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풍나무(소합향나무)
Liquidambar orientalis
터키와 터키 인근 그리스령 섬지방 주로 해발 400m 미만의 광활한 평지에서 자생하는 풍나무가 있다. 잎이 미국풍나무와 마찬가지로 5갈래로 갈라지는 것이 기본이기는 하지만 2차로 또 갈라지기 때문에 미국풍나무와는 쉽게 구분이 된다. 원산지에서는 30m도 넘게 크게 자라는 나무이지만 환경적응에 약한지 다른 나라에 가서는 소교목 심지어는 관목으로 자라는 모습을 흔하게 보이는 특이한 나무이다. 그래서 원산지 이외에서는 거의 소교목으로 소개하며 심지어는 관목으로 소개하는 도감도 있을 정도이다.
동양풍나무(소합향나무)
Liquidambar orientalis
런던에 가서 이렇게 나즈막한 관목 모습을 하고 있다.
동양풍나무(소합향나무)
Liquidambar orientalis
이 나무는 지구의 지질시대를 세분하여 백악기 이후 6,500만 년 전부터 200만 년 전까지를 제3기라고 하는데 그 제3기의 화석에서도 발견되는 이른바 유존종(遺存種)인데 터키와 그 인근에서만 살아남아 자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환경이 매우 적합한 원산지에서는 거대한 교목으로 자라고 타 지역에서는 거의 자라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이 나무는 미국풍나무와는 반대로 더디게 자라는 나무이며 연평균 기온이 18도를 유지하며 약간 습한 비옥한 토양을 좋아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정도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나무는 단풍의 화려함보다도 이 나무에서 추출되는 달콤한 향기가 나는 수지때문에 유명하다. 아리스토텔레스 등 여러 그리스 철학자들이 향료나 향수 및 향신료와 약용으로 사용한다고 언급한 바 있는 오랜 역사를 가진 향수지인 만큼 그 이름도 매우 다양하여 영어로는 간단한 Storax부터 Styrax balsam, sweetgum oils, Styrax Levant, Asiatic Storax, Balsam Storax, Liquid Storax, Oriental Sweetgum Oil, Turkish Sweetgum Oil 등으로 불리며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먼저 도입하여 치료용 한약재로 사용한 중국을 따라서 소합향(苏合香)이라고 한다. 소합향은 중국 한의서의 교과서인 본초강목의 저자 이시진이 소합국에서 온 것이라는 설명을 하고 있는데 소합국은 중국에서 이란을 지칭하는 옛 이름이다. 아마 터키의 향료가 이란을 거쳐서 중국에 들어왔다기보다는 터키 원산의 이 동양풍나무가 이미 그 당시에 아랍 여러나라에 널리 퍼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 나무가 무려 85만평이나 되는 대규모 평활지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터키 무글라지역에서는 인근 주민들은 5월부터 11월까지 이 수지 채취에 매달려 있어 그 지역의 주요 경제기반이 되고 있다. 봄부터 수피를 조금씩 벗겨 수액이 나와 수피에 고이게 만든 다음 수피를 벗겨 삶고 압축하여 짜고 다시 물을 부어 희석시켜 부드럽게 한 다음 다시 증기 증류방식으로 채유하는 등 여러 단계를 거쳐 향이 좋은 액체성 수지를 만들어 내는데 그 작업이 11월까지 계속된다고 한다.
동양풍나무(소합향나무)
Liquidambar orientalis
동양풍나무(소합향나무)
Liquidambar orientalis
수지채취 광경
동양풍나무(소합향나무)
Liquidambar orientalis
소합향(苏合香)
소합향(苏合香)
잎 그림이 실제 동양풍나무와 약간 다르다.
그런데 이렇게 생산된 소합향과 항상 헷갈리는 또 하나의 유명한 약용 향수지가 있는데 그 것이 바로 안식향(安息香)이라는 것이다. 이 이름 또한 중국이름을 그대로 우리가 따라서 부르는 것인데 이 안식향도 아랍지역 파사국(波斯国)에서 온 것이라고 중국에서 설명하고 있다. 이 파사국 또한 현재의 이란이 된다. 그러나 영어로 benzoin resin이라고 부르는 이 향수지는 실제로 최근에는 아랍지역이 아닌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원산의 때죽나무의 종류에서 추출하는 것이 널리 사용된다. 원산지도 다르고 추출하는 나무도 전혀 다른데도 지금까지도 헷갈리는 이유는 다분히 서양에서 이를 혼동하여 부르기 때문이다.
