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 장미
Rosa 'Madame A. Meilland'
20세기 최고 인기 장미로서 세계제2차대전 중에 개발되어 1992년까지만도 1억 본 이상 판매가 된 베스트셀러
피스라는 유통명은 승전한 영국 육군원수 엘런 부르크가 정하였고 마담 A 메일랜드는 개발자의 어머니 이름이다.
장미의 발전 역사는 야생장미 중에서 꽃이 아름답거나 기르기에 적합한 품종이 선정되거나 교잡에 의하여 품종 개량이 되어 인간들의 정원으로 옮겨져 재배되면서 시작된다. 이들을 그 조상을 따져 계통으로 분류하거나 그 성장 특성이나 꽃 모습에 따라서 그룹별로 분류하게 되는데 이는 식물분류학적으로 분류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비공식적으로 편의상 구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재배 장미의 시기적 그룹 분류는 서양에서는 크게 전통장미와 현대장미로 양분하는데 이 때 그 분기점을 바로 이 하이브리드 티 장미의 등장으로 삼고 있다. 그러니까 하이브리드 티 장미가 처음으로 등장한 1867년 이전의 장미는 전통장미로 분류되고 그 이후 개발된 장미는 현대장미로 분류하는 것이다.
그럼 과연 하이브리드 티 장미가 무엇이며 도대체 얼마나 대단하기에 인류가 가장 사랑하는 꽃인 장미의 역사를 바꾸게 된 것인지 자세히 알아보자. 우선 그 탄생 배경은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장미가 마치 유럽에서 들어온 유럽 원산의 식물로 많이들 인식하고 있지만 실상은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장미의 대부분은 아시아 원산이며 유럽 원산 장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프랑스장미와 백엽장미 또는 알바장미 등 소수에 불과하였는데 인근 중동에서 다마스케나장미가 들어오면서 교잡종이 많이 생겨 다소 다양하게 변모하게 된다. 꽃이 크고 겹꽃이 많고 색상도 다양하고 게다가 꽃 가운데가 솟아오르는 모양을 하고 있어 유럽 장미는 매우 아름답지만 그때까지 서양에는 사계절 꽃이 피는 종과 황색 계통의 꽃을 피우는 품종은 없었다.
그러던 차에 중국 등 아시아에서 이를 해소해 줄 품종들이 대거 들어오게 된 것이다. 그들이 바로 월계화와 향수월계(차향장미) 그리고 사향장미로 불리는 히말라야 서부 원산인 모스카타장미(R. moschata) 등이다. 그 외에도 서양장미 교잡에 많이 사용된 아시아계 원종은 찔레꽃과 돌가시나무 및 해당화 등이 있다. 이들 중에는 일 년에 여러 차례 꽃이 피는 종도 있었으며 색상도 서양에는 없던 노란색 꽃이 피는 종들도 있었다. 따라서 이들이 들어오자 서양에서는 기존의 유럽장미들과의 교잡으로 새로운 품종 개발에 열을 올리는데 아쉽게도 사계절 개화하는 특성이 열성 유전인자라서 교잡 1세대에서는 그 특성이 제대로 잘 나타나지 않게 된다.
중국 원산 향수월계(차향장미)
서양 하이브리드 티 장미의 교잡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그러다가 그 교잡종을 다시 중국에서 온 원종 또는 그 교잡종과 재차 또는 여러 번 교잡을 시키자 드디어 여러 번 개화하는 특성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양쪽의 특성을 두루 갖춘 우수한 품종들이 개발된 것이다. 그게 바로 1867년 프랑스 원예가 쟝 밥티스트 앙드레 기요(Jean-Baptiste André Guillot)에 의하여 유럽장미와 중국 장미의 교잡으로 태어난 하이브리드 퍼페츄얼 장미와 중국계 차향장미를 교잡시켜 만든 '라 프랑스(La France)'라는 품종인데 바로 이 것이 바로 하이브리드 티 장미의 효시이자 서양 현대장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라 프랑스 장미
현대장미의 효시이다.
