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학명 Michelia figo (Lour.) Spreng.로 등록된 촛대초령목에 대하여 알아보자. 실제로 Michelia속의 주 원산지는 전세계 50여 종 중 40여 종이 자생하는 중국이며 중국의 미켈리아속 중심은 바로 그들이 함소화(含笑花)라고 부르는 촛대초령목이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미켈리아속을 함소속이라고 부르며 대부분의 수종들을 xx함소라고 부른다. 이런 사정을 모두 다 파악한 다음에 식물분류학이 생겼다면 당연히 미켈리아속의 모식종을 함소화(含笑花)로 선정하였을 가능성이 높지만 린네가 1753년 미켈리아속을 창설할 당시에는 중국 식물이 아직 유럽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으므로 인도에서 자생하는 Michelia champaca L.를 모식종으로 삼았다. 이 수종이 중국 서장 운남 등지에서도 자생하는 중국명 황란(黄兰)으로서 노란 꽃이 피는 수종이다. 그렇기에 서양 식물분류학에서는 이 황란을 중심으로 비슷하면 미켈리아속이고 다르면 다른 속으로 분류하는 기준을 삼았던 것이다. 반면에 우리나라와 일본은 자생하는 종이 초령목 즉 Michelia compressa 하나 밖에는 없으므로 이를 중심으로 미켈리아속을 인식하고 속명도 그렇게 부르게 되고 속을 구성하는 여타 수종들도 xx초령목이라고 부르게 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초령목이란 이름을 우리가 독창적으로 명명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초창기에는 국내 자생종이 아닌 일본 도입종 신분이었으므로 일본 이름 그대로 초령목이라고 한 것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나중에 국내 자생지가 발견되었을 때 국명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여 문제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 결과 최근에 추가로 중국 등지에서 외래종이 속속 도입되고 있는데 우리 국민들에게 그토록 거부감이 많은 일본 신사(神社)에서 유래된 이름 초령목을 일본과는 전혀 무관한 수종들에다가 계속 붙이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정말 문제가 많고 불편하다고 계속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미켈리아속 즉 Michelia속은 특징이 몇 가지 있는데 상록이며 향기가 매우 강하다는 것과 꽃이 가지 끝이 아닌 가지 중간중간의 엽액에서 나온다는 것과 수술군과 암술군 사이에 간격이 있어 나중에 열매 자루가 매우 길게 보인다는 점이다. 이런 특성을 감안하여 우리 독창적인 속명을 만들어 붙이던가 아니면 차라리 도입종 대다수의 원산지인 중국 이름 함소화(含笑花)를 따를 것이지 일본 신사에서 유래된 음산한 이름 초령목을 계속 유지할 이유는 전혀 없으므로 시급하게 수정할 것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표식에서는 최근 정작 손봐야 할 초령목은 그대로 두고서 종소명 등 부가되는 이름만 수정하고 있어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돌초파초령목을 단초령목으로 라누기노사초령목을 솜털초령목 등으로 변경하고 있다. 이 촛대초령목도 과거에는 피고초령목으로 등록되어 있던 것을 수정한 것이다. 피고는 물론 종소명 figo에서 온 것이며 촛대는 수술군과 암술군 사이에 암술군 자루가 있어 꽃이 진 다음 길쭉한 모습이 마치 촛대와 같다고 2003년 이영노박사가 한국식물연구연보에서 처음 붙인 우리 독창적인 이름으로 보인다. 이렇게 암술군 자루가 있는 것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켈리아속 전체에 해당하는 특성이므로 특정 수종 이름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아예 미켈리아속 자체를 촛대목련속이라고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듯하다. 예를 들면 우리 자생종 초령목은 촛대목련으로 이 촛대초령목은 중국촛대목련으로 말이다.
학명 Michelia figo (Lour.) Spreng.는 원래 1790년 포르투갈 선교사 겸 식물학자 João de Loureiro (1717~1791)가 중국 광주에서 채집한 표본을 대상으로 그 당시에는 백합나무속으로 판단하여 Liriodendron figo Lour.로 명명한 것을 독일 식물학자 Kurt Polycarp Joachim Sprengel (1766 – 1833)가 1825년 미켈리아속으로 변경하여 재명명한 것이다. 그 사이 1817년 스위스 식물학자 깡돌에 의하여 목련속으로 분류한 학명 Magnolia figo (Lour.) DC.가 발표된 적도 있으나 곧이어 발표된 스프렝겔의 미켈리아속으로 분류한 학명에 묻혀 버린다. 하지만 최근에 다시 통합론 바람이 불자 깡돌(DC.)의 학명이 부활하여 통합론자들이 지금 현재 사용하는 정명이 된다. 종소명 figo는 고정시키다 연결하다 직립하다 뚫다 등의 뜻인데 여기서는 정확하게 무슨 의미인지 알 수가 없다. 영어권에서는 꽃에서 바나나 향기가 난다고 이를 banana shrub 또는 banana magnolia라고 한다. 그리고 꽃 색상이 암자색 포르투갈 포도주 색을 닮은 경우 port wine magnolia라고도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를 하나의 원예 품종으로 취급하여 M. figo ‘Port Wine’으로 취급한다. 그리고 꽃 색상이 짙은 자색인 경우와 나무 키가 15m나 되는 수종이 있는데 이를 국제적으로는 촛대초령목의 변종으로 취급하지만 중국에서는 이들을 각각 별도의 종인 자화함소(紫花含笑)와 야함소(野含笑)로 분류하므로 다음에 다루기로 한다.
