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수국과 수국속/나무수국

511 나무수국 - 중부지방 정원에 적합한 수국

낙은재 2018. 7. 27. 15:38

나무수국

가운데는 양성화가 변두리에는 장식화가 핀다.


나무수국 용인 한택수목원

홋카이도와 사할린 등지에서도 자생하는 종이므로 우리나라 중부지방 겨울쯤은 문제가 없다. 


전세계 수국속 식물은 모두 약 80종이 분포하지만 그 중에서 인기가 높아 정원수로 많이 식재되는 수종은 대략 5가지 정도이다. 그들이 바로 동양 원산의 수국과 산수국 그리고 나무수국에다가 미국 원산의 미국수국과 떡갈잎수국 등 5종이다. 이번에는 그 중 하나인 나무수국에 대하여 알아보자. 우선 이 수종의 우리나라 이름 나무수국은 정말 못마땅하다. 수국은 원래 범의귀과에 속하였다가 여타 목본성 식물들과 함께 신설된 수국과로 분리되어 나왔으므로 수국속 식물들은 초본은 없고 모두가 나무이거나 목본성 덩굴식물이다. 그런데 유독 이 수종에만 나무수국이라는 이름을 붙일 이유가 전혀 없는데도 우리나라에서는 1966년 이창복의 한국수목도감을 근거로 나무수국이라고 부르고 있다. 나무수국이라고 부르려면 수국 거의 대부분이 초본인데 그 중 특이하게 목본인 수국이 있을 경우에나 붙여야 어울리는 이름이 아닌가? 이렇게 부적절한 이름으로 부르는 나라는 우리나라 외에는 없다. 게다가 더 혼란스러운 것은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나무수국의 이명으로 풀수국이 등재되어 있다. 이건 또 뭐란 말인가? 정명은 나무수국이고 이명은 풀수국이라니. 그러나 여기서 풀은 초본(草本)이라는 뜻이 아니고 접합제를 말한다. 이 풀수국은 연변지방의 방언에서 유래한다.


나무수국은 우리나라 자생종은 아니고 일본과 중국이 원산지인데 일본 이름은 노리우츠기(ノリウツギ)이며 한자로는 糊空木(호공목)이라고 쓴다. 호(糊)는 풀을 의미하고 공목(空木)은 속이 빈 나무라는 뜻이다. 이 나무 수피의 점액으로 풀을 만들어 특히 창호지를 만들때 닥나무 껍질과 같이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이 풀을 사용하면 종이가 서로 달라붙지를 않는다고 한다. 참고로 과거 이 나무가 없었던 우리나라에서는 닥풀을 이용하여 한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공목(空木)이라는 이름 답게 이 나무 줄기나 뿌리로 만든 담뱃대 즉 파이프(pipe)는 애연가들에게 인기가 높았다고는 한다. 또 다른 원산지 중국에서는 꽃차례가 원추형이라고 원추수구(圆锥绣球)라고 부른다. 중국에는 정명인 원추수구 외에 별명이 다수 있는데 그 중에 호수소(糊溲疏)라는 것이 있다. 이는 풀이라는 뜻의 호(糊)와 말발도리를 뜻하는 수소(溲疏)를 결합한 말으로서 풀을 쑤는 말발도리라는 뜻이다. 아마 수국을 말발도리로 인식하였던 것 같다. 실제로 말발도리속(Deutzia)은 수국과에 속하여 수국속과는 가까운 유연관계에 있다. 이렇게 중국이름 호수소(糊溲疏) 일본이름 호공목(糊空木) 우리이름 풀수국이 모두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한지는 닥나무를 주 원료로 하여 닥풀을 접합제로 사용하여 만들지만 일본의 화지(和紙)는 닥나무와 호공목으로 만든다.


1~3 : 나무수국(糊空木) 1년생, 2년생, 다년생

4 : 골병꽃나무, 5 : 빈도리(空木)

이름과는 달리 실제로 나무수국의 줄기 속은 비어있지 않다. 골수를 제거하여야 파이프가 된다.


