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콩과/실거리나무아과

828 김노클라두스 디오이쿠스 - 켄터키 커피나무

낙은재 2019. 10. 20. 14:19


김노클라두스 디오이쿠스 = 켄터키 커피나무

열매가 달린 모습


김노클라두스 디오이쿠스 = 켄터키 커피나무

20m 이상 매우 크게 자라는 교목이다.


우리나라 콩과에는 김노클라두스 디오이쿠스라는 어려운 이름으로 등록된 생소한 수종이 있다. Gymnocladus dioicus로 표기되는 학명은 원래 1753년 린네가 Guilandina dioica L.로 명명하였던 것을 1869년 독일 식물학자 Karl Koch(1809~1879)가 현재의 속으로 변경하여 명명한 것이다. 종소명 dioicus는 자웅이주라는 뜻이고 현재의 속명 Gymnocladus는 발가벗은 가지 즉 잎이 없는 가지를 말한다. 낙엽 교목인 이 나무의 잎은 봄에는 매우 늦게 나오고 낙엽은 가장 빨리 떨어져 연중 거의 6개월을 앙상한 가지 상태로 보내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과거 속명 Guilandina는 프러시아 자연학자 Melchior Wieland(1515~1589)의 이태리식 이름 Guilandini에서 온 것이다. 과거 속명 Guilandina는 여성형 명사이므로 종소명도 여성형인 dioica로 되었다가 현재 속명 Gymnocladus는 남성형이므로 종소명도 dioicus로 표기하여야 옳지만 재명명 과정에서 dioica로 발표되어 그렇게 표기하는 경우도 많다.


김노클라두스 디오이쿠스 = 켄터키 커피나무

일년 중 6개월은 이런 앙상한 상태로 지내므로 Gymnocladus라는 속명이 붙었다.


Gymnocladus속은 콩과의 조그마한 속으로 모두 5개 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리에게는 생소한 속이지만 5개 수종 중 4개가 중국과 동남아 그리고 인도 등 아시아에서 자생하고 있고 이 김노클라두스 디오이쿠스 하나만 미국과 캐나다 등 아메리카 대륙이 원산지이다. 중국에서는 이 속을 비조협속(肥皂荚属)이라고 하는데 이는 열매가 꼬투리(荚) 모양이고 두툼하며(肥) 비누(皂) 대용 세제로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자생하는 수종은 비조협(肥皂荚)이라고 하며 학명은 Gymnocladus chinensis인데 세제용 외에도 통풍 설사 혈변 등의 치료약으로도 사용하며 나무가 크고 목재의 질이 좋아서 가구나 수레 등의 제작에 사용되었다. 중국에서는 이 미국 원산의 Gymnocladus dioicus를 미국비조협(美国肥皂荚)이라고 부른다. 반면에 특히 켄터키주에서 Gymnocladus dioicus의 열매를 볶아서 커피 대용으로 마셨기 때문에 이를 켄터키커피나무(Kentucky coffeetree)라고 부르는 미국에서 중국 원산의 Gymnocladus chinensis를 중국 커피나무라고 부른다. 미국에서는 비누로 사용한 적이 없고 중국에서는 커피로 마신 적이 없는데도 서로 자기들 관점에서 상대지역 나무를 부르는 것이 흥미롭다.


비조협(肥皂荚)

중국 원산인데 꽃이 자색인 점이 다르다. 그외에 키나 꽃 그리고 열매가 켄터키 커피나무에 비하여 작다.


비조협(肥皂荚)

이렇게 열매가 두툼하므로 살찐 조협이라는 뜻에서 붙은 이름인데 중국에서는 조각자나무를 조협(皂荚)이라고 한다.


중국 외에도 버마나 베트남 그리고 인도에도 각각 자생하는 비슷한 종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저 멀리 미국에서 자생하는 이 생소한 나무만 왜 우리나라에 건너와 등록까지 되어 있을까? 그것은 아마 천리포수목원을 설립한 미국 펜실베니아 태생인 민병갈선생 즉 Carl Ferris Miller(1921~2002)의 미국 고향에 있던 나무라서 그랬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하튼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미국에서는 켄터키주에서 한때 주나무로 지정하기도 했던 나무로서 제법 널리 알려진 나무이기는 하지만 그 숫자가 많지는 않아서 미국에서도 보호를 위한 관찰 대상이 된 나무이다. 그 이유는 이 나무의 열매에 독성이 있으며 꼬투리가 성숙하여도 저절로 터지지 않는데다가 너무 질기고 두꺼워 쉽게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독성도 있고 질기기도 하여 작은 동물들이 먹을 수도 터트릴 수도 없는데다가 너무 커서 바람에 날아가지도 않는다. 이미 수천 년 전에 지구상에서 사라진 메머드나 마스토돈 등 사이즈가 큰 동물들이라야 씹을 수 있는 강한 껍질을 가지고 있어 현대의 환경에는 적합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이 나무는 습한 지역에서만 꼬투리 깍지가 썩어서 종자가 발아할 수 있는 조건이 되는 번식면에는 매우 취약한 특성을 가지게 된다. 이렇게 시대 상황에 적합하게 진화를 하지 못한 것을 두고서 영어로 evolutionary anachronism이라고 한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진화론적 시대착오가 된다. 세상의 우주만물이 창조신이나 조물주에 의하여 굴러가는 것이라면 이런 현상은 하나의 작은 실수가 되는 것인가?  


