206 BC)에 저술된 것으로 알려진 산해경(山海經)에 이미 수산(绣山) 기상유옥청벽(其上有玉青碧) 기목다순(其木多栒)이라고 하북성에 있는 수산에 청벽이라는 옥이 나며 순자가 많다는 내용의 문구가 나온다. 하지만 Cotoneaster가 흔하지 않는 유럽에서는 털모과를 닮았다는 이름으로 속명을 붙였으며 일본에서는 잎과 꽃 그리고 열매가 줄기를 따라서 촘촘하게 돌려나는 모습이 마치 수레바퀴와 같이 보이며 꽃과 열매가 복사를 닮았다고 차륜도(車輪桃)라고 부른다. 글쎄 지름 6~7mm에 불과한 조그마한 열매가 달리는 이 수종을 엉뚱하게 털모과나 복숭아를 닮았다고 하는 것에 비하면 비슷하게 작은 열매가 달리는 야광나무에 비유한 우리 이름은 그래도 점잖은 편이라고 해야 될 듯하다.

 

우리나라에서 이를 개야광나무라고 처음 부른 사람은 이창복(李昌福, 1919~2003)선생이 아니다. 그 이전인 1937년에 정태현(鄭台鉉, 1882~1971)선생 등에 의하여 발간된 조선식물향명집에 이미 개야광나무라는 수종이 수록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학명을 Cotoneaster Zabeli Schneider로 표기하고 있어 의문을 자아낸다. 아마 현재 자벨개야광나무로 등록되어 있는 학명 Cotoneaster zabelii C.K.Schneid.인 중국 원산의 서북순자(西北栒子)를 말하는 것 같다. 서북순자는 둥근잎개야광 즉 전연순자(全缘栒子)와는 단지 잎 상면과 꽃받침 바깥면에 털이 있고 열매가 조금 더 크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차이점이 없이 매우 닮았기 때문에 초창기에 서로 혼동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함경도 무산에서 발견된 종을 린네가 명명한 유럽 자생종이아니라 중국에서 섬서(陕西)성 북부지역에서 발견된 Cotoneaster Zabeli로 동정하였던 것이 아닌가 한다. 조선식물향명집에는 개야광나무의 일본명이 부기되어 있는데 그게 테후센샤린토우(テフセンシャリントウ)이다. 이를 현재 일본에서는 한자어로 조선차륜도(朝鮮車輪桃)라고 쓰는데 그 당시에는 조선차륜당(朝鮮車輪棠)으로도 썼던 것 같다. 여기서 왜 이 수종을 개야광나무라고 하였는지에 대한 단서가 나온다. 그 당시는 일본 이름 샤린토우가 복사나무가 아닌 아가위 당(棠)에 비유한 것으로 파악하였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꽃사과의 일종인 학명 Malus baccata를 부르는 이름 야광나무의 다른 이름이 바로 아가위나무이다. 1922년 일본학자 모리 다메조(森 為三, 1884~1962)에 의하여 발간된 조선식물명휘(朝鮮植物名彙)에는 야광나무가 아가위나무로 기록되어 있었다. 1923년 일본학자 이시도야 쓰토무(石戸谷勉, 1891-1958)와 정태현선생의 공저 조선삼림수목감요(朝鮮森林樹木鑑要)에 평북 방언이라며 야광나무라는 이름이 처음 나타난다. 그 어원에 대하여는 현재 두 가지 설이 대립하고 있다. 하나는 하얀 꽃이 흐드러지게 만발하면 밤에도 빛나 야광주(夜光珠)가 연상되어 야광(夜光)나무가 되었다는 설과 야생하는 아가위나무에서 변하였다는 설이다. 여하튼 일본에서 차륜당(車輪棠) 즉 수레바퀴 + 아가위라고 하는 것에 착안하여 개아가위나무 즉 개야광나무라는 이름을 붙인 것으로 추정된다.

야광나무
야광나무
산사나무의 일종인 아광나무인데 야광나무의 어원이 아가위나무에서 유래되었음을 시사하는 이름이다.

 

그리고 같은 조선식물향명집에 Cotoneaster속으로 또 하나의 자생종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게 바로 울릉도 특산이라며 현재 멸종위기 1급 식물로 지정되어 있는 섬개야광나무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에서는 Cotoneaster속을 당연히 개야광나무속으로 불러야 마땅해 보인다. 하지만 1966년 이창복교수가 개야광나무로 등록되어 있던 수종의 학명을 Cotoneaster integerrimus Medik.로 바로 잡고 국명도 둥근잎개야광으로 칭하였기에 개야광나무가 목록에서 사라져서 그런지 속명을 현재 개야광나무속이 아닌 섬개야광나무속이라고 이상하게 부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Cotoneaster속을 섬개야광나무속이라고 부르면 그 속의 수종들 또한 xx섬개야광나무라고 불러야 상식적인데 당연히 그렇게는 부를 수가 없었기에 국내 등록된 대부분의 수종들은 xx개야광나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다. 따라서 속명을 지금이라도 개야광나무속이라고 수정함이 마땅해 보인다. 그리고 우리나라 섬개야광나무속에는 xx개야광나무 외에도 엉뚱하게 홍자단이나 백자단 등 자단(紫檀)이라는 이름을 붙인 수종도 무려 14종이나 된다니 놀랍다. 이게 도대체 무슨 영문이라는 말인가? 장롱 등 고급 가구를 만드는 자주색의 단단한 목재인 자단이 바로 이 개야광나무속의 수종 중에서 생산된다는 말인가? 어떻게 키가 작은 관목인 개야광나무에서 그런 목재가 생산된다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홍자단

