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가시나무
포복성이며 꽃이 크다는 점에서 찔레꽃과 구분이 된다.
한동안 정원관리에 바빠서 오랜만에 장미속 우리 토종 수종들의 탐구를 이어간다. 이 난해한 장미속을 탐구하는 도중에 오랫동안 공백을 가졌더니 흐름이 끊어진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이번에 공부할 대상은 용가시나무이다. 가시나무는 분명 줄기나 잎에 가시가 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일 것이다. 용은 일부에서는 드래곤 즉 龍이라고 표기하기도 하지만 그 근거가 불확실하여 아무래도 한자어 용(龍)이라고 단언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도대체 용가시란 무슨 뜻이란 말인가? 이 이름은 정태현박사 등이 1937년 편찬한 조선식물향명집에 근거를 한다. 평북 방언이라는 짧은 설명만 보인다. 따라서 용가시나무 그 이름만 들어 봤을 때는 어떤 나무인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이 나무는 우리나라 외에도 중국과 러시아 극동지역이 원산지이다. 그럼 중국 이름에는 어떤 실마리가 떠오르는지 알아 보자. 중국 이름은 산화장미(伞花蔷薇)이다. 산화란 이 나무의 꽃차례가 산방(伞房)화서를 이루고 있음을 뜻할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 점이 원추화서인 찔레꽃과 다른 점이기는 하다. 화서도 나름대로 구분점은 될 듯은 하다만 그래도 팍 와닿는 이름은 자생지도 아닌 일본에서 이 나무를 부르는 이름 쯔루노이바라(蔓野蔷薇)이다. 풀이하자면 덩굴성 들장미 즉 덩굴성 찔레꽃이란 말이 된다. 그렇다. 용가시나무는 우리나라 토종 장미속 수중에서는 이름에 가시라는 말이 들어 있어 특이하다면 특이한 이름이지만 실상은 찔레꽃 비슷한 모습에 땅을 기는 포복성 특성을 가진 토종 장미의 한 종류이다. 정명인 용가시나무 보다는 용가시나무가 가진 여러 개의 이명 중에서 땅가시나무와 줄들장미가 이런 특성을 잘 나타낸다고 판단된다.
용가시나무
줄기가 무려 10m까지도 뻗는다.
그래서 용과 같이 매우 길고 오르락내리락하면서 구불구불 자란다고 용이란 이름이 붙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용가시나무
우리나라 토종 장미는 아직 미해결된 민생열귀와 대청가시나무를 제외하면 모두 8종으로 구분되며 그 중 6개 종은 앞에서 이미 살펴본 바가 있다. 이제 나머지 두 종인데 그 중 하나가 이 용가시나무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제주찔레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여기에 비교적 널리 알려진 돌가시나무가 통합되어 속하는 것이므로 돌가시나무로 인식해도 무방할 것이다. 장미속은 거의 모두 가시를 가지고 있지만 이상하게 우리나라에서는 덩굴성에 토종 장미들에만 가시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용가시나무와 돌가시나무, 흑산가시 및 대청가시나무가 그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덩굴성인 것은 맞지만 덩굴성이기 때문에 가시나무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앞에서도 여러 번 언급하였지만 우리 토종 장미들의 이름에 사용된 가시나무와 찔레 그리고 열귀나무 그리고 인가목은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것이므로 이름 자체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게다가 국내서는 다소 복잡하게 8종의 덩굴성 토종 장미가 각기 개별적으로 등록되어 있으나 국제적으로는 왕용가시와 털용가시 2종은 용가시나무의 유사종으로 통합 분류하고 있다. 그리고 돌가시나무 3종과 흑산가시는 제주찔레에 포함 통합하여 아래와 같이 분류하고 있다.
국 명 | 학 명 | 비 고 | 조 분 류 | 중 국 명 |
제주찔레 | Rosa luciae Franch. & Rchb. |
| 합주조(合柱組) | 광엽장미(光叶蔷薇) |
흑산가시 | Rosa kokusanensis Nakai | 유사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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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가시나무 | Rosa wichuraiana Crep. ex Franch. & Sav. | 유사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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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돌가시나무 | Rosa wichuraiana f. ellipsoidea Nakai | 유사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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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돌가시나무 | Rosa wichuraiana f. rosiflora Nakai | 유사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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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가시나무 | Rosa maximowicziana Regel |
| 합주조(合柱組) | 산화장미(伞花蔷薇) |
왕용가시 | Rosa maximowicziana var. coreana (R.Keller) Kitag. | 유사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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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용가시 | Rosa maximowicziana var. pilosa (Nakai) Nakai | 유사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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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국제적 기준에 따르면 국내 자생종 덩굴성 장미는 두 종류 외에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여도 무방하게 된다. 그렇다면 거의 동일한 수종을 일부는 용가시로 일부는 찔레로 명명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우리 국내에서만 발견되는 특산식물이라고 하더라도 국외 학자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는데 중국과 러시아에서도 자생하는 종이며 특히 최초 묘사자가 러시아 식물학계에서 활동한 사람임을 감안하면 국제 학계의 입장을 존중할 수 밖에는 없다고 본다.
