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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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5 작약이 왜 엉뚱하게 적작약으로 변경되었나? - 작약으로 되돌려야 마땅하다.

낙은재 2018. 5. 28. 08:00


홍천 작약밭에 심어진 의성21호 품종


홍천 작약밭 의성21호 품종


우리나라에 작약이라는 이름으로 등록된 특정 수종은 현재 없다.

놀랍게도 현재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작약(芍药)이라는 이름으로 등록된 식물은 없다. 최근에 외국에서 도입된 소위 듣보잡 나무나 화초들도 어려운 외국이름으로라도 거의 모두 등록되어 있는데 왜 전국민이 다 알고 있는 함박꽃이라고도 불리는 작약이 아직 등록되지 않았단 말인가? 그럼 정말 작약은 작약과와 작약속이라는 과명과 속명은 있어도 작약이라는 특정 수종은 없다는 말인가? 그런데 포털에 가서 작약을 검색하면 작약을 설명하는 수많은 백과사전이나 식물도감들이 뜬다. 그 중에는 심지어 국립수목원에서 운영하는 도감도 있다. 그럼 이게 도대체 뭐란 말인가? 작약이라는 특정 식물은 없고 다만 작약속 초본식물을 통칭하는 용어이라면 우리가 알고 주변에서 보이는 작약은 도대체 뭐란 말인지 답답하다. 작약은 목본이 아닌 초본이라서 간단하게 파악하고 넘어가려고 하였는데 들여다보니 이 또한 꼬인 것이 매우 많아 그냥 쉽게 지나칠 수가 없다.


우리나라 식물 이름의 통일화와 표준화를 위하여 국내 식물의 학명과 국명을 정하여 목록을 작성한다는 국가표준식물목록(약칭 : 국표식)에 작약은 없지만 작약으로 추정되는 것이 있는데 그게 바로 적작약이라는 것이다. 추정하는 근거는 학명을 Paeonia lactiflora로 표기하고 있으며 그 이명이 함박꽃이기 때문이다. 이를 적작약이라고 하는 것은 이창복의 대한식물도감(1980)과 이영복의 한국식물도감(1996)을 들고 있다. 그런데 아직 수많은 백과사전 심지어는 포털판 국립수목원의 국가생물종지식정보(약칭 : 국생정)에도 적작약이 아닌 그냥 작약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니까 작약으로 되어 있던 것을 최근에 적작약으로 변경한 것으로 추정이 된다. 언제 왜 변경하였다는 이유에 대한 아무런 설명이나 흔적도 없이 말이다. 그 어떤 이유로 온 국민이 작약이라고 부르는 것을 적작약으로 변경할 때는 그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불가피한 이유로 변경하였다면 변경하였다는 기록과 최소한 기존에 쓰던 이름 작약을 적작약의 이명으로라도 남겨두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작약은 적색 뿐만 아니라 백색 분홍색 자색 황색 심지어는 녹색 흑색 복합색 등 매우 다양한 색상의 꽃이 피는데 붉은 색이 아닌 것들은 무슨 작약이라고 할 것인가?


적작약 원종의 꽃 색상은 적색이 아닌 백색이다.

또 하나의 더 중요한 문제는 그들이 신봉하는 이창복박사가 1980년에 붙였다는 이름 적작약을 쉽게 수긍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선 작약이라는 이름은 원산지 중국의 이름 작약을 그대로 따라한 것이라고 판단되는 데다가 오랫동안 우리 선조들도 모두 작약이라고 불러왔기에 원산지의 이름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이미 굳어진 이름이 분명하므로 시비의 여지가 없다고 본다. 그러나 이를 적작약이라고 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우선 이 적작약은 한자어 적작약(赤芍藥)을 염두에 두고 한 표현 같은데 그렇다면 아마 주로 붉은 꽃이 피는 작약이라는 뜻으로 사용한 것 같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흰꽃이 피는 산작약의 일종을 백작약(白芍藥)이라고 역시 이창복박사가 같은 1980년에 이름을 붙인 것으로 봐서는 적작약은 꽃의 색상을 염두에 두고 명명한 것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실상을 알고보면 중국의 작약(芍药)은 다양한 색상의 꽃이 피기는 하지만 원종은 적색이 아닌 백색이라는 것이다. (芍藥原种花白色). 이에 대하여는 국생정 도감에서도 적작약은 백색 또는 적색의 꽃이 핀다고 이름과는 걸맞지 않게 제대로 설명하고 있다. 게다가 더 웃기는 것은 중국에도 적작약(赤芍药)과 백작약(白芍药)이라는 용어가 있지만 이는 꽃의 색상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고 뿌리의 건조방법에 따른 색상으로 구분하는 중의학(中医学)에서 사용하는 용어라는 것이다. 물론 중국에서 적작약을 붉은 색상의 작약 뿌리를 지칭하는 약재명으로 사용하더라도 우리가 붉은 꽃이 피는 작약을 적작약이라고 부르지 못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최소한 원래 흰꽃이 피는 Paeonia lactiflora를 우리가 주변에서 주로 붉은 꽃을 많이 봤다고 적작약(赤芍藥)이라고 한다면 정말 웃음거리 밖에 안된다. 혹시 적작약을 꽃의 색상이 아닌 작약속의 기본종 즉 적자라고 적작약(嫡芍藥)이라는 깊은(?) 뜻을 가진 개념으로 부른 것이라면 할 말은 없다.


