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나라 울릉도에서만 자생한다는 섬개야광나무에 대하여 탐구해 보자. 이 수종은 사이즈가 아담하여 정원수로 적합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꽃과 열매가 대단하게 매력적인 수종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전세계에서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고유종으로서 우리나라에서도 울릉도의 제한된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데다가 그 개체수가 적어서 멸종위기 상태에 있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에게는 우리나라 특산 초본의 대표격인 금강초롱만큼이나 널리 알려진 특산 목본 식물이 아닌가 한다. 이 수종은 미국 하버드대학 아놀드수목원 소속으로 20세기 최고의 식물채집가인 영국 태생 어네스트 윌슨(1876~1930)이 우리나라 식물 조사차 방한하여 그 당시 국내 식물을 조사하던 일본 식물학자인 나카이 다케노신(中井猛之進, 1882~1952)과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식물분류학자인 정태현(鄭台鉉, 1882~1971)선생과 함께 1917년 울릉도를 탐사하던 중에 해안가 절벽에서 발견 채집하여 이를 토대로 나카이가 1918년 윌슨의 이름으로 Cotoneaster wilsonii Nakai라는 학명을 명명한 것이다. 코토니아스터는 일찍이 1789년에 창설된 속으로 전세계 200여 종 이상이 분포하며 이웃 중국에서도 50여 종이 자생하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분포하지 않는 종인데 북한 함경도 무산에서 개야광나무가 발견되고 울릉도에서 또 다시 새로운 종이 발견되어 그 의미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함경북도 무산에서 발견된 Cotoneaster zabelii 즉 개야광나무의 정확한 발견시기는 모르겠으나 이를 개야광나무속의 기본으로 삼아 국명을 부여한 것으로 봐서는 울릉도 섬에서 발견되었다고 섬개야광나무라는 명칭이 붙은 이 수종보다는 아무래도 먼저 발견된 것이 아닌가 한다.
오늘 현재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Cotoneaster속으로 무려 49종이라는 종이 등록되어 있지만 정태현(鄭台鉉, 1882~1971)선생 등에 의하여 1937년 발간된 최초의 식물목록인 조선식물향명집에는 개야광나무 즉 Cotoneaster zabelii와 섬개야광나무 즉 Cotoneaster wilsonii 두 종만 수록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나중인 1966년에 이창복(李昌福, 1919~2003)선생이 개야광나무의 학명이 기존의 Cotoneaster zabelii가 아닌 Cotoneaster integerrimus라고 판단하여 변경하고 국명도 둥근잎개야광이라고 새롭게 붙여서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개야광나무속에는 그 기본인 개야광나무가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고 앞 게시글에서 언급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에 강원도 삼척 등지에서 발견된다는 개야광나무는 그 사진으로 봤을 때는 둥근잎개야광보다는 오히려 개야광나무에 가까워 보인다고도 언급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탐구할 대상인 섬개야광나무 또한 현재 식물분류학적으로 논란(?) 중에 있는 것이라서 우리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아니 논란이라고 할 것도 없이 현재 우리나라 일부 학자들을 제외한 전세계 거의 모든 학자들이 나카이가 명명한 이 학명 Cotoneaster wilsonii를 적명(嫡名)으로 인정하지 않고 이를 중국 동북지방에서부터 서쪽으로 신장, 티베트까지 그리고 남쪽으로 운남성에 이르는 중국 거의 전지역에서 자생하는 중국명 수순자(水栒子)와 동종으로 분류하여 그 이명으로 처리한다는 것이다. 즉 1830년에 러시아 식물학자인 Alexander Georg von Bunge(1803~1890)에 의하여 명명된 학명 Cotoneaster multiflorus Bunge가 나카이가 1918년에 명명한 학명 Cotoneaster wilsonii Nakai보다 한참 앞서기 때문에 선순위가 되어 후자를 유사종으로 통합하여 그 이명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특산이라는 말이 성립되지 않는다. 그리고 국내서는 섬개야광나무를 멸종위기 1급 또는 2급으로 지정하여 정성 들여 보존하고 있는데 그 의미가 무색해 버리는 것이다. 국내 일부 학자들과 전세계 학자들이 그렇게 분류하고 있으므로 이대로 가면 현재 이를 독립된 우리 특산 수종으로 분류하고 있는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도 어쩔 수 없이 국제 추세를 따라서 학명을 변경하여야 할 처지에 놓였다. 