일본 홋카이도 원주민이 사용하던 담배통과 담뱃대


나무수국은 Hydrangea paniculata로 학명을 표기하는데 이는 1829년 일본에 체류하던 독일 의사 겸 생물학자인 지볼트가 꽃차례가 원추형 즉 panicle이라고 명명한 것으로 중국이름 원추수구(圆锥绣球)와 일맥상통한다. 이와 같이 학명에서도 원산지인 중국과 일본에서도 없는 이름인 나무수국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에서 정명을 정한 이유는 이 수종이 일본이 홋카이도나 러시아령 사할린에서도 자생할 정도로 내한성이 매우 강하여 우리나라 전역에서 노지월동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 겨울이면 지상부가 말라죽는 수국과 비교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키가 5m 이상까지도 자라므로 확실하게 나무로 인식되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반인도 아니고 우리나라 최고의 식물학자라는 분이 수국을 초본으로 인식하였을 리는 없을 것이고 그렇다면 그 당시는 떨기나무 즉 관목은 나무로 인식하지 않았다는 말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참고로 영어권에서는 관목(shrub)과 소교목이나 교목인 나무(tree)를 구분하기는 한다. 


나무수국의 꽃차례는 원뿔(원추)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신년지 끝에서 꽃이 피므로 이른 봄에 전정을 하여도 무방하다.


나무수국과 수국의 차이점

각설하고 그럼 나무수국은 어떤 점에서 수국이나 산수국과 구분이 되는지 알아보자. 떨기나무 즉 관목인 수국이나 산수국과는 달리 높이 2~5m인 관목 또는 소교목으로서 드물게는 최대 9m까지도 자라서 우선 나무의 높이가 수국과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잎모양도 좀 다르고 무엇보다도 대생인 수국이나 산수국과는 달리 나무수국은 대생 또는 3륜생의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중국 별명 중에는 윤엽수구(轮叶绣球)라는 것도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차이점은 학명이나 중국 이름에 드러나 있듯이 꽃차례가 원추형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수국이나 산수국의 다양한 색상과는 달리 나무수국은 꽃 색상이 단 한가지 백색뿐이다. 그 외에도 열매 윗 부분이 돌출하여 원추형을 이루며 종자에는 긴 날개가 있다는 점 등에서 차이점을 보인다. 정원에서 가꿀 경우 알아야 될 또 다른 중요한 차이점은 나무수국은 신년지에서 꽃이 피므로 겨울이나 이른 봄에 마음껏 전정을 하여도 무방하지만 수국이나 산수국은 전년지에서 자란 신년지 끝에서 꽃이 피므로 전년지를 잘라내거나 전년지가 말라죽으면 당년도에는 개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 나무수국은 키가 수국이나 산수국보다 크다.

2. 나무수국은 잎이 대생 또는 3륜생이다.

3. 나무수국의 꽃차례는 원추형이다.

4. 나무수국의 꽃은 흰색이다.

5. 나무수국은 양지를 선호하여 음지나 반음지를 좋아하는 수국과는 다르다.

6. 나무수국은 신년지에서 개화하므로 이른 봄에 전정하여도 무방하다.

7. 나무수국의 내한성은 매우 강하다.


나무수국

이렇게 누가봐도 나무 같이 생기기는 했다.

그러나 모든 수국이 나무이므로 이 수종만 나무수국이라고 하는 우리나라 이름은 부적절하다.


나무수국

잎이 대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끝에 가서 이렇게 돌려나기를 한다.


나무수국

그러나 때로는 잎이 3개 이상 모여나기도 한다.


나무수국


따라서 내한성이 매우 강하고 양달을 좋아하지만 반그늘에서도 잘 자라며 토양을 가리지 않고 가뭄에도 강한 나무수국이야말로 우리나라 기후조건에서는 중부지방 정원에 가장 적합한 수국 품종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꽃 색상이 나중에 점차 붉은 색으로 진하게 변하는 품종들도 속속 개발되고 있어 날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도 나무수국이 그동안 도입되지 못한 이유는 꽃 색상의 단조로움과 품종 선택의 폭이 좁고 가지가 약하여 많은 꽃대가 달리게 되면 아래로 축 처져서 아치형을 만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또한 개선되어 가지가 꼿꼿한 품종들이 개발되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큰 꽃을 보려면 한 가지에 꽃차례는 5~10개 이내로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이 나무수국은 독일학자 지볼트가 1829년 일본에서 발견하여 서양에 소개는 하였지만 그가 일본에서 추방되는 바람에 실물을 서양으로 가져가지를 못하게 된다. 그러다가 30년 후 그가 일본에 재입국한 다음 서양에 최초로 반입되는데 그가 보낸 품종은 양성화는 없고 장식화로만 이루어진 큰 꽃이 피는 우리나라서 큰꽃나무수국이라고 불리는 변이된 품종이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근 100년 동안 서양에서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하였다. 그러다가 20세기 말에 와서 강한 내한성과 당년지에서 개화한다는 장점이 부각된데다가 점차 다양한 개량종들이 나와 백색 일변도의 꽃색상에서 벗어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다. 그 결과 오늘날에 와서는 벨기에와 네덜란드 그리고 영국 독일 프랑스 미국 등지에서 수많은 원예품종들을 개발하여 공급하고 있어 급기야는 우리나라 화원에 가도 다양한 품종들을 만날 수 있다. 


