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수국
종소명 petiolaris는 잎자루가 길다는 뜻인데 역시 길기는 하다.
등수국
꽃이 아름답고 응달에서도 잘 자라며 내한성도 강하고 향기도 좋다.
등수국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약칭 : 국표식)에는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등수국은 자생식물 하나와 외래식물 하나가 등록되어 있었다. 하나는 1839년 지볼트가 명명한 Hydrangea petiolaris Sieb. & Zucc로서 자생식물이고 또 하나는 외래식물로서 학명이 Hydrangea scandens subsp. chinensis (Maxim.) E.M.McClint.이었는데 후자는 최근에 슬그머니 사라져 버렸다. 그런데 전자는 일본에 두 차례에 걸쳐 무려 10년이나 체류하면서 식물을 연구조사한 독일 의사겸 식물학자인 지볼트가 1839년 명명한 것인데 이 식물의 일본 이름은 쯔루아지사이(ツルアジサイ)로서 한자로는 만자양화(蔓紫陽花)라고 쓴다. 만(蔓)은 덩굴을 뜻한다. 그러면 당연히 만(蔓)수국이라고 해도 될 텐데 왜 등(藤)수국이라고 했을까? 그래서 중국에서는 뭐라고 할까 하고 보니 중국도 우리와 같이 등수국(藤绣球)이라고 한다. 여기서 한중일 3국의 한자가 약간씩 다른 의미로 쓰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蔓)과 등(藤)의 차이점
중국에서는 원래 만(蔓)은 植物成细条状而不能直立的长茎 즉 가늘어 직립하는 못하는 긴 줄기로 이루어진 식물을 말하며 등(藤)은 본래 등나무를 말하지만 다른 뜻으로 泛指匍匐茎或攀缘茎 즉 포복성 줄기 혹은 반연성 줄기를 말한다. 반연(攀缘)은 다른 물체를 타고 기어오르는 것을 말한다. 얼핏 비슷해 보여도 약간 다르다. 즉 만(蔓)은 그냥 소극적으로 제 스스로 힘없는 줄기를 말하지만 등(藤)은 그 범위가 더 넓어 적극적으로 감거나 흡반 또는 뿌리나 덩굴손 등을 이용하여 다른 물체를 타고 오르는 것도 포함된다. 따라서 중국에서는 덩굴식물이라는 포괄적인 내용은 당연히 만(蔓)보다는 등(藤)을 주로 사용하여 등본식물(藤本植物) 또는 반연식물(攀缘植物)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중국에서 만생등본(蔓生藤本)이라고 하면 등본식물의 한 갈래로서 아주 소극적인 덩굴식물 즉 장미나 부겐빌레아 또는 한련화 등의 정도를 말한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이들 즉 중국에서 등본식물이라고 하는 것을 つる性植物 즉 만성식물(蔓性植物)이라고 한다. 그를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덩굴식물을 한자로 쓰려면 蔓性植物(만성식물)이라고 쓴다. 초창기 일본 학자들에게 많이 배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덩굴성 수국 종에 대하여는 웬일인지 일본을 따르지 않고 중국을 따라서 등수국(藤绣球)이라고 한 것이 특이하다. 이는 일본에서도 만자양화(蔓紫陽花) 외에 고토우즈루(後藤蔓)라는 이명도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여하튼 이 수국은 줄기에서 다수의 기근이 나와 다른 물체를 타고오르기 때문에 반연성(攀缘性)이므로 만(蔓)보다는 등(藤)이 적합하다고 판단이 된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종류의 덩굴성 나무를 일본의 蔓性木本(만성목본)을 따라서 만경목(蔓莖木)이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이런 경우 목질등본(木质藤本) 또는 등상관목(藤状灌木)이라고 한다.
등수국
공기뿌리(氣根)를 이용하여 나무를 타고 올라간다.
등수국
분류 학명의 이원화
학명으로 돌아가서 일본의 쯔루아지사이(蔓紫陽花)를 보고서 지볼트가 1839년 명명한 Hydrangea petiolaris가 아직도 유효한 학명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거의 전세계가 인정하여 사용하고 있지만 미국 등 일부에서는 1956년 미국 식물학자 Elizabeth McClintock(1912~2004)가 난립한 수국종들을 통합하면서 이 등수국을 중국 네팔 등이 원산지인 Hydrangea anomala D. Don의 아종으로 편입한 학명 Hydrangea anomala subsp. petiolaris를 인정하여 정명으로 하고 지볼트가 명명한 Hydrangea petiolaris는 유사종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니까 등수국은 현재 세계적으로 Hydrangea petiolaris와 Hydrangea anomala subsp. petiolaris라는 두 개의 학명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종소명 petiolaris는 영어로 remarkable leaf stalk으로 잎자루가 길다는 뜻이고 anomala는 unusual 즉 평범하지 않은 기형이라는 뜻이다.
