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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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0 땅꽈리와 노란꽃땅꽈리 명칭 혼란

낙은재 2025. 1. 21. 11:09

 

Physalis angulata(좌)  Physalis pubescens(우) 화관 내부 반문 색상이 다르고 털의 과다가 다르다.

 

 

 

여러모로 꽈리를 닮았으나 키가 낮아 땅에 붙어서 자란다고 땅꽈리라고 불리는 일년생 초본식물이 있다. 우리 자생종은 아니고 약용으로 조선시대 이전에 중국에서 도입하여 재배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초본의 이름은 우리나라만의 독창적인 것으로 1937년 발간된 최초의 한글 식물목록집인 조선식물향명집에서부터 쭉 써오던 이름이다. 하지만 그 당시 즉 일제강점기에 처음 붙인 이름은 아니고 그 이전에 조선 후기 1800년대 초에 나온 어휘서인 광재물보(廣才物譜)조선후기 실학자인 유희(柳僖, 1773∼1837)선생이 1824년경에 펴낸 물명고(物名攷)에 이미 중국명 고직(苦蘵)을 우리말로 땅꽈리라고 한다고 수록하고 있었다. 물명고에서는 “고직(苦蘵)은 밭과 들에서 자라며 산장(酸漿) 즉 꽈리와 유사하지만 작고 열매를 먹는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학명 Physalis angulata 고직(苦蘵)은 현재 열대와 아열대 남북 아메리카가 원산지라고 하지만 호주도 한때 원산지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기원전에 제작된 중국 최초의 사서인 이아(爾雅)에서도 언급될 정도의 오랜 재배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도 중국은 원산지가 아니라고 하여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여하튼 중국에서는 까마중 즉 직()과 비슷하게 생겼으나 그 열매의 맛이 쓰다고 고직(苦蘵)이라고 하며 꽈리와 마찬가지로 열매가 등롱(燈籠)처럼 생겼다고 등롱포(泡) 또는 등롱초(灯草)라고도 한다. 이 고직(苦蘵)은 일본으로도 건너가 일본에서는 광엽풍령산장(葉風鈴酸漿)으로 불린다. 산장(酸漿) 즉 꽈리와 비슷하게 열매가 풍령(風鈴)처럼 생겼지만 꽈리에 비하여 잎이 넓다는 의미인데 실제로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고 고직(苦蘵)도 잎이 좁은 경우가 많다.

 

땅꽈리의 속명 Physalis는 오줌보(膀胱)를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온 것으로 1753년 린네가 명명한 것이다. 땅꽈리속은 전세계 94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대부분이 남북 아메리카가 원산지이고 극히 일부가 인도나 중국이 원산지이다. 한때 꽈리도 이 속으로 분류되어 모식종 역할을 하였으나 최근에는 별도의 속으로 분리되어 나왔다. 그래서 국내서 과거에는 이 속을 꽈리속이라고 하다가 현재는 땅꽈리속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꽈리를 제외하면 1921년 발간된 조선식물명휘에는 땅꽈리인 Physalis angulata 외에 Physalis minima L.과 Physalis repens Nakai 등 두 종이 더 수록되어 있었으나 이들 두 종은 나중에 모두 Physalis angulata에 통합되었다. 하지만 통합되기도 전인데 어떤 이유에서 인지 1937년 조선식물향명집에서는 땅꽈리 즉 Physalis angulata 하나만 기재되어 있었다. 그 후 1980년 식물학자 전의식(1929~2013)선생의 재발견으로 Physalis minima는 애기땅꽈리로 부활하였으나 1996년 이우철(1936~2022)선생이 땅꽈리에 통합시켰다. 그리고 1999년 식물학자 박수현선생의 신종 발견으로 Physalis wrightii A.Gray가 노란꽃땅꽈리라는 국명으로 목록에 추가되었다가 국제 추세를 따라서 학명이 Physalis acutifolia (Miers) Sandwith로 변경되었으나 현재는 국내에 도입되지 않아 존재하지 않는 종으로 판단되어 목록에서 삭제되었다. 그래서 2007년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는 땅꽈리와 노란땅꽈리 두 종이 등록되어 있었는데 최근에 와서 큰 변화가 생겼다. 지난 2023년에 땅꽈리의 학명을 갑자기 Physalis angulata에서 Physalis pubescens로 변경하여 버렸다. 그리고 노란꽃땅꽈리의 학명 Physalis acutifolia는 삭제되고 그 대신에 Physalis angulata가 그 이름을 차지하게 되었다. 단순하게 명칭만 변경한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 오랫동안 땅꽈리라고 부르던 종의 학명이 알고 보니 잘못 적용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에 오동정하였음을 용감하게 인정하고 학명을 바로잡았다는 말이다. 이런 사례는 그동안 좀처럼 보지 못하였던 모습이다.

