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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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1 가리아 엘립티카 - 겨울 정원의 인기 수종

낙은재 2019. 7. 16. 16:15


가리아 엘립티카


가리아 엘립티카 수그루 수꽃차례


요즘 정원수로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는 산딸나무 등이 속하는 층층나무과를 탐구하다가 우리나라에서는 층층나무과에 속하는 식나무가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가리아과로 분류되고 있다는 것은 앞에서 언급한 바 있다. 이제 식나무속을 포함한 층층나무과 수종들의 탐구를 모두 마친 마당에 또 다른 인기 높은 정원수들을 탐구하러 가야겠지만 이왕 가리아과에 온 이상 정작 이 과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가리아속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더구나 가리아속은 우리에게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비교적 온난한 유럽이나 미국 서부지방에서는 한겨울에 매우 특이한 긴 술 또는 갓끈같이 생긴 꽃을 피워 눈길을 끄는 인기가 높은 상록수들이므로 더더욱 흥미가 간다. 그리고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이미 가리아속 3개 수종이 등록되어 있으므로 이들을 간단하게 알아 본다.


가리아속 = Garrya

가리아속 즉 Garrya는 식나무속과 더불어 가리아과 즉 Garryaceae를 구성하는 두 속 중 하나로서 전세계 16종이 분포하며 북중미가 원산지이고 자웅이주로서 솜털이 있는 긴 술같이 생긴 꽃차례가 특징이므로 영어로는 silk tassel 또는 tassel bush라고 불린다. tassel은 옷 등에 장식으로 다는 술을 말한다. 이 속명은 1834년 영국 식물학자 John Lindley(1799~1865)가 1828년 가리아속의 모식종인 Garrya elliptica를 미국에서 발견하여 영국으로 처음 가져간 스코틀랜드 식물 채집가 David Douglas(1799~1834)를 대신하여 명명한 것이다. 이 이름은 데이비드 더글라스의 미국 식물 탐사를 적극적으로 도운 그 당시 북미 모피 교역회사인 Hudson's Bay Company의 간부인 Nicholas Garry의 이름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지금은 미국이 세계의 식물분류학의 중심에 있지만 그 당시만 하여도 이렇게 유럽의 식물 헌터들이 부지런히 식물 채집을 나간 사냥터에 불과하였다는 것이 흥미롭다.


가리아 엘립티카 수꽃차례

늘어진 모습이 술 즉 tassel(태슬)을 닮았다고 실크 태슬이라고 불린다.


태슬(tassel) 


1834년 모식종인 가리아 엘립티카 Garrya elliptica가 명명되면서 신설된 가리아속과 가리아과는 이듬해 가리아목 Garryales도 독일식물학자 Martius에 의하여 신설되는데 처음에는 가리아목은 가리아과 하나로 구성되었으나 나중에 두충과가 합류하게 된다. 두충과의 유일한 종은 우리나라에도 한약재로 많이 보급된 중국 원산의 두충이다. 이 나무의 원래 중국명은 두중(杜仲)인데 우리나라에 와서 왜 두충으로 변했는지에 대하여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알아보기로 한다. 하여튼 가리아목에는 가리아과와 두충과가 있으며 가리아과는 식나무속과 가리아속으로 구성되어 있다. 식나무속은 전세계 모두 10종이 분포하며 가리아속은 모두 16종이 분포하여 여기에 두충을 포함하면 가리아목은 모두 27종에 불과한 매우 작은 규모의 목이라고 할 수 있다.


가리아목(目) : 총 2과 3속 27종(種)

-가리아과(科)

-가리아속(屬) : 가리아 엘립티카 등 16종 

-식나무(屬) : 식나무 등 10종 

-두충과(科)

-두충속(屬) : 두충(杜沖) 1종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가리아속과 식나무속은 겉보기에는 별로 비슷한 점이 없는데도 같은 과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그런데 프랑스 식물학자 Henri Baillon(1827~1895)이 오래 전인 1879년에 식나무속이 가리아속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주장하였으나 대부분의 식물학자들이 수긍하지 않아서 무시되어 식나무속은 층층나무과나 식나무과로 분류되어 왔다. 그러다가 무려 120년이 지나서 최근에 DNA 감식 결과와 화학물질 성분에서 유사성이 발견되어 그제서야 앙리(Henri)의 의견이 인정되어 식나무속이 가리아과로 편입되었다는 것이다. 이들 둘의 DNA 구조가 비슷하고 둘 다에서 독특한 petroselinic산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참고로 앙리 베이용(Henri Baillon)은 손수건나무를 명명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중에 쇄기풀목 또는 장미목으로 분류되던 두충과 두충도 분자생물학 데이타가 가리아속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나 가리아목으로 편입된 것이라고 한다. 