그러니까 섬개야광나무라는 국명은 그대로 유지되겠지만 학명은 중국의 수순자(水栒子)의 학명인 Cotoneaster multiflorus Bunge로 표기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세계적인 멸종위기 종으로서의 신분도 변하게 된다. 국내서는 여전히 희귀종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국제적으로 보면 중국에 매우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섬개야광나무의 학명 통합론의 근거가 바로 우리나라 서울대학교 장진성교수와 신구대학교 전정일교수가 2003년에 발표한 ‘섬개야광나무 잎의 플라보노이드’ 즉 ‘Leaf flavonoids in Cotoneaster wilsonii’이라는 논문이라고 한다. 그 논문에서 울릉도 특산이라고 알려진 섬개야광나무와 중국에 널리 분포하는 수순자(水栒子)의 플라보노이드 분포도가 매우 흡사하여 둘의 동일종임이 확인된다고 발표하였기 때문이다. In summary, due to the similarity between C. wilsonii and C. multiflorus with respect of chemical and morphological data, we do not believe that further taxonomic splitting of C. multiflorus is warranted like many other endemic woody species on this island.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요약하면, 화학적 및 형태학적 데이터와 관련하여 C. wilsonii와 C. multi florus 사이의 유사성 때문에 C. multiflorus의 분류학적 추가 분류가 이 섬의 다른 많은 고유한 목본들처럼 보장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록 우리가 원하는 바는 아니지만 연구에서 나온 결과를 학자들이 그대로 가감 없이 주장하는 자세는 바람직하다고 본다. 겉모습도 그렇고 화학적인 분석을 해 봐도 그 결과가 매우 유사하게 나오니 같은 종이라는 주장인데 글쎄 뭘 어쩌겠나. 게다가 우리나라 대표적인 서울대학의 식물분류학 교수의 연구결과이고 보니 국제적으로 거의 모두 그대로 인정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건 유전자 검사도 아니고 잎의 플라보노이드 분포도 검사로 동일종임을 확인하였다는 것인데 아무래도 미심쩍어 선뜻 인정하기 싫어진다. 왜냐하면 실제로 주로 분홍색 꽃이 10송이 미만으로 모여서 꽃잎이 반쯤 벌어져서 피는 섬개야광나무가 활짝 벌어진 순백색 꽃이 최대 21송이까지 소복하게 모여서 피므로 꽃이 많이 핀다고 그런 뜻의 종소명으로 명명된 중국의 수순자(水栒子) 즉 Cotoneaster multiflorus와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게 정말 섬개야광나무와 같은 종이라고?
서울대 장진성교수의 연구 결과 발표에 그리고 그 발표에 따라서 전세계 유수의 식물리스트에서 섬개야광나무의 학명 Cotoneaster wilsonii가 한 순간에 독립된 종에서 유사종으로 전락하여 이명으로 처리되는 모습에 가장 놀라고 당황한 측은 바로 원산지인 울릉도이며 경상북도일 것이다. 그래서 경북대 부설 울릉도독도연구소와 성균관대의 공동 연구로 양지영박사와 김선희박사 박재홍박사 및 김승철박사가 참여하여 연구한 유전자 분석결과가 2022년에 드디어 발표되어 반론이 제기된다. 거기에는 섬개야광나무는 독립된 종으로 중국의 수순자(水栒子) 즉 Cotoneaster multiflorus와는 다소가 거리가 멀며 가장 근연한 개야광나무속 종이 바로 현재 외래종인 자벨개야광나무로 등록된 1937년 정태현선생이 우리 자생종인 개야광나무로 조선식물향명집에 수록하였던 학명 Cotoneaster zabelii와 중국 산동성이 원산지이며 중국명이 산동순자(山东栒子)인 학명 Cotoneaster schantungensis G. Klotz라고 밝혔다. 이들 두 종은 개야광나무속에서 잎 가장자리에 거치가 없는 전연계(全緣系) 즉 Series Integerrimi로 분류되며 꽃차례에 비교적 적은 수의 꽃이 모여서 피며 꽃잎이 활짝 벌이지지 않고 위로 직립하여 피는 특징이 있다. 참고로 중국의 수순자는 다화계(多花系) 즉 Series Multiflori로 분류되며 다화계는 백색 꽃이 활짝 피는 특성이 있어 홍색 꽃이 직립으로 피는 전연계와 차이를 보인다. 그러면 그렇지 이제서야 납득이 간다. 우선 지리적으로 봐서 최근에 삼척 등지에서 발견되는 개야광나무의 근연종이라는 것이 누가 봐도 충분히 납득이 되며 산동순자는 한반도와 매우 가까운 중국 산동반도에서 자생한다는 점에서 이 또한 수긍이 간다. 따라서 비록 국제적으로는 울릉도 특산 섬개야광나무를 중국 수순자에 통합 분류하여 학명을 Cotoneaster multiflorus Bunge라고 표기하더라도 현재 우리는 이를 따라갈 이유가 전혀 없는 것으로 판단되어 계속 독립된 종으로 학명 Cotoneaster wilsonii Nakai로 표기하는 것이 마땅해 보인다.