원산지 중국에서는 이를 웃음을 머금고 있는 꽃이라는 뜻인 함소화(含笑花)라고 부른다. 함소란 미소와 비슷한 말로서 얼굴에 웃음기를 띠는 것을 말한다. 이 꽃이 피더라도 활짝 펴지지 않고 반쯤 개화하는 특성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함소화를 소이불어(笑而不语) 즉 ‘그저 웃지요.’에 비유하며 중국인들의 우의(寓意)와 함축(含蓄) 그리고 암시(暗示)를 즐겨 하는 국민성을 대변하는 꽃이라고 판단한다. 그래서 이 함소화의 꽃말이 함축(含蓄)과 긍지(矜持)라고 한다. 함소화라는 이름은 이미 송나라 때 유명 문장가로서 당송팔대가 중 한 사람인 구양수(欧阳修, 1007~1072)의 귀전록(归田录)이라는 책에 처음 등장한다. 그 이후 송나라 진경기(陈景沂)란 사람의 함소화(含笑花)라는 시와 남송 시대 양만리(杨万里)의 함소(含笑)라는 시가 기록으로 남아 있다. 명나라 저명한 희곡작가이자 양생학자(养生学家)인 고렴(高濂, 1573~1620)이 쓴 초화보(草花谱)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含笑花开不满,若含笑然. 这就是说, 其花不是盛开, 而是半开, 若妙龄女子嫣然含笑, 你说可爱不可爱?” 대충 번역하자면 “함소화는 꽃이 완전하게 피지 않고 마치 미소를 머금은 듯 한다. 말하자면 활짝 피지 못하여 반쯤 피는 것인데 이는 마치 묘령의 아가씨가 예쁜 미소를 띠는 것과 같다. 이를 어찌 아름답지 않다고 하겠는가?” 중국식물지에서는 함소화(含笑花)라는 중국 정명의 출전으로 고렴(高濂)이 쓴 또 다른 책인 예화보(艺花谱)를 들고 있다. 중국에서는 함소화라는 정명 외에 향초화(香蕉花)나 향초관목(香蕉灌木)이라는 별명이 있는데 향초(香蕉)가 바로 바나나를 뜻하므로 결국 영어명 banana shrub과 맥을 같이 한다.
일본에서는 이를 에도시대 중기 또는 메이지시대 초기에 중국으로부터 도입되었다고 하는데 이를 카라타네오가타마(カラタネオガタマ) 즉 당종초령(唐種招霊)이라고 부른다. 별명으로 토우오가타마(トウオガタマ)로도 불리는데 이 또한 당초령(唐招霊)을 말한다. 모두 중국초령목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일본의 오가타마(オガタマ)를 열심히 초령목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작고 향기 좋은 즉 오가(小香)의 구슬 모양의 즉 타마(玉) 같은 열매가 달리는 나무라고 풀이하는 학자도 있다. 그리고 이 촛대초령목도 카라타네를 결실을 하지 못한다는 즉 허실(虚實)로 풀이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실제로 분명 양성화인데도 불구하고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는 함소화의 열매를 쉽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등록명 : 촛대초령목
과거명 : 피고초령목
학 명 : Michelia figo (Lour.) Spreng.
이 명 : Magnolia figo (Lour.) DC.
분 류 : 목련과 미켈리아속 상록 관목
원산지 : 중국 남부
중국명 : 함소화(含笑花), 향초관목(香蕉灌木)
일본명 : 당종초령(唐種招霊)
영어명 : banana shrub, port wine magnolia
수 고 : 2~3m
수 피 : 회갈색, 분지 번밀
특 징 : 맹아 눈지 엽병 화경 모두 황갈색 융모 밀생
잎특징 : 혁질, 협타원형 도란상타원형, 선단둔단첨, 기부 설형 활설형
잎면모 : 상면 광택, 무모, 하면중륵 갈색평복모 유지, 나머지 탈락 무모
잎크기 : 4~10 x 1.8~4.5cm
잎자루 : 2~4mm, 탁엽흔 엽병 정단까지 도달
꽃특징 : 직립, 담황색 간혹 홍색 혹 자색
꽃향기 : 달콤한 짙은 향기
화피편 : 6, 육질, 비후, 장타원형, 12~20 x 6~11mm
수 술 : 7~8mm, 약격 신출 급첨두
암술군 : 무모, 7mm, 암술군병 6mm, 담황색 융모
열 매 : 취합과 2~3.5cmm 골돌과 원형 혹 구형, 정단 단첨 부리
개화기 : 3~5월
결실기 : 7~8월
용 도 : 관상용, 화차, 방향유, 약용
내한성 : 영하 12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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