용가시나무의 학명은 Rosa maximowicziana Regel로 표기되는데 1878년 러시아에서 활동한 독일출신 식물학자 레겔(Eduard August von Regel)에 의하여 같은 러시아 왕립 상트페테르브루크 수목원에서 일하던 또 다른 유명한 러시아 식물학자 칼 맥시모비치(Karl Maximovich)의 이름으로 명명된 것이다. 이들은 이 당시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수집한 수 많은 표본을 서양에 최초로 소개하면서 명명하게 되는데 그 양이 실로 엄청나다. 레겔이 명명한 식물이 무려 3,000종이 넘고 맥시모비치 또한 그에 못지않게 2,300여 종의 식물을 명명하였다고 한다.
이들이 명명한 식물이 주로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채집한 것이므로 우리나라도 이들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현재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레겔의 이름이 들어갔거나 그가 명명한 식물이 361종이나 되고 맥시모비치의 이름이 들어갔거나 그가 명명한 것은 무려 1,000종이 넘는다. 실로 어마어마하여 놀랍기 그지없다. 용가시나무 외에도 그 이름으로 종소명이 지어진 우리 자생종도 매우 많다. 그 중에는 우리가 잘 아는 두메오리나무나 조록싸리, 산개벚지나무와 황철나무 등이 있다. 이 사람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브루크 수목원의 책임자로 있었기 때문에 소속 식물학자들이 많은 새로운 종에다가 앞다퉈 그의 이름을 붙인 것으로 판단된다.
등록명 : 용가시나무
이 명 : 찔이나무, 땅가시나무, 줄들장미, 돌장미, 민줄들장미
학 명 : Rosa maximowicziana Regel
분 류 : 장미과 장미속 포복성 소관목
원산지 : 우리 자생종, 중국 요동, 러시아 극동지역
중국명 : 산화장미(伞花蔷薇)
일본명 : 쯔루노이바라(蔓野蔷薇)
길 이 : 10m
줄 기 : 활모양휘어짐, 산생단소만곡피자, 유시피자모
잎특징 : 소엽 7~9, 희5, 연엽병장 4~11cm
소엽편 : 란형, 타원형혹장원형, 희도란형
잎크기 : 1.5~3(6) x 1~2cm
잎모양 : 선단급첨혹점첨, 기부관설형혹근원형, 변연예거치
잎면모 : 상면 심록색, 무모, 하면 색담, 무모혹재중맥상유희소유모, 혹유소피자, 선모
탁 엽 : 대부첩생우엽병, 이생부분피침형, 변연유불규칙거치와 선모
꽃차례 : 수타성산방상배열
포 편 : 장란형, 변연유선모
악 편 : 삼각란형, 선단장점첨, 전연, 유시1~2열편, 내외양면균유모, 내면교밀
악 통 : 악편과 함께 외면 선모
꽃크기 : 직경 3~3.5cm
꽃자루 : 1~2.5cm, 선모
꽃 잎 : 백색혹대분홍색, 도란형, 기부설형
화 주 : 결합성속, 신출, 무모, 웅예등장
과 실 : 란구형, 직경 8~10mm, 흑갈색, 광택, 악편재, 과숙시탈락
개화기 : 6~7월
결실기 : 9월
용 도 : 약용, 접목 대목용, 어린 가지 식용, 단맛
용가시나무
잎 뒷면에 털이 없어 아래 부드러운 털이 밀생하는 찔레꽃과 구분이 된다.
찔레꽃
용가시나무
암술대에 털이 없어 털이 있는 제주찔레(돌가시나무)와 구분이 된다.
암술대의 높이는 수술과 비슷하여 수술보다 긴 찔레꽃과도 구분이 된다.
찔레꽃
암술대가 수술보다 길어 용가시나무와 대비가 된다.
용가시나무
지름이 3~3.5cm로 1.5~2cm인 찔레꽃보다 크다.
용가시나무
용가시나무
용가시나무
산방상 화서로서 아래 원추화서인 찔레꽃과 대비된다.
찔레꽃
꽃이 작고 원추화서이다.
용가시나무
탁엽에 선모가 있다.
찔레꽃
빗모양으로 갈라지고 선모가 있어 용가시와 구분이 된다.
용가시나무
열매자루에도 선모가 있다.
용가시나무
열매가 익으면서 꽃받침은 탈락한다.
용가시나무
용가시나무
꽃받침통과 꽃받침조각 꽃자루 모두에 선모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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