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콩과/-게니스타족

879 게니스타 팅크토리아와 그 원예종 '로열 골드'

낙은재 2019. 12. 7. 14:25


게니스타 팅크토리아


게니스타 팅크토리아의 학명 Genista tinctoria는 린네가 1753년 명명한 것이다. 속명 Genista는 고대 로마에서 부르던 이름 planta genesta에서 온 것이고 종소명 tinctoria는 염료로 사용된 식물을 뜻한다. 그래서 일반 영어명도 염색공의 빗자루라는 뜻인 dyer's broom이다. 그 외에도 Dyer's Greenweed 또는 Common Woad-waxen이라고도 불린다. woad는 청색물감으로 쓰는 대청 즉 Isatis tinctoria를 뜻한다. 이를 중국에서는 숭람(菘蓝) 또는 대청엽(大青叶)이라고 하며 쪽물 즉 청대(青黛)를 만들어 물감 또는 약으로 사용하였다. 이 게니스타 팅크토리아에서 채취한 황색염료를 청대(青黛)와 혼합하여 녹색 염료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노란 꽃에서 추출한 물질을 물론 황색 염료로도 사용하지만 황색보다는 주로 녹색 염료의 재료로 사용하였다는 것이 흥미롭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이 관목을 아예 염료목(染料木)이라고 부른다. 학명이나 서양 일반명과 일맥상통하는 이름이다. 


십자화과 대청속 대청 (이명 개갓)

북한지역에 자생하며 남색 염료를 추출한다.


일본에서는 이를 ヒトツバエニシダ(히도츠바에니시다)라고 하는데 히도츠바는 일엽(一葉)을 뜻하며 에니시다는 외래어로서 양골담초를 지칭한다. 따라서 일본에서 한자로는 일엽금작지(一葉金雀枝)라고 쓴다. 금작지(金雀枝)라고 쓰는 에니시다 즉 양골담초와 비슷한데 잎이 하나 즉 단엽으로 나기 때문이다. 앞 양골담초 게시글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일본은 원래 게니스타 즉 Genista의 발음이 전와되어 에니시다가 된 것을 엉뚱하게 양골담초속에다가 붙이고 나니 정작 게니스타속에는 잎이 삼출엽이 아닌 단엽이라는 것에 착안하여 일엽에니시다라고 하여 구분하여 부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시중에서 양골담초를 일본의 엉터리 이름인 애니시다라고 따라서 부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여하튼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어쨌든 자기들 이름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우리 이름이 아직 없고 그냥 학명을 그대로 부른다는 것이 아쉽다. 


꽃 자체도 아름다워 많은 원예종들이 개발되었으며 그 중 Genista tinctoria 'Royal Gold' 품종은 영국 왕립원예협회(RHS)로부터 우수품종(AGM)로 선정된 바 있다. 하지만 관상용이나 빗자루용 외에도 황색이나 녹색 염료로 사용되며 피부질환이나 이뇨, 강심 등의 약재로도 사용되었으며 특히 1899년 꽃피는 줄기에서 새로운 화합물질인 이소플라본(isoflavone)이 추출되어 isoflavone genistein이라고 명명되었으며 혈관 성장 억제 즉 항암용으로 사용되는 것 같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이 게니스타 팅크토리아는 영국 사람들에게는 각별한 의미가 있는데 그게 바로 1154년부터 1485년까지 영국을 지배한 Plantagenet kings and queens 즉 플랜태저넷 왕가의 상징으로 된 것이다. 과거 이 가문 시조 헨리 2세의 아버지가 투구에 이 게니스타 팅크토리아의 가지 즉 황금색 꽃장식을 달고 다녔는데 그 꽃이 바로 이 Genista tinctoria라는 것이다. 그래서 Plantagenet 즉 플랜태저넷이라는 가문 이름도 원래 Plante Genest에서 온 것이라는 설이다.


