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국을 우리는 한자로 水菊(수국)이라고 쓰지만 원산지 일본에서는 아지사이(アジサイ)라고 부르며 한자로는 紫阳花(자양화)라고 쓴다. 자양화라는 이름은 당나라 시인 백낙천(772~846)이 명명한 것으로 그가 어느 날 항주 초현사(招贤寺)로 가는 길에 산에서 인상적인 꽃나무를 하나 발견하였는데 주변에서 아무도 그 이름을 몰라 그가 자양화(紫阳花)로 명명하였다는 것을 시로 남긴 데서 유래한다.
紫阳花(자양화) - 白居易(백거이)
何年种向仙坛上(하년종향선단상)
早晚移栽到梵家(조만이식도범가)。
虽在人间人不识(수재인간인불식)
与君名作紫阳花(여군명작자양화).
오랫동안 신선들의 세계에만 살았던 것을
언제인가 불가로 옮겨와 심은 것이겠지만.
인간세상서 아무도 이름을 모른다고 하니
내 그대 이름을 자양화라고 지어주겠노라.
诗题下原有白居易自注(시제하원유백거이자주)
注释(주석) - 招贤寺有山花一树(초현사유산화일수) 无人知名(무인지명) 色紫气香(색자기향)芳丽可爱(방려가애) 颇类仙物(파류선물) 因以紫阳花名之(인이자양화명지)
시 제목 아래 백거이가 스스로 단 주가 있다.
주석은 “초현사에는 꽃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아무도 이름을 몰랐다. 꽃색은 자주색이고 향기가 좋고 아름다워 자못 신선 세상의 식물로 보였다. 따라서 자양화라는 이름을 붙였다.”라는 내용이다.

그러자 일본의 헤이안시대 학자 원순(源順)이 백낙천이 말한 자양화(紫阳花)가 수국을 지칭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931~938년에 편찬한 사서 왜명류취초(倭名类聚抄)에 기록하여 그동안 다양하게 한자표기 되던 일본명 아지사이(アジサイ)의 확고한 한자표기로 널리 퍼져 지금까지도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일본은 지금에 와서 자양화라는 이름은 포기하지 않지만 수국을 자양화라고 한 것은 원순(源順)이 오독(誤讀)한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그 당시 백거이가 자양화라고 명명한 나무는 백거이 자신의 묘사에 따르면 자색 꽃이 피고 향기가 강하며(色紫气香) 양(阳)지쪽에 있던 나무(树)였다는 점을 들어 자색 꽃은 수긍하나 강한 향기와 양지 그리고 나무라는 묘사는 수국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그 자양화를 정향나무(丁香花)의 일종으로 추정한다는 것이 최근 일본의 중론이다. 실상을 알고 보면 그 이면에는 수국은 일본이 원산지인데 그 당시 당나라 야산에 있을 턱이 없으므로 백낙천의 자양화는 수국이 아닌 다른 나무라는 것을 강하게 주장하고 싶은 것이다.
이에 대하여 중국에서는 백낙천이 자양화로 명명한 나무의 형태에 대하여 묘사가 충분하지 않고 과거에 수구(绣球)를 자양화로도 불렀다는 다른 자료가 없으므로 자양화가 수국이 아니라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백낙천의 자양화가 정향나무라는 데는 선뜻 동의하지는 않는 분위기이다. 왜냐하면 정향나무는 이미 백낙천의 전 시대 시인인 두보(杜甫)의 시(詩) 강두사영 정향(江头四咏·丁香)이나 백낙천과 동시대의 시인인 이하(李贺)의 시 난망곡(难忘曲)에 정향이 등장하는데 이 것을 당대 최고 시인인 백낙천이 몰랐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중국에서는 백낙천의 자양화에 대하여 무슨 나무인지 알 수가 없으나 그다지 큰 관심은 없다. 중국식물지에는 수구(绣球)의 여러 이명 중에 자양화(紫阳花)는 들어 있지도 않으며 오히려 위에서 언급한 산분꽃나무속 수구협미(绣球荚蒾)의 이명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이 수구협미(绣球荚蒾)는 꽃이 흰색이기 때문에 백낙천이 말한 자양화와는 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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