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장미과 아몬드아과/마가목속

1991 유럽당마가목 - Rowan, European Mountain Ash

낙은재 2024. 6. 6. 20:17

유럽당마가목

 

 

학명 Sorbus aucuparia로 표기되는 유럽당마가목이라는 참 어색한 이름의 마가목이 있다. 유럽(Europe)과 당(唐) 즉 중국이라는 두 개의 지역명이 들어간 이름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북한과 중국 북방 및 극동 러시아에서 자생하는 학명 Sorbus pohuashanensis를 우리나라서 일본 이름을 무작정 따라서 당마가목이라고 했는데 그 당마가목과 매우 유사한 유럽 원산 마가목이라는 뜻으로 붙인 이름일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냥 유럽마가목이라고 하면 될 것을 유럽당마가목이라니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알 수가 없다. 정말 황당하기 짝이 없다. 이 사람들은 당마가목이라는 이름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그냥 하나의 고유명사로 인식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이런 사례가 또 있다. 설악산 단풍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우리 자생종 당단풍나무의 이름이 중국 단풍나무라는 뜻인 줄을 모르고서 하나의 고유명사로 인식하여 비슷한 단풍나무들에게 xx당단풍이라는 이름을 마구 붙였는데 그 중에는 대만당단풍과 일본당단풍이라는 해괴한 이름도 있다. 우리가 일본을 따라서 당마가목이라고 했는데 정작 일본에서는 이 수종을 그냥 서양마가목이라는 뜻인 서양칠조(西洋七竈)라고 하거나 유럽마가목이라는 뜻으로 구주칠조( 州七竈)라고 하므로 결국 우리만 바보가 된 셈이다. 참고로 중국에서도 이를 북유럽마가목이라는 의미인 북구화추(北欧花楸)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수종의 이름을 이렇게 성의 없이 대충 지어서 붙였지만 이 수종은 결코 그리 간단한 수종은 아니다. 이 수종은 현재 마가목속의 모식종이며 마가목의 일반 영어 이름인 rowan이나 mountain-ash라는 이름은 바로 이 수종을 부르던 서양의 옛이름에서 온 것이다. 게다가 우리 자생종인 당마가목이 최신 연구결과에 의하여 이 수종의 아종으로 편입되었기 때문에 결국 당마가목의 원종이 된다. 학명 Sorbus aucuparia는 1753년 린네가 식물분류학을 창설할 당시 명명한 것으로서 종소명 aucuparia는 bird catcher라는 뜻이다. 과거에 이 열매로 새들을 유인하여 잡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15세기부터 쓰여진 영어명 rowan은 스칸디나비아에서 유래된 말로서 붉다는 뜻의 raun에서 변한 말이라고 한다. 현재 rowan을 미국에서는 로언으로 발음하지만 영국에서는 라언이라고 발음한다. 열매의 색상이 붉기 때문이다. 또 다른 영어명 mountain-ash는 잎 모양이 같은 기수우상복엽이라서 비슷한 서양에 흔한 물푸레나무를 닮았기 때문이다. 글쎄 동양에는 기수우상복엽인 수종이 많은데 워낙 식물 종이 다양하지 않은 서양에서는 학명 Fraxinus excelsior인 구주물푸레나무가 대표적인 기수우상복엽 수종으로 인식되었던 것 같다. 기수우상복엽은 한자어 奇數羽狀複葉에서 온 말로서 순수 우리말로는 홀수깃꼴겹잎이라고 한다. 영어로는 odd pinnate leaves라고 하는데 그림으로 보면 알기 쉬워도 말로 표현하기는 번거롭다. 참고로 기수우상복엽을 영어로는 leaflets arranged opposite to each other, plus one 'terminal' leaflet at the end.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실제 구주물푸레나무와 유럽당마가목의 잎 모양은 차이점이 있다. 전자는 마주나기(대생)인데 반하여 후자인 마가목은 어긋나기(호생)이며 전자는 탁엽이 없지만 후자인 마가목에는 탁엽이 있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그리고 우상복엽의 경우 잎의 대생과 호생 여부는 소엽이 아니라 소엽으로 구성된  전체 잎을 기준으로 한다.

