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나무를 매우 많이 닮은 또 하나의 나무가 있는데 이 또한 중국 원산으로서 우리나라 이름은 개오동이라고 한다. 이 개오동은 학명을 Catalpa ovata로 표기하며 능소화과 개오동속으로 분류한다. 따라서 오동나무과인 오동나무나 아욱과인 벽오동과는 거리가 먼 전혀 다른 나무이다. 우리나라 개오동속에는 개오동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온 두 종과 미국에서 들어온 두 종이 더 있으며 그들의 변종과 원예종들을 합하여 무려 9종이 등록되어 있다.
개오동이 원산지 중국 이름은 梓인데 이 한자 梓는 옥편에 의하면 노나무 자 또는 가래나무 자인데 왜 재로 변하였는지는 알 수가 없으나 자 못지 않게 재로도 많이 읽는다. 대개 한자의 음(音)이 다르면 훈(訓) 즉 그 뜻도 달라지는데 이 글자는 동일한 훈에 음만 두 개를 쓰고 있어 어리둥절하다. 따라서 이 개오동의 중국 이름을 재(梓)라는 도감도 있고 자(梓)라는 도감도 있으며 생약명도 재백피(梓白皮), 재실(梓實), 재목(梓木), 재엽(梓葉)이라고 설명하는 도감도 있는 반면에 자백피, 자실, 자목, 자엽이라고 설명하는 도감이나 한의학 정보도 많다.
그 모양이 잎뿐만 아니라 꽃까지도 오동나무와 흡사하지만 중국에서나 일본에서는 동(桐)이라고는 별로 부르지 않는다. 그래도 찾아보면 중국에서는 별명으로 수동(水桐)이나 취오동(臭梧桐)이라고 하기는 한다. 일본에서는 개오동을 キササゲ(木大角豆)라고 하는데 이는 독창적인 이름은 아닌 것 같고 중국 별명 중 하나인 목각두(木角豆)와 관련이 있다. 각두는 콩과 동부속으로 우리 이름은 동부이다.
개오동은 조선 중기의 문헌이 나타나는 것으로 봐서 우리나라에는 그 이전에 중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에서도 그 도입된 시기를 정확하게 알지는 못한다고 하지만 벼락을 막으려고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닛코 동조궁에 심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하니 기록만 봐서는 우리보다 앞서는 것으로 보인다. 태풍이 많은 나라 일본에서는 천둥 벼락이 무척이나 무서웠던지 이 개오동이 벼락을 방지해주는 나무라고 황궁이나 신사 등에 많이 심었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이 개오동을 뇌전목(雷電木)이라는 별명으로도 많이 부른다. 그 영향으로 우리나라 경복궁에도 심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일본인들은 개오동이 일종의 피뢰침 역할을 한다고 믿었던 것이다. 이 나무 주로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라므로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벼락이나 전류를 유도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동경 신주꾸교엔(新宿御苑)에 벼락맞은 개오동이 있다.
그러나 원산지 중국에서는 벼락과 관련된 이야기는 없다. 그대신 이 나무의 어린 잎은 먹기도 하고 수피나 잎으로 살충제를 만들기도 하였으며 백색인 목재가 약간 무른 편이지만 잘 썩지를 않아서 목판을 만들거나 가구 및 관을 짜는데 사용되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역할은 이 나무 종자 외면의 백색부분으로 밀랍을 만들어 초로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가에 누에를 치기위한 뽕나무와 등촉과 가구를 만들 개오동의 식재를 적극 권장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마을마다 뽕나무와 개오동 즉 상재(桑梓)가 널려 있었으므로 상재가 바로 고향이나 고향에 계시는 부모를 의미하는 단어로 변하게 된다. 그래서 자식이 성장하여 연로한 부모를 봉양하는 것을 반포상재(反哺桑梓)라고 하는 고사성어도 생겨났다.
개오동 목재로 거문고나 비파의 하판을 만들고 상판은 오동나무(벽오동)으로 만들었기에 동천재지(桐天梓地)라는 말도 생겼으며 벽오동과 개오동을 합쳐서 동재(桐梓)라고 하면 좋은 목재를 뜻하게 된다. 그리고 재인(梓人)이라고 하면 개오동을 다루는 목공 즉 장인을 칭하는 말이 된다. 고래로 부터 '개오동보다 좋은 목재는 없다.'라는 말도 있으며 실제로 개오동으로 관(棺)을 만들어 황실에서 장례에 사용하였는데 이를 재궁(梓宮)이라고 불렀다. 나무가 무르면서도 잘 썩지를 않아서 인쇄용 목판으로 많이 사용되었는데 여기서 인쇄에 부치다라는 뜻의 상재(上梓)라는 말이 생겨난 것이다.
