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남쪽 플로리다에서 북쪽 뉴욕주 롱 아일랜드까지의 대서양 연한 저지대나 습지에서 자생하는 반상록 새로운 교목이 영국 식물학자이자 선교사인 John Baptist Banister (1654~1692)에 의하여 발견되어 그를 파견한 런던 주교이자 식물애호가인 Henry Compton(1632~1713)에게 1688년 보내져 교구에서 자라게 되는데 이게 유럽 최초의 목련이라고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목련속 즉 Magnolia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되었다는 1703년보다 15년이나 앞서게 된다. 앞 1001번 게시글에서 언급한 바 있지만 Magnolia라는 속명의 사용은 프랑스 식물학자이며 그 시대 대단한 식물탐험가인 Charles Plumier (1646–1704)가 카리브해의 프랑스령 Martinique섬에서 발견하여 또 다른 프랑스의 진보적인 식물학자인 Pierre Magnol(1638~1715)의 이름을 기려서 1703년에 명명한 것이 최초이다. 그 후 독일 학자인 Johann Jacob Dillenius와 영국 학자인 Mark Catesby가 이를 따르고 린네가 1753년 발간한 식물의 종에서 그 속명을 그대로 따름으로서 최종적으로 공식 학명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1688년에 영국에 도입되어 심어져 있던 목련을 프랑스 학자가 15년 후에 중앙아메리카에서 새로 발견하였다고 Magnolia라고 명명하고 다시 50년 후에 식물분류학이 창설될 때 린네가 속명으로 확정한 셈이 된다. 둘 다 사실 관계가 틀린 것은 아니다. 다만 런던의 헨리 캠프톤주교가 미국 버지니아에서 들여온 버지니아목련을 월계수속 Laurus tulipifera라고 불렀기에 프랑스 식물 탐험가인 Charles Plumier는 비슷한 수종이 이미 영국에 도입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음이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실제로 두 수종은 모두 목련속이기는 하지만 종은 다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런데 버지니아에서 발견되어 런던으로 보내진 버지니아목련이 유럽 사람들에게 알려진 최초의 목련이 아니라는 사실이 나중에 밝혀진다. 무려 118년 전인 1570년에 스페인 국왕 필립2세는 그의 궁중 식물학자인 Francisco Hernandez (1514~1587)를 신대륙 멕시코에 보내서 식물 탐사의 임무를 부여한다. 그래서 그는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가 수많은 새로운 식물을 발견하여 묘사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저런 사건이 연속 발생하여 인쇄에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만다. 그러다가 나중에 이탈리아 린체이 아카데미 학자들에 의하여 그의 자료와 기록이 재편집되어 1651년 Nova plantarum historia Mexicana라는 책으로 출판이 된다. 그 중에 현지인이 부르던 이름 그대로 Eloxochitl이라고 기록된 수종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현재의 Magnolia macrophylla var. dealbata라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에도 넓은잎목련이라고 등록된 Magnolia macrophylla의 변종이 서방세계 즉 유럽인들이 처음 접한 목련이라는 것이다. 다시 정리하자면 서방세계에 최초로 알려진 목련은 스페인이 멕시코에서 1570년 발견하고 1651년 출판한 넓은잎목련의 변종이며 실물이 최초로 유럽에 도입된 목련은 미국 버지니아에서 발견하여 런던교구로 1688년에 보내진 버지니아목련이고 목련에 Magnolia라는 이름을 처음 붙인 것은 1703년 프랑스 학자 Charles Plumier이라는 것이다. 참고로 Charles Plumier가 카리브해에서 발견한 수종은 자료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Magnolia grandiflora 즉 태산목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그 당시로서는 서방세계 최초로 알려진 목련이면서 실물이 이미 유럽에 도입되어 런던에 심어져 있었기에 린네가 버지니아에서 온 목련에다가 Magnolia virginiana라는 학명을 부여하고 목련속의 모식종으로 삼은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 때 황목련과 태산목 그리고 트로페탈라우산목련 등도 함께 명명하였으나 이들은 모두 버지니아목련의 변종으로 취급이 된다.