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진달래과 진달래속/만병초아속

1371 유럽만병초 - 만병초아속의 대표적인 수종

낙은재 2021. 3. 18. 11:46

유럽만병초
유럽만병초

유럽만병초는 일부 변종이 유럽 이베리아반도의 남부 스페인 안달루시아지방과 포르투갈 남부에서 자생하지만 원변종은 이름과는 달리 실제로는 중앙아시아 코카서스지방과 터키의 폰틱산맥에서 자생하는 만병초이다. 그래서 그 지역명인 Pontinus를 따서 린네가 1762년 이를 Rhododendron ponticum이라고 명명한 것이다. 우리는 흑해나 터키 그리고 코카서스지방을 유럽 남동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실제로 이 지역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이기는 하지만 엄연하게 아시아에 속한다. 터키 국토의 대부분은 물론 흑해의 남부해안 그리고 코카서스 산맥이남은 모두 아시아에 속한다. 그래서 구 소련이었던 조지아와 아제르바이잔이나 아르메니아 모두 아시아권역에 속한다. 린네가 학명을 정할 때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그 지역에 기원전 헬레니즘시대에 존재하였다는 Kingdom of Pontus 즉 폰투스왕국도 흑해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래서 일부 유럽지역이 포함되기는 했지만 페르시아계가 설립한 왕국이었기에 유럽사람들은 이 수종을 동방에서 온 수종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이름에 유럽이 붙었다고 모두가 유럽이 원산지라고 인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워낙 유럽사람들이 꽃을 사랑하고 식물을 사랑하였기에 전세계 수많은 식물들을 수집하여 재배하고 개량하였으므로 우리가 장미던 라일락이던 분꽃나무이던 걸핏하면 유럽xxx라고 하는데 실제로 알고 보면 그 원산지 대부분이 아시아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유럽이라는 곳이 전체 면적은 한중일을 합한 것과 거의 동일한데 이상하게 쓸만한 목본 식물은 거의 없고 거의 대부분 전세계 특히 아시아에서 수집해 간 것들이다. 그러므로 우리 가까이에 진짜 보물 같은 식물들을 두고서 엉뚱하게 유럽유럽 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유럽만병초의 자생지는 흑해를 둘러싸고 있는 터키 북부와 조지아 아르메니아 등이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흑해두견이라 한다. 

만병초도 마찬가지이다. 전세계에서 만병초아속으로 분류할 수 있는 무인편 상록 진달래가 약 270종이 되지만 그 중 250종은 중국이 원산지이고 거기에 우리나라와 일본 원산까지 합하면 약 260종이나 된다. 따라서 만병초는 한중일 3국의 식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선상에 자생하는 이 수종이 만병초의 대표격인 진달래과 만병초아속의 모식종이 된 것은 식물분류학을 서양에서 먼저 시작하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유럽에서만 자생하는 것도 아닌 이 수종을 우리가 유럽만병초라고 불러야 하나 싶어서 하는 말이다. 정작 유럽에서는 린네가 이 수종을 소개한 다음 해인 1763년에 영국 왕실정원 Kew에서 종자를 도입한 것이 최초라고 하며 상업적인 공급은 1770년이 넘어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이 만병초의 경우는 일부 변종이 이베리아반도에서 자생하는 것이 나중에 발견된 데다가 원변종도 최근에는 유럽에 속하는 터키의 영토에서도 발견되었으며 인근 불가리아에서도 발견되었다고 하니 이제는 유럽만병초라고 해도 안 될 것은 없어 보이기는 한다. 그리고 일찍부터 유럽에 도입된 데다가 나름대로 아름다워 유럽 전역에 널리 보급되었으나 일부 국가에서는 지나치게 왕성하게 번식하여 처치 곤란한 수종이 되었다고 한다.

 

진달래속 즉 Rhododendron속 수종들을 크게 둘로 분류하면 흔히 아잘레아 즉Azalea와 로도덴드론 즉 Rhododendron으로 나눠서 부른다. 이들 둘을 구분할 하나의 뚜렷한 기준은 없다. 상록과 낙엽도 기준이 될 수 없고 인편(鱗片)의 유무도 아니다. 초창기에 Azalea속이라는 것으로 분류되었던 수종들이 있는데 이들을 중심으로 아잘레아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니다. 그들 중 일부는 나중에 Rhododendron속으로 변경되었기 때문이다. 여하튼 하나의 기준으로 둘을 구분할 수는 없지만 현재 진달래속을 여러 아속으로 구분할 때 철쭉아속 즉 Subgenus Pentanthera와 영산홍아속 즉 Subgenus Tsutsusi에 속하는 수종들은 모두 아잘레아라고 하고 만병초아속 즉 Subgenus Hymenanthes와 두견아속 즉 Subgenus Rhododendron로 분류되는 수종들은 모두 로도덴드론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따라서 만병초아속의 모식종인 이 유럽만병초를 로도덴드론이라고 부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그 중에서도 특히 보통 로드덴드론 즉 Common Rhododendron이라고 불린다. 이는 Rhododendron속 전체의 모식종이자 Rhododendron아속의 모식종인 알프스 원산 고산애기만병초 즉 Rhododendron ferrugineum을 제치고 전형적인 Rhododendron이라고 그 대표성을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아잘레아는 일본 원산의 사츠키(영산홍)가 대표이고 로도덴드론은 이 유럽만병초가 대표적인 수종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이 수종은 그다지 추운 지역이 원산지는 아니지만 해발 1,800m이상 고지대에서도 자생하기 때문인지 내한성이 영하 26도로 결코 약하지 않다. 따라서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도 노지재배가 가능해 보인다.

 

진달래속과 두견(진달래)아속의 모식종은 알프스 원산 위 고산애기만병초이지만 일반적으로 로드덴드론이라고 하면 유럽만병초를 말한다.

 

등록명 : 유럽만병초

학   명 : Rhododendron ponticum L.

분   류 : 진달래과 진달래속 상록 관목 소교목

그   룹 : 로도덴드론, 만병초아속

원산지 : 중앙아시아, 유럽 이베리아반도, 불가리아

영어명 : Common Rhododendron, Pontic Rhododendron

중국명 : 흑해두견(黑海杜鵑)

수   고 : 5~8m

잎특징 : 10~20 x 2.5~6.4cm, 상면 암녹색, 하면 연녹색,

잎자루 : 1.3~2.5cm

꽃차례 : 가지 끝 6~15송이 산방화서

꽃부리 : 자홍색, 상면 화관 내부 녹갈색 반점, 지름 5cm

수   술 : 10개, 기부 털

꽃받침 : 극히 작음, 5개 뭉텅한 거치

개화기 : 5~6월

내한성 : 영하 26도

주   의 : 꽃과 꿀에 독성이 있어 식용을 삼가야 한다.

 

유럽만병초 - 수술은 10개이다.
유럽만병초 - 꽃받침이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다.
유럽만병초 - 혁질에 길이 최대 20cm로 길며 인편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