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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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호랑가시나무와 성탄절 장식

낙은재 2016. 12. 22. 16:41


호랑가시나무에 앉은 로빈


구주호랑가시

성탄절 장식의 원조인 유럽원산 호랑가시나무


때마침 성탄절도 다가오는 이 때 서양에서는 Christ's Thorn 즉 예수의 가시나무로 불리며 중국에서는 성탄수(圣诞树)라고도 불리는 호랑가시나무들에 대하여 공부한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호랑가시나무는 무려 176종이나 된다. 감탕나무속으로 등록된 전체 368종 중 거의 절반이 호랑가시나무인 셈이다. 모두 Ilex로 표기되는 감탕나무속 수종 중에서 정확하게 어떤 수종을 호랑가시라고 하는지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은 없겠지만 아마 잎에 가시 거치가 있는 종을 그렇게 이름 붙이는 것 같다. 등록된 176개 수종을 분석해 보면 실제로 성탄절 장식용으로 사용될 모양새를 갖추고 있는 널리 알려진 수종은 우리 자생종 호랑가시나무와 유럽 원산의 구주호랑가시 그리고 미국 원산의 미국호랑가시 등 3종이라고 할 수 있다.  

    

등  록  명

학    명

원  산  지

영  어  명

호랑가시나무

Ilex cornuta

한국, 중국

Chinese Holly

구주호랑가시

Ilex aquifolium

유 럽

Holly, Christ's Thorn

미국호랑가시

Ilex opaca

미 국

American Holly


호랑가시나무

나이가 들면 잎의 끝 가시만 남는다.



호랑가시나무

우리나라 자생종


호랑가시나무

중국명 : 구골, 묘아자, 노호자


미국호랑가시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이 감탕나무속은 학명으로 ilex로 표기하며 감탕나무과는 학명으로 Aquifoliaceae로 표기한다. 그런데 이 것은 구주호랑가시의 학명 그 자체이다. 즉 학명 Ilex aquifolium인 구주호랑가시의 종소명 aquifolium이 바로 과명이 된 것이다. 그만큼 구주호랑가시가 이 속과 과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으며 실제로 식물분류학의 아버지 린네가 이 과와 속명을 정할 때 이 구주호랑가시를 표본으로 삼았으므로 이 감탕나무속의 모식종이기도 하다. 


구주호랑가시


구주호랑가시


서양에서는 전통적으로 성탄절에 가시나무 화환을 만들어 집이나 교회 등을 장식하였는데 그 때 사용된 나무가 바로 이 구주호랑가시였던 것이라서 이 나무의 영어명 Holly가 성스러운 날 장식에 이용된다고 성스럽다는 뜻인 영어 단어 holy의 동의어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holly는 영어 holy와는 무관한 비슷한 잎이 달리는 상록참나무의 일종인 호랑잎가시나무의 영어명 holly oak에서 왔다고 앞에서 알아본 바 있다. holly의 어원을 찾아 거슬러 가면 중세 영어로 가시나무가 된다.


호랑잎가시나무

이름이 흡사 호랑가시나무와 비슷하지만 실제로 이나무는 유럽산 상록 참나무의 일종이다.

호랑가시나무의 영어명 Holly는 이 참나무의 영어명 Holly Oak에서 따왔다.


중세 유럽에서 성탄절 장식에 호랑가시나무를 사용하던 전통이 미국으로 건너가서 성행되고 급기야는 아시아에 까지 전파된 것인데 마침 미국에는 미국호랑가시라는 비슷한 나무가 자생하고 있었으며 아시아 중국과 우리나라 또한 호랑가시나무라는 비슷한 나무가 자생하고 있었어 구주호랑가시를 대신하기에 충분하였던 것이다. 미국호랑가시 보다는 우리 호랑가시나무가 훨씬 구주호랑가시와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여기서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기독교가 별로 성행하지 못하여 크리스마스 휴일도 없는 일본에서는 호랑가시나무가 아예 자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독교식으로 풀이하자면 이미 신은 일본은 필요가 없는 나라인 줄을 알았다는 것인가? 아시아에서 유난히 기독교 신자가 많은 우리나라와 그리고 조만간 세계 최대 기독교 신자 대국이 될 중국에 호랑가시나무가 자생한다니 더더욱 흥미롭다.


