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장미과 아몬드아과/마가목속

1988 당마가목 – 우리 자생종을 왜 중국마가목이라고?

낙은재 2024. 5. 29. 20:18

당마가목은 부채형 탁엽이 특징이다.
당마가목

 

 

 

당마가목이라고 불리는 우리 자생종 마가목이 있다. 1866년부터 1883년까지 북경주재 러시아공사관의 의사로 재직하였던 중국학 학자인 Emil Bretschneider(1833~1901)가 북경 인근 백화산(百花山)에서 채집한 표본을 대상으로 중국 주재 영국 외교관이자 식물학자인 Henry Fletcher Hance(1827~1886)가 배나무속으로 분류하여 1875년 Pyrus pohuashanensis Hance라는 학명을 최초로 부여한다. 그 후 스웨덴 식물학자인 Johan Teodor Hedlund(1861–1953)가 마가목속으로 변경하여 1901년 Sorbus pohuashanensis (Hance) Hedl.라고 발표한 학명이 현재 우리나라에 등록되어 있다. 그런데 최근에 영국 식물학자인 Hugh A. McAllister(1944~ )에 의하여 이 수종이 유럽에서부터 극동러시아까지 광범위한 지역에 분포하는 유럽당마가목의 아종으로 편입되어 새로운 학명 Sorbus aucuparia subsp. pohuashanensis (Hance) McAll.가 2005년 발표되었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이제 이 학명을 따르고 있다. 아마 우리나라와 중국도 조만간 그렇게 따를 것으로 보인다.

 

중국 북동부 그리고 우리나라 북한 및 극동러시아가 원산지이다.

 

 

마가목에 비하여 동아와 잎 뒷면에 백색털이 밀생하고 넓은 계란형 또는 부채형인 탁엽이 끝까지 숙존하는 것이 특징인 이 당마가목은 우리나라 북한뿐만 아니라 남한에서도 일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제대로 확인된 표본이나 자생지가 없어서 그 실체가 의문시되어 남한 자생설이 흔들리고 있는 수종이다. 게다가 이 수종은 그 이름마저도 우리 자생종에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인 당(唐)나라 즉 중국 마가목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다. 이 당마가목이라는 이름은 1937년 발간된 조선식물향명집에 근거하는데 글쎄 마치 국내 자생설이 의문시 되는 미래를 예견이라도 한 듯한 이름이다. 우리 자생종인데도 중국 북부지역에 주로 많이 분포한다고 당마가목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일부에서 설명하는 것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명명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자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면 몰라도 말이다. 하지만 이 가정도  성립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1917년과 1918년에 평안북도와 함경남북도에서 채집한 표본이 지금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표본이 진정한 당마가목인지에 대한 진위여부는 별개로 하고서 말이다. 그럼 왜 우리 자생종에다가 이런 이름을 붙였을까? 그 이유는 명백하다. 일본 이름이 도우나나카마도(トウナナカマド)라고 한자로 당칠조(唐竈)이기 때문에 그냥 따라서 한 것이다. 일본은 자기들 자생종이 아니므로 이렇게 부를 수가 있지만 우리는 북한 평안도에서 발견되어 표본에 채집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중국에서 도입된 외래종인 것처럼 명명했다는 것은 납득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으므로 반드시 수정되어야 마땅하다는 말이다.

 

1917년과 1918년에 평안도 함경도에서 채집한 표본
당마가목 탁엽이 뚜렷하다.
동아가 회백색 융모로 덮여 있다.
잎의 기부에는 톱니가 없다.

 

 

이런 황당한 경우가 이것뿐만은 아니다. 우리나라 전역과 중국 북방에서 자생하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단풍나무인 학명 Acer pseudosieboldianum을 당단풍나무라고 부르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참으로 어이없고 한심한 일이다. 우리 국민들은 매년 가을에 설악산에 가서 아름답기 그지없는 우리 자생종 단풍나무를 보고서 탄성을 지르지만 그 나무의 이름이 황당하게도 당단풍(唐丹楓) 즉 중국단풍나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참고로 지금은 아니지만 과거에는 일본에서 당(唐)은 중국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뜻하기도 했다. 그래서 일본에서 도우(トウ) 즉 당(唐)이라고 한다고 그게 꼭 중국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건 우리를 중국의 속국 또는 괴뢰 국가쯤으로 비하하는 기분 나쁜 말이다. 그래서 우리 입장에서는 어떤 경우라도 우리 토종을 절대로 당(唐)이라고 해서는 안된다. 일본 규슈에 가면 키리시마야마 즉 무도산(霧島山)이 있는데 2018년 3월에도 분화(噴火)한 적이 있는 살아 있는 활화산군으로서 표고 1,700m인 그 최고봉에 오르면 우리나라가 보인다. 그래서 그 봉의 이름을 한국악(韓國岳)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국악(韓國岳)의 발음은 카라쿠니다케(からくにだけ)로 하는데 이는 과거에는 한자로 당국악(唐國岳)이라고 썼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옛날에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당국(唐國)이라고 했다는 명백한 증거이다.

 

일본 기리시마야마 정상에 있는 한국악 팻말 이를 과거에는 당국악(唐國岳)이라고 했다.

 

여하튼 현재 북한지역은 모르지만 남한에서 당마가목이라고 알려진 개체들은 2013년 국내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모두 마가목에 가깝지 중국에 자생하는 당마가목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일부지역에 자생할 수도 있기에 현재로서는 어디까지나 우리 자생종이므로 제발 이름을 변경해 주기를 바란다.

 

등록명 : 당마가목

학    명 : Sorbus pohuashanensis (Hance) Hedl.

신학명 : Sorbus aucuparia subsp. pohuashanensis (Hance) McAll.

분    류 : 장미과 마가목속 낙엽 관목 소교목

원산지 : 한중러

중국명 : 화추수(花楸树), 홍과취산괴(紅果臭山槐)나 산괴자(山槐子) 마가목(馬加木)

일본명 : トウナナカマド(唐竈)

수    고 : 8m

줄    기 : 소지 조장 원주형 회갈색 회백색세소피공 축점탈락 노시무모

동    아 : 장대 장원란형 선단점첨 홍갈색인편수매 외면회백색융모밀생

엽    편 : 기수우상복엽 연엽병포함 12~20cm \

잎자루 : 2.5~5cm

소엽편 : 5~7대 간격 1~2.5cm

잎크기 : 기부정부 소엽편 상초소 난상피침형 타원피침형 3~5 x 1.4~1.8cm

잎모양 : 선단금첨 단점첨 기부편사원형 변연세예거치 기부혹중부이상 근전연

잎면모 : 상면 희소융모 근무모 하면창백색 희소혹교밀집융모 간혹무모

측    맥 : 9~16대 엽변초만곡 하면중맥현저돌기

엽    축 : 백색융모 노시근무모

탁    엽 : 초질 숙존 관란형 조예거치

화    서 : 복산방화서 다수 송이 밀집

총화경 : 백색융모밀생 성장시축점탈락

화    경 : 백색융모밀생 성장시축점탈락 3~4mm

꽃크기 : 지름 6~8mm

꽃받침 : 종상 외면융모 근무모 내념융모

악    편 : 삼각형 선단급첨 내외면 융모

화    판 : 관란형 근원형 3.5~5 x 3~4mm 선단원둔 백색 내면단유모

수    술 : 20 화판과 등장

화    주 : 3 기부단유모 교웅예단

열    매 : 근구형 지름 6~8mm, 홍색 귤홍색 악편 숙존폐합

화    기 : 6월

과    기 : 9~10월

내한성 : 영하 34도

 

잎 뒷면은 창백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