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층층나무과/층층나무속

692 풀산딸나무 - 내한성이 매우 강한 다년생 초본, 지피식물로서 활용 가치가 높다

낙은재 2019. 3. 25. 22:04

풀산딸나무


풀산딸나무


우리나라 자생종으로 층층나무과 층층나무속 즉 Cornus에 속하는 식물 종에 풀산딸나무라는 것이 있다. 도대체 풀이라는 것인지 나무라는 것인지 그 이름으로 봐서는 알 수가 없다. 미루어 짐작컨대 이는 산딸나무를 닮은 풀이라는 뜻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런 비슷한 이름이 또 있다. 그게 바로 풀명자라는 것이다. 풀명자는 명자나무의 4촌 쯤 되는데 명자나무는 얼마 전까지 만하여도 산당화라고 불리던 이른 봄에 진한 붉은색 꽃이 피는 장미과 관목을 말한다. 그런데 풀명자는 그 이름과는 달리 비록 좀 사이즈가 작기는 하여도 풀은 아니고 엄연한 나무이다. 그래서 풀산딸나무도 함부로 풀인지 나무인지를 예단할 수가 없는 형편이다.


풀명자

이름과 달리 장미과 낙엽성 관목이다.


알고 보니 역시 이 식물은 우리나라 백두산 등 북한의 고산지대에서 자생하는 다년생 초본으로서 산딸나무와 같이 포가 크게 발달하여 마치 꽃잎 같이 보이며 지름 2mm 정도의 매우 작은 실제 꽃은 약 10여 개가 모여서 산형상 취산화서를 이룬다. 열매는 구형으로서 붉은색 핵과이므로 여러개가 모여서 하나의 구형을 이루는 복합과인 동양의 산딸나무와는 다르다. 따라서 이 식물은 나무도 아니고 그 열매도 딸기의 모습은 전혀 아니다. 비록 꽃 모습은 산딸나무를 많이 닮았지만 그 이름 풀산딸나무 중에서 실물과 부합하는 것은 풀이라는 것 뿐이다. 그런데 왜 이런 이름을 붙였을까? 게다가 국생정 도감에서는 이 풀산딸나무가 상록 초본성 식물이란다. 이건 또 뭘까? 초본이 상록이라니? 궁금하다.


이 초본 식물이 우리나라 외에도 중국 동북지방과 일본 그리고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도 자생하는데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그렇게 비합리적인 이름으로는 결코 부르지 않는다. 중국에서는 초수유(草茱萸)라고 하는데 아마 산수유속 초본이라서 그렇게 명명한 것 같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이 식물이 일본의 백산(白山) 최고봉 어전봉(御前峰)에서 처음 발견되고 붉은 열매가 달린다고 어전귤(御前橘)이라고 한다. 둘 다 썩 마음에 드는 이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논리적으로 모순되는 이름은 아니다.


이 식물은 동양 뿐만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자생하므로 캐나다에서 채취한 표본을 대상으로 하였는지 1753년 식물분류학의 창시자 린네가 Cornus canadensis라고 명명하였으며 영어권에는 그 열매의 식용이 가능하고 내한성이 강하여 추운 지방에서도 잘 자라는 지피식물로서 역할이 커서 그런지 Canadian dwarf cornel, Canadian bunchberry, quatre-temps, crackerberry, creeping dogwood 등 매우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한때 Cornus속에서 분리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일본학자 나카이 등 세계 여러 식물학자들에 의하여 Arctocrania속이나 Cornella, Chamaepericlymenum 등 다양한 속으로 분리된 적도 있으나 지금은 원래대로 복귀되어 Cornus속 Arctocrania아속으로 분류된다. 이 식물은 동양에서는 우리나라의 백두산을 비롯 일본 백산이나 홋카이도 그리고 중국의 길림성 등 추운 지방에서 자생하며 미국에서도 알래스카에서도 자생할 정도로 내한성이 매우 강한 것이 특징이다.


풀산딸나무


이 식물을 동양에서는 모두 초본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서양에서는 좀 다르다. 사실 서양의 식물 분류학에서는 식물이 풀인지 나무인지를 애써 구분하지 않는 편이다. 실제로 어떤 식물들은 초본인지 목본인지 구분하기 애매한 경우도 많다. 이 풀산딸나무도 우리나라 국생정 도감에서는 상록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서양의 일부 도감에서는 herbaceous shrub 즉 초본성 관목이라는 애매한 표현도 한다. 그리고 일부에서는 shrubby deciduous ground cover 즉 관목같은 낙엽성 지피식물이라고도 표현한다. 이런 이유는 이 식물이 추운 지방에서는 지상부는 겨울에 말라 죽고 지하 줄기와 뿌리만 남아 봄에 새로운 줄기를 만들지만 온난한 지역에서는 지상부가 그대로 존속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록이라고 묘사하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며 낙엽이라는 표현도 틀린 것은 아니다. 우리가 상록이라고 하면 상록수를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초본도 상록인 경우가 종종 있다. 섬시호 바위취 같은 것도 겨울에 지상부가 말라죽지 않는다.  


풀산딸나무

겨울에 이 상태로 월동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상록이라고 하는 것이다.


풀산딸나무

단풍잎 등으로 멀칭을 하면서 월동하는 모습



등록명 : 풀산딸나무

학  명 : Cornus canadensis L.

분  류 : 층층나무과 층층나무속 다년생 초본

원산지 : 우리 자생종(북한),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캐나다 등

영어명 : Canadian dwarf cornel, Canadian bunchberry

중국명 : 초수유(草茱萸)

일본명 : ゴゼンタチバナ(御前橘)

높  이 : 13~17cm

형  태 : 근상경세장형, 파생, 직립경섬세

소분지 : 담록색, 무모

잎특징 : 대생, 6매 윤생, 지질, 4.8 x 2.2cm, 측맥 3쌍

꽃차례 : 산형상 취산화서 정생, 지름 1.2cm

총포편 : 4개, 백색, 관란형, 1.2 x 1.1cm,  선단 둔첨

꽃특징 : 소, 백록색, 지름 2mm, 화판 4, 수술 4, 화주 두상, 자방하위

열  매 : 핵과 구형, 홍색, 지름 5mm

화  기 : 8월

내한성 : 영하 45도


풀산딸나무


풀산딸나무


풀산딸나무


풀산딸나무


풀산딸나무


풀산딸나무


풀산딸나무


풀산딸나무


풀산딸나무


풀산딸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