 

땅꽈리속 국명과 학명의 변경내용

국  명 조선식물명휘 조선식물향명집 국표식 2007 국표식 2025
땅꽈리 P. angulata P. angulata P. angulata P. pubescens
  P. minima      
  P. repens      
노란꽃땅꽈리     P. wrightii P. angulata
노랑꽃누운땅꽈리       P. lagascae
긴잎땅꽈리       P. longifolia
둥근땅꽈리       P. philadelphica
등록종 3 1 2 5

 

 

 

최근에 와서 노랑꽃누운땅꽈리 등 새로운 3종이 추가된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1999년 처음 확인되어 노란꽃땅꽈리로 등록한 P. wrightii가 알고 보니 국내에 존재하지 않더라는 것도 이해할 수 있지만 글쎄 과거 오랫동안 땅꽈리의 학명으로 표기해 왔던 Physalis angulata를 과감하게 부정하고 완전히 새로운 학명 Physalis pubescens로 표기한다는 것은 놀랍지 않을 수가 없다. 정말 이렇게 해도 되나 싶다. 땅꽈리라는 이름은 근대 식물분류학이 도입되기 이전인 조선시대부터 써 오던 이름인데 이걸 기분 가는 대로 막 바꾼다는 말인가? 우리나라에서는 식물분류학이 도입되면서 일제강점기부터 땅꽈리의 학명을 중국 고직(苦)과 마찬가지로 1753년 린네가 명명한 학명 Physalis angulata로 줄곧 표기하여 왔다. 그런데 이제 와서 이를 부정하고 중국에서 모산장(毛酸)이라고 하는 Physalis pubescens로 변경한다는 것은 과거에 처음부터 모산장이 도입되었는데 우리는 고직으로 쭉 잘못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조선시대 유희선생은 전문 본초학자가 아니므로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본의 대표적인 식물학자인 나카이가 오동정하였고 모리도 틀렸고 정태현 이창복 이우철 같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식물학자들도 죄다 틀렸다는 말이 된다. 과연 그런지 나름대로 파악해 보자.

 

우리 국명이 오락가락하니까 일단 편의상 중국명 고직(苦)모산장(毛酸)으로 둘을 구분하여 부른다. 우선 두 종의 대표적인 특징은 학명에 이미 들어 있다. 중국명 고직(苦)의 종소명 angulata는 영어로 angular 즉 각이라는 뜻으로 줄기에 뚜렷한 능각이 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반면 모산장(毛酸)의 종소명 pubescens는 영어로 haired 즉 털이 많다는 뜻이다. 실제로 줄기와 꽃 그리고 열매를 감싼 꽃받침 즉 풍선에도 털이 밀생하고 있다. 그 외에 차이점은 모직은 꽃의 내면에 황색 또는 황갈색 반점이 있는 반면에 모산장은 진한 자색 반점이 있으며 열매를 감싼 꽃받침도 고직은 망맥이 주로 자색이며 10개의 능각이 있지만 모산장은 녹색 망맥인 데다가 5개의 능각이 뚜렷하여 5각상을 보이고 그 능각 사이마다 하나씩 세로로 난 늑골이 있다.

 

Physalis angulata(좌)는 열매의 능각이 10개이고 자색이며 줄기에 능각이 있으나 Physalis pubescens(우)는 줄기에 털이 많고 과악은 녹색이며 능각은 5개가 뚜렷하여 5각상을 보인다.
Physalis angulata(좌)의 잎은 기부가 설형 또는 활설형이지만 Physalis pubescens(우)의 잎은 털이 많고 기부는 비뚤어진 하트형이다.