일부에서 등수국의 원종이라고 하는 Hydrangea anomala는 1825 영국의 데이비드 돈(David Don : 1799-1841)이 중국 귀주성에서 채집한 표본은 토대로 명명한 것으로 중국명은 관개수구(冠盖绣球)이다. 관개(冠盖)는 관복과 덮개가 있는 수레를 말하여 고관대작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고대 관원들이 관모를 쓴 모습을 말하는 것 같다. 이 수국의 양성화는 꽃봉오리 상태일 때 꽃잎이 모여 동그랗게 마치 모자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가 꽃이 피면서 터져 꽃잎은 모두 탈락하고 만다. 종소명 anomala가 기이하다는 뜻이라고 위에서 언급하였는데 그를 따라 중국에서 기형수구화(奇形绣球花)라고도 부른다. 이 수국은 히말라야지역과 중국 남부가 원산지이며 길이 12m까지 자라는 덩굴성인데 중국에서는 반원등본(攀援藤本)이라고 한다. 등수국과 매우 흡사한데 차이점이라면 등수국은 최대 20m까지 자라서 더 크게 자란다는 점이다. 그래서 잎도 꽃차례도 더 크고 수술의 숫자도 많아 꽃이 더 아름답다고 한다. 그래서 원종은 그다지 인기가 없어 널리 보급되지 못하였지만 아종이라는 등수국은 인기가 높아 원예종까지 개발되어 공급되고 있다. 그리고 원종은 원산지가 아열대 지방이라서 아무래도 내한성이 강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관개수국(冠盖绣球) Hydrangea anomala
등수국 즉 Hydrangea anomala subsp. petiolaris에 비하여 사이즈가 작고 덜 아름다워 그다지 인기가 높지 않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이 수국을 타이완 쯔루아지사이(タイワンツルアジサイ)라고 한다.
관개수국(冠盖绣球) Hydrangea anomala
관개수국(冠盖绣球) Hydrangea anomala
관개수국(冠盖绣球) Hydrangea anomala
관개수국(冠盖绣球) Hydrangea anomala
관모같이 생긴 양성화의 꽃봉오리가 터지면서 수술과 암술이 나오는데 그 순간 꽃잎은 모두 떨어지고 만다.
이런 기이한 모습은 등수국에서도 일부 보인다.
관개(冠盖) 고대 중국의 관모
Hydrangea scandens라는 학명의 정체
그런데 여기서 Hydrangea scandens Maxim.이라는 학명이 Hydrangea anomala subsp. petiolaris의 유사종 중 하나로 등장을 한다. 원래 이 수국은 극동 러시아에서도 자생하므로 1867년 러시아 식물학자 칼 맥스모비치에 의하여 명명된 Hydrangea scandens Maxim.는 그 이전 Nicolas Charles Seringe에 의하여 1830년에 명명된 학명 Hydrangea scandens (L. f.) Ser.와 중복되기 때문에 비합법명이 된 것이다. 후자 Seringe가 명명한 학명은 우리가 앞 654번 포스트에서 다룬 바 있는 일본의 가쿠우쯔기(額空木)인 것이다. 이를 우리 자생종 성널수국의 원종으로 분류하는 학자들이 많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후자 Hydrangea scandens (L. f.) Ser.는 등수국과는 무관한 성널수국의 원종이고 전자 Hydrangea scandens Maxim.는 등수국 즉 지볼트가 1839년 명명한 Hydrangea petiolaris와 동일한 종인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에 의하여 한때 국표식이 착각을 하여 Hydrangea scandens subsp. chinensis (Maxim.) E.M.McClint.를 등수국이라고 등록하였던 것 같다. 여기서 (Maxim.)은 H. scandens의 명명자가 아니고 H. chinensis의 명명자인데 혼동을 한 것 같다. 그 외에도 Hydrangea scandens Poepp. ex DC.라는 또 다른 무효 학명도 있는데 이는 현재 칠레 원산 Hydrangea serratifolia의 유사종으로 분류되고 있어 Hydrangea scandens라는 학명은 이래저래 매우 복잡하여 머리가 아프다. 종소명 scandens는 영어로 climbing or sprawling 즉 기어오르거나 제멋대로 퍼져나간다는 뜻이므로 덩굴성이라는 뜻이지만 정작 유효한 Hydrangea scandens 학명은 덩굴성이 아닌 관목에 붙었다.
최초 학명 | 신분(status) | 최신분류학명 | 우리나라 국명 |
Hydrangea scandens (L. f.) Ser. | 합법명(Legitimate) | Hydrangea scandens (L. f.) Ser. | 일본원산 가쿠우쯔기(額空木) |
Hydrangea scandens Maxim. | 비합법명(Illegitimate) | Hydrangea anomala subsp. petiolaris | 등수국 |
Hydrangea scandens Poepp. ex DC. | 무효명(Invalid) | Hydrangea serratifolia | 칠레원산 덩굴성 수국 미등록종 |
Hydrangea scandens (L. f.) Ser.
일본 원산 가쿠우쯔기(額空木)
이 수종은 덩굴성 수국은 아니다.
Hydrangea scandens Maxim.
등수국
Hydrangea scandens Poepp. ex DC.
칠레원산 Hydrangea serratifolia
칠레원산 Hydrangea serratifolia
이 또한 덩굴성 수국이다.
등수국은 내한성이 매우 강한 세계적으로 널리 사랑받는 수국이다.