 

그럼 여기서 자단(紫檀)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먼저 파악해 보자. 우리나라에서의 자단은 대체로 인도 원산의 콩과 자단향속 소교목인 학명 Pterocarpus santalinus를 말한다. 세계 최고급 목재로 널리 알려진 이 수종은 현재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도 자단향(紫檀香)이라는 국명으로 등록되어 있다. 이를 중국에서는 단향자단(檀香紫檀)이라고 하며 일본에서는 이를 코우키(コウキ) 즉 홍목(紅木)이라고 하거나 산달시탄(サンダルシタン) 즉 sandal 자단(紫檀)이라고 부른다. Sandal은 산스크리트어에서 변형된 라틴어에서 온 이름이다. 자단향은 원래 아주 큰 나무가 아닌 데다가 처음 5m까지는 빨리 자라지만 그 이후에는 매우 더디게 자라서 목재로 사용하려면 최소한 수령이 100년은 되어야 가능하다고 하니 그 목재의 귀함을 알 수 있겠다. 중국은 자국 내 자단(紫檀)이라는 대교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나라시대에 품질이 좋은 이 인도산 목재를 많이 들여와 자금성(紫禁城)을 치장하였다고 한다. 자금성 태화전(太和殿)의 보좌(寶座) 등을 이 목재로 만들었다는 것이 독일출생 미국 미술사가인 Gustav Emil Wilhelm Ecke(1896~1971)가 쓴 Chinese Domestic Furniture라는 저서에 의하여 널리 알려져 세계적으로 이 목재에 대한 수요 증가를 불러 왔다. 특히 중국 부호들이 매우 선호하는 목재가 되었다. 그래서 무분별한 남벌로 멸종 위험에 처하자 인도 정부에서 보호수종으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으며 수출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중국으로의 끊임없는 밀수출을 위한 남벌 행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자단향  Pterocarpus santalinus
자단향 목공품

 

 

그런데 자단이라는 용어는 한중일 모두 사용하며 그 의미도 아름다운 자주색을 띠는 단단한 고급목재를 지칭하는 말이지만 해당 수종은 나라마다 약간은 다르다. 우선 중국에서는 자국 광동성이나 운남성에서도 자생하는 콩과 자단속 교목인 Pterocarpus indicus를 중국 정명으로 자단(紫檀)이라고 한다. 그리고 콩과 홍두(紅豆)속 교목인 학명 Ormosia microphylla의 소엽홍두(小叶红豆)도 별명으로 자단이라고 부른다. 일본의 경우는 좀 더 광범위하게 비슷한 용도로 쓰이는 고급 목재가 생산되는 수종을 시탄(したん) 즉 자단(紫檀)이라고 총칭한다. 우선 일본에서는 동남아시아 원산의 콩과 황단속 상록 교목으로서 학명 Dalbergia cochinchinensis인 수종을 케란지(ケランジィ)라고 현지어 Keranji 그대로 부르며 일종의 자단으로 취급한다. 같은 속 인도 원산의 교목으로서 학명 Dalbergia latifolia로 표기하는 수종을 마루바시탄(マルバシタン) 즉 환엽자단(丸葉紫檀)이라고 부르며 이들을 예로부터 고급 목재로 수입하여 사용하였다. 중국에서는 전자는 交趾黄檀(교지황단)이라고 하고 후자는 阔叶黄檀(활엽황단)이라고 한다. 모두 아름다운 고급 목재로 유명세를 타는 수종들이다. 특히 전자는 이 수종으로 제작한 침대 하나가 중국 부호들에게 백만 불에 거래되는 것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기간에 국제 환경감시단체에 적발되어 큰 파장을 불러왔다. 이후 이 수종의 원목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면서 현지에서 마구잡이로 남벌되어 멸종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그래서 불법으로 벌목하는 측과 이를 제지하는 삼림감시원들간의 전쟁이 벌어져 급기야는 2015년에 7명의 태국 산림감시원들이 살해되는 사건까지 발생하였다. 그만큼 이 수종의 인기가 높다는 뜻이지만 그 유명세 때문에 이 수종으로서는 멸종위기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중국 자단 Pterocarpus indicus
중국 자단 Pterocarpus indicus
코친황단 Dalbergia cochinchinensis
코친황단 Dalbergia cochinchinensis
활엽황단 Dalbergia latifolia
활엽황단 Dalbergia latifolia

 

 