 

 

그럼 이제부터 이런 특징들을 염두에 두고서 과거에 국내서 오랫동안 땅꽈리라고 불렀던 개체들이 정말 어느 쪽인지 그 당시 도감들을 중심으로 파악해 보자. 우선 조선시대에는 땅꽈리를 꽈리와 유사하지만 보다 작은 것으로만 간단하게 묘사하고 있어 이들 자료로는 둘의 구분은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근대에 와서는 식물학자들이 땅꽈리의 특징을 묘사한 내용이 있어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이창복(1919~2003)교수의 대한식물도감에 땅꽈리의 특징으로 기재된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땅꽈리 Physalis angulata L. – 이창복선생의 대한식물도감

잎은 어긋나기하며 엽병이 길고 달걀모양이며 길이 3-7cm, 나비 2-5cm로서 끝이 뾰족하고 밑부분이 둥글며 가장자리에 큰 톱니가 있거나 없다. 꽃은 7-8월에 피고 황백색이며 잎겨드랑이에 1개씩 밑을 향해 달리고 꽃자루는 길이 1cm 정도이다. 꽃받침은 통형이며 꽃이 필 때는 길이 4-5mm이나 열매를 맺을 때는 2.5cm 정도로 길어져 열매를 완전히 둘러싸고 달걀모양이며 능각에 짧은 털이 있고 녹색이다. 꽃부리는 길이 8mm 정도로서 가장자리가 오각형으로 되며 끝이 얕게 5개로 갈라진다. 수술은 5개이고 꽃밥은 보통 자주색이다. 열매는 길이 2.5cm 정도이고, 지름은 1cm 가량의 둥근 장과이다. 열매는 익어도 녹색이다. 줄기는 높이 30-40cm이고 짧은 털이 있으며 곧게 서고 가지가 갈라진다.

 

다음은 두산백과의 땅꽈리 Physalis angulata 내용이다.

들이나 길가에서 자란다. 높이는 30∼40cm이고 줄기는 가지를 많이 친다. 잎은 어긋나고 달걀 모양 또는 타원형으로 끝은 뾰족하며 밑이 둥글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으며, 잎자루가 길다. 7∼8월에 황백색의 작은 꽃이 피는데, 잎겨드랑이에서 밑을 향해 달린다. 꽃받침은 통 모양이고 끝이 얕게 5개로 갈라지며, 짧은 털이 있고 녹색이다. 화관(花冠)은 종 모양으로 길이 8mm 정도로 꽃받침보다 길고 가장자리가 오각형이 되며, 꽃밥은 자줏빛을 띤다. 수술은 5개이며, 꽃받침은 꽃이 진 다음 자라서 녹색의 둥근 열매를 완전히 둘러싼다. 열매는 익은 후에도 녹색이다. 열대 아메리카 원산으로 제주도 ·경상북도 ·경기도 등지에 분포한다.

 

우선 대동소이한 두 도감 어디에도 이들 두 종을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뚜렷한 특징들 즉 줄기의 능각이나 전초에 밀생하는 털의 유무 그리고 화관 내면 반점의 색상과 열매를 감싸는 과악(果萼) 즉 풍선(?)의 색상이나 능각의 수에 대한 언급이 없어서 안타깝게도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잎에 거치가 있거나 없다고 언급한 점에서 고직을 닮았고 열매가 익어도 녹색이라는 점 또한 고직에 가깝다. 다만 능각에 짧은 털이 있고 녹색이라는 대목은 모산장으로 볼 여지도 있지만 이 또한 고직의 과악도 초기에는 녹색을 띠므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들 도감에서는 땅꽈리의 학명 Physalis angulata가 오적용되었다고 판단할 만한 근거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고직에 가깝다고 판단된다. 그 다음은 그들이 남긴 표본인데 1959년 이창복교수가 흑산도에서 채집한 표본을 봐도 이건 영락 없는 고직(苦) 즉 Physalis angulata로 판단된다. 그리고 국내 여기저기 주변에서 촬영한 땅꽈리라고 인터넷에 올려진 수많은 사진들을 봐도 학명 Physalis angulata에 부합하는 수많은 개체들이 국내에 실제로 존재하는데 왜 과거에 여러 학자들이 오동정하였다고 섣불리 판단하여 하루 아침에 노랑꽃땅꽈리라고 이름을 변경한 것인지 납득할 수가 없다. 다만 중국의 화북 화남 등지에 분포하는 Physalis angulata보다는 길림성이나 흑룡강성 등 동북지역에 주로 분포하는 Physalis pubescens가 지리적으로 과거에 국내로 도입되기 쉬운 조건에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중국으로 통하는 길은 육로 외에도 산동성을 통하는 수로도 있었기에 오히려 화북지역이 더 편리하였을 수도 있다. 게다가 초본이라서 종자만 얻어오면 얼마든지 국내서 발아가 가능하기에 반드시 동북지방에 분포하는 모산장(毛酸)이 먼저 국내 도입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여하튼 과거 조선시대부터 우리나라에 재배하던 땅꽈리는 중국의 고직(苦) Physalis angulata라고 여러 선배 학자들이 언급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근거도 없이 이를 Physalis pubescens라고 판단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서울대 소장 1959년 이창복선생이 직접 흑산도에서 채집한 땅꽈리 표본인데 줄기에 뚜렷한 능각이 있다.

