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장미과 아몬드아과/사과나무족

1917 홍자단 – 개야광나무속에 어울리지 않는 이름

낙은재 2024. 1. 7. 16:42

홍자단의 꽃과 열매

 

 

 

개야광나무속에는 전세계 약 250개 종이 분포하며 우리나라에 등록된 종만도 49종에 달한다. 그 중에 울릉도 특산인 섬개야광나무와 함경도에 자생한다는 둥근잎개야광 등 우리 자생종은 겨우 두 종에 불과하다. 그 외에도 현재는 미등록상태이지만 조선식물향명집에 수록되었던 개야광나무도 최근에 강원도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국내 등록된 49종 중 47종은 외래종이라는 말이다. 평소 개야광나무속 수종들에 대하여 별 관심이 없는 데다가 거의 모두 비슷비슷하게 보여 이들 모두를 일일이 파악할 필요는 없을 듯하여 생략하고 그 중에서 일부 수종만 탐구하려고 한다. 우선 개야광나무속 수종들 중에서 이상하게 자단(紫檀)이라는 이름이 붙은 종들이 무려 14종이나 있는데 이들의 대표격인 홍자단에 대하여 먼저 탐구해보자. 중국 서남부지방과 네팔이 원산지인 이 수종은 가지가 수평으로 넓게 퍼지면서 반포복성으로 자라기에 중국에서는 평지순자(平枝栒子)라고 부르는데 우리는 일본을 따라서 별 의미 없이 홍자단(紅紫檀)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원래 자단이란 중국에서 유래된 말로서 아름다운 자주색을 띠는 단단한 고급목재를 지칭하는 말이지만 해당 수종은 나라마다 약간은 다르다. 우선 중국에서는 자국 광동성이나 운남성에서도 자생하는 콩과 자단속 교목인 Pterocarpus indicus를 중국 정명으로 자단(紫檀)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의 자단은 대체로 인도 원산의 콩과 자단향속 소교목인 학명 Pterocarpus santalinus를 말한다. 세계 최고급 목재로 널리 알려진 이 수종은 현재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도 자단향(紫檀香)이라는 국명으로 등록되어 있다.

 

자단이란 원래 이런 자색 고급 목재 또는 그 목재를 생산하는 수종을 말한다.

 

 

한편 일본의 경우는 좀 더 광범위하게 비슷한 용도로 쓰이는 고급 목재를 생산하는 여러수종들을 시탄(シタン) 즉 자단(紫檀)이라고 총칭하는데 그 대표적인 수종은 동남아 원산의 Dalbergia cochinchinensis나 인도 원산의 Dalbergia latifolia이라고 할 수 있다. 자단에 관하여는 앞 1914번 게시글에서 보다 상세하게 언급한 바가 있으므로 추가적인 설명은 생략한다. 그런데 목재로서의 쓰임새가 전혀 없는 키가 겨우 50cm에 불과한 이 포복성 관목이 메이지(1868~1912)시대 초기에 관상용으로 도입되자 일본에서는 나무 전체를 뒤덮을 정도로 빽빽하게 붉은 열매가 달리기에 그 모습에서 인도에서 홍색 염료로 수입하는 자단(紫檀)이 연상되어 이 수종을 베니시탄(ベニシタン) 즉 홍자단(紅紫檀)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원래 일본에서는 섬개야광나무속 수종들을 샤린도우(シャリントウ) 즉 차륜도(車輪桃) 또는 윤노리나무와 같은 낫자루라는 뜻으로 카마츠카(カマツカ) 즉 겸병(鎌柄)이라고 부르는데 유일하게 이 수종만 다소 엉뚱하게 홍자단(紅紫檀)으로 부르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이 수종을 홍자단이라고 따라서 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홍자단과 비슷한 개야광나무속 수종들을 죄다 홍자단 또는 백자단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그 수종이 무려 14종이나 되는 것이다. 그 결과 자단(紫檀)이라는 용어가 원래 단단한 고급 목재를 지칭하는 말에서 유래된 것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개야광나무를 지칭하는 말인지 헷갈리게 만들어 버렸다. 정작 일본에서는 더 이상 다른 수종들에게는 자단이라는 용어를 결코 쓰지 않는데도 말이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일본이 잘못 붙인 이름을 우리는 그대로 따라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발전시켜 버린 셈이다.