일본에서는 그 외에도 우리가 자단향이라고 하는 Pterocarpus santalinus를 코우키(コウキ) 즉 홍목(紅木)이라고 하며 중국에서 자단이라고 하는 Pterocarpus indicus를 카린(カリン) 즉 화려(花櫚)라고 부르며 둘 다 자단의 일종으로 인식한다. 홍목(紅木)이란 중국에서 유래된 용어로 처음에는 홍색을 띠는 단단한 고급목재를 지칭하는 말이었으나 점차 수요가 증가하자 중국 국가차원에서 아예 표준 기준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는데 목재의 색상이 홍색뿐만 아니라 백색 황색 흑색 등 다양하여 색상을 가리지 않고 열대지방에서 생산되는 단단하고 무늬가 아름다운 고급 목재를 말한다. 현재 중국 당국에서는 2개 과의 5개 속에 걸친 29종을 홍목으로 선정하여 특별 관리하고 있다. 그 5개 속은 앞에서 언급한 자단향속 즉 Pterocarpus와 황단속 즉 Dalbergia 외에도 다소 뜻밖인 애기등속 즉 Millettia와 결명자속 즉 Senna 그리고 감나무속 즉 Diospyros 즉 흑단(黑檀)까지 포함되어 있다. 그러니까 자단(紫檀)은 고급 목재를 총칭하는 홍목(紅木)의 일부분이라는 말이다. 이들 29종 대부분은 열대식물이므로 우리나라에 등록되어 있지 않는데 이들에 대하여는 앞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조금씩 파악하기로 한다. 그리고 여기 홍목 29종에 포함되지는 못하지만 백단(白檀) 또는 단향(檀香)으로 불리는 수종도 있다. 태평양 도서지역 원산인 소교목인데 향기가 강렬하고 변재의 색상이 백색이므로 백단으로 불리는 것이다. 이 수종이 우리나라에도 최근에 학명은 Santalum album L.에 국명 백단향으로 등록되어 있다. 일본에서도 이 수종을 뱌쿠단(ビャクダン) 즉 백단(白檀)이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이 수종을 백단(白檀)이나 단향(檀香) 또는 전단(栴檀)이라고 한다.

 

백단향  Santalum album
백단향  Santalum album

 

 

단(檀)이란 원래 단단한 목재를 말하거나 향이 좋은 나무를 말한다. 따라서 목재로 사용하려면 나무의 사이즈가 최소한 소교목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장미과 섬개야광나무속 수종들은 모두가 키가 나지막한 관목인데다가 향기가 있다는 말도 들은 바가 없다. 그런데 어떻게 일부 섬개야광나무속 수종들에게 홍자단이나 백자단이란 이름을 부여하였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우선 50여 종이 자생하는 중국의 섬개야광나무속 수종들 중에서 자단(紫檀)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수종은 하나도 없다. 그렇다면 일본은 어떨까? 아니나 다를까 우리나라에서 홍자단이란 이름으로 등록된 중국과 네팔이 원산지인 학명 Cotoneaster horizontalis인 포복성 관목을 일본에서도 엉뚱하게 홍자단(紅紫檀) 즉 베니시탄(ベニシタン)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 철저하게 단단하고 아름다운 고급 목재를 시탄(シタン)이라고 부르는 일본에서 어떻게 이 수종을 그렇게 부를까? 일본에서는 섬개야광나무속 수종들을 샤린토우(シャリントウ) 즉 차륜도(車輪桃) 또는 윤노리나무와 같은 낫자루라는 뜻으로 카마츠카(カマツカ) 즉 겸병(鎌柄)이라고 부르는데 유일하게 이 수종만 그렇게 홍자단으로 부른다. 그 이유는 메이지(1868~1912)시대 초기에 도입된 이 수종이 나무 전체를 덮을 정도로 빽빽하게 붉은 열매가 달리기에 그 모습에서 인도에서 홍색 염료로 수입하는 자단(紫檀)이 연상되어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그리고 홍자단 원예품종 중에서 백색 꽃이 피는 품종을 백자단(白紫檀)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학명 Cotoneaster horizontalis인 중국명 평지순자(平枝栒子)를 홍자단이라는 이름을 별 생각 없이 붙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장점은 잘 따라 하지 않으면서 일본의 실수나 부적절한 잘못된 점은 전혀 거르지 않고 그대로 따른 또 하나의 사례인 것 같아서 씁쓸하다.

 

일본의 백자단과 홍자단

 

 

결론적으로 섬개야광나무속은 개야광나무속으로 속명 변경이 요구되며 홍자단이나 백자단으로 등록된 14개 수종은 그렇게 불릴만한 이유가 없으므로 모두 xx개야광나무로 국명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참고로 아쉽게도 우리가 애지중지하는 울릉도 특산이라는 섬개야광나무는 현재 국제적으로 모두들 중국 북방과 러시아 시베리아가 원산지인 학명 Cotoneaster multiflorus Bunge인 중국명 수순자(水栒子)에 통합되어 버렸다. 따라서 섬개야광나무의 학명 표기도 바뀌어야 될 듯하다. 이에 대하여는 다음에 파악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