 

 

 

하기야 이렇게 동정이 혼란스러운 것은 땅꽈리속이 현재 전세계에 무려 94종이나 난립하고 있는데도 아직 제대로 통합정리를 못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니 우리 자생종도 아니고 미주대륙이 원산지인 이 초본들을 무슨 수로 정확하게 동정할 수 있겠는가? 예를 들면 과거 1921년 편찬된 조선식물명휘에 수록되었다가 1937년 조선식물향명집에서는 빠졌던 Physalis minima L.은 나중에 국내서 애기땅꽈리라는 이름으로 부활하였다가 1996년 이우철교수에 의하여 땅꽈리에 통합되었는데 그 땅꽈리의 학명이 과거에는 Physalis angulata이었으나 2023년부터 Physalis pubescens로 바뀌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Physalis minima를 소산장(小酸)이라고 하며 여전히 독립된 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이 종을 쭉 Physalis pubescens에 통합하고 있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통합 명칭을 애기땅꽈리와 같은 맥락에서 히메센나리호오즈키(千成酸漿)라고도 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 종 즉 센나리호오즈키(千成酸漿) 즉 Physalis pubescens Physalis angulata에 비하여 결코 작지도 않은데도 말이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Physalis minima를 Physalis angulata에 통합시키고 있다. 이 애기땅꽈리는 원래 우리 동양의 식물이 아니며 학명도 린네가 부여한 것이다. 원산지인 미국을 비롯한 서양 여러 학자들이 그렇다는데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전혀 엉뚱한 수종에다 통합시키겠다고 한들 누가 인정이나 하겠나? 

 

린네가 1735년 명명한 Physalis minima의 1732년 채집한 표본인데 줄기의 능각과 잎 기부의 쐐기형이 뚜렷하다. 우리 자생종도 아닌 이들 두고 Physalis pubescens에 통합을 주장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다.
애기땅꽈리 Physalis minima - 꽃색상으로 보나 열매의 자색 망맥으로 보나 Physalis angulata에 통합되는 것이 마땅해 보인다.

 

그리고 일본 홋카이도에서 선교활동을 하면서 식물을 채집하던 프랑스 식물학자인 Urbain Jean Faurie(1874~1915)신부와 우리나라서 활동하였던 프랑스 에밀 타케신부가 각각 1906년과 1908년에 제주도에서 발견한 표본을 대상으로 1915년 일본 학자 나카이가 신종으로 명명하였던 포복성 땅꽈리인 Physalis repens Nakai도 국제적으로는 현재 Physalis angulata에 통합되어 있다. 아마 포복성 땅꽈리는 아주 이른 시기에 국내에 도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조선시대부터 우리 이름이 땅꽈리가 된 것이 아닌가 한다. 실제로 고직의 높이는 30~50cm로 높이 40~80cm인 꽈리에 비하여 작기는 하지만 결코 땅꽈리로 불릴 정도는 아닌데 이 포복성으로 땅을 기면서 자라는 종이라면 상황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나라에는 없는 독특한 이름 땅꽈리로 부르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에밀 타케신부가 1908년에 제주도에서 발견한 또 다른 표본을 대상으로 프랑스 성직자이자 식물학자인 Augustin Abel Hector Léveillé (1864~1918) 등이 1908년 명명한 Physalis fauriei H.Lév. & Vaniot 또한 현재 Physalis angulata에 통합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두 종 모두를 학명 Physalis pubescens에 통합시키면서 국명은 땅꽈리를 그대로 유지시키고 있다. 생각해 보면 저 멀리 미주대륙이 원산지인 식물의 변종도 아니고 새로운 원종이 우리나라서 발견되었다는 것은 처음부터 생뚱맞기는 했다. 여하튼 국제적으로 모두 학명 Physalis angulata의 이명으로 처리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서는 Physalis pubescens의 이명이라고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 표본들을 살펴봐도 털의 유무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줄기의 능각이 뚜렷하고 잎의 기부가 넓은 쐐기형이라서 비뚤어진 심장형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여 고직(苦) 즉 Physalis pubescens에 가깝게 보인다. 따라서 조선시대 실학자들도 틀리지 않았고 일본학자들은 물론 우리나라 역대 식물학자들이 오동정하지 않았는데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궁금할 뿐이다.  