우리나라 국립수목원에서 운영하는 도감에 이 등수국이 '울릉도와 남쪽 섬에 자생하며 내한성이 약하지만 서울지방에서도 볼 수 있다.'라는 표현 때문에 많은 오해를 불러 온다. 남쪽 섬은 제주도를 말하는 것이리라. 그래서 중부지방에서의 노지월동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보여야 할 수국임에도 불구하고 보기가 쉽지 않다. 이런 엉터리 정보를 수십 년간 수정하지 않고 버티는 국생정이 정말 대단하다. 이 등수국은 전세계에서 우리와 일본 그리고 러시아가 원산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울릉도와 제주도에서 처음 발견된 것은 맞지만 그 외 속초 설악산에서도 자라며 일본의 경우 거의 전역에서 자생하지만 홋카이도가 주 원산지이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러시아의 경우 그 춥다는 극동 사할린과 쿠릴열도가 주 자생지라는 사실이다.
저기가 사할린섬이다.
등수국은 저런 혹한지역에서도 자라는 수종이다.
지도에서 보듯이 홋카이도(삿포르)를 중심으로 위로 사할린 그리고 2시 방향으로 늘어진 섬인 쿠릴제도, 아래로는 일본 혼슈를 거쳐 규슈까지 그리고 우리나라 울릉도와 속초 그리고 제주도까지가 자생지이다.
영국 왕립원예학회(RHS)의 우수 품종(AGM)으로 선정되기도 한 이런 세계적인 정원수가 우리 자생종인데도 불구하고 정작 우리 국민은 가까이 하지 못하고 있었다니 정말 안타깝다. 미국의 저명한 정원수 전문 작가인 하버드 아놀드 수목원의 도날드 와이먼(Donald Wyman)박사는 “There is no better climbing vine.” "이 이상의 덩굴식물은 없다."라고까지 극찬을 했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뭐냐? 내한성이 매우 강하여 우리나라 전역 어디에서도 노지월동이 충분히 가능한 수국을 쓸데없이 내한성이 약하다고 전하는 엉터리 정보는 제발 수정되기를 바란다. 서양에서는 이 수국의 내한성이 영하 28~34도라고 표시하고 있다. 정원수로 세계적으로 널리 사랑을 받는 우리 자생종 등수국의 가치를 우리만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나마 최근에 유럽에서 역수입된 등수국과 그 원예종들이 시중에 유럽등수국이라는 이름으로 공급되고 있는 것 같아 위안을 삼는다. 이 원예종들 일부와 등수국과 유사한다는 바위수국은 다음 포스트에서 계속 다룰 예정이다.
등록명 : 등수국
이 명 : 넌출수국, 덩굴수국
학 명 : Hydrangea petiolaris Siebold & Zucc.
이 명 : Hydrangea anomala subsp. petiolaris (Siebold & Zucc.) E.M.McClint.
이 명 : Hydrangea scandens Maxim.
분 류 : 수국과 수국속 낙엽 또는 상록 덩굴성 관목 또는 소교목
원산지 : 우리나라, 일본, 러시아
일본명 : ツルアジサイ(蔓紫陽花), ゴトウヅル(梧桐蔓), ゴトウズル(後藤蔓)
영어명 : climbing hydrangea
길 이 : 20m
잎모양 : 기부 원형 또는 얕은 심장형, 30개 이상 거치
잎크기 : 5~12cm 길이, 변이가 심함
잎면모 : 양면 맥상 단모, 이면 맥액 단모 밀생
잎자루 : 3~9cm, 상면 양측 장유모
꽃차례 : 산방상 취산화서
장식화 : 3~4편
암수술 : 수술 15~20개, 암술 2~3개
꽃향기 : 좋음
개화기 : 6~7월
결실기 : 9~10월
내한성 : 영하 28 ~ 34도
적정지 : 반그늘
등수국
등수국
등수국
등수국
등수국
등수국
등수국
등수국
사진 : 국립수목원
등수국
등수국
등수국
동그란 꽃봉오리가 터지면서 꽃잎은 모두 탈락하게 된다.
등수국
등수국
등수국
등수국
등수국
등수국
1839년 지볼트가 명명한 Hydrangea bracteata도 등수국 즉 Hydrangea anomala subsp. petiolaris에 통합되었다.
'수국과 수국속 > 기타수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659 등수국 미란다 - 노란 무늬종 Hydrangea anomala subsp. petiolaris 'Miranda' (0) | 2019.02.20 |
---|---|
658 한국이 원산지인 - Hydrangea tiliifolia(피나무잎등수국)과 Hydrangea quelpartensis(제주등수국) (0) | 2019.02.20 |
656 인볼루크라타수국(Hydrangea involucrata) - 일본 다마아지사이(玉紫陽花), 유통명 - 옥수국, 등록명 - 용수국 (0) | 2019.02.16 |
655 코가쿠우쯔기 하나가사(花笠) - 일본 성널수국의 겹꽃 원예종, 일본 인기 수국 40선 중 하나 (0) | 2019.02.16 |
654 성널수국 - 2004년 제주도에서 발견된 우리 자생종 수국 (1) | 2019.0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