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콩과/콩아과

898 무초(舞草) - 음악에 반응하여 춤추는 나무, 움직이는 식물

낙은재 2019. 12. 25. 20:38

무초(舞草)

삼출복엽인데 끝에 잎은 10cm 길이로 크지만 양쪽 잎은 1cm 길이로 매우 작다. 

잎자루 기부에 갈색 혹같이 보이는 부분이 움직임을 조절하는 기관이 된다.


무초(舞草)

큰 잎은 낮과 밤에 폈다 접었다 하지만 작은 잎은 소리에 반응하여 춤추듯 움직인다. 

실제로는 이보다는 느리게 움직이지만 육안으로도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다.


무초는 춤추는 풀이라는 뜻의 중국명 舞草(무초)에서 온 말이다. 그야말로 스스로 춤을 추는 풀이라는 뜻이다. 이 식물이 특이하게 빛뿐만 아니라 소리에도 반응하여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건드리면 반응을 보이는 미모사와 많이 닮았다. 그리고 잎 가운데 곤충이 들어가면 급하게 잎을 접어 가두어서 잡아먹는 식충식물인 파리지옥 즉 Dionaea muscipula와도 비슷하다. 따라서 이들을 세상의 그 수많은 식물 중에서 몇 안되는 Rapid plant movement가 가능한 식물 즉 이른바 움직이는 식물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생물계를 두 갈래로 나눌 때 움직이고 신경과 감각이 발달한 쪽을 동물이라고 하고 움직이지 못하고 신경과 감각이 없는 쪽을 식물이라고 하는데 이들은 다른 식물들에게는 없는 동물의 기능을 일부 가지고 있는 것이다. 


식충식물인 파리지옥

  

무초는 중국 남부와 동남아시아, 인도 등 열대 아시아가 원산지이며 1.5m까지 자라는 관목인데 마치 풀같이 보여 원산지인 중국에서도 예로부터 초본으로 봐서 무초라고 불렀는데 그 출전은 당나라 소설가 단성식(段成式)이 편찬한 수필집 유양잡조(酉阳杂俎)이다. 그리고 이 초본 아닌 관목의 전주(全株)를 신경쇠약이나 태동불안 등의 치료에 쓰이는데 이런 내용과 이름이 이시진의 본초강목습유에도 기록되어 있다. 이렇게 원산지 중국에서는 역사가 매우 긴데도 우리나라에서는 엉뚱하게 1999년 중국 곤명에서 개최된 꽃박람회에서 처음 소개되었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다. 아마 2002년 우리나라 안면도 꽃밤락회에 이 무초가 전시되어 세간의 관심을 끌면서 최근에 발견된 신품종인 것처럼 잘못 알려진 것 같다. 


중국에서는 서기 803에서 태어나 863년에 사망한 당나라 문인 단성식이 그 당시에 이미 그의 저서 유양잡조에서 다음과 같이 이 식물을 묘사하고 있어 정말 놀랍다. '雅州出舞草,独茎三叶,叶如决明,一叶在茎端,两叶居茎之半相对。人近之歌 讴及抵掌,则叶动如舞。按此即虞美人草,亦无风独摇之类也.' 대충 번역하자면 '서천 아주에는 무초라는 식물이 있는데 결명자같은 잎 세 장이 하나는 줄기 끝에 둘은 줄기 양측에 마주하여 달린다. 사람이 노래하거나 손뼉을 치면 잎이 마치 춤을 추듯 움직인다. 따라서 이를 우미인초라고도 하며 무풍독요초의 일종이다.' 중국에서는 개양귀비를 우미인초(虞美人草)라고 하는데 이 무초의 꽃이 그만큼 아름다워서가 아니고 춤을 우미인과 같이 잘 춘다는 뜻으로 보인다. 그리고 무풍독요초(无风独摇草)는 바람이 없어도 홀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린네가 식물분류학을 창설하기 무려 900년 전에 중국에서는 이렇게 식물을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잎은 삼출복엽에 결명자를 닮았다고 언급하여 콩과식물임을 시사하며 소리에 반응하여 움직인다는 등의 묘사를 하고 있다. 이래서 현재의 중국은 아니지만 고대 중국의 학문은 결코 무시할 수가 없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중국에서는 사천이나 운남 광동 등 남방 여러 성에서 자생하며 식물이 매우 특이한 만큼 이름 또한 매우 다양하다. 그 춤추듯한 움직임 때문에 도무초(跳舞草)와 무풍자동초(无风自动草), 풍류초(风流草), 자동초(自动草) 등으로 불리며 사람의 노랫소리에 응답한다고 창합초(唱合草)라고도 불린다. 그 외에도 이 무초에 얽힌 중국 전설과 관련하여 정인초(情人草) 다정초(多情草) 구우초(求偶草) 등으로도 불린다. 그 전설은 옛날옛적에 다의(多依)라는 춤을 매우 잘추는 운남성 태족(傣族) 소녀가 살았는데 어느날 이웃 족장에게 끌려가 매일 춤추기를 강요받다가 감시가 소홀한 틈을 이용 탈출하는 도중에 그만 난창강(澜沧江)에 빠져 익사하고 말았다. 그래서 인근 백성들이 힘을 모아 장례를 치뤘는데 그 무덤에서 음악소리만 들리면 춤을 추는 놀라운 풀이 자랐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원산지 중 하나인 대만에서는 꽃받침이 종과 같이 생긴 콩이라고 종악두(钟萼豆)라고 다소 재미없게 부르기도 한다. 


