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진달래과 진달래속/만병초아속

1389 분홍산광만병초 - 변종으로 편입된 분홍두견(粉紅杜鵑)

낙은재 2021. 4. 4. 09:58

분홍산광만병초
분홍산광만병초 - 원종에 비하여 꽃 색상이 특별히 더 분홍색을 띠는 것은 아니다.

산광만병초에는 3개의 변종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우리나라에 등록된 분홍산광만병초이다. 분홍산광만병초는 그 이름만 들었을 때는 마치 산광만병초와 꽃 색상이 다른 수종으로 오해하겠지만 실제로는 이 수종은 산광만병초의 변종인데 꽃색상은 전혀 원종과 다름없이 담홍색으로 동일하다. 다만 자방이 털도 샘선도 없이 매끈한 산광만병초에 비하여 이 분홍산광만병초는 자방에 털은 없지만 자루가 있는 선체가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그리고 꽃잎도 6~7갈래로 갈라져 7~8갈래로 갈라지는 원종보다는 적게 갈라지는 편이다.

 

그런데도 왜 분홍산광만병초라는 이름을 달고 있을까? 그 이유는 원산지 중국에서 이를 분홍두견(粉紅杜鵑)이라고 부르는 데다가 이 수종이 산광만병초의 변종이므로 이를 결합하여 우리나라서 분홍산광만병초라고 부르는 것 같은데 산광만병초 자체가 분홍색이므로 결과적으로 논리적이지 못한 이상한 이름이 되어 버렸다. 그럼 중국에서는 왜 이 변종을 분홍두견이라고 할까? 그 이유는 이 수종은 원래 앞 산광만병초를 명명하였던 프랑스 식물학자 Adrien René Franchet (1834~1900)가 독립된 종으로 1895년에 Rhododendron fargesii Franch.라고 명명하였던 것인데 그 때 붙여진 중국 이름이 분홍두견(粉紅杜鵑)이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1979년에 미국 식물학자 David Franklin Chamberlain (1941~ )에 의하여 산광만병초의 하위 변종으로 편입되어 현재의 학명을 부여 받게 된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과거 독립된 종으로 분류될 때 사용하던 분홍두견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쓰는 것이므로 중국이름도 이상하게 꼬였다.  

 

여하튼 이 수종을 사천성 동부지구에서 표본을 채집한 Paul Paul Guillaume Farges(1844~1912)는 중국에서 카톨릭 선교사로 활동하던 프랑스신부이자 식물학자로서 무려 4,000여 종의 식물의 표본을 채집하여 프랑스로 보낸 사람이다. 그래서 그의 이름으로 명명된 식물이 많은데 천리포수목원에 있는 파르개시개오동 외에도 파르게시전나무와 으름덩굴과에 속하는 데카이스네아 파르게시 그리고 때죽나무 '파르게시' 등이 그 이름으로 명명된 것이다. 

 

등록명 : 분홍산광만병초

학   명 : Rhododendron oreodoxa var. fargesii (Franch.) D.F.Chamb.

분   류 : 진달래과 진달래속 상록 관목 소교목

그   룹 : 로도덴드론, 만병초아속

원산지 : 중국 감숙 섬서 호북 사천 성 해발 1,800~3,500 고산지대

중국명 : 분홍두견(粉紅杜鵑)

특   징 : 자방에 유병선체가 있다는 점에서 원종과 차이를 보인다.

내한성 : 영하 23도

 

분홍산광만병초
분홍산광만병초
왼쪽이 원종인 산광만병초인데 열매에 털도 선체도 없지만 오른쪽 분홍산광만병초에는 선체가 밀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