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기타 과 식물/나도밤나무과

2188 합다리나무

낙은재 2026. 3. 28. 22:20

합다리나무

 

 

합다리나무라는 나도밤나무속으로 분류되는 우리 자생 낙엽 교목이 있다. 우리나라 경상도와 전라도에 주로 자생하지만 충청도와 경기도 황해도의 해안가에서도 더러 보이는 수종이다. 단엽인 나도밤나무와는 잎 모양이 확연하게 다르지만 꽃의 모양이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나도밤나무속으로 분류된다. 우리나라 외에도 중국에서는 하남성 이남 지역에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일본에서도 혼슈와 규슈 오키나와 등 온난한 지역에서 자란다. 나도밤나무속을 포화수속(泡花树属)이라고 부르고 나도밤나무를 다화포화수(多花泡花树)라고 부르는 중국에서는 이 수종은 특이하게 홍시지(红柴枝) 또는 남경가남수(南京珂楠树)라고 부른다. 홍시지(红柴枝)는 홍색 땔나무라는 의미인데 실제로 이 수종의 목재 색상이 황갈색이라고 하며 목재를 주로 땔감으로 사용하는 나무라고 한다. 남경가남수(南京珂楠树)는 남경에서 발견된 가남수라는 말인데 가남수는 포화수의 다른 이름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이 수종을 후시노바아와부키(フシノハアワブキ, 節の葉泡吹)라고 부른다. 아와부키(泡吹)는 나도밤나무를 뜻하고 후시노바(節の葉)는 붉나무의 별명이다. 따라서 붉나무와 같은 잎의 형태가 우상복엽인 나도밤나무라는 의미이다.

 

이렇게 중국과 일본 이름은 나름대로 그 유래가 파악되지만 문제는 우리 이름이다. 도대체 합다리나무가 무슨 뜻일까? 이 수종은 1921년에 발간된 조선식물명휘(朝鮮植物名彙)에서는 국명이 없다가 1937년 발간된 조선식물향명집(朝鮮植物鄕名集)에 처음 합다리나무라고 수록된 것인데 그냥 전남 방언이라고만 한다. 일설에는 줄기가 학의 다리같이 생겼다고 추정하는데 와 닿지 않는다. 왜냐하면 정태현선생이 1943년 발간한 조선삼림식물도설에 이명으로 합대나무를 기록한 점으로 봐서는 합다리나무의 다리가 즉 각(脚, leg)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다른 설은 새순이 나오는 모습이 딴머리(다리)같이 생겼고 또한 새순이 모인 모습이 합(盒)같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 또한 언뜻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는 합다리나무의 학명을 일반적으로 잘 쓰지 않는 매우 복잡하게 무려 사명 조합(Quadrinomial combination)인 Meliosma pinnata subsp. arnottiana var. oldhamii (Miq. ex Maxim.) Beusekom로 표기하고 있으나 서울대에서는 삼명 조합인 Meliosma pinnata var. oldhamii (Maxim.) Beusekom로 표기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적으로는 1867년 러시아 식물학자 Karl Maximovich(1827~1891)가 독립된 종으로 명명한 Meliosma oldhamii Maxim.로 표기하고 있다. 여기서 종소명 oldhamii는 비운의 영국 식물 채집가 Richard Oldham(1837-1864)의 이름에서 온 것이다. 이 수종의 표본을 그가 Korea Archipel. 즉 우리나라 다도해에서 1863년에 채집한 것이다. 이왕 그의 이름으로 학명이 붙었고 표본 또한 우리나라에서 채집된 만큼 이 채집자의 안타까운 사연을 한번 알아보고 가자.

 

올드함이 1863년 우리나라 다도해에서 채집한 표본

 

 

채집가 리처드 올드함은 영국 왕립식물원인 큐(Kew)에서 고용하여 해외로 보낸 마지막 식물채집가인데 1861년 24세라는 젊은 나이에 동양의 식물 채집을 목적으로 멀리 탐사여정을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건강상 문제로 또는 목적지 일본의 정치 상황 급변에 따른 치안 문제로 일본 탐사 일정이 계속 차질을 빚자 큐에서는 특히 초대 원장이던 William Jackson Hooker경이라는 작자가 그를 게으름을 피우거나 다른 목적이 있는 것으로 완전 오해하여 그의 행동도 제한하고 뱃멀미를 하는 그를 배에만 머물게 하고 충분한 자금지원도 하지 않고 징계를 하는 등 구박을 하던 중에 우울증, 류마티스, 천연두 등 여러 병을 앓다가 결국 이질에 걸려 중국 하문(廈門)에서 27세라는 나이에 안타깝게도 생을 마치고 만다.

