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 시리즈 미스 사오리(2014발표 2016특허)
수국의 특성이 획기적으로 변하여 전년지뿐만 아니라 신년지에서도 꽃이 피는 변이종들이 1980년대 후반에 미국에서 발견되어 2004년 엔드리스 섬머라는 브랜드로 상품화된 이후 그런 특성을 가진 수국들이 미국 여기저기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내한성이 약한 수국의 결정적인 단점을 보완하였기에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온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하나 이상한 것은 이제까지 알아 본 품종들 모두가 미국에서 발견되어 육종되었다는 사실이다. 수국이 일본이나 중국에서 유럽으로 건너갔다가 거기서 다시 미국으로 퍼져 나간 것이 확실한데 왜 원산지인 일본이나 중국 그리고 중간에 거쳐간 유럽에서는 그런 품종이 발견되지 않고 유독 미국에서만 이렇게 여름 내내 개화하는 품종이 무더기(?)로 발견이 된 것일까?
그 이유는 아마 이런 품종들을 바라던 간절한 마음이 미국사람들에게 더 절실하게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은 남부나 동서 해안 지역을 제외한 본토의 절반 정도에 달하는 매우 넓은 중북부 모두가 수국을 노지에서 재배할 수 없는 지역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그동안 수국을 화분에서만 키우던가 아니면 내한성이 강한 산수국이나 나무수국 또는 자기들 미국이 원산지인 떡갈잎수국과 미국수국 등으로 만족했어야 했다. 그래서 내한성이 강한 새로운 ever-blooming 즉 사계개화 품종이 거의 대부분 이런 추운 지역에서 발견되어 크게 관심을 받은 것은 우연의 일치만은 아니다. 엔드리스 섬머가 미국 최북단 미네소타주에서 발견 육종되었고 렛츠 댄스가 또 다른 북단 미시간주에서 육종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인간들의 간절한 바람에 식물이 반응을 보인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식물 자체의 몸부림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 즉 Necessity is the mother of invention 이라는 영국속담이 적용되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엔드리스 섬머 더 오리지날 (2004특허)
엔드리스 섬머 BloomStruck(2012개발 2015특허)
한편 원산지 일본이나 먼저 도입된 유럽에서는 이런 품종의 필요성이 거의 대두되지 않았다. 일본은 홋카이도를 제외한 전 지역에 수국재배가 가능하고 유럽도 러시아와 핀란드 그리고 동구권을 제외하면 문제가 없다. 남쪽 이태리나 스페인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과 심지어는 북유럽 스웨덴이나 노르웨이의 해안지역도 수국재배가 가능하므로 내한성이 강한 품종에 대한 관심이 그다지 높지는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일본의 경우는 사실 2004년 미국에서 돌연 나타난 엔드리스 섬머가 공전의 히트를 치고 그 열풍이 일본에까지 불어와 역수입되고 난 다음에서야 부랴부랴 찾아보니 홋카이도 원산 산수국 품종 중에서 그런 유전적 기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동안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고 밝히는 것이 고작이다. 다시 말하면 이런 변이종이 원산지나 유럽에서도 없지는 않았을 터인데도 그동안 관심이 없어서 찾으려는 노력도 없었고 설혹 발견되었더라도 주목을 받지도 못하였고 육종은 더더욱 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일본에서도 이런 내한성이 강하면서 장기간 개화하는 품종에 대한 관심을 가진 사람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2004년 미국에서 엔드리스 섬머가 특허를 받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또 다른 비슷한 특성을 가진 품종을 특허 출원한 일본 젊은 육종가가 있었으며 그 뒤를 이어 유럽 육종가들도 신품종 개발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바야흐르 수국은 이제 제2 전성기에 들어서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분명 내한성이 강하며 개화기간이 긴 품종들이 주도할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기존 수국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유지한 채 내한성이 강화되고 개화기간이 긴 품종들이 속속 등장한다면 누가 기존 품종들만을 고집하겠는가? 그럼 유미(You Me) 시리즈라는 신품종을 개발하여 2004년에 미국 특허를 출원하고 2006년 6월 승인을 받아 원산지 일본의 체면을 조금이라도 세운 육종가가 누구인지 알아보자.