지금은 고대 중국에서와 같은 등촉이나 목재용 수요도 없고 일본에서와 같은 피뢰침 역할도 사라졌지만 환경이 적합한 땅에 심어지면 성장이 매우 빨라 어린 묘목을 심어도 1~2년 만에 꽃을 피운다. 봄이면 나무 전체를 뒤덮는 꽃이 아름답고 늦여름부터 겨울까지 특이하게 생긴 긴 열매가 쭉쭉 늘어져 볼만하기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 정원수나 가로수로 많이 심는다. 게다가 꽃에서 향기도 나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김일성이 이런 좋은 나무에 개오동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향오동(香梧桐)이라고 이름을 변경시켰다고 한다.
국생정 자료에 개오동의 우리나라 도입시기를 1904년 이라고 잘못 명시하고 계속 수정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 도감에서 그대로 옮겨 혼란이 오고 있는데 그 것은 미국에서 들어온 개오동을 말하는 것 같다. 청송 홍원리 천연기념물 401호의 수령이 400~500년으로 추정되므로 최소한 이 중국 개오동은 16~17세기 이전에 국내에 도입되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그리고 일부 도감에서 개오동이 암수 꽃이 따로 핀다고 설명되어 있는데 의아하다. 개오동은 양성화로서 일부 퇴화된 수술이 있기는 하지만 모든 꽃에 수술과 암술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나무의 이름으로 노나무라고 옥편에도 국어사전에도 명시되어 있는데 이상하게 국표식에는 엉뚱하게 노나무가 누리장나무의 이명으로 등재되어 있어도 개오동의 이명으로는 등재되어 있지 않다. 민간에 널리 사용되는 이름을 식물학계가 이렇게 외면해도 되나 싶다. 일부 도감에서 개오동이 나무의 왕이라고 이명으로 목왕(木王)이라고도 부른다는데 이는 일본을 그대로 따라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산지 중국에서는 약간 다르다. 이는 중국 고전 이아를 주석한 송대의 비아(埤雅)에 근거하는데 거기서 목왕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목질이 단단한 중국명 추(楸) 즉 우리나라 등록명 붕게이개오동이며 목질이 무른 개오동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또한 뇌전목(雷電木)이나 뇌전동(雷電桐), 뇌신목(雷神木) 등 벼락관련 별명들은 원산지 중국이 아닌 일본에서 붙인 이름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현재 황태자 히로노미야(浩宮)의 인장(お印“梓”)으로 개오동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 나무에 대한 마음이 각별하다. 참고로 현 아키히토천황의 인장은 국화이다.
등록명 : 개오동
이 명 : 노나무, 향오동(북한)
학 명 : Catalpa ovata G.Don
분 류 : 능소화과 개오동속 낙엽 교목
원산지 : 중국
중국명 : 재(梓), 자(梓), 별명 - 추(楸), 수동(水桐), 목각두(木角豆) 등
일본명 : キササゲ(木大角豆 : 대목각두)
영어명 : yellow catalpa
수 고 : 15m
수 관 : 산형, 주간통직, 눈지희소유모
잎차례 : 대생, 근대생, 혹 윤생
잎모양 : 활란형, 장관근상등, 25cm 길이, 정단점첨, 기부심형, 전연혹천파상, 상3천렬
엽 편 : 상하면 모두 거침, 미유모혹근무모, 측맥4~6대, 기부장상맥5~7조
엽 병 : 6~18cm
화 서 : 정생, 원추화서, 화서경 이유모, 12~28cm
화 악 : 봉우리시 원구형, 2순개렬, 6~8mm 길이
화 관 : 종상, 담황색, 내면2황색줄무늬, 자색반점, 2.5cm 길이, 2cm 지름
수 술 : 능육웅예2, 화사화관통에 삽생, 화약차렬, 퇴화수술3
자 방 : 상위, 봉상
암 술 : 화주사(絲)형, 주두2렬
열 매 : 삭과선형, 하수, 20~30cm x 5~7mm
종 자 : 장타원형, 6~8 x 3mm, 양단평전장모
자생지 : 해발 500~2,500m, 야생에서는 드뭄
내한성 : 영하 30도
용 도 : 목재, 약용
속명 Catalpa는 북미 원주민들이 이름으로서 머리가 달린 꽃이라는 뜻이다. 당초에는 린네에 의하여 같은 능소화과 비그노니아속으로 분류되어 Bignonia catalpa라고 분류되었으나 나중에 1777년 이탈리아의 지오반니에 의하여 개오동속(Catalpa)으로 분리 독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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