그 원인은 다분히 식물분류학의 대부 린네로부터 비롯된다. 초창기 식물의 속명을 정하면서 린네가 중동지역에서 오래전부터 사용하여 오던 Storax가 터키원산 동양풍나무에서 추출되는 줄을 모르고 서유럽과 중동 원산의 때죽나무에서 추출되는 줄로만 알고서 그 쪽에다가 Styrax officinalis 즉 널리 판매되는 Styrax의 추출 수목이라는 뜻으로 명명해 버린 것이다. 그런데 둘 다 나무에서 추출한 향이 있는 수지이며 고대로부터 사용되던 것이라서 쉽게 정리가 되지 않은 것이다. 즉 하나는 Styrax balsam을 실제로 추출하는 Liquidambar orientalis라는 학명을 가진 동양풍나무이고 또 하나의 나무는 널리 판매되는 Styrax를 추출하는 나무라는 뜻인 Styrax officinalis이라는 이름을 가졌기 때문이다.
논쟁이 심해지자 이스라엘에서 검증에 나선 적이 있는데 성서속의 향이 나는 약용수지 즉 Storax는 때죽나무에서 추출되었다는 주장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고 성서가 쓰여질 당시 시리아 북부와 이스라엘 등 중동지역에 흔했던 동양풍나무에서 추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을 내린 바도 있다. 그러나 때죽나무에서 추출한 향수지가 여타 향료들과 혼합되어 구약성서 시대부터 예배당에서 사용되었다고 믿는 사람들도 적지 않으며 실제로 현재의 많은 나라에서 교회나 성당에서 사용하는 향은 거의 안식향 즉 benzoin resin이라는 사실도 논쟁이 계속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을 하고 있다.
안식향(安息香)
안식향(安息香)을 추출하는 베트남 때죽나무
Styrax tonkinensis(중국명 : 월남안식향)
안식향(安息香)
소합향이라고 이름을 붙여 판매를 하지만 나뭇잎으로 봐서 때죽나무이므로 안식향이다. 이렇게 지금도 혼용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그 당시 성서속에서 말하는 향수지가 정확하게 어떤 종류인지는 논외로 하고 우리는 최소한 안식향과 소합향은 다른 나무에서 추출되는 다른 향수지라는 것만 분명하게 알면 될 것 같다. 즉 풍나무에서 추출되는 것은 소합향이고 때죽나무에서 추출되는 것은 안식향이라는 것이다. 풍나무 중에서는 터키원산 동양풍나무(Liquidambar orientalis) 추출물이 최상급품이고 때죽나무 중에서는 린네가 공인한 Styrax officinalis가 아닌 베트남산 Styrax tonkinensis(중국명 : 월남안식향)과 인도네시아산 Styrax benzoin(중국명 : 전남안식향)이 대세라는 것이다. 약효는 안식향과 소합향 그리고 사향노루에서 얻는 사향(麝香)이 모두 비슷한데 돌연졸도한 사람에게 효과가 있으며 막힌 경락을 뚫는 개규지공(开窍之功)에는 사향의 약효가 가장 강하고 안식향과 소합향은 비슷하다고 중국에서는 설명한다.
등록명 : 동양풍나무
학 명 : Liquidambar orientalis Mill.
분 류 : 조록나무과 리퀴담바르속 낙엽 교목, 관, 소목
신분류 : 알팅기아과 리퀴담바르속 낙엽 교목
원산지 : 터키, 그리스
영어명 : oriental sweetgum, Turkish sweetgum
중국명 : 소합향수(苏合香树)
수 고 : 35m, 흉경 1m
잎결각 : 5개(때로는 3개, 7개), 2차 결각
잎크기 : 7.5cm
개화기 : 4~5월
열 매 : 추운지역에서는 꽃과 열매 없음
동양풍나무(소합향나무)
Liquidambar orientalis
동양풍나무(소합향나무)
Liquidambar orientalis
동양풍나무(소합향나무)
Liquidambar orientalis
동양풍나무(소합향나무)
Liquidambar orientalis
동양풍나무(소합향나무)
Liquidambar orientalis
19세기에 이 나무를 묘사한 삽화라고 하는데 실제와 잎모습이 약간 달라 미국풍나무에 가깝다.
동양풍나무(소합향나무)
Liquidambar orientalis
더디게 자라므로 분재로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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