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인문학(人文學) 광장/漢詩(한시)

嫦娥(상아) - 李商隐(이상은)

낙은재 2026. 9. 27. 09:28

 

 

 

 

常娥(상아)라고도 하는 嫦娥(상아)는 만당(晩唐) 시인 이상은(李商隐, 813~858)이 지은 칠언절구(七言绝句)로서 전당시(全唐詩)에 수록되어 있다. 이 시는 상아가 월궁에서 홀로 지내는 처지를 빌려 감상(感傷)을 드러낸 작품으로 이상은이 사물을 빌려 마음을 전한 대표작이다. 특히 嫦娥應悔偷靈藥 碧海青天夜夜心 즉 상아는 영약을 훔친 것을 후회하리니,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 아래 밤마다 마음이 시리다”는 구절은 널리 전해지는 명구이다.

 

창작 배경 : 학계에서는 이 시의 창작 이유에 대해 아직 정설이 없으며, 사물을 빗대어 마음을 담았다는 해석이나 도교 여도사를 풍자해 읊었다는 해석 등이 있다. 당나라 시대에는 여도사 풍조가 성행했으며, 이상은은 월아(月娥)와 같은 이미지로 여도사의 외롭고 처량한 처지를 비유해 자주 그렸다. 그래서 일부에서 이 시가 도교 여도사들의 엄격한 규율에 얽매인 정신적 고뇌를 드러낸 것이라고 보며, 청나라 시대 학자들 또한 여도사를 풍자한 것이라는 견해를 지지했다.

 

내용 소개 : 시의 첫 두 구절은 새벽이 다가오는 풍경을 그려 낸다. 실내 병풍 위로는 촛불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고 바깥의 달빛은 서쪽으로 기울며 새벽 별은 사라져 간다. 이는 차갑고 고요한 분위기를 돋우며 주인공이 밤새 잠 못 이루는 허탈함을 은근히 드러낸다. 뒤의 두 구절은 상아가 달로 올라간 뒤 매일 밤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을 마주하며, 영약을 몰래 가져간 일을 후회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끝없는 외로움과 처량함을 모두 담아 낸다.

  

작품 감상 : 이 시 전체에는 시인이 틈새에 끼어 고결함을 추구하면서도 외로움에 빠진 삶에 대한 한탄이 담겨 있으며, 항아, 여도사 그리고 뜻대로 되지 않은 시인이라는 세 가지 이미지를 융합해 개괄력(概括力)이 매우 뛰어나다. 역대 평가가 매우 높았으며, 송대의 기록에서는 당시 사람들이 이 시를 본보기로 삼았다고 한다. 청대의 평에서는 “夜夜心 즉 밤마다 마음”이 고적을 다 담아냈고 절제된 감정이 함축되어 있어 청고(淸高)한 문사들의 공감을 쉽게 불러일으킨다고 했다.

 

 

嫦娥(상아) - 李商隐(이상은)

 

雲母屏風燭影深(운모병풍촉영심)

長河漸落曉星沉(장하점락효성침)

嫦娥應悔偷靈藥(상아응회투영약)

碧海青天夜夜心(벽해청천야야심)

 

운모 병풍에 촛불 그림자 깊어가는데

은하수 저물어 가고 샛별도 가라앉네

상아는 영약 훔침을 필시 후회하리라

청천벽해 아래 밤마다 마음 외로워라

 

嫦娥(상아) 원래는 姮娥(항아)이었으나 한문제 刘恒(유항)의 이름과 발음이 같아서 상아로 변경된 달의 여신, 전설상 하(夏)나라 동이족 수령 후예(后羿)의 아내

長河(장하) 은하수

曉星(효성) 晨星(신성) 啓明星(계명성) 금성 즉 샛별

靈藥(영약) 불로장생약, 전설에 의하면 후예와 상아가 서왕모로부터 하나씩 받았으나 상아가 몰래 혼자 두 알을 먹고 승천하여 달나라로 갔다고 한다.

碧海青天(벽해청천) 깊고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

夜夜心(야야심) 매일 밤 외롭고 쓸쓸함을 느끼는 상아의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