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목련과 교잡종/접시꽃목련

1168 접시꽃목련 '피카드즈 슈메틀링'

낙은재 2020. 11. 11. 10:14

접시꽃목련 ' 피카드즈 슈메틀링 '
접시꽃목련 ' 피카드즈 슈메틀링 '
접시꽃목련 ' 피카드즈 슈메틀링 '

 

접시꽃목련 '피카드즈 슈메틀링'의 학명은 Magnolia x soulangeana 'Pickard's Schmetterling'이다. 피카드는 사람 이름이고 슈메틀링은 영어로는 butterfly 즉 나비를 뜻하는 독일어이다. 접시꽃목련에서는 흔하지 않게 좁고 긴 와인레드 색상의 화피편을 가지고 있으면서 잎은 거친 편이라는 이 품종은 어디서 개발되었으며 왜 이런 이름을 붙였는지에 대하여 알아보자. 목련이라고는 전혀 없던 유럽사람들은 1600년대 말에 미국에서 버지니아목련이 도입되면서 목련을 알게 된다. 그러다가 거의 100년 후인 1780~90년대에 미국에서 온 키만 크지 그다지 아름답지 않은 버지니아목련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아름다운 백목련과 자목련이 중국과 일본에서 서양으로 건너가게 된다. 아름다운 꽃 나무들을 보면 그냥 자연 그대로 즐기던 동양과는 달리 온 세상에서 희귀한 식물들을 다 구해다가 자기들 정원에 심어두고서 서로 자랑질 하기를 즐기던 유럽 귀족들은 달랐다. 그래서 키가 아주 큰 백목련과 키가 작은 관목인 자목련이라는 특성이 완전 다른 이 두종을 강제로 교잡시켜 새로운 종을 만들어 내는 데에는 불과 30년 밖에는 걸리지 않았다. 그래서 인위적으로 태어난 것이 바로 프랑스 솔란지라는 사람에 의하여 탄생한 교잡종인 솔란지목련인데 이를 우리는 최근에 꽃모양이 접시같이 생겼다고 접시꽃목련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새로운 교잡종인 접시꽃목련은 키가 양 부모종의 중간쯤인 3~9m로 정원에 심기에 적당한 사이즈이고 꽃 색상도 백색과 자색의 중간인 핑크색이 주류라서 아름다운데다가 양부모종을 닮아서 내한성도 강하므로 인기가 매우 높아 단숨에 세상에서 가장 널리 보급되는 목련 품종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그래서 한동안 유럽에서 특히 프랑스와 독일에서 너도나도 신품종 개발에 뛰어들어 접시꽃목련의 다양한 원예 품종들이 연이어 출시되다가 세계 제1, 2차대전을 거치면서 유럽의 원예산업은 큰 타격을 입고 잠잠하게 된다. 그러다가 점차 신품종 개발의 중심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옮겨가게 된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종들을 중심으로 살펴봐도 1905년에 스위스서 개발되 발표된 '레니아 알바'를 끝으로 유럽 신품종은 자취를 감추고 그 대신 미국에서 개발된 신품종들이 속속 등장한 것이다. 1937년 발표된 '픽처'와 1940년의 '산호세' 1946년의 '릴리푸티안' 등을 비롯하여 그 이후 발표된 '롬바디 로즈' '버건디' '크림슨 스티플' '코츠' 등의 품종들은 모두 미국에서 개발된 것들이다. 

 

이러다가 오랜만에 다시 유럽에서 개발된 신품종이 나타났는데 그게 바로 영국 남동부 캔터베리의 스토드마쉬(Stodmarsh)에서 농장을 하던 Amos Pickard(1913–1994)라는 사람이 개발한 품종들이다. 그는 일본의 누마즈시(沼津市)출신으로 요코하마에서 Hakoneya Nurseries를 운영하였던 육종가이자 화훼 수출업자인 Koichiro Wada (1907 ~ 1981)로부터 1967년 다량의 식물을 도입하여 그 중 영국에서 유서 깊은 주택인 The Old Deanery Garden에 두 그루의 목련을 심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앞 1159번 게시글에서 다룬 신품종 접시꽃목련 '픽처'이었던 것이다. 바로 이 나무를 부모종으로 하여 여타 다른 목련과의 자연 수분 방식에 의하여 무려 23종에 달하는 원예품종을 개발하게 되는데 모두 그 이름 앞에 피카드즈가 붙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가 개발한 품종들을 이른바  Amos Pickard Magnolia Collection이라고 부르며 켄버베리 대성당에도 많은 품종들이 심어져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그 중 두 종이 접시꽃목련으로 등록되어 있다. 그게 바로 그가 맨 처음 개발한 품종이라는 이 '피카드즈 슈메틀링'과 '피카드즈 루비'라는 품종이다. 그리고 5종이 더 그냥 목련의 교잡 원예품종으로 등록되어 있다. 

 

영국 보존건물 Deanery Garden 1921년 모습과 켄터베리대성당 정원

 

꽃잎이 매우 가늘고 좁은 맨 처음 개발한 이 품종은 평소 그가 그의 아내 Lieselotte를 흔히 부르던 애칭인 Schmetterling이라고 품종명을 붙였다고 한다. 이 품종은 5년생부터 개화를 하고 내한성도 강하고 왕성하게 잘자라는 데다가 꽃이 아름다워 그가 개발한 품종들 중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영국 왕립원예학회인 RHS로부터 우수 정원수라는 AGM을 수상한 바도 있다. 

 

등록명 : 접시꽃목련 '피카드즈 슈메틀링'

학   명 : Magnolia x soulangeana 'Pickard's Schmetterling'

분   류 : 목련과 목련속 낙엽 소교목

원산지 : 중국 원산 백목련과 자목련의 교잡종

육종가 : 영국 Amos Pickard가 접시꽃목련 'Picture'와 다른 종을 자연 교잡시켜 개발, 1984년 발표

수   고 : 6~9m

꽃특징 : 좁고 긴 15cm 길이의 6장의 꽃잎, 3장 꽃받침. 

특   기 :  RHS Award of Garden Merit.

내한성 : 영하 28도

 

접시꽃목련 ' 피카드즈 슈메틀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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