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만병초는 일부 변종이 유럽 이베리아반도의 남부 스페인 안달루시아지방과 포르투갈 남부에서 자생하지만 원변종은 이름과는 달리 실제로는 중앙아시아 코카서스지방과 터키의 폰틱산맥에서 자생하는 만병초이다. 그래서 그 지역명인 Pontinus를 따서 린네가 1762년 이를 Rhododendron ponticum이라고 명명한 것이다. 우리는 흑해나 터키 그리고 코카서스지방을 유럽 남동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실제로 이 지역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이기는 하지만 엄연하게 아시아에 속한다. 터키 국토의 대부분은 물론 흑해의 남부해안 그리고 코카서스 산맥이남은 모두 아시아에 속한다. 그래서 구 소련이었던 조지아와 아제르바이잔이나 아르메니아 모두 아시아권역에 속한다. 린네가 학명을 정할 때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그 지역에 기원전 헬레니즘시대에 존재하였다는 Kingdom of Pontus 즉 폰투스왕국도 흑해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래서 일부 유럽지역이 포함되기는 했지만 페르시아계가 설립한 왕국이었기에 유럽사람들은 이 수종을 동방에서 온 수종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이름에 유럽이 붙었다고 모두가 유럽이 원산지라고 인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워낙 유럽사람들이 꽃을 사랑하고 식물을 사랑하였기에 전세계 수많은 식물들을 수집하여 재배하고 개량하였으므로 우리가 장미던 라일락이던 분꽃나무이던 걸핏하면 유럽xxx라고 하는데 실제로 알고 보면 그 원산지 대부분이 아시아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유럽이라는 곳이 전체 면적은 한중일을 합한 것과 거의 동일한데 이상하게 쓸만한 목본 식물은 거의 없고 거의 대부분 전세계 특히 아시아에서 수집해 간 것들이다. 그러므로 우리 가까이에 진짜 보물 같은 식물들을 두고서 엉뚱하게 유럽유럽 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만병초도 마찬가지이다. 전세계에서 만병초아속으로 분류할 수 있는 무인편 상록 진달래가 약 270종이 되지만 그 중 250종은 중국이 원산지이고 거기에 우리나라와 일본 원산까지 합하면 약 260종이나 된다. 따라서 만병초는 한중일 3국의 식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선상에 자생하는 이 수종이 만병초의 대표격인 진달래과 만병초아속의 모식종이 된 것은 식물분류학을 서양에서 먼저 시작하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유럽에서만 자생하는 것도 아닌 이 수종을 우리가 유럽만병초라고 불러야 하나 싶어서 하는 말이다. 정작 유럽에서는 린네가 이 수종을 소개한 다음 해인 1763년에 영국 왕실정원 Kew에서 종자를 도입한 것이 최초라고 하며 상업적인 공급은 1770년이 넘어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이 만병초의 경우는 일부 변종이 이베리아반도에서 자생하는 것이 나중에 발견된 데다가 원변종도 최근에는 유럽에 속하는 터키의 영토에서도 발견되었으며 인근 불가리아에서도 발견되었다고 하니 이제는 유럽만병초라고 해도 안 될 것은 없어 보이기는 한다. 그리고 일찍부터 유럽에 도입된 데다가 나름대로 아름다워 유럽 전역에 널리 보급되었으나 일부 국가에서는 지나치게 왕성하게 번식하여 처치 곤란한 수종이 되었다고 한다.
진달래속 즉 Rhododendron속 수종들을 크게 둘로 분류하면 흔히 아잘레아 즉Azalea와 로도덴드론 즉 Rhododendron으로 나눠서 부른다. 이들 둘을 구분할 하나의 뚜렷한 기준은 없다. 상록과 낙엽도 기준이 될 수 없고 인편(鱗片)의 유무도 아니다. 초창기에 Azalea속이라는 것으로 분류되었던 수종들이 있는데 이들을 중심으로 아잘레아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니다. 그들 중 일부는 나중에 Rhododendron속으로 변경되었기 때문이다. 여하튼 하나의 기준으로 둘을 구분할 수는 없지만 현재 진달래속을 여러 아속으로 구분할 때 철쭉아속 즉 Subgenus Pentanthera와 영산홍아속 즉 Subgenus Tsutsusi에 속하는 수종들은 모두 아잘레아라고 하고 만병초아속 즉 Subgenus Hymenanthes와 두견아속 즉 Subgenus Rhododendron로 분류되는 수종들은 모두 로도덴드론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따라서 만병초아속의 모식종인 이 유럽만병초를 로도덴드론이라고 부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그 중에서도 특히 보통 로드덴드론 즉 Common Rhododendron이라고 불린다. 이는 Rhododendron속 전체의 모식종이자 Rhododendron아속의 모식종인 알프스 원산 고산애기만병초 즉 Rhododendron ferrugineum을 제치고 전형적인 Rhododendron이라고 그 대표성을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아잘레아는 일본 원산의 사츠키(영산홍)가 대표이고 로도덴드론은 이 유럽만병초가 대표적인 수종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이 수종은 그다지 추운 지역이 원산지는 아니지만 해발 1,800m이상 고지대에서도 자생하기 때문인지 내한성이 영하 26도로 결코 약하지 않다. 따라서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도 노지재배가 가능해 보인다.
등록명 : 유럽만병초
학 명 : Rhododendron ponticum L.
분 류 : 진달래과 진달래속 상록 관목 소교목
그 룹 : 로도덴드론, 만병초아속
원산지 : 중앙아시아, 유럽 이베리아반도, 불가리아
영어명 : Common Rhododendron, Pontic Rhododendron
중국명 : 흑해두견(黑海杜鵑)
수 고 : 5~8m
잎특징 : 10~20 x 2.5~6.4cm, 상면 암녹색, 하면 연녹색,
잎자루 : 1.3~2.5cm
꽃차례 : 가지 끝 6~15송이 산방화서
꽃부리 : 자홍색, 상면 화관 내부 녹갈색 반점, 지름 5cm
수 술 : 10개, 기부 털
꽃받침 : 극히 작음, 5개 뭉텅한 거치
개화기 : 5~6월
내한성 : 영하 26도
주 의 : 꽃과 꿀에 독성이 있어 식용을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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