 

꽃도 열매도 단풍도 붉은색이므로 홍색 염료가 연상되어 일본에서 홍자단이라고 했다고 한다.

 

 

전세계 약 250종으로 구성된 개야광나무속은 그 꽃차례를 구성하는 꽃의 수에 따라서 소화조(疏花组) 즉 Sect. Cotoneaster와 밀화조(密花组) 즉 Sect. Densiflos 그리고 단화조(单花组) 즉 Sect. Uniflos로 분류하는데 홍자단은 꽃이 단생 또는 2송이가 모여서 피므로 단화조로 구분된다. 홍자단은 줄기게 꽃자루가 거의 없이 1~2송이의 꽃이 피므로 이와 비슷한 수종들을 국내서는 홍자단이나 백자단이라는 이름을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섬개야광나무나 둥근잎개야광 그리고 개야광나무는 모두 소화조로 분류된다.

 

홍자단의 학명 Cotoneaster horizontalis Decne.는 1879년 프랑스 식물학자인 Joseph Decaisne (1807~1882)이 명명한 것이다.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하면서 엄청난 양의 식물 표본을 채집하여 유럽으로 보내 수많은 동양 식물을 서양에 소개하였던 프랑스 신부 Armand David(1826~1900)가 중국 사천성(四川省) 목평진(穆坪)에서 1870년에 채집하여 보낸 종자를 파리 박물관 정원에 심어서 9년 후 그 자란 모습을 보고서 명명한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종소명은 당연히 옆으로 퍼지는 가지를 말한다.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 호북홍자단이라면서 학명 Cotoneaster atropurpureus Flinck & B.Hylm로 등록된 종이 있는데 국제적으로는 이를 홍자단에 통합하여 그 이명으로 처리하고 있다.

 

등록명 : 홍자단

이    명 : 호북홍자단

학    명 : Cotoneaster horizontalis Decne.

이    명 : Cotoneaster atropurpureus Flinck & B.Hylm

분    류 : 장미과 개야광나무속 낙엽 반상록 포복 관목

원산지 : 중국, 네팔

중국명 : 평지순자(平枝栒子)

일본명 : ベニシタン(紅紫檀)

수    고 : 50cm

줄    기 : 수평으로 퍼지면서 나란히 자람

소    지 : 원주형, 유시 조복모, 노시 탈락, 흑갈색

엽    편 : 근원형 관타원형, 희도란형

잎크기 : 5~14 x 4~9mm

잎모양 : 선단다수급첨 기부설형 전연 상면무모 하면희소평첨유모

잎자루 : 1~3mm, 유모

탁    엽 : 첩형, 조락

꽃특징 : 1~2송이 근무경 지름 5~7mm

꽃받침 : 악통종상, 외면단유모, 내면무모, 악편3각형, 선단급첨, 단유모, 내면변연유모

꽃부리 : 직립, 도란형, 선단원둔, 장4mm, 관3mm, 분홍색

수    술 : 약12개 꽃부리보다 단

화    주 : 상3 유시 2, 이생, 수술보다 단

자    방 : 정단유모

열    매 : 근구형, 지름 4~6mm, 선홍색, 2~3 소핵

개화기 : 5~6월

결실기 : 9~10월

내한성 : 영하 28도

 

홍자단
홍자단 - 가지가 마치 생선뼈와 같은 모습으로 넓게 퍼진다.

 

=========================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홍자단 무늬종  Cotoneaster horizontalis 'Variegatus',  등록명 : 무늬홍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