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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4 긴잎조팝나무(털긴잎조팝나무) - 조팝나무 구분법

낙은재 2024. 10. 21. 09:03

 

긴잎조팝나무의 잎은 결코 길지 않으며 꽃차례는 오히려 크고 아름답다.

 

 

 

긴잎조팝나무

백두산 지역에서 자란다는 긴잎조팝나무의 학명 Spiraea media Schmidt는 1792년 독일 식물학자인 Franz Schmidt (1751~1834)가 명명한 것이다. 여기서 종소명 media는 중간 또는 평균수준이라는 뜻인데 글쎄 뭐가 중간이라는지는 알 수 없다. 구체적으로 나무의 사이즈인지 잎의 크기인지 아니면 수술의 길이를 말하는 것인지 모른다. 이 수종은 우리나라 백두산 인근 외에도 유럽의 중부와 남동부에서부터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를 거쳐 중국 북방지역에까지 매우 광범위한 지역에서 자생한다. 그러므로 일찍이 18세기에 이미 학명을 부여받은 것이다. 하지만 분명 유럽에서도 꽤 넓은 지역에서 자생한다는데 어쩐 일인지 린네의 1753년 식물리스트에는 누락되고 1792년이 되어서야 독일 학자에 의하여 처음 명명되었다는 것이 흥미롭다. 그렇게 존재감이 없어 보이지도 않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서양에서 이를 영어로 Russian spiraea 또는 oriental spirea라고 부르는 것으로 봐서는 아마 당초에는 유럽에서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가 나중에 극히 제한된 지역에서 드물게 자생하는 것이 발견된 것이 아닌가 한다. 한편 오스트리아 군인이자 탐험가이며 자연학자인 Franz Adam Waldstein(1759~1823)이 1812년 발간된 헝가리 희귀식물지에 Spiraea oblongifolia Waldst. & Kit.라는 학명을 발표한다. 여기서 종소명 oblongifolia는 잎이 직사각형 또는 길쭉하다는 뜻이다. 바로 이 수종이 우리나라 혜산 등 백두산 인근에서도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 이 수종을 일본에서 긴잎조팝나무라는 의미에서 나가바시모츠케(ナガバシモツケ)라 부르고 한자로 장엽하야(長葉下野)라고 쓰기에 우리 이름도 긴잎조팝나무가 된 것이다. 그 당시로는 전혀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모양이 길쭉하다는 것과 사이즈가 길다는 것은 다른 의미인데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는 사이즈가 길다는 의미의 이름을 잘못 붙인 것이다. 다른 조팝나무 수종들과 비교할 때 길이가 겨우 3cm도 되지 않는 이 수종의 잎을 긴잎이라고 부르는 것은 결코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우리 자생종 조팝나무들 중에서는 가장 짧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은 자기들 자생종이 아니므로 가볍게 넘어갈 수도 있지만 우리는 자생종이므로 명명에 신중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이 분포도에는 이미 통합된 털긴잎조팝나무의 자생지도 포함되어 있다.

 

 

 

여하튼 훗날 후자 학명 Spiraea oblongifolia가 전자의 학명 Spiraea media로 통합되면서 그 변종과 품종으로 편입된 학명들이 1893년의 Spiraea media var. oblongifolia Dippel과 1903년의 Spiraea media f. oblongifolia Beck이 각각 발표되었다. 이 긴잎조팝나무가 우리나라에서는 1937년 발간된 조선식물향명집에서부터 수록되었는데 그 때 국명은 긴잎조팝나무로 학명은 위 두 학명이 혼합된 Spiraea media var. oblongifolia Beck로 표기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나중에 국제적으로 아예 변종 신분도 인정되지 않고서 원종에 모두 통합되었으므로 현재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도 긴잎조팝나무의 학명은 Spiraea media Schmidt로 표기되어 있다. 중국에서는 긴잎조팝나무를 구아수선국(欧亚绣线菊)이라고 한다. 구아(欧亚)란 유럽과 아시아 즉 유라시아를 말한다. 대개 학명을 따라서 중국명을 붙이는 중국이지만 이 경우는 중간이라는 것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던지 원산지가 유라시아 거의 전지역이라고 이렇게 이름을 붙인 것이다.

 

 

등록명 : 긴잎조팝나무

학   명 : Spiraea media Schmidt

분   류 : 장미과 조팝나무속 낙엽 관목

원산지 : 백두산 인근, 중국 동북3성, 유라시아

중국명 : 구아수선국(欧亚绣线菊)

일본명 : 나가바시모츠케(長葉下野)

영어명 : Russian spiraea, oriental spirea

수   고 : 0.5~2m

줄   기 : 소지세 근원주형 회갈색 눈시대홍갈색 무모 근무모

동   아 : 난형 선단급첨 종갈색 복와상인편 수매 1~2mm

엽   편 : 타원형 피침형

잎크기 : 1~2.5 x 0.5~1.5cm

잎모양 : 선단금첨 희원둔 기부설형 전연 선단 2~5거치

잎면모 : 양면무모 하면맥액간 미단유모 우상맥

잎자루 : 1~2mm 무모

꽃차례 : 산형총상화서 무모  9~15송이

꽃자루 : 1~1.5cm 무모

포   편 : 피침형 무모

꽃크기 : 기늘 0.7~1cm

악   통 : 악통관종상 외면무모 내면단유모

악   편 : 란상삼각형 선단금첨 원둔 외면무모 단유뮤

화   판 : 근원형 선단둔 장관 3~4.5mm 백색

수   술 : 약 45개 화판보다 김

화   반 : 파상원배형 불규칙열편

자   방 : 단유모

화   주 : 수술보다 짧음

열   매 : 골돌과 직립 개장 단유모 화주정생 경사개전 악편반절

개화기 : 5~6월

결실기 : 6~8월

내한성 : 영하 34도

 