큰꽃나무수국

Hydrangea paniculata f. grandiflora

지볼트가 서양에 최초로 보낸 나무수국인데 원종은 아니고 일본에서 오랫동안 인위적으로 개량된 품종이다.


Hydrangea paniculata f. grandiflora 큰나무수국

원종인 나무수국과는 달리 양성화는 없고 장식화만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무수국 '라임 라이트'

Hydrangea paniculata 'Limelight'

나무수국 육종 전문인 네덜란드 Pieter Zwijnenburg jr.이 개량한 품종으로 영국왕립원예협회(RHS)로부터 우수품종(AGM)을 선정된 바 있는 인기종이다. 우리나라에도 널리 보급된 종이며 장식화 내부에 소수의 양성화가 섞어 있다.


등록명 : 나무수국

학  명 : Hydrangea paniculata Siebold

분  류 : 수국과 수국속 낙엽 관목 또는 소교목

원산지 : 일본, 중국

일본명 : 노리우츠기(ノリウツギ) = 糊空木(호공목)

중국명 : 원추수구(圆锥绣球) 별명 - 호수소(糊溲疏)

영어명 : panicle hydrangea

수  고 : 2~5m

지  름 : 20cm

가  지 : 암홍색 혹 회갈색, 초기 소유모, 후변무모, 오목한 줄무늬와 원형 얕은색 피공

잎특징 : 지질, 2~3편 대생 또는 3륜생, 난형혹타원형

잎크기 : 5~14 x 2~6.5cm

잎모양 : 선단점첨혹급첨, 단첨두, 기부원형혹활설형, 변연내곡적 소거치 밀집

잎면모 : 상면무모혹 조복모, 하면엽맥과 측맥상 피긴첨 장유모

잎면맥 : 측맥6~7대, 상부미만, 소맥조밀망상, 하면명현

잎자루 : 1~3cm

꽃차례 : 원추상 취산화서 탑형, 26cm, 화서축과 분지 단유모 밀생

불육화 : 다수, 백색

꽃받침 : 4, 활타원형혹근원형, 불등장, 결과시 길이 1~1.8cm 너비 0.8~1.4cm, 선단원혹미요, 전연

잉성화 : 악통나선형, 장1.1mm, 악치단3각형, 장1mm, 화판 백색, 난형혹란상피침형, 장2.5~3mm, 점첨

향  기 : 있음

수  술 : 부등장, 길이 최대4.5mm, 최소 화판보다 짧음, 화약근원형, 0.5mm

자  방 : 반하위, 화주3, 첩상(钻状), 장1mm, 직, 기부연합, 주두소, 두상

열  매 : 삭과 타원형, 불련화주 장4.5~5mm, 관3~3.5mm, 정단돌출부분 원추형, 악통과 등장

종  자 : 갈색, 편평, 종맥문, 윤곽방추형, 양단날개, 연시장 2.5~3.5mm, 날개 0.8~1.2mm, 선단시초관

화  기 : 7~8월

과  기 : 10~11월

용  도 : 정원수, 제지용 풀 재료, 파이프 재료

내한성 : 영하 30도


우리나라에는 원종인 나무수국 외에 큰꽃나무수국 즉 Hydrangea paniculata f. grandiflora도 등록되어 있으며 일본의 경우 홋카이도원산 품종과 털이 있는 품종으로 더 세분하기도 하지만 국제적으로는 모두 나무수국 즉 Hydrangea paniculata에 통합하여 그 이명으로 처리하고 있다. 


나무수국

장식화(裝飾花)는 무성화(無性花)이며 양성화(兩性花)는 잉성화(孕性花)라고도 한다.

장식화에서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실제로 꽃받침인데 그 크기가 일정하지 않다.


나무수국


나무수국


나무수국


나무수국


나무수국

잎의 앞뒷면


나무수국

잎자루가 때로는 자주색을 띤다.


나무수국

열매의 돌출부가 원추형을 이루어 이점이 수국과 다르다.


수국의 열매는 돌출부가 원추형이 아니다.


나무수국

열매와 장식화는 겨울을 보내고 다음해 봄까지 오랫동안 남아 있다. 이 드라이 플라워가 싫으면 꽃이 진 다음 잘라주면 된다.


나무수국

열매 양쪽에 달린 날개가 길다는 점이 특징이다.


나무수국


나무수국


나무수국 수피 

지름 20cm까지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