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8 자목련 '니그라'

자목련 '니그라'

 

자목련 '니그라' - 자목련이 관목임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학명 Magnolia liliiflora 'Nigra'로 표기되는 자목련 '니그라'는 black라는 뜻을 가진 품종명 Nigra의 글자 그대로 꽃 색상이 매우 짙은 암자갈색 꽃이 피는 품종이다. 이 원예품종의 역사는 깊다. 대영제국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빅토리아여왕시대의 초창기 식물 헌터 중 한 사람인 John Gould Veitch (1839 – 1870)가 1861년 일본에서 가져간 품종인데 8~10장의 화피편이 10 x 5cm 사이즈로 매우 크고 매우 짙은 흑자색 꽃을 피우는 품종이라고 묘사한다. 그래서 검다는 뜻의 Nigra라는 품종명을 붙여서 1883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자목련은 1790년에 일본으로부터 유럽에 최초 도입되었고 1792년 에 학명이 부여되었는데 초창기 도입 수종의 꽃 색상은 생각보다는 자색이 짙지 않고 흰색이 섞인 옅은 자색으로 기부만 조금 짙은 자색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래서 J. G. Veitch가 가져간 품종에 큰 관심이 쏠릴 수밖에는 없었을 듯하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백목련과 자목련의 교잡종인 접시꽃목련 즉 Magnolia ×soulangeana일 것이라고 주장도 하였지만 베이치 가문에서는 자목련의 원예품종으로 인정 받기를 원했다.

 

1837~1901 64년 동안 재임하면서 대영제국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빅토리아여왕

 

John Gould Veitch(1839~1870)는 영국의 초창기 식물 채집가 중 한 사람으로서 유명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 당시 유럽 최고의 원예 가문으로서 원예 왕국으로도 불리던 영국의 베이치가문의 창설자 John Veitch의 손자이자 나중에 세계 최대의 원예전시회인 첼시쇼의 창설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James Herbert Veitch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베이치가문은 유명한 식물 채집가들을 고용하거나 직접 세계 각국에서 진귀한 식물을 채집하여 유럽에 소개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들이 유럽에 처음 도입한 식물이 천여 종에 달하였다고 한다. John Gould Veitch가 31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폐결핵으로 죽자 그의 동생인 Harry Veitch가 가업인 Veitch nursery를 이어받았는데 그가 바로 그 유명한 식물 헌터 어네스트 윌슨을 고용하여 스프렝게리목련이나 손수건나무 등을 구하기 위하여 중국 운남지방에 보낸 사람이다. 그 당시 유럽의 귀족들이 희귀식물 수집에 열광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힘들게 수집한 식물에서 조금이라도 차이점이 보이면 하나의 새로운 원예품종으로 이름을 붙여서 자랑하였던 것 같다. 참고로 Veitch nursery는 챌시와 엑서터에 각각 사업기반을 두었는데 챌시 사업은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때 문을 닫았고 엑서터(Exeter) 너셔리는 계속 사업을 이어가다가 1969년 St Bridget Nurseries에 매각 흡수되어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여러 나라에서 새로운 식물을 채집하고 길러 종자를 판매하는 것이 그들의 사업 일부이었던 것 같다.

 

대개의 목련 원예품종들은 원산지 중국에서 원래부터 야생하던 이런저런 특성을 가진 품종들을 서양인들이 가져가서 자기들이 마음대로 이름을 붙이면 하나의 원예품종이 되는 것이다. 식물 분류에 있어서 하나의 새로운 종(species)을 발견하여 묘사하고 이름을 붙여서 학명을 발표하면 나중이라도 다른 학자들이 반드시 검증하게 되지만 원예종의 경우는 어느 명망가가 권위있는 학자 또는 수목원에서 먼저 이름을 붙여 발표하면 시비붙는 사람들도 거의 없다. 그저 이름만 중복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제까지는 그저 외국에서 원예품종들을 도입하기에 급급하였다면 이제부터는  우리 품종을 개발하여 이름을 붙여 세상에 소개할 때가 된 것이 아닌가 한다. '니그라'만 하여도 그 당시 서양인의 일본 입국이 수월하지 않았을 터인데 그 어려움을 헤치고 일본 후지산 등 여러 지역을 찾아 다니며 유난히 색상이 검붉은 품종을 발견하여 유럽으로 가져 갔으므로 충분히 하나의 원예품종으로 이름을 붙일 만하다고 생각이 들지만 원산지 중국에서는 야생에서도 얼마든지 발견 가능한 흔한 색상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니까 원예품종이란 새로운 변이종이라는 생각보다는 그저 다양한 특성 중에서 일정한 특성을 가진 품종들만을 분류하여 부르는 이름 정도로 인식하면 되겠다. 

 

니그라의 꽃 색상을  purplish maroon이라고 표현한다.

 

등록명 : 자목련 '니그라'

학   명 : Magnolia liliiflora 'Nigra'

이   명 : Magnolia ×soulangeana 'Nigra'

분   류 : 목련과 목련속 낙엽 관목

원산지 : 중국

육종가 : 영국 베이치 가문

특   징 : 나무가 자목련 원종보다 왜성으로 높이가 2.4m에 지나지 않고 꽃 색상이 안팎 모두 짙은 암자색

내한성 : 영하 23~28도

특   기 : 이 품종은 색상이 독특하여 유난히 인기가 높아 1993년 영국 RHS의 AGM를 수상한 바 있는 품종이며 현재도 세계 각국에 널리 보급되어 있다.

 

자목련 '니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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