 

그는 만주에서 일본으로 가는 길에 우리나라도 거쳐갔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서는 뭘 채집하였는지 모르겠지만 그의 사후에 일본과 대만에서 채집한 무려 14,000점이나 되는 표본이 영국으로 보내져 그가 결코 직무를 태만한 것이 아니고 그의 일에 얼마나 적극적이었는지를 죽은 다음에야 입증하게 된다. 비행기도 없던 시절 천만리 이국 땅 동양에 와서 건강도 잃어버리고 자금도 없고 무엇보다도 그를 고용한 사람의 신임마저 잃어 버린 27세의 젊은 청년이 타국에서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간 모습을 상상하니 그가 죽은 지 150여 년이 흐른 지금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이방인의 눈시울을 적시게 만든다. 아 이런! 영국이 이렇게 야만적이었단 말인가? 나중에 영국에 가서 왕실정원이라는 큐(Kew)를 관람할 기회가 있다면 그 대단한 식물 컬렉션에 마냥 감탄만 할 수 있을는지는 모르겠다. 물론 큐 식물원에서 그를 의심한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기는 했다. 그 전임자들이 도중에 전직을 하거나 채집한 표본을 개인적인 이익을 위하여 거래한 사실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하튼 뒤늦게 자기들의 잘못을 깨닫고 그가 채집한 식물 중에서 상당수를 그의 이름을 기려 종소명이 oldhamii로 된 학명이 많은데 우리나라에 등록된 것만도 정금나무 지포나무 합다리나무 등과 이명을 포함하면 모두 16건이나 된다. 그리고 영국에서는 그가 동양에 있으면서 영국 큐로 보낸 편지를 자연사박물관에 보존하고 그 내용을 디지털하여 일반인들이 열람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한다.

 

 

등록명 : 합다리나무

학   명 : Meliosma oldhamii Maxim.

등록명 : Meliosma pinnata subsp. arnottiana var. oldhamii (Miq. ex Maxim.) Beusekom

분   류 : 나도밤나무과 나도밤나무속 낙엽 교목

원산지 : 한중일

중국명 : 红柴枝, 南京珂楠树

일본명 : 후시노바아와부키(フシノハアワブキ, 節の葉泡吹)

수   고 : 20m

동   아 : 액아 구형 편구형 담갈색 유모

잎특징 : 우상복엽 엽병포함 총길이 15~30cm

소   엽 : 7~15편 총축 소엽병 엽양면 갈색유모 소엽 박지질

잎모양 : 하부 난형 3~5cm 중부 장원상란형 협란형 정단1편 도란형 5.5~10cm x 2cm, 선단급첨 예점첨 중륵신출첨두 기부 원 활설형 협설형 변연 예첨거치

잎면맥 : 측맥 7~8조 만공 근엽련 개차망결

잎면모 : 맥액 염모

꽃차례 : 원추화서 정생 직립 3차 분지 장관 15~30cm 갈색 단유모

꽃색상 : 백색

꽃자루 : 1~1.5cm

꽃받침 : 5 타원상 난형 길이 1mm, 외 1편 협소 연모

화   판 : 외면 3편 근원형 지름 2mm 내면 2편 화사대비 초단, 2렬달 중부 3렬이 중간 열편 미소 측렬편 협도란형 선단 연모 

수   술 : 발육 수술 길이 1.5mm

자   방 : 황색 유모

화   주 : 자방 등장

열   매 : 구형 4~5mm 망문 돌출 증륵 융기 종복공 일변지별일변 복부 초돌출

개화기 : 5~6월

결실기 : 8~9월

내한성 : 영하 18도

 

'기타 과 식물 > 나도밤나무과' 카테고리의 다른 글

2189 비치합다리나무  (1) 2026.04.02
2187 나도밤나무  (0) 2026.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