그는 일본 교토에 살고 있는 젊은 육종가 이리에 료지(入江亮次)씨로서 일본에서도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던 자이다. 그가 네덜란드 식물특허 대행 전문업체와 손잡고 엔드리스 섬머가 특허 승인을 받은 바로 며칠 후인 2004.11.12일 4개의 신품종에 대한 미국 식물특허를 신청하여 2006년 6월 승인을 받은 것이다. 그가 개발한 품종은 You & Me 시리즈로 시장에 공급되었으며 특징은 엔드리스 섬머와 비슷한 강한 내한성과 장기간 개화하면서도 장식화가 홑꽃이 아닌 겹꽃이 아름답게 피는 품종이었다. 마니아들 중심으로 크게 사랑을 받아 점차 알려지기 시작하던 차에 2014년 영국의 전통적인 꽃전람회인 첼시 쇼 즉 RHS Chelsea Flower Show에서 그가 개발한 미스 사오리라는 품종이 2014 Chelsea Plant of the Year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린다. 그제서야 일본에서도 그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그 품종을 유미시리즈(ユーミーシリーズ) 미스사오리(ミスサオリ)라는 이름으로 일본 국내서도 판매하고 있는 것 같지만 여전히 육종가에 대한 정보는 이름과 주소 외에는 알려진 것이 없다.
수국 '미스 사오리' 와 개발자 이리에 료지씨
사오리는 그의 아내 이름이다.
이리에 료지라는 일본 교토에 사는 무명 청년이 일약 세계적인 육종가가 된 것이다.
수국 '미스 사오리' 유미 시리즈
엔드리스 섬머가 1980년대 후반에 발견되어 2004년 상품화 되기까지 16년 이상의 세월이 걸렸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리에 료지의 성과도 결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그도 1900년부터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려고 교토의 육묘장에서 아예사수국(게시물 536 참조)과 산수국 등 여러 품종들을 이리저리 교잡하여 새로운 교잡종을 만들고 그것들을 1993년 수국 '수미다노하나비'(게시물 545 참조)와 교잡시켜 1994년 드디어 만족할 만한 새로운 특성을 가진 몇 개의 품종을 얻었는데 이들을 육종하여 2004년 특허신청한 것이다. 이들의 상품명은 유미(You Me) 시리즈의 포에버(Forever)와 이터니(Eternity), 이모션(Emotion) 그리고 패션(Passion)이다. 엔드리서 섬머가 2001.10.9 신청하여 2004.11.9 승인 받은 것에 비하여 한발 늦은 것이다.
유미시리즈 포에버(Forever)
유미 시리즈 이터니(Eternity)
유미 시리즈 이모션(Emotion)
유미 시리즈 패션(Passion)
엔드리스 섬머가 미국의 어느 초등학교 선생님에 의하여 1980년대 후반에 이미 변형된 특성을 가진 변이종의 상태로 발견되었지만 완전 처음이기 때문에 그를 번식시키고 관찰하고 검증하느라고 2004년까지의 세월을 많이 보냈지만 이 유미 시리즈는 일본의 청년 원예가가 완전히 무에서부터 시작하여 1994년 신품종 개발에 성공한 것이 차이점이다. 이리에 료지의 초반 품종은 내한성은 강하고 개화기간이 매우 길지만 전년지에서만 꽃이 피는 품종이었던 것 같으나 2년 후인 2008년 부터 출시된 품종들은 전년지와 신년지 양쪽에서 개화하는 특성을 분명하게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그가 일본에서 육종에 성공하므로서 소위 사계개화 즉 remontant 품종은 다시 말하면 전년지와 신년지에서 모두 꽃이 피는 특성은 일본 원산 수국이 미국 땅에 가서 그렇게 변이된 것은 아니고 원산지 일본에서부터 그런 유전적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절실하게 바랐던 미국 사람들 눈에 먼저 띄었을 뿐이라는 추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본의 이리에씨가 개발한 품종은 유미 시리즈로 공급되고 있는데 처음부터 그가 주도적으로 설립한 회사를 통하여 공급되는 것이 아니고 개인 차원에서 개발하여 특허대행관리업체가 연결한 업체에 의하여 주로 공급되는 것 같다. 그리고 처음에는 유미(You Me)시리즈로 출시되다가 나중에는 Forever and Ever 시리즈로 그리고 일부는 미국시장에서 Ball Ornamentals라는 회사를 통하여 Double Delights 시리즈로도 판매되고 있으며 더러는 브랜드 이름이 없이 출시되기도 하여 일목요연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 Forever and Ever 시리즈는 네덜란드의 Forever and Ever plants라는 회사에서 특허권을 가진 품종들이 사용하는 브랜드인데 세계의 많은 육종가들이 개발한 다양한 제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이리에 료지가 개발한 품종 모두를 포에버 앤 에버 시리즈로 인식하는 경우도 많으며 특히 Together와 Peppermint 품종은 Forever and Ever 시리즈로 널리 알려져 있다.