이 '라 프랑스' 장미가 나타난 1867년을 기점으로 서양에서는 그 이전까지의 품종을 전통장미라고 분류하고 그 이후 품종를 현대장미라고 분류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서양 현대장미의 역사가 바로 이 하이브리드 티 장미의 역사가 되는 셈이다. 이 품종은 양쪽 부모의 형질을 그 중간 쯤에서 두루 나타내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내한성은 차향장미보다 강하지만 하이브리드 퍼페츄얼보다는 약하였고 사계절 꽃피는 특성은 차향장미보다는 덜하지만 하이브리드 퍼페츄얼보다는 더 강하여 봄이 아닌 계절에도 제법 많은 꽃을 피우게 된다. 8~12.5cm 지름의 크고 가운데가 솟은 꽃봉우리에 길고 곧게 수직으로 솟은 줄기를 가진 키가 최대 2m까지 자라는 직립 관목인 이 품종은 긴 가지 끝에 꽃이 한 송이씩 피므로 절화로 활용하기에는 더할나위 없이 좋다. 게다가 다양한 색상과 꽃모양 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인기있는 타입의 장미가 된 것이다.
그러나 이 '라 프랑스'를 필두로 하이브리드 티 장미가 등장하였으나 초기에는 1900년 프랑스 리옹에서 Joseph Pernet-Ducher가 쏠레일도르('Soleil d'Or')를 개발하기 전까지 한동안 별 인기를 끌지 못하였으나 그 이후 2차 세계대전 중에 프랑스 원예가 프랑시스 메일랜드(Francis Meilland)가 드디어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그리고 가장 많이 팔린 품종을 개발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피스'장미로 널리 알려진 정식 명칭 Rosa 'Madame A. Meilland'인 품종이다. 나치 치하에서 어렵게 개발한 품종이 멸실될까 봐 삽목용 가지가 이태리, 터키, 독일 및 미국 등지의 친구들에게로 보내져 육성되다가 전쟁이 끝나자 등장하게 된다.
쏠레일도르('Soleil d'Or') 장미
새로운 색상을 선보여 하이브리드 티 장미의 인기 상승에 크게 기여를 했다.
개발자 메일랜드가 프랑스 해방의 고마움으로 승전한 영국 육군원수 엘런 부르크에게 그의 이름으로 신종 장미의 유통명을 명명하겠다고 하자 부르크원수가 자기 이름보다는 인류에게 영원히 기억될 평화 즉 Peace가 좋겠다고 하여 그렇게 불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 이름에 걸맞게 전후 1945년 유엔을 창설하기 위하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모인 각국의 대표 모두들에게 이 피스 장미가 아래와 같은 문구와 함께 보내졌다.
"We hope the 'Peace' rose will influence men’s thoughts for everlasting world peace".
"우리는 피스 장미가 인간들에게 영원한 세계 평화를 염원하게 영향을 줄 것을 희망합니다."
피스 장미
피스 장미
피스 장미
피스 장미
피스 장미
피스 장미
대부분의 하이브리드 티 장미는 영하 25도 이하의 혹한지방에서는 월동하지 못하고 잎도 별로 나지 않는 가지가 꼿꼿하게 위로만 자라며 일부 병충해에도 약한 모습을 보이는데다가 관리하기 쉬운 컴팩트한 품종을 선호하는 최근의 풍조와는 다소 부합하지 않아서 그 인기가 예전만은 못한 것이 분명하지만 아직 장미 화훼산업의 기본으로 남아있고 소규모 개인 정원에서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하이브리드 티 장미의 번식은 주로 눈접에 의하는데 대목으로는 강인한 찔레꽃이 많이 사용된다고 한다.
하이브리드 티 장미
하이브리드 티 장미
하이브리드 티 장미
하이브리드 티 장미
하이브리드 티 장미
하이브리드 티 장미
하이브리드 티 장미
하이브리드 티 장미
하이브리드 티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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