등록명 : 섬개야광나무
학 명 : Cotoneaster wilsonii Nakai
분 류 : 장미과 개야광나무속 낙엽 관목
원산지 : 울릉도
일본명 : 타케시마샤린도우(竹島車輪桃)
수 고 : 1.5m
수 피 : 회자색, 유지 모
엽 편 : 호생, 난형 타원형 도란형 양단 설형, 전연
잎크기 : 길이 2~5cm
신지엽 : 관피침형, 뒷면모 밀생 후 탈락
잎자루 : 2.5mm, 털
탁 엽 : 1~4mm, 숙존
꽃차례 : 정생 산방상 원추화서, 3~5송이
꽃부리 : 백색, 5장 원둔 길이 3mm
수 술 : 꽃잎보다 짧음
암술대 : 2개
자 방 : 2실
꽃자루 : 모 후 탈락
꽃받침 : 노지 화 무모, 신지 화 모, 열편 끝 모
포 편 : 붉은빛을 띤 검은색
열 매 : 난형 자홍색 길이 6mm
개화기 : 5~6월
결실기 : 가을
특 기 : 천연기념물 제51호, 멸종위기 2급식물
내한성 : 중부지방 노지 월동 가능
등록명 : 미등록종
학 명 : Cotoneaster multiflorus Bunge
분 류 : 장미과 개야광나무속 낙엽 관목
원산지 : 중국 전역, 러시아 시베리아
중국명 : 수순자(水栒子)
수 고 : 4m
줄 기 : 세수, 궁형만곡, 소지원주형, 홍갈색 종갈색, 무모, 유시대자색, 단계모 후탈락
엽 편 : 난형 관란형, 선단급첨 원둔, 기부 관설형 원형
잎크기 : 2~4 x 1.5~3cm
잎면모 : 상면 무모, 하면 유시융모 후탈락
잎자루 : 3~8mm 유시유모 이후탈락
탁 엽 : 선형 소생유모 탈락
꽃차례 : 다수 5~21송이, 소송 취산화서
꽃자루 : 무모, 희미유모, 후탈락
꽃크기 : 지름 1~1.2cm
꽃받침 : 종상, 내외면 무모, 악편 3각형 선단급첨 통상제선단변연외 내외양면무모
꽃부리 : 백색, 평전, 근원형, 지름 4~5mm, 원둔 미결, 기부단조, 내면기부 백색세유모
수 술 : 20, 화판보다 약간 짧음
암술대 : 통상2개 이생 수술보다 짧음
자 방 : 선단미유모
열 매 : 근구형 도란형 지름 8mm, 홍색 2심피가 합생한 하나의 소핵
개화기 : 5~6월
결실기 : 8~9월
내한성 : 영하 34도
'장미과 아몬드아과 > 사과나무족'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18 둥근잎백자단 (1) | 2024.01.29 |
---|---|
1917 홍자단 – 개야광나무속에 어울리지 않는 이름 (1) | 2024.01.07 |
1915 개야광나무와 둥근잎개야광 (2) | 2023.12.25 |
1914 개야광나무속(Cotoneaster)과 자단(紫檀) (4) | 2023.12.22 |
1913 오스테오멜레스 수브로툰다 (3) | 2023.1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