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진달래과/산앵도나무아과

1693 애기월귤 – 월귤이 아닌 넌출월귤의 왜성 근연종

낙은재 2022. 1. 29. 10:14

애기월귤은 월귤과는 무관하고 넌출월귤의 근연종이다.
애기월귤 - 전반적 크기가 작지만 털이 거의 없는 꽃자루가 길게 나와 주로 하나의 꽃이 외롭게 핀다.

 

애기월귤이라고 학명 Vaccinium oxycoccus L. subsp. microcarpus (Turcz.) Kitam.으로 등록된 수종이 있는데 학명으로 봐서 넌출월귤의 아종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아종명 microcarpus는 열매가 작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월귤이 아니라 넌출월귤의 열매가 작은 아종(亞種)임이 분명한데도 그 이름이 애기월귤이라고 마치 월귤의 왜성 아종인 것처럼 되어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월귤과 넌출월귤은 식물분류학적으로 보나 영어 일반명으로 보나 실제 식물의 특성으로 보나 어떤 특별한 근연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애기넌출월귤이라고 해야 될 것을 그냥 애기월귤이라고 명칭을 붙여 논리적으로 전혀 이해가 안 된다. 이 이름을 정태현선생이 1942년 조선삼림식물도설에서 붙이고 이창복선생이 1966년 한국수목도감에서 그대로 따랐기에 우리나라 정명(추천명)이 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 이 비논리적인 이름이 그대로 쭉 방치되어 있다.

 

그러니까 애기월귤은 학명 Vaccinium vitis-idaea인 월귤(越橘)과는 무관하고 학명 Vaccinium oxycoccos인 넌출월귤의 하위 아종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렇게 아종으로 분류하지 않고 이 애기월귤을 하나의 독립된 종으로 승격시켜서 분류하고 있다. 그럼 그 내막을 살펴보자. 먼저 이 수종은 러시아 식물학자인 Nicolai Stepanowitsch Turczaninow (1796~1863)가 1845년 그 당시 존재하던 넌출월귤속으로 분류하여 Oxycoccus microcarpus Turcz. ex Rupr.라고 명명을 한다. 그 후 1871년 독일계 러시아 식물학자인 Johannes Theodor Schmalhausen (1849~1894)가 이를 산앵도나무속으로 재분류하여 Vaccinium microcarpum (Turcz. ex Rupr.) Schmalh라는 학명을 부여한다. 다시 90여 년이 흐른 다음 일본학자 키타무라 시로(北村四郎, 1906~2002)가 넌출월귤의 아종으로 재분류하여 Vaccinium oxycoccos subsp. microcarpum (Turcz. ex Rupr.) Kitam이라는 학명을 부여한다. 이 학명의 잘못 스펠링된 학명이 우리나라에 등록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다시 독립된 하나의 종으로 인정하여 1871년 Schmalhausen이 명명한 학명 Vaccinium microcarpum을 서구는 물론 중국과 일본 등 거의 모두가 따르고 있다. 이렇게 되어 월귤뿐만 아니라 넌출월귤과도 무관한 독립된 종이 되었지만 그래도 넌출월귤과는 가까운 사이인 근연관계에 있다. 왜냐하면 애기월귤은 산앵도나무속을 세분류할 때 넌출월귤아속에 넌출월귤조(section)로 분류되어 다음에 다룰 학명 Vaccinium macrocarpon인 미국넌출월귤과 더불어 넌출월귤과 동속 동아속 동조에 속하기 때문이다.

 

근연관계에 있는 애기월귤과 넌출월귤 그리고 미국넌출월귤은 그 열매의 크기가 달라서 영어 일반명도 미국넌출월귤은 large cranberry라고 하고 넌출월귤은 그냥 cranberry 그리고 애기월귤은 small cranberry라고 부른다. 미국넌출월귤을 제외한 두 종은 한중일 3국에서도 자생하는데 중국과 일본에서도 이 애기월귤을 모두 넌출월귤에 비하여 열매나 크기가 작다는 의미로 각각 소과홍매태자(小果红莓苔子)와 히메츠루코케모모(ヒメツルコケモモ, 姫蔓苔桃)라고 한다. 원래 월귤과는 무관한 넌출월귤이라는 이름 자체를 일본을 그대로 따라서 붙인 우리나라에서 왜 이 애기월귤에서는 일본을 그대로 따라서 애기넌출월귤이라고 하지 않고서 중간에 넌출을 생략하였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미 그 이전인 1800년대에 산앵도나무속이 아속과 조로 분류되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그러니까 이왕 따라할 것이면 끝까지 따라서 하던가 아니면 처음부터 따라하지 말던가 했어야 했다는 말이다. 하지만 정태현선생이 이렇게 이름을 붙일 당시인 1942년만 하여도 최소한 애기월귤이 넌출월귤의 아종으로 나중인 1972년에 명명된 학명 Vaccinium oxycoccos subsp. microcarpum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말의 변명은 되려는지 모르겠다.

 

북반구 넓은 지역에 분포한다. 

 

애기월귤은 넌출월귤에 비하여 여러모로 사이즈가 작은 특성을 보인다. 같은 상록 포복성 반관목이지만 가지가 직립 상승할 경우 높이가 5~10cm로 10~15cm인 넌출월귤보다 낮다. 그리고 가지의 갈래도 적은 편이고 잎의 크기도 2~6 x 1~3mm로 5~11 x 2~5mm인 넌출월귤보다 작다. 가지 끝에서 달리는 꽃도 1~2송이가 모여서 피어 1~4송이가 모여서 피는 넌출월귤에 비하여 단출하다. 그런데 꽃자루는 반대로 1.5~2.5cm로 넌출월귤보다 약간 길쭉하며 털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여 눈에 띈다. 그리고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바로 열매가 같은 홍색이지만 애기월귤은 지름이 6mm로 10mm인 넌출월귤에 비하여 작다. 그래서 작은 열매라는 뜻의 종소명 microcarpum이 붙었고 중국명에도 소과(小果)라는 말이 일본명에도 작고 귀엽다는 뜻인 히메(姬)가 앞에 붙었다.

 

등록명 : 애기월귤

희망명 : 애기넌출월귤

등록명 : Vaccinium oxycoccus L. subsp. microcarpus (Turcz.) Kitam.(오기)

학   명 : Vaccinium oxycoccos subsp. microcarpum (Turcz. ex Rupr.) Kitam.

정   명 : Vaccinium microcarpum (Turcz. ex Rupr.) Schmalh. ex Busch

최초명 : Oxycoccus microcarpus Turcz. ex Rupr.

분   류 : 진달래과 산앵도나무속 상록 반관목

원산지 : 백두산, 중국, 일본 등 북반구 한대 거의 전지역

영어명 : small cranberry

중국명 : 소과홍매태자(小果红莓苔子), 모호두(毛蒿豆), 칭흑사(称黑斯)

일본명 : 히메츠루코케모모(姫蔓苔桃, ヒメツルコケモモ)

수   고 : 5~10cm

개화기 : 6~7월

결실기 : 7~8월

내한성 : 영하 40도

특  징 : 넌출월귤과 거의 유사하지만 잎과 열매 등 전반적인 사이즈가 넌출월귤에 비하여 작다.

 

애기월귤
애기월귤
애기월귤
애기월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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