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진달래과/산앵도나무아과

1721 마취목 – 정원수로 인기 높은 일본과 중국 원산 상록 관목

낙은재 2022. 2. 23. 18:43

마취목

 

마취목의 학명 Pieris japonica D. Don ex G. Don은 원래 1775년 일본에 도착하여 동인도회사의 의사로 1년 3개월간 체류하면서 일본의 식물을 조사하여 수많은 동양 식물들을 분류하여 학명을 부여한 스웨덴의 식물학자이며 린네의 제자인 칼 페테르 툰베리(Carl Peter Thunberg, 1743~1828)가 처음 발견하여 명명한 것이다. 1784년 발간한 그의 유명한 일본식물지에 장지석남속으로 분류하여 Andromeda japonica Thunb.라고 명명하였던 것이다. 이를 1834년 스코틀랜드 식물학자인 David Don(1799~1841)이 새로운 마취목속을 신설하면서 Pieris japonica (Thunb.) D. Don ex G. Don으로 재명명한 것을 그의 형이자 역시 식물학자인 George Don (1798~1856)이 발표한 것이다. 데이비드 돈은 마취목속을 신설하면서 히말라야마취목을 모식종으로 삼았지만 실제로는 히말라야마취목은 1818년에 서양인들에 처음 발견되어 1820년에 명명되었지만 이 마취목은 그보다 36년이나 앞선 1784년에 명명된 것이다. 그리고 마취목과 히말라야마취목 둘 다 자생하는 중국에서도 모식종(模式種)인 Pieris formosa는 미려마취목(美丽马醉木)이라고 하고 이 Pieris japonica를 그냥 마취목(马醉木)이라고 불러 마취목이 먼저 알려졌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마취목이라는 이름은 우리와 일본도 그렇게 불러 한중일 3국이 모두 같은 이름으로 부른다. 이 수종은 강한 독성식물이므로 말(馬)이 먹으면 마취(痲醉)된다는 뜻에서 한자로 마취목(馬醉木)이라고 쓰므로 중국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실제로는 이 이름은 일본에서 먼저 사용되던 이름이 중국으로 건너 간 것이다. 중국에서는 과거 약으로 쓰기보다는 살충제로 사용할 만한 독성이 강한 식물 정도로만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나라 본초학자인 진장기(陈藏器, 687~757)가 편찬한 본초습유(本草拾遗)에 침목(梫木)이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하는데 자세한 특성 묘사가 없고 단지 ‘수여석류(树如石榴) 엽세(叶细) 고장여(高丈余) 4월개화(四月开花) 백여설(白如雪)’ 즉 ‘석류를 닮았고 잎이 가늘고 높이는 1장 남짓이고 4월에 눈 같은 흰 꽃이 핀다.’라는 구절만 있어 마취목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그래서 명대 본초학자 이시진도 어떤 수종으로 특정하기 어렵다고 표한 바 있다. 게다가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침(梫)을 육계(肉桂)의 일종으로 인식하고 있었음이 중국 고전 설문(說文)과 이아(尔雅)에 기록되어 있다. 그런던 차에 일본에서 발견된 아세비(アセビ)가 서양에 소개되면서 널리 알려지자 일본에서 쓰던 한자어 이름 마취목(馬酔木)을 중국에서 그대로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본 이름 아세비(あせび)는 말이 이 잎을 먹고 그 독성으로 다리를 못쓰게 된다는 족폐(足癈) 즉 아시지히(あしじひ)에서 아시비(あしび)로 되었다가 아세비(あせび)로 변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일본 이름 마취목(馬酔木)은 7~8세기에 쓰여진 것으로 알려진 일본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시가집인 만엽집(萬葉集)에 근거한다.

 

미국 원산의 산마취목은 꽃차례가 직립하고 줄기나 잎에 강모가 있어 구분이 되지만 히말라야마취목과 마취목은 얼핏 봐서는 비슷한데 어떤 차이점이 있기에 각각 독립된 종으로 구분하는지 궁금하다. 그래서 1972년에 일본학자 키타무라 시로(北村四郎, 1906~2002)의 경우는 히말라야마취목을 마취목의 변종으로 분류하여 Pieris japonica subsp. formosa (Wall.) Kitam.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학자들이 이들 둘을 각각 독립된 종으로 분류하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는 있을 것이다. 우선 서식지가 히말라야 인근 아열대지방인 히말라야마취목과는 달리 마취목은 조금 더 한랭한 기후인 중국 화동 화중지방과 일본의 혼슈 야마가타현까지 북상하여 내한성이 영하 29도로 강하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마취목은 잎의 2/3이상 끝부분에만 미세한 둔한 거치가 있고 털이 없는데 반하여 히말라야마취목은 잎 전체에 작은 톱니가 있으며 어린 잎에는 부드러운 털이 있다. 잎자루는 히말라야마취목이 10~15mm로 마취목 3~8mm보다 더 길다. 마취목의 자방은 근구형이고 삭과인 열매는 편구형인데 반하여 히말라야마취목의 자방은 편구형이고 열매는 난원형이라는데 육안으로 쉽게 구분하기는 어렵다. 그 외에도 히말라야마취목의 동아가 상대적으로 작고 꽃차례가 아래로 처지는 특성은 마취목에서 더 두드러진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히말라야마취목은 잎 전체에 톱니가 있으며 잎자루가 길고 열매가 둥글다.
히말라야마취목의 꽃차례는 주로 위로 솟는다.
마취목은 잎의 끝부분에만 둔한 거치가 있으며 털은 거의 없다.
마치목의 열매축은 아래로 처지지만 열매는 위로 향하여 열린다.

 

주로 키가 1~4m정도 자라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10m까지도 자라는 이 마취목은 주 원산지인 일본에는 수령이 100~200년된 고목도 많다고 한다. 산성 토양에서 잘 자라고 고산지대 건조한 지역에서 주로 서식하는 이 수종은 유독성 수종이기는 하지만 꽃과 잎이 아름다워 정원수로 인기가 높다. 그래서 50여 종 이상의 많은 원예품종들이 개발되어 있으며 그 중 10여 종이 국내에도 등록되어 있다. 원예종 외에도 일본 규슈 야쿠시마섬 원산의 변종인 야쿠시마마취목도 별도 등록되어 있는데 다음부터 이들에 대하여 파악해 본다. 마취목을 서양에서는 일반적으로 Japanese andromeda 또는  Japanese pieris라고 부르는데 이는 일본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며 당초에는 안드로메다속으로 분류되었기 때문이다.

 

마취목 고목

 

등록명 : 마취목

학   명 : Pieris japonica (Thunb.) D. Don ex G. Don

분   류 : 진달래과 마취목속 상록 관목

원산지 : 중국 일본

중국명 : 마취목(马醉木)

일본명 : 아세비(馬酔木)

영어명 : Japanese andromeda, Japanese pieris

수   고 : 1~4m 최대 10m

잎크기 : 3~8 x 1~2cm

잎자루 : 3~8mm

꽃특징 : 총상화서, 원추화서, 8~14cm, 항아리형 백색, 화약 2돌기

열   매 : 삭과 편구형 3~5mm 지름

개화기 : 4~5월

결실기 : 7~9월

내한성 : 영하 29도

 

마취목
마취목
마취목
마취목
마취목의 수술에는 2개의 돌기가 있으며 자방에는 털이 없고 구형이다.
열매는 편구형으로 포배 5열개하며 암술대가 숙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