플랜태저넷 왕가는 본가에 이어서 랭커스터 왕가 그리고 요크 왕가로 내부적으로 분가된 3개 가문이 차례로 통치하였는데 말년인 1455년부터 1485년까지 랭커스터 왕가와 요크 왕가 사이에서 왕위쟁탈전이 벌어져 30년간의 이른바 장미 전쟁이 지속되다가 헨리튜더에 의한 튜터왕조가 들어서면서 플랜태저넷가문의 통치는 종식하게 된다. 이 때 랭커스터 왕가는 붉은 장미를 표시로 삼고 요크 왕가는 흰 장미를 표시로 삼았기에 장미전쟁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저 유럽의 목초지나 초원에 흔하게 자라는 야생 관목 게니스타를 문양으로 삼아서 왕위에 오른 가문이 화려한 장미를 문양으로 삼다가 내분으로 자멸하고 만 셈이라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만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닌가 보다.


무려 120여 종으로 구성된 제니스타속의 모식종이기도 하며 영국 왕가의 상징이며 녹색 염료의 중요한 재료로 그리고 약으로도 사용되는 이 수종이 중국과 일본에서는 제법 널리 알려져 중국식물지에도 게니스타속 유일한 종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일본에서도 리스트에 올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게니스타속 수종으로 6종이 올려져 있지만 우리 이름은 하나도 없이 모두 학명 그대로 올려져 있으며 실제로 거의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내한성도 강하여 우리나라 전역에서 노지 월동하기에도 전혀 문제가 없는데 왜 그런지 궁금하다. 근연종인 양골담초와는 잎과 꽃 모양이 다르고 특히 꽃받침이 종형이라서 2순형인 양골담초와 구분이 된다. 염료 등으로 재배할 경우 대개 2년 후 모두 뽑아서 수확하기 때문에 이를 2년생 초본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으나 관목으로 분류된다. 



좌 : 게니스타 팅크토리아, 우 : 양골담초



등록명 : 게니스타 팅크토리아

학  명 : Genista tinctoria L.

분  류 : 콩과 게니스타속 낙엽 관목

원산지 : 유럽

영어명 : dyer's broom, Dyer's Greenweed 또는 Common Woad-waxen

중국명 : 염료목(染料木)

일본명 : 일엽금작지(一葉金雀枝)

수  고 : 60~90m

줄  기 : 직립, 무모 혹은 견모밀생

가  지 : 직립, 능선, 가시 없음, 분지 많고 가늠

뿌  리 : 질소 고정

잎모양 : 단엽, 타원형, 피침형, 선단급첨, 기부점협, 설형, 화지상엽 작고 좁음, 근무모, 맥상엽연 유모

잎크기 : 9~50mm x 4~15mm 

탁  엽 : 집게형, 1~3mm

화  서 : 가지끝 밀집배열 총상화서 혹 복총상화서 

포  편 : 잎 모양과 동일

화  경 : 1~3mm

소포편 : 1mm 미만, 화경 중부 착생

꽃받침 : 종형, 3!7mm, 무모 또는 모, 악치3각형, 악통과 같은 길이

꽃부리 : 황색, 무모

꽃향기 : 있음

기  판 : 활란형, 8~15mm, 짧은 판병

익  판 : 용골판과 같은 길이

수  술 : 단체, 화약 2형, 10개 중 5장 5단

열  매 : 협과 선형, 약간 만곡, 15~25mm x 3~4mm, 무모, 혹 유모

종  자 : 4~10개, 타원형, 2.5 x 2mm, 흑갈색, 약간 광택

화  기 : 6~8월

과  기 : 8~10월

내한성 : 영하 32도


게니스타 팅크토리아


게니스타 팅크토리아


게니스타 팅크토리아


게니스타 팅크토리아


게니스타 팅크토리아


게니스타 팅크토리아 '로열 골드'

Genista tinctoria 'Royal Gold'

보다 왜성종이고 개화기간이 좀 더 길다는데 글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