 

구주물푸레나무(좌)와 유럽당마가목(우)
구주물푸레나무(좌)와 유럽당마가목(우)
대생인 구주물푸레나무(좌)와 호생에 탁엽이 있는 유럽당마가목(우)

 

 

 

유럽당마가목의 원종은 유럽과 이란등 서아시아가 원산지이지만 이 수종에는 원아종 외에도 우리 자생종 당마가목을 포함한 3개의 아종이 있는데 그들의 학명과 원산지 그리고 간단한 특징은 다음과 같다. 그래서 이들 아종을 모두 포함하면 이 수종은 아메리카를 제외한 북반구 전지역에 분포하는 것이 된다.

 

유럽당마가목의 분포도 - 당마가목이 아종으로 편입되어 우리나라도 자생지에 포함된다.

 

Sorbus aucuparia subsp. glabrata (Wimm. & Grab.) Hedl. : 털이 거의 없음, 북유럽과 중유럽 산악지대 원산

Sorbus aucuparia subsp. praemorsa (Guss.) Nyman : 잎에 털이 있고 열매의 모양이 난형, 이탈리아 원산

Sorbus aucuparia subsp. pohuashanensis (Hance) McAll. : 동아와 잎뒷면에 털, 부채형 탁엽 숙존, 한중러 원산

 

Sorbus aucuparia subsp. glabrata
Sorbus aucuparia subsp. praemorsa

 

유럽당마가목의 특징은 수명이 80년에 불과하여 온대지방 수종들 중에서는 가장 짧은 편에 속한다고 한다. 그리고 잎을 문지르거나 상처를 내면 특이한 냄새가 나는데 이를 서양인들은 마지팬(marzipan) 냄새라고 한다. 마지팬은 아몬드와 설탕 등을 섞어 만든 반죽을 말하는데 그 냄새가 살구냄새와 비슷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유럽당마가목의 목재는 가운데는 적갈색이고 가장자리 즉 변재는 연한 홍백색이며 춘재와 추재 관의 크기가 거의 같은 산공재이고 내구성은 약한 특징이 있다. 그리고 내한성이 영하 40도로 매우 강한 유럽당마가목은 우리나라 중부지방 정도의 기후에서는 제대로 성장하지 않는다는 특징도 있다.  

 

유럽당마가목의 단면과 마지팬

 

 

 

등록명 : 유럽당마가목

학    명 : Sorbus aucuparia L.

분    류 : 장미과 마가목속 낙엽 관목 소교목

원산지 : 유럽 아시아 온대지방

영어명 : rowan mountain-ash

일본명 : セイヨウナナカマド(西洋七竈) オウシュウナナカマド(欧州七竈)

중국명 : 북구화추(北欧花楸)

수    고 : 5~15m

줄    기 : 다간성 종렬 피목,  다수 근얼

수    명 : 80년 온대지방 최단명 수종 중 하나

엽    편 : 호생 기수우상복엽 20 x 8~12cm

소    엽 : 4~9쌍 2~6 x 1~2.5cm 기부 비대칭, 예거치(기부 근전연) 상처시 마지팬냄새

잎자루 : 단(정생엽 제외)

잎면모 : 은회색모 후근무모 상면 암록색 하면 회록색

탁    엽 : 엽상

동    아 : 1cm 모 후 탈락 암갈색 흑색 인편

꽃차례 : 복산방화서 약 250송이

꽃특징 : 8~10mm 지름, 꽃잎 5, 수술 25 암술 2~5 기부합생 다소 불쾌한 냄새

열    매 : 이과 8~10mm 오렌지 주홍색 악편 숙존 한 화서당 80~100과

염색체 : 2n=34

개화기 : 5~6월

결실기 : 8~10월

목    재 : 변재 홍백색 심재 적갈색 산공재 유연성 비내구성

내한성 : 영하 40도 온난한 지역에서는 성장 불량

 

유럽당마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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