세상의 중심이 자기들인 줄로만 아는 중국에서는 다의의 무덤에서 나온 풀이라고 하지만 이 무초는 중국 외에도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와 인도에까지 널리 자생한다. 그래서 인도에서 일찌기 서양으로 전래되었기에 1779년 네덜란드 학자 Maarten Houttuyn(1720~1798)가 네덜란드 레이덴에서 재배되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묏황기속 Hedysarum motorium이라고 명명한다. 그로부터 3년 후인 1782년에 아들 린네가 인도 벵갈에서 발견된 표본에 의하여 같은 묏황기속 Hedysarum gyrans로 명명한다. 여기서 종소명 gyrans는 영어로 revolving 즉 회전한다는 뜻이며 motorium도 움직인다는 뜻이다. 그러다가 둘이 같은 종으로 판명되어 통합이 되어 Hedysarum motorium이 적명(適名)이 된다. 하지만 나중에 와서 된장풀속으로 변경되면서 1825년 Desmodium gyrans (L. f.) DC.와 1938년 Desmodium motorium (Houtt.) Merr.등으로 재명명되었다가 1965년 한자명이 대교광호(大橋廣好)인 일본학자 Ohashi Hiroyoshi(1936~ )에 의하여 무초속 Codariocalyx motorius로 최종 명명된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학명 Codariocalyx motorius (Houtt.) H.Ohashi로 등록되어 있다.


일본에서도 춤추는 싸리나무라는 뜻으로 마이하기(マイハギ) 한자로는 무추(舞萩)라고 부르는 이 관목을 영어권에서도 춤추는 식물이라고 dancing plant라고 부른다. 그 외에도 잎의 움직임이 깃발을 들었다 내렸다 하면서 수신호를 보내는 원시적인 전신형태인 semaphore telegraph를 닮았다고 telegraph plant 또는 semaphore plant라고도 한다. 그래서 중국에서도 이를 전신초(电信草)라고도 한다. 여하튼 빛을 쫓아서 그 방향으로 잎이나 가지가 움직이는 것은 거의 모든 식물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고 자귀나무와 같이 명암에 따라서 잎을 접었다 폈다하는 식물도 우리는 봤다. 그리고 미모사나 식충 식물과 같이 특이하게 접촉하면 움직이는 식물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하지만 무초와 같이 물론 빛에 따라서 움직이기도 하고 접촉으로도 움직이지만 소리에 의하여 움직이는 식물은 처음이라서 유럽에서도 그 원인 파악을 위하여 학자들이 노력하였다. 그 중에는 진화론으로 유명한 찰스 다윈도 포함되는데 특히 1880년 출간된 그의 저서 The Power of Movement in Plants는 이런 현상을 다룬 것이다. 다윈도 명쾌하게 완전한 답을 내지 못하였으며 그 이후로도 많은 학자들이 의문을 표하였지만 아직까지 알지를 못한다. 왜 소리에 움직이며 특히 날카로운 여성의 소리에 더 민감하게 움직이는 지를 아직 아무도 모른다. 다만 잎의 움직임 자체는 엽병 기부에 있는 갈색 부분의 압력 변화에 의한 것이라는 구조적인 메카니즘만 파악하고 있을 뿐이다.


무초(舞草)

주간에 잎이 펴진 모습


무초(舞草)

야간에 잎이 아래로 처진 모습


과거 유럽에서 깃발이나 기구로 통신할 때 이런 방식을 취하였는데 이를 semaphore telegraph라고 한다.