가리아 엘립티카 = Garrya elliptica

가리아속의 모식종인 가리아 엘립티카 즉 Garrya elliptica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부터 오레곤주 남부에까지 걸쳐서 주로 태평양 연안에서 약 30km 이내인 해안가에서 자생하는 키 2~5m의 상록 관목이지만 때로는 9m까지도 자라는 소교목이다. 해안가 건조한 지역에서 자생하지만 점토질 토양에서도 잘자라 토양을 가리지 않으나 산성보다는 알칼리성 토양을 선호한다. 여타 가리아속 수종들과 마찬가지로 자웅이주이고 특히 주로 해안가에서 자생하므로 coast silk-tassel로 불리며 잎의 가장자리에 웨이브가 있다고 wavyleaf silk-tassel로도 불린다. 학명을 명명한 John Lindley는 속명은 최초 발견자 David Douglas의 희망대로 탐사 원정대를 지원한 회사 간부의 이름인 Garrya로 정하였으며 종소명 elliptica는 너비보다 길이가 두 배라는 뜻인데 이는 끝이 뭉텅하면서 긴 잎모양을 의미한다. 1828년 데이비드가 채집하여 최초로 영국에 가져간 나무에서 1834년 처음으로 꽃이 피었으며 그해 존이 학명을 부여하였는데 안타깝게도 같은 해 데이비드는 또 다른 원정길을 나섰다가 하와이에서 사고로 35세라는 젊은 나이에 죽고 만다.


가리아 엘립티카

잎 전면은 광택이 있고 뒷면은 털이 부드럽다.


가리아 엘립티카

가장자리가 말려 웨이브를 만든다고 wavyleaf silk-tassel로도 불린다.


이 가리아 엘립티카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최대 30cm에 달하는 아래로 처지는 긴 꽃차례이다. 더구나 개화기가 늦겨울이므로 그야말로 삭막한 겨울 정원에 홀로 피기 시작하여 이른 봄까지 개화하며 꽃이 진 다음에도 마른 꽃 상태로 여름까지 정원을 장식하게 된다. 게다가 상록이라서 겨울에도 푸른 잎을 가지고 있어 정말 매력적이지 않을 수가 없다. 물론 내한성이 영하 12도 정도라서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는 어렵지만 남부지방에서는 노지월동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더워 온도가 38도를 넘어가는 지역에서도 잘 자라지 못한다. 되도록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게 관리를 하는 것이 좋고 만약 영하 17도 이하로 내려가면 심한 손상을 입고 때로는 회복하지 못하게 된다. 양지보다는 약간 응달을 선호하며 노지에 홀로 자라는 것보다는 한쪽 벽면에 심어서 내려오는 긴 꽃차례를 감상하는 것이 더 아름답다고 한다. 꽃차례는 수그루가 암그루보다 길고 아름다우므로 수그루를 많이 식재하고 원예종들 또한 주로 수그루로 많이 개발되어 있다. 


가리아 엘립티카

수꽃차례가 최대 30cm나 되게 길고 아름답다.


가리아 엘립티카

암꽃차례


등록명 : 가리아 엘립티카

학  명 : Garrya elliptica Douglas ex Lindl.

분  류 : 가리아과 가리아속 상록 관목 또는 소교목

원산지 : 미국 서부 해안가

영어명 : coast silk-tassel, wavyleaf silk-tassel

중국명 : 사영화(丝缨花) 은수수(银穗树) 사수목(丝穗木)

일본명 : シルク・タッセル・ブッシュ (silk tassel bush)

수  고 : 2~5m (최대 9m)

개화기 : 1~4월

내한성 : 영하 12도


가리아 엘립티카


가리아 엘립티카

1, 2 - 수꽃  3, 4 - 암꽃


가리아 엘립티카

David Douglas가 채집한 표본


가리아 엘립티카 '제임스 루프'

덩굴식물은 아니지만 벽에 붙여 심을 경우 늘어지는 꽃차례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가리아 엘립티카


가리아 엘립티카


가리아 엘립티카

수꽃차례


가리아 엘립티카

수꽃은 4개의 화피가 4개의 수술을 감싸고 있는 모습이다.


가리아 엘립티카

암꽃차례


가리아 엘립티카

암꽃차례


가리아 엘립티카

암꽃차례는 짧아서 수꽃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다.


가리아 엘립티카

수꽃차례는 꽃이 진 다음에도 여름까지 마른 꽃 상태로 유지된다.


가리아 엘립티카

암꽃차례는 열매가 달린다.


가리아 엘립티카

열매


가리아 엘립티카

수피


가리아 엘립티카 '제임스 루프'

벽면에 붙여 심어 겨울 정원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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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조화

Stachyurus praecox

이 식물은 일본 원산의 일본명 기부시라는 통조화로서 꽃 모습은 가리아와 비슷하지만 상록이 아닌 낙엽수이고 개화기가 3~4월이라는 점에서 차이를 보이며 통조화과로 분류되어 분류체계상 가리아와는 거리가 멀다. 이 통조화 또한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의 노지월동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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