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진달래과 진달래속/만병초아속

1390 사천만병초 - 중국 원산 사천두견(四川杜鹃)

낙은재 2021. 4. 6. 11:13

사천만병초 - 영국 윈저대공원
사천만병초 - 미국 시애틀
사천만병초

 

중국 사천성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인근 섬서성 남부와 감숙성 동부 그리고 호북성 서북부와 귀주성 해발 1,600~2,500m 고산지대에서 자생하는 중국 고유종인 사천만병초는 1891~1894년 사이에 사천성 동부 성구(城口)현에서 채집된 표본을 근거로 1895년 프랑스 식물학자 Adrien René Franchet (1834~1900)에 의하여 Rhododendron sutchuenense Franch.이라는 학명이 붙었다. 이 또한 앞 게시글의 분홍산광만병초와 마찬가지로 카톨릭 선교사로서 중국에서 왕성하게 식물채집 활동을 하던 프랑스 신부이자 식물학자인 Paul Guillaume Farges(1844~1912)가 표본을 채집한 것이다. 사천에서 발견되었다고 종소명을 四川의 중국 발음 쓰촨을 표기한 sutchuenense라고 한 것이다. 그래서 중국 국명도 사천두견(四川杜鹃)이라고 하며 우리도 따라서 사천만병초라고 한다. 이 수종은 서양인들에 의하여 발견되기 전에 중국인들에게 꽤 알려졌는지 산비파(山枇杷)또는 대양각수(大羊角树)라는 호북지방과 사천지방 향명이 있다. 잎이 비파를 닮고 열매가 양의 뿔을 닮았기 때문에 그렇게 불러왔던 것 같다.

 

그럼 여기서 운남성과 더불어 중국 식물의 보고인 사천성에 대하여 알아보고 가자. 중국의 사천성은 남으로는 운남성과 귀주성으로 접하고 서로는 티베트를 접하고 있는 양자강 상류에 있는 성(省)인데 선진(先秦)시대 즉 진시황 이전인 고대에는 이 지역에 파(巴)와 촉(蜀)이라는 나라가 있었기에 흔히 합하여 파촉(巴蜀)이라고 부른다. 파(巴)는 동쪽에 촉(蜀)은 서쪽에 있었는데 삼국지 유비의 성도는 서쪽 촉(蜀)의 땅에 있었다. 유비가 212년 서촉으로 입성할 당시 그 지역은 이미 한나라 말기인 기원전 106년부터 익주(益州)라고 불리고 있었던 것이다. 나중에 서기 618년 개국한 당나라시대에 이 지역의 관문인 검남각(剑南阁) 남쪽에 있는 땅을 둘로 나누어 검남서천절도사(剑南西川节度使)와 검남동천절도사(剑南东川节度使)를 두었는데 이를 약칭하여 서천(西川)과 동천(东川)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유비 제갈량 시절에는 촉이나 익주라고 불리던 지명이 훨씬 나중에 서천(西川)이라는 이름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서 천(川)은 중국에서도 강이라는 뜻으로 풀이하는 청나라시대의 사료도 있기는 하지만 평천광야(平川广野) 즉 그 지역 분지의 너른 땅을 뜻하는 것이라고 풀이하는 것이 대세이다. 따라서 사천성에 가서 4개의 하천을 굳이 찾는다면 민강(岷江) 타강(沱江) 가릉강(嘉陵江) 대도하(大渡河)라는 천(川)들이 있기는 하지만 여기서 사천성 이름의 유래를 찾으면 넌센스가 된다.

 

그러다가 서기 970년 북송시대에 서천로(西川路)를 설치하고 이듬해에 협서로(峡西路)를 설치하였다가 980년에 이들 둘을 합하여 천협로(川峡路)라고 부른다. 여기서 로(路)는 길이라는 뜻이 아니라 행정구역을 말하는데 송원시대의 로(路)는 매우 큰 지역으로 거의 성(省)급을 말한다. 그리고 협(峽)은 그 지역에 있는 장강삼협(长江三峡)을 뜻한다고 한다. 그 후 북송시대인 1001년에 와서 천협로가 4개의 로(路)로 분리되어 익주로(益州路, 成都府路) 재주로(梓州路, 潼川府路) 이주로(利州路) 기주로(夔州路)가 되었는데 이들을 합하여 천협사로(川峡四路)라고 하며 줄여서 사천로(四川路)라고 부르던 것이 오늘날 사천성(四川省)이라는 이름의 유래이다. 그런데 현재 중국 그 지역에는 106번선 국도라고 천섬공로(川陕公路)라는 것이 있는데 글자는 비슷하여도 과거 천협로(川峡路)와는 전혀 다른 진짜 도로를 말한다. 이 도로는 사천성 면양시에 있는 개오동 자생지로 유명한 재동현(梓潼县)에서 출발하여 섬서성(陕西省) 한중시를 지나 회족자치구인 영하(宁夏)와 연결되는 고속도로이다.

 

중국 서안과 성도 중간쯤에 검문각이 있다.
검문각 남쪽에 천로와 협로를 개설하였다가 천협로가 되고 다시 4개의 천협로로 분리되어 사천성이 되었다.

 

사천만병초는 1890년대 초 프랑스 선교사 파르게시에 의하여 표본이 채집되었지만 실제로 식물이 서양으로 흘러간 것은 1900~1901년 어네스트 윌슨에 의하여 비치가문으로 보내진 종자가 유럽 최초이다. 그 후 19년 만에 약 60cm까지 자란 나무에서 첫 꽃이 피었는데 꽃이 아름답고 영국 기후에 적합하여 잘 자라며 특히 매우 이른 봄에 꽃을 피워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2~4월에 개화하기 때문에 늦서리 방지 대책에 부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 후 이 수종을 기반으로 여러 원예품종들도 개발되어 그 중에는 영국 RHS로부터 AM상을 수상한 품종들도 있다. 1907년에 어네스트 윌슨이 다시 종자를 채취하여 하버드대 아놀드수목원으로 보낸 것이 미국 최초가 되는데 이 수종은 원산지에서 워낙 고산지대에서 자생하던 것이라서 내한성이 영하 23도로 제법 강하여 미국 북부도시인 시애틀과 보스톤에서도 노지월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원산지 중국에서 이 수종의 뿌리와 잎으로 거풍제습(湿)이나 지통(止痛) 대하병(下病) 등의 약재로 일부 쓰기는 하지만 대단한 약재는 아닌 것으로 보이고 독성이 있어 주의를 요한다. 

 

등록명 : 사천만병초

학   명 : Rhododendron sutchuenense Franch.

분   류 : 진달래과 진달래속 상록 관목 소교목

그   룹 : 도로덴드론, 만병초아속

원산지 : 중국

중국명 : 사천두견(四川杜鹃), 산비파(山枇杷), 대양각수(大羊角树)

수   고 : 1~8m

잎특징 : 혁질, 10~22 x 3~7cm, 하면 회백색 융모, 잎자로  2~3cm

꽃차례 : 정생 총상화서, 8~10송이, 총축 1~1.5cm, 무모

꽃부리 : 5(6)렬, 지름 4.5cm, 길이 5cm, 장미홍색

수   술 : 16, 부등장, 2.5~3.2cm, 화약 자홍색

자   방 : 원추형, 12실, 7mm, 무모

개화기 : 2~5월

내한성 : 영하 23도

 

사천만병초
사천만병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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