자료 : 중국식물지, 한반도수목지

 

 

 

털긴잎조팝나무

국내에 긴잎조팝나무의 하위 변종으로 Spiraea media Schmidt var. sericea (Turcz.) Maxim.으로 등록된 수종이 있다. 이를 국내서는 털긴잎조팝나무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변종명 sericea가 영어로는 silky 한자로는 견모(絹毛) 즉 비단 같은 부드러운 털이라는 뜻인 데다가 실제로 잎 양면과 잎자루 등에 견모가 있기 때문이다. 이 변종은 유럽에는 자생하지 않지만 중국과 몽고 러시아 외에도 우리나라 백두산 인근과 일본 홋카이도에서도 자생한다. 중국에서는 이를 견모수선국(绢毛绣线菊)이라고 불러 학명과 궤를 같이 한다. 일본에서는 에조시모츠케(エゾシモツケ) 즉 하이하야(蝦夷下野)라고 홋카이도조팝나무라는 뜻으로 부른다. 이 수종은 당초 러시아 식물학자인 Nicolai Stepanowitsch Turczaninow(1796~1863)가 Spiraea sericea Turcz.라고 하나의 독립된 종으로 분류하여 1843년 명명하였던 것을 러시아 식물학자인 Karl Maximovich (1827~1891)가 긴잎조팝나무의 변종으로 편입하여 1879년 Spiraea media var. sericea (Turcz.) Maxim.를 발표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현재 이 학명으로 등록되어 있으나 최근 세계적인 통합바람에 의하여 이 변종도 원종에 통합되었으므로 더 이상 변종의 신분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었다. 따라서 원종인 긴잎조팝나무에 통합되고 그 이명으로 처리될 예정에 있다는 말이다. 이 수종은 1937년 조선식물향명집에는 수록되지 않고 있다가 1943년 정태현선생의 조선삼림식물도설에 털조팝나무로 처음 등재되었다. 그 후 1966년 이창복선생이 한국수목도감에서 털긴잎조팝나무라고 하여 현재까지 그 이름으로 불러 오고 있다.

 

등록명 : 털긴잎조팝나무

등록명 : Spiraea media Schmidt var. sericea (Turcz.) Maxim.

통합명 : Spiraea media Schmidt

분   류 : 장미과 조팝나무속 낙엽 관목

원산지 : 한국 중국 몽고 러시아 일본

중국명 : 견모수선국(绢毛绣线菊)

일본명 : 에조시모츠케(エゾシモツケ, 蝦夷下野)

특   징 : 잎양면과 잎자루에 견모가 밀생

내한성 : 영하 34

 

털긴잎조팝나무
털긴잎조팝나무
털긴잎조팝나무
털긴잎조팝나무

 

 

조팝나무 분류법

긴잎조팝나무는 조팝나무의 세분류상 긴 총경에 산형 또는 산방화서로 꽃이 피기에 장산화서조로 분류된다. 그 조(section)에서도 동아의 인편이 다수이고 잎 가장자리에 거치가 없거나 있더라도 끝에 소수만 있고 수술이 꽃잎보다 길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긴잎조팝나무계로 재분류된다. 국내 등록된 수종 중 이 계(series)로 분류되는 수종은 이 긴잎조팝나무가 유일하다. 그러니까 조팝나무를 만나면 먼저 꽃차례를 파악하여 원추화서(꼬리조팝나무)인지 복산방화서(일본조팝 참조팝 덤불조팝 갈기조팝)인지 아니면 산방화서인지를 파악한다. 만약 산형 또는 산방화서라면 그 총화경(總花梗) 즉 꽃차례의 자루 길이의 장단을 파악하여 자루가 없이 줄기에서 곧바로 꽃자루가 나와서 꽃이 피면 단산화서조로 분류하고 총화경이 있으면 장산화서조로 분류된다. 바로 그 총화경이 긴 산방화서로 꽃이 피는 장산화서조 조팝나무들 중에서 수술이 꽃잎보다 짧은 갈래조팝 산조팝 당조팝 아구장나무 공조팝 일본바위조팝 반호우트조팝 화관조팝을 제외하면 인가목조팝과 섬국수나무가 남는데 이들은 잎에 거치가 있고 동아 인편이 적다는데서 이 긴잎조팝나무와 구분이 된다는 말이다.

 

 

원추화서인 꼬리조팝나무와 복산방화서인 참조팝나무
단산화서인 조팝나무와 만첩조팝나무
장산화서인 산조팝나무와 아구장나무는 수술이 짧다.
장산화서인 인가목조팝과 섬국수나무는 수술이 길지만 잎에 거치가 많다.
장산화서로서 수술이 길고 잎에 거치가 거의 없는 것은 긴잎산조팝 너뿐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