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목련과 교잡종/노란꽃교잡종

1202 목련 '옐로 랜턴' = 심장황목련과 접시꽃목련의 교잡종

낙은재 2020. 12. 2. 12:46

목련 '옐로 랜턴' 
목련 '옐로 랜턴' 
목련 '옐로 랜턴' 

Magnolia 'Yellow Lantern'이라는 학명에 목련 '옐로 랜턴'이라는 국명으로 국표식에 등록된 노란 꽃이 피는 품종이 있는데 이는 미국이 낳은 또 한 명의 걸출한 목련 육종가인 미시건주 Phil Savage Jr. (1917~2002)가 개발한 품종이다. 미국에는 유명한 목련 육종가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 노스캐롤라이나주의  August Kehr(1914-2001)박사가 개발하여 등록한 목련이 무려 31종이나 된다고 하는데 이 필 새비지 주니어가 개발한 품종은 그 이상으로 더 많은 것 같다. 여태까지는 그가 개발한 품종으로는 백목련 '사와다스 핑크' 한 품종만 다뤘지만 앞으로는 그의 이름이 자주 등장할 것 같다. 목련 전문 육종가로 목련협회장까지 역임한 그는 그의 인생 전부를 오로지 목련과 함께하다시피 하였다고 한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겨울이 몹시 추운 미국 북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인근 블룸필드에 거주하면서 그 지역에 적합한 품종을 주로 개발하였기에 그가 육종한 품종은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도 믿고 심어도 노지월동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식물을 파악하면서 이렇게 육종가들을 일일이 파악하는 이유는 원종과는 달리 원예품종들은 식물 자체가 나름대로 고유한 특성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특성은 비슷비슷한데 이를 개발한 사람 또는 재배하던 사람이 유명인사라서 그와 얽힌 인연이나 개발 과정 때문에 품종명이 붙여져 하나의 원예품종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원예 품종의 경우 식물 자체도 중요하지만 누가 어떻게 육종하였는지도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현재 우리나라는 농업용 육종도 미미하지만 특히 원예용 화초의 육종 산업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다. 따라서 언제인가는 젊은 육종가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육종 선진국들의 과거 육종가들을 간단하게나마 소개하는 것이다.

 

생명 주기가 대개 1년이라서 피드백이 금방 되는 초본과는 달리 목본의 경우는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나라에서는 육종 산업이 발전하기 어렵다. 인위적인 수정을 통하여 종자를 생산하여도 그 묘목이 개화하기까지 최대 15~20년이라는 매우 긴 세월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처음 시도에서 실패할 경우 그 내용을 수정하려면 또 다시 그만큼의 세월이 추가로 소요되는 것이다. 따라서 느긋하게 10~20년을 기다릴 수 있는 형편이 되지 못하면 목본 육종에는 감히 뛰어들지 못하는 것이다. 일본의 이리에 료지(入江亮次)라는 젊은 청년이 농업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곧바로 수국 육종에 뛰어들어 혼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품종인 수국 '미스 사오리'를 비롯한 유미시리즈를 개발하여 성공한 케이스도 있기는 하지만 만약 성공하지 못하면 젊은 날의 인생을 그냥 날려버리는 리스크가 있는 것이 바로 목본 육종 분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수국의 경우는 어린 나이에도 꽃이 피므로 쉬운 편이지만 최초 개화적령기가 매우 높은 목련의 경우는 아무나 육종할 수 있는 분야는 정말 아닌 것 같다. '옐로우 랜턴' 품종을 개발한 Phil Savage Jr.는 1917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나 미시건대학과 디트로이트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입대하여 공군 폭격기 기장으로 잠시 근무한 경력 외에는 오로지 85년 인생 거의 전부를 목련 육종에만 전념한 사람이다. 이 품종의 경우도 1986년에 발표된 것인데 그때 그의 나이가 무려 69세이다. 그는 1960년대 초반부터 목련 육종을 시작하였다고 하니 목본의 육종은 정말 10~20여 년 후부터 결실을 맺기 시작하는 그야말로 인내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하튼 그런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보다 더 다양한 아름다운 목련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전쟁이 발발하자 자진 입대한 필 새비지(뒷줄 좌측)

이 '옐로 랜턴' 품종은 미국 오하이오주의 James Merrill Nursery에서 1972년에 선종한 심장황목련의 원예 품종인 '미스 허니비'와 미국 앨라배마주의 Overlook Nurseries의 Kosaku Sawada가 일본에서 도입한 묘목 중에서 선종한 접시꽃목련 '빅 핑크'를 미시건주 Phil Savage Jr.가 교잡시켜 개발한 품종이다. 접시꽃목련 '빅 핑크'는 그 꽃모습이 프랑스에서 19세기에 개발된 접시꽃목련 '알렉산드리나'를 많이 닮아서 초기에는 'Alexandrina Japanese form'이라고 불렀다. 그래서 'Alexandrina'와의 교잡종이라고 설명하는 자료도 많다. 여하튼 이 품종에는 미국 원산의 황목련과 중국 원산의 백목련과 자목련 등 모두 3개 수종의 혈통이 섞인 복합교잡종인 것이다.

 

목련 '옐로 랜턴'의 부모종인 심장황목련 '미스 허니비'(좌)와 접시꽃목련 '빅 핑크'(우)

 

이 품종 '옐로우 랜턴'의 특징은 꽃망울이 크고 털이 있으며 잎이 나기 전에 피는 꽃 색상은 녹색 줄무늬가 없는 선명한 순수 레몬 황색이며 꽃이 크고 오래 지속되면서 질 때까지 튜립형 모양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이다. 선명한 노란 색이 빛난다고 엘로우 랜턴이라는 품종명을 붙인 것 같다. 원래 황목련은 키가 30m까지 자라는 대교목이지만 그 변종인 심장황목련은 키가 9m에 불과한 상대적인 왜성종이며 백목련과 자목련의 교잡종인 접시꽃목련 '빅 핑크' 또한 자목련을 닮아서 키가 3~4m인 관목이다. 따라서 부모종을 닮아서 '옐로우 랜턴'의 키는 2~5m이므로 우리나라 정원에는 매우 적합한 아담한 사이즈로 보인다. 대부분의 교잡 품종들이 그렇지만 이 품종도 열매는 보기 힘든다고 한다.

 

등록명 : 목련 '옐로 랜턴' 

학   명 : Magnolia 'Yellow Lantern'

분   류 : 목련과 목련속 낙엽 관목, 소교목

원산지 : 심장황목련 '미스 허니비'와 접시꽃목련 '빅 핑크'의 교잡종

육종가 : 미국 육종가 Phil Savage Jr.가 1986년 등록

수   고 : 2~5m

꽃특징 : 튜립 모양, 지름 15~20cm, 레몬 황색

내한성 : 영하 26도

 

목련 '옐로 랜턴' 
목련 '옐로 랜턴' 
목련 '옐로 랜턴' 
목련 '옐로 랜턴' 
목련 '옐로 랜턴' 
목련 '옐로 랜턴' 
목련 '옐로 랜턴' - 천리포수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