그럼 왜 호랑가시나무를 크리스마스에 장식하였을까? 여기에 대하여 여러 설이 분분하지만 일단 서양이나 동양이나 가시나무는 악귀를 물리친다고 생각하였던 것 같다. 우리나라도 집안에 음나무 같은 가시나무가 있으면 귀신이 접근하지 못한다는 미신이 있듯이 서양에서도 고대 켈트족들이 연말연시 풍습의 하나로 가시나무나 상록수의 가지를 문앞에 걸어 두었다는데 이 때 호랑가시나무가 많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여기에 나중에 예수의 죽음과 관련된 가시면류관과 결합되어 붉은 열매는 예수가 흘린 피를 상징하고 푸른 잎은 영원한 생명을 의미하는 것 등으로 해석이 부풀려지고 장식 형태도 가시면류관과 비슷한 화환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가시나무 종류는 매우 많은데 왜 하필이면 호랑가시이냐에 대하여는 혹자는 로빈이라는 크리스마스 카드에 많이 등장하는 새가 매우 좋아하는 먹이가 호랑가시의 열매라서 그렇다는 전혀 엉뚱한 설명을 하기도 하는데 그건 좀 억지 같다. 호랑가시나무가 많이 사용된 이유는 명백하고도 간단하다. 바로 이 나무의 결실기와 내구성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빨간 열매를 맺어주며 추위에도 제법 강하고 건조에 강하여 절단된 상태로 문앞에 걸어 두어도 오랫동안 그 푸르름과 싱싱함을 유지하기 때문에 연말연시를 장식하기에는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런 이유로 꽃꽂이에 많이 이용된다. 


추운 연말연시에 문밖에서 쉽게 마르거나 상하지 않고서 견딜 수 있는 생화는 흔하지 않다.


구주호랑가시 생화환


우리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면 금새 크리스마스 트리라고 부르는 전나무나 구상나무 등 상록수에 여러가지 장식물을 매다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나중에 19세기에 와서 생겨난 풍습이고 그 이전에는 없었던 것이다. 여기에 일찌기 미국으로 건너간 우리나라 제주도 원산 구상나무가 현지에서 매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으며 요즘 우리나라로 역수입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 자세한 것은 다음에 구상나무를 탐구할 때 알아보기로 한다.


크리스마스 트리

1800년대 후반 당시에는 전등불이 없어서 촛불을 달았다고 한다.


아버지와 아들이 크리스마스 트리를 준비하는 모습

19세기 화가 프란츠 크루거 그림

  

오래곤주 어느 커피샵의 성탄시즌 모습


포인세티아로 만들어진 크리스마스 트리


크리스마스 트리로 장식된 홍콩 여객선 터미날


그리고 로빈이라는 새가 성탄절 상징 중 하나가 된 것은 예수의 머리에 박힌 가시를 뽑다가 피를 흘려 가슴이 빨갛게 변했다는 설부터 마리아와 신생자 예수의 방에 난방하던 장작불이 꺼지려고 하자 이 새가 잔가지를 주워 와서 날개로 부쳐서 불씨를 되살렸다는 설도 있고 중세 영국의 우편배달부의 애칭이 로빈이었으며 그들의 복장이 빨간색이었는데서 성탄선물과 카드의 배달을 상징하는 것이 되었다라는 설 등 다양하다. 하지만 로빈이 호랑가시나무와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고 다만 둘 다 성탄절 상징이라서 호랑가시나무의 가지위에 앉은 모습으로 같이 그림에 등장한다는 것 뿐이다. 여기에 성탄절 장식 관련 식물로 연인들이 그 아래서 키스를 한다는 겨우살이도 빠질 수는 없으나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호랑가시와 로빈


과거 영국의 우편배달부의 애칭이 로빈이었다고 한다.

특히 성탄시즌에 카드와 선물배달이 많아서 크리스마스의 상징이 되었다고 한다.


겨우살이


크리스마스 겨우살이 장식

이 장식 아래의 여인에게는 그 누구도 키스할 수 있고 이 때 여성은 절대로 거절하면 안된다는 풍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