어떤 사정이 있어서 그렇게 되었는지는 정확하게 그 내막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일본의 청년 원예가가 1990년대에 세계적인 품종을 개발하였는데도 이상하게 일본에서는 큰 관심을 받지 못하였으며 그 결과 제대로 일관된 브랜드로 상품화 되지 못하고 품종에 따라서 이리저리 특허권이 양도된 것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그가 육종한 아름다운 겹꽃이 피는 품종에 대한 인기는 최근에 날로 높아져 가는 것 같다.
유미 시리즈 주요 품종 현황(모두 일본인 이리에 료지가 육종한 품종으로서 국내 미등록종임)
원예품종명 | 상품명 | 미국특허번호 | 승인연도 | 부모 품종 | 개화지 | 특기사항 |
Rie01 | Forever | PP16618 | 2006 | unname x hanabi | Old | |
Rie02 | Eternity | PP16617 | 2006 | unname x hanabi | Old | |
Rie03 | Emotion | PP16720 | 2006 | unname x hanabi | Old | |
Rie04 | Passion | PP16653 | 2006 | unname x hanabi | Old | |
Rie05 | Together | PP18508 | 2008 | unname x hanabi | Old | Forever and Ever |
Rie06 | expression | PP18393 | 2008 | unname x hanabi | New, Old | Double Delights |
Rie09 | Romance | PP16613 | 2006 | unname x hanabi | Old | Double Pink |
Rie12 | Symphony | PP17833 | 2007 | unname x hanabi | Old | |
Rie13 | Peppermint | PP18476 | 2008 | unname x hanabi | New, Old | Forever and Ever |
H16-11 | Freedom | PP22210 | 2011 | unnamed x Yamaajisai | New, Old | Double Delights |
H18-12 | Peace | PP22025 | 2010 | unnamed x Yamaajisai | New, Old | Double Delights |
Perfrie | Perfection | PP22221 | 2011 | unnamed x Yamaajisai | New, Old | Double Delights |
H19-17 | Love | PP24755 | 2014 | unnamed x Yamaajisai | New, Old | |
H20-02 | Miss Saori | PP26657 | 2016 | unnamed x Yamaajisai | New, Old | 2014 첼시쇼 수상 |
Inspire | Inspire | PP26824 | 2016 | unnamed x Yamaajisai | New, Old | H19-20 |
H21-3 | Princess Diana | PP27935 | 2017 | Yamaajisai x 97 Pyra | New, Old |
일부에서는 이리에씨가 개발한 품종은 처음부터 전년지와 신년지 양쪽에서 개화한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일부에는 모두 전년지에서만 개화하지만 개화기간이 길다고도 설명을 하고 있어 기본 정보 마저도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위 표의 정보도 정확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다만 내한성이 강하고 개화기간이 긴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사실 그가 처음 상품을 육종한 일본에서나 그가 상품을 발표한 유럽에서는 개화지가 묵은 가지이냐 당년에 자란 가지이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가 있다. 그 지역들은 비교적 온난하기 때문에 개화기간이 긴지 짧은지만 문제가 될 뿐이다. 그래서 거기에 대한 정보가 명확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월동과정에서 묵은 가지가 얼어죽을 가능성이 높은 우리나라 중부 이북 지역이나 미국 중북부 지역에서는 개화지에 대한 정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신년지에서도 개화한다면 최소한 일부라도 꽃을 반드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이들 개별 품종에 대하여 간단하게 알아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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