무초의 잎이 펴지고 내려지는 모습이 마치 이 모습 같다고 telegraph plant라고도 불리며 

중국에서는 이를 따라서 전신초(电信草)라고도 한다.


무초가 속하는 Codariocalyx속은 전세계에 무초와 잎이 둥근 중국명 원엽무초(圆叶舞草) 단 두 종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속은 무초가 과거에 속하였던 Desmodium 즉 된장풀속으로 통합되어야 한다는 측과 분리해야 된다는 측의 논란이 계속 있어 왔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Codariocalyx속을 무초속이라고 하지 않고 아직 코다리오칼릭스속이라고 하고 있다. 참고로 Desmodium속은 약 300종으로 구성된 큰 속이며 우리나라 자생종으로는 된장풀과 도둑놈의갈고리 등이 속하지만 이들 둘은 모두 다른 속으로 변경되고 잔디갈고리와 큰도둑놈의갈고리만 남았다. 따라서 현재는 Ohwia속으로 편입되어 Ohwia caudata로 표기되는 된장풀속이라고 계속 부르기는 어렵게 되었다. 무초의 속명 Codariocalyx를 당초 1841년에 Codoriocalyx라고 스펠링하였다가 1842년 변경한 것이라서 아직도 학명을 그렇게 쓰는 경우도 많다. 속명 Codariocalyx는 라틴어 줄기라는 뜻의 codex와 말하다는 뜻의 ario와 꽃봉오리라는 뜻의 kalyx가 복합된 것이라는데 그 전체 의미가 뭘 지칭하는지 좀 애매하다. 


된장풀 Ohwia caudata

원산지 : 한중일

일본명 : 미소나오시(味噌直), 중국명 : 소괴화(小槐花)

과거 콩과 Desmodium속에서 1999년 일본학자 오하시에 의하여 신설된 콩과 Ohwia속으로 변경되었다.  

키가 90cm인 관목으로서 잎이나 줄기에 방부제 성분이 있어 일본에서 된장이나 간장을 관리할 때 사용되어 붙은 이름을 우리가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에 2002년 안면도 꽃박람회에 등장한 이래 2016년부터 과천 서울대공원 식물원에서 도입하여 재배하고 있다는 정보도 보이며 현재 인터넷에 이를 판매하는 업체도 보인다. 물론 내한성이 영상 2도인 열대 식물이므로 야외에서는 절대로 재배하기 힘든다. 무초는 연중 온도가 영상 20도에서 30도 사이에서 재배하는 것이 좋고 여름에는 화분이 항상 습기를 유지하도록 관리하는 것이 좋고 겨울에는 부족한 태양광을 대신하여 전기 조명이라도 밝게 하는 것이 좋다. 가운데 큰 잎은 낮에는 수평으로 펴지고 밤에는 아래로 처지는데 반드시 온도나 조명 때문만은 아니며 자체 생체 사이클에 의하여 움직인다고 밝혀진 바 있다. 그리고 양쪽 작은 잎은 날카로운 소리에 반응하여 아래 위로 타원형 괘도를 따라 회전하는데 이는 볕이 좋고 온도가 22도 이상일 때에 소리 특히 고주파수 음향일수록 크게 반응하여 많이 움직인다고 하며 일 회전에 3~5분이 소요된다고 한다. 


등록명 : 무초

학  명 : Codariocalyx motorius (Houtt.) H.Ohashi

이  명 : Desmodium gyrans (L. f.) DC.

이  명 : Hedysarum motorium Houtt.

분  류 : 콩과 코다리오칼릭스(무초)속 낙엽 관목

원산지 : 중국 동남아 인도 등 열대 지방

중국명 : 무초(舞草) 

일본명 : 무추(舞萩)

영어명 : dancing plant, telegraph plant 또는 semaphore plant

수  고 : 1.5m

잎특징 : 삼출복엽, 측생소엽-1~1.4cm, 정생소엽-5.5~10cm, 상면 무모, 하면 단유모, 소탁엽 침형

꽃차례 : 원추화서 또는 총상화서 정생 또는 액생

꽃특징 : 포편관란형, 화악 막질 종상, 화관 자홍색, 기판 용골판 1cm,  익판 0.9cm

열  매 : 협과 낫모양, 2.5~4cm, 협절 5~9

화  기 : 7~9월

과  기 : 10~11월

용  도 : 관상용, 전주 약용

내한성 : 영상 2도, 20도 이상이 적정 생육 온도


무초(舞草)

왜 콩과식물인지를 알게 해 준다.


무초(舞草)


무초(舞草)


무초(舞草)


무초(舞草)


무초(舞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