 

제주도서 1906년 채집한 Physalis repens 표본(좌)과 1908년 채집한 Physalis fauriei의 표본(우)인데 확대하여 보면 줄기 능각이 보인다.국제적으로 모두 Physalis angulata에 통합시키는데 우리만 Physalis pubescens에 통합시키겠다고 한다.

 

 

Physalis angulata를 히로하후우린호오즈키(ヒロハフウリンホオズキ) 즉 광엽풍령산장(葉風鈴酸漿)이라고 부르는 일본에서는 전초에 털이 많은 Physalis pubescens는 히메센나리호오즈키(ヒメセンナリホオズキ) 즉 희천성산장(千成酸漿) 또는 그냥 센나리호오즈키(センナリホオズキ) 즉 천성산장(千成酸漿)이라고 부른다. 히(姬)는 작다는 뜻이고 천성(千成)은 천 개라는 뜻이고 산장(酸漿)은 꽈리를 말한다. 꽈리(酸漿) 같은 열매가 무수하게 많이 달리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영어 일반명은 전자는 angular winter cherry이며 후자는 hairy groundcherry로서 각각 종소명과 궤를 같이 하고 있어 그 식물의 대표적인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이 이웃 중국과 일본에서는 진작부터 Physalis angulata와 Physalis pubescens 두 종을 오랫동안 재배하여 왔으며 각각 고직과 모산장 그리고 광엽풍령산장과 천성산장으로 기록하고 있었다. 그동안 국내서는 후자의 존재에 대한 언급이 없다가 최근에 이를 추가하면서 일본의 잘못된 분류를 따라한 것인지 엉뚱하게 전자의 국명을 빼앗아 붙이고 전자에게는 과거에 등록되었다가 삭제된 Physalis acutifolia의 국명을 그대로 재탕하여 붙이는지 정말 알 수가 없다. 설혹 국립수목원의 주장대로 그동안 국내서 땅꽈리라고 불렀던 전자는 학명을 오적용한 것이므로 이번에 학명을 Physalis pubescens로 제대로 바로잡은 것이라고 치더라도 새로운 학명 Physalis angulata에다가 국명 노란꽃땅꽈리로 된 조합의 그 수많은 실체는 도대체 어디서 갑자기 나타났다는 것인가? 어느 날 갑자기 누가 하늘에서 내려와 전국 방방곡곡 여기저기에 심었다는 말인가?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중국과 일본에 흔한 Physalis pubescens의 존재를 뒤늦게 어떻게 파악하고서 부랴부랴 서둘러 추가하면서 이런 엉망진창의 혼란을 스스로 야기시킨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정말 그렇다면 우리나라 식물학계는 희망이 없어 보인다. 그냥 후자를 추가하면서 pubescens인 종소명으로 보나 영어 이름 또는 중국명으로 보나 그냥 털땅꽈리 등으로 하여 붙이면 될 것이 아니던가? 그리고 Physalis angulata와 Physalis pubescens는 화관 내면 반문 색은 다르지만 기본적인 화관 색상은 둘 다 노란색으로 같고 열매의 색상은 전자는 거의 녹색이다가 나중에 약간 자색을 띠지만 후자가 오히려 더 진한 노란색으로 성숙하므로 전자에다가 노란꽃땅꽈리를 고집하는 것은 실상과 부합하지도 않는다.