작약(芍药)은 원래 백색이 원종이다.


작약(芍药)

우리나라에 가장 널리 보급된 색상이다.


한의학계에서 말하는 적작약과 백작약은 약재의 색상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한의학계에서는 작약의 약재를 적작약과 백작약으로 구분하여 사용한다. 이는 꽃의 색상이 아닌 약재의 색상으로 구분하는 것인데 이 또한 중국의 방법을 따른 것이다. 그렇다면 이창복박사 등이 붙인 적작약이라는 이 식물의 이름이 약재의 색상으로 구분한 것일 가능성은 없는지 알아보자. 작약속의 초본식물 모두를 작약이라고 통칭하며 그 대부분을 약으로 사용을 하지만 중국에서는 특히 작약(芍药)과 초작약(草芍药) 그리고 천적작(川赤芍)을 많이 사용한다. 이들이 우리나라에는 적작약(중국명 작약)과 산작약(중국명 초작약) 및 백작약(중국명 초작약) 그리고 비치모란(중국명 천적작)으로 등록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자료 대부분은 이상하게 수종에 따라서 뿌리의 색상이 붉거나 희거나 일정하다는 뜻으로 설명을 한다. 그리고 한편에서는 꽃의 색상에 따라서 뿌리의 색상도 따라가는 것처럼 생각하여 꽃이 붉은 것을 적작약이라고 하고 흰 것을 백작약이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자료에는 종에 따라 색상이 구분되는 것이 아니고 건조 방법에 따라서 색상이 달라진다고 한다. 즉 껍질을 벗겨서 삶아 건조시키면 백작(白芍)이 되는 것이고 껍질채 건조시키면 적작(赤芍)이 되는 것이다. 가장 오래된 중국의 의학서인 신농본초경(神农本草经)에 이미 작약에 대한 기록이 있는데 이때만 하여도 구분하지 않고 모두 껍질을 벗겨서 즉 백작약 상태로 사용하였으나 당나라 말기 또는 송나라 초기에 들어서 껍질의 약효가 입증되어 적작약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백작과 적작이 처음부터 구분되는 것이 아니고 어느 작약의 뿌리이던 껍집을 벗겨서 건조시키면 백작이 되고 껍질채 건조시키면 적작이 되는 것이며 이는 꽃 색상이나 뿌리의 색상과는 무관한 것이다. 찾아보면 우리나라 한의학 자료에도 이를 제대로 설명하는 곳이 없지는 않다. 따라서 우리나라 식물학계나 일반인들이 꽃의 색상에 따라서 백작약 적작약이라고 하는 것과 약재로서의 백작약과 적작약은 전혀 다른 의미인 것이다.


뿌리의 껍질 유무에 따라 약효가 아래와 같이 달라진다고 한다.

백작약의 효능 - 양혈조경(养血调经), 염음지한(敛阴止汗), 유간지통(柔肝止痛), 평억간양(平抑肝阳)

적작약의 효는 - 청열량혈(清热凉血), 산어지통(散瘀止痛)


작약의 뿌리

껍질을 벗겨 데쳐서 건조시키면 백작약이 되고 그대로 껍질채 건조시키면 적작약이 된다.


백작약


적작약


결론 : 적작약은 그 이름을 작약으로 되돌려야 마땅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학명 Paeonia lactiflora Pall.로 표기되며 원산지 중국에서 작약(芍药)이라고 부르는 식물을 우리나라에서 적작약이라고 최근에 변경하여 등록하고 있는데 이는 원래대로 작약으로 되돌려야 마땅하다고 판단된다.


첫째 꽃의 색상으로 보더라도 원래 백색이 기본인데다가 현재 다양한 색상으로 발전하였으므로 이를 적작약이라고 하는 것은 전혀 옳지않은 이름이다.


둘째 한의학계에서 말하는 약재명으로 보더라도 껍질유무에 따라서 적작약 백작약으로 구분하므로 이를 특별히 적작약이라고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심지어는 현재 국생정 도감에 적작약의 약용방법에 대한 설명이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 "외피를 벗겨 건조한 것을 쓴다." 라고 적작약에 대한 언급은 없고 오히려 백작약 이용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홍천 작약 재배 농가


 홍천 작약 재배 농가


홍천 작약 재배 농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