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서방세계에 가장 먼저 알려진 목련인 멕시코에서 발견된 Eloxochitl이라는 수종은 1836년에 가서야 독일 학자 주까리니에 의하여 Magnolia dealbata라고 명명된다. 그리고 나중에 넓은잎목련 즉 Magnolia macrophylla의 변종으로 편입되는데 이 것이 과거 이탈리아 린체이 아카데미에서 발표한 Eloxochitl과 동일한 수종임이 밝혀지는 것은 1976년에 미국 생태학자 캐슬린 트레세더에 의해서이다. 만약 린네가 이것을 알았더라면 아마 이 넓은잎목련이 목련속의 모식종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그 덕분인지는 모르지만 여하튼 버지니아목련은 목련속을 대표하는 모식종일뿐만 아니라 목련과 목련목 목련(쌍떡잎식물)강을 대표하는 모식종으로 종가집 중 종가집이 된다. 특히 쌍떡잎식물을 대표하는 수종으로 봐서 쌍떡잎식물강을 Magnoliopsida 즉 목련강이라고 하는 것은 목련이 지구 최초의 현화식물 중 하나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버지니아목련이 무슨 특별한 특징이 있어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니고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유럽에 가장 먼저 도입된 목련속 수종으로 알려졌기 때문임에 불과한 것이다. 토종목련이나 백목련, 자목련 등을 목련의 전형으로 알고 있는 동양의 입장에서는 이질감이 있는 버지니아목련이 모식종이 되었으므로 최근 중국 학자들에 의하여 목련속을 여러 개 속으로 대분해하는 과정에서 동양의 목련들은 Magnolia속에 남아 있지 못하고 짐을 싸서 나와야 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그래서 최근 중국에서는 2008년 중국과학원 오정일(吴征镒, 1916~2013) 원사(院士) 즉 Wu Cheng Yi(h)와 하념화(夏念和,1963~ )연구원 즉 Xia Nian-he에 의하여 기존의 Magnolia속을 대분해하여 동양의 목련들은 옥란속 후박속 함박꽃나무속 등으로 분리 독립시키면서 모식종인 버지니아목련이나 태산목 등 북미원산 수종들은 그대로 Magnolia속에 존치시키되 중국속명을 과거 목란속(木兰属)에서 현재의 북미목란속(北美木兰属)으로 변경하여 불러 동양 목련들과의 혼동을 방지하고 있다. 참고로 중국은 목련속을 목란속이라고 불러 왔다. 그러니까 학명의 Magnolia속은 예전 그대로 이지만 그 구성 수종들에서 동양의 목련들은 죄다 빠져 나왔으므로 이제 더 이상 목련속으로 부를 수가 없어서 북미목련속으로 부르는 것이다.
버지니아목련은 키가 30m까지 자란다고 설명 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4.5~10.5m인 소교목이고 미국 남부지방에 자생하는 변종인 Magnolia virginiana var. australis인 경우 가끔 18m까지도 자란다고는 한다. 물론 세계 최대 27m 높이 까지 자란 나무도 있다고는 한다. 잎은 온난한 남쪽에서는 상록이고 북쪽에서는 반상록 또는 낙엽수라고 한다. 잎의 사이즈는 최대 길이 12cm 너비 5cm로 황목련은 물론 태산목보다도 작다. 수피는 회색으로 매끈한 편인데 벗기면 은은한 월계수 즉 bay laurel의 향이 난다. 그래서 버지니아목련의 영어 일반명이 sweetbay magnolia인 것이다. 유백색 꽃의 지름은 5~8cm로 황목련보다도 작은 편이고 화피편은 9~12장이며 바닐라 또는 레몬 향이 매우 강하게 난다. 열매는 길이 5cm정도로 매우 짧은 편이다. 버지니아목련은 도입 초기 유럽에서 다소 흥미를 끌었으나 나중에 1726년 영국 식물학자이자 채집가인 Mark Catesby에 의하여 키도 잎도 꽃도 더 큰 상록 태산목이 도입되자 태산목의 인기에 눌려 버지니아목련은 정원수로서의 존재감을 많이 상실하게 된다.
등록명 : 버지니아목련
학 명 : Magnolia virginiana L.
분 류 : 목련과 목련속 반상록 소교목
신분류 : 목련과 북미목련속 반상록 소교목
원산지 : 미국 동부
영어명 : sweetbay magnolia
중국명 : 백배옥란(白背玉兰)
일본명 : 히메타이산보쿠(ヒメタイサンボク) = 희태산목(姫泰山木)
수 고 : 4.5~10.5m
잎크기 : 6~12 x 3~5cm
꽃특징 : 유백색, 지름 5~8cm, 화피편 9~12, 바닐라 향
열 매 : 취합과, 5cm 길이
종 자 : 1cm 길이
내한성 : 영하 28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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