 

꽃색상도 Physalis angulata(좌)가 Physalis pubescens(우)보다 노랗다고 할 수 없다.
Physalis angulata도 처음에는 녹색이다가 나중에는 연한 자색을 띠기는 하지만 결코 선명한 노란색은 아니다.
반면에 Physalis pubescens는 완전하게 익으면 선명한 노란색으로 변한다.

 

 

등록명 : 노란꽃땅꽈리 (x)

과거명 : 땅꽈리

학   명 : Physalis angulata L.

분   류 : 가지과 땅꽈리속 일년생 초본

원산지 : 열매 아열대 남북아메리카

영어명 : angular winter cherry, balloon cherry, cutleaf groundcherry

중국명 : 고직(苦) 등롱포(泡) 등롱초(灯草)

일본명 : 히로하후우린호오즈키(ヒロハフウリンホオズキ) 광엽풍령산장(葉風鈴酸漿)

전   초 : 성근 단유모 혹 근무모

높   이 : 30~50cm

줄   기 : 다분지 분지섬세

잎자루 : 1~5cm

잎특징 : 난형 난상타원형 정단 점첨 급첨 기부활설형 설형 전연 부등대아치 근무모

잎크기 : 3~7 x 2~5cm

꽃자루 : 5~12mm 섬세 단유모

꽃받침 : 단유모 4~5mm 5중렬 열편 피침형 연모

화   관 : 담황색 후부 황갈색반문 4~6 x 6~8mm

화   약 : 남자색 유시 황색 1.5mm

과   악 : 난구형 지름 1.5~2.5cm 박지질 10릉각

열   매 : 장과 지름 1.2cm 녹황색 쓰고 신 맛

종   자 : 원반상 2mm

개화기 : 5~12월

용   도 : 익은 열매는 식용, 약용 청열(清热) 이뇨(利尿) 해독(解毒) 소종(消) 효능

특   기 : 익은 열매를 제외한 전초에 솔라니딘 알카롤이드 독성분이 있는 유독초

 

 

Physalis angulata는 줄기의 뚜렷한 능각이 대표적인 특징이다.
열매를 감싸는 과악의 망맥은 나중에 자색으로 변한다.
잎에 거치가 있거나 없으며 기부는 쐐기형 또는 넓은쐐기형이다.
열매는 녹색이다가 나중에는 약한 자색을 띠게 된다.
자색으로 변한 열매와 종자

 

 

 

등록명 : 땅꽈리 (x)

수정명 : 털땅꽈리(가칭)

학   명 : Physalis pubescens L.

분   류 : 가지과 땅꽈리속 일년생 초본

원산지 : 남북 열대 아열대 아메리카

영어명 : husk tomato, low ground-cherry, hairy groundcherry

중국명 : 모산장(毛酸) 단모산장(短毛酸) 양고랑(洋姑娘)

일본명 : 히메센나리호오즈키(千成酸漿), 센나리호오즈키(千成酸漿)

높   이 : 50cm

줄   기 : 유모 다분지 분지모밀생

잎특징 : 활난형 정단급첨 기부왜사심형 부등대첨아치 양면소생모 맥상 모밀생

잎크기 : 3~8 x 2~6cm

잎자루 : 3~8cm 단유모밀생

꽃특징 : 단독 액생

꽃자루 : 5~10mm 단유모 밀생

꽃받침 : 종상 유모밀생 5중렬 열편 피침형 급첨 변연유모

화   관 : 담황색 후부 자색반문 지름 6~10mm

수   술 : 화관대비단 화약 담자색 1~2mm

과   악 : 난상 2~3 x 2~2.5cm  능각 5 종륵 10 기부 오목

열   매 : 장과 구상 지름 1.2cm 황색 대자색 향기 식용

종   자 : 원반상 지름 2mm

개화기 : 5~11월

용   도 : 전초 약용

특   기 : 익은 열매를 제외한 전초에 솔라니딘 알카롤이드 독성분이 있는 유독초

 

 

Physalis pubescens는 전초에 털이 밀생한다.
열매를 감싸는 과악이 뚜렷한 오각형을 이룬다.
꽃자루와 꽃받침 등에 온통 털이 밀생한다.
열매는 성숙하면 노란색으로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