김노클라두스 디오이쿠스 = 켄터키 커피나무의 열매


김노클라두스 디오이쿠스 = 켄터키 커피나무

길이 15~25cm 너비 4~5cm


그 외에도 흥미를 끄는 것이 또 하나 있는데 그것은 이 나무가 꽃의 암수 성별 분화과정을 연구하는 좋은 자료가 된다고 한다. 암수 성기관의 분화 발육 진행 형태해부와 세포학적 관찰로 결정된 단성 꽃의 형성과정에서 암수술의 선택적 퇴화와 발육의 시기와 양상을 연구하고 성분화 매카니즘을 명확히 파악하여 인위적인 통제가 가능한지를 실험하는 재료가 된다는 것이다. 수그루의 수꽃과 암그루의 암꽃이 초창기에는 큰 차이점이 발견되지 않는 양성화 단계에 있다가 나중에 수술과 암술의 선택적 퇴화를 거쳐서 단성화가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래서 그런지 이 나무 꽃이 겉보기에는 암수 구분이 잘 가지 않는다. 그리고 이 나무 암수 딴 그루라고는 하지만 암그루 꽃 중에는 암꽃 외에도 양성화가 더러 발견된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까 암꽃의 수술이 퇴화되었지만 겉보기만 수술로 보이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 역할을 하는 것인지 구분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위 수꽃 아래 암꽃

지금은 수분이 완료되어 암술대가 돌출하고 있으므로 구분이 되지만 아래의 경우는 다르다.


수꽃


암꽃


이 나무의 열매에는 독성이 있어 그냥 날로 먹으면 안되지만 익히면 독이 제거되어 가능한데 과거부터 인디언들이 식용보다는 볶아서 차로 마셨다고 한다. 유럽인들이 신대륙으로 진출한 초창기에 특히 켄터키주에 정착한 이주민들이 커피가 없는 것이 아쉬워 이 나무 열매로 커피 대신에 마셨기 때문에 켄터키 커피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원래 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커피는 십자군전쟁 당시에 아라비아를 통하여 유럽에 전파되었는데 그 커피 맛에 길들여진 서양인들이 커피가 없이 드넓은 초원에서 지내기가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이해가 충분히 간다. 그러나 이 콩과식물인 이 나무는 우리가 요즘 마시는 꼭두서니과 커피나무 즉 Coffea arabica나 Coffea canephora와는 전혀 다른 나무이다. 그 맛도 진짜 커피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그래도 크게 위안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이 나무를 중히 여기는 것 같다. 


원주민인 인디언들은 이 나무 열매를 차로 이용하는 것 외에도 의식용이나 놀이용으로도 사용하였다고 한다. 열매를 주사위같은 용도로 사용하거나 장신구 재료로 사용하였던 것이다. 중국 원산 비조협(肥皂荚) 즉 Gymnocladus chinensis를 본초강목에 의하여 거풍습(去风湿) 하리(下痢) 변혈(便血) 창(疮) 선(癣) 종독(肿毒) 치료용 약으로 쓰는 중국에서는 이 김노클라두스 디오이쿠스도 미국비조협(美国肥皂荚)이라고 하며 동일한 약효가 있다고 말한다. 일본에서는 이 나무가 잘 보이지 않지만 목재로서는 사용하는 것 같다. 내한성이 영하 37도로 우리나라 전역에 노지월동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나무이기는 하지만 키가 너무 커서 아무 장소나 심을 수 없다는 점이 단점이다. 끝으로 늘 하는 이야기이지만 우리나라 국명을 그냥 알기쉽게 켄터키 커피나무라고 하면 특성도 이해가 되고 기억하기도 쉬우련만 왜 김노클라두스 디오이쿠스라고 고집하는지 이해가 안된다. 


등록명 : 김노클라두스 디오이쿠스

학  명 : Gymnocladus dioicus (L.) K. Koch

분  류 : 콩과 김노클라두스속 낙엽 교목

원산지 : 미국 캐나다 등

영어명 : Kentucky coffeetree

중국명 : 미국비조협(美国肥皂荚)

수  고 : 18~24m(30m)

가  시 : 없음

잎모양 : 호생, 2회 우수우상복엽, 소엽 대생 또는 근대생

꽃색상 : 녹백색

웅화서 : 총상형 산방화서 10cm 길이

자화서 : 총상화서 30cm 길이, 향기있음

열  매 : 협과 25cm 길이 5cm 너비

내한성 : 영하 37도

용  도 : 식용, 약용, 목재, 공원수


노클라두스 디오이쿠스 = 켄터키 커피나무


노클라두스 디오이쿠스 = 켄터키 커피나무


노클라두스 디오이쿠스 = 켄터키 커피나무

소엽이나 중엽 모두 어긋나기인 경우가 많다.


노클라두스 디오이쿠스 = 켄터키 커피나무

소엽이나 중엽 모두 대생 또는 호생이다.


노클라두스 디오이쿠스 = 켄터키 커피나무

새잎은 적자색이다.


노클라두스 디오이쿠스 = 켄터키 커피나무


노클라두스 디오이쿠스 = 켄터키 커피나무


노클라두스 디오이쿠스 = 켄터키 커피나무


노클라두스 디오이쿠스 = 켄터키 커피나무


노클라두스 디오이쿠스 = 켄터키 커피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