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진달래과 진달래속/만병초아속

1391 성홍만병초 - 히말라야 원산 성홍두견(猩红杜鹃)

낙은재 2021. 4. 7. 09:18

성홍만병초
성홍만병초

 

성홍만병초는 인도 시킴지방과 네팔, 부탄 및 중국에서 서장(西藏)이라고 부르는 티베트에서 자생하는 상록 관목인데 우리 이름은 중국명 성홍두견(猩红杜鹃)에서 온 것이다. 성홍(猩红)은 성성(猩猩)이 같은 붉은 색이라는 뜻이다. 원래 성성(猩猩)이는 중국의 산해경(山海经)에 기록된 신화에 등장하는 소요산(招摇山)에 사는 기이한 동물로서 사람 얼굴을 가지고 있으며 날아가듯 달리는 짐승으로 알려져 있는데 붉은 색이라는 묘사는 특별히 없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운남 특산 전금사후(滇金丝猴)라는 흑회색 털에 앞면만 백색인 원숭이로 추정하기도 하지만 현재는 일단 적갈색 털을 가진 오랑우탄을 중국에서 성성(猩猩)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고전 속 성성(猩猩)이가 일본으로 건너 가서 아주 새빨간 색의 상징으로 변하여 일본에서는 식물 아부틸론이나 포인세티아를 표현할 때 그리고 동물 홍따오기나 고추잠자리를 말할 때 성성(猩猩)이라는 말을 앞에 붙인다. 그래서 동식물에 비유하여 매우 다양한 색상을 표현하는 중국에서는 붉은색 계통도 수십 종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로 성홍(猩红)색이라는 말도 쓴다. 그런데 그 성홍(猩红)색이 일본의 영향을 받았는지 매우 붉은 색을 말한다. 그러므로 전설상의 성성이 색상도 아니고 현재의 성성이인 오랑우탄의 색상도 아닌 매우 빨간 색상을 지칭하게 되므로 설명하기가 어려우니까 성성이 혈액 색이라고 궁색하게 설명한다. 일본을 따라서 한 것을 언급하기 싫어서 그런 것이 다분해 보인다.    

 

전설상 성성이는 왼쪽 전금사후(滇金丝猴)일 것이라는 주장이 있으며 오른쪽은 현재 중국에서 성성이라고 부르는 오랑우탄이다.
중국에서 이런 색상을 성홍색이라고 하는데 위 성성이와는 부합하지 않으므로 성성이 피 색상이라고 한다.

여하튼 중국에서는 이 수종을 새빨간 꽃이 핀다고 성홍두견(猩红杜鹃)이라고는 하지만 1851년 영국의 탐험가이자 영국 식물지리학자인 Joseph Dalton Hooker (1817~1911)경이 명명한 학명 Rhododendron fulgens Hook. f.에는 붉은 색이라는 의미의 종소명 대신에 잎에 광택이 있다는 뜻의 fulgens를 종소명으로 쓰고 있다. 공산정권이 들어선 이래 수백 명의 학자가 동원되어 무려 80년 동안 대대적인 식물 묘사, 분류 정리작업으로 2004년 80권 126책에 달하는 세계최대 규모의 방대한 중국식물지를 편찬한 중국에서는 웬만해서는 중국명을 학명에 일치시키는 방향으로 명명하였는데 그런 취지라면 이 수종은 광량두견(光亮杜鹃)이라고 해야 마땅함에도 그렇게 하지 못하고 광량두견(光亮杜鹃)은 별명으로만 등재한 이유는 이미 중국 원산 학명 Rhododendron nitidulum인 다른 수종이 정명으로 그 이름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이 성홍만병초는 영국의 귀족가문 출신으로 탐험가이자 식물지리학자이며 진화론으로 유명한 찰스 다윈의 절친으로도 알려진 조지프 돌던 후커경이 그의 유명한 히말라야 탐사에서 발견하여 직접 명명한 것이다. 남극 지역과 뉴질랜드 식물 탐사로 유명해진 그가 서양인 최초로 히말라야 식물 탐사를 위하여 1947부터 1951년까지 3년 넘게 인도에 머물면서 탐사 및 연구를 하였는데 그의 관심사가 주로 지리적분포에 따른 식물의 가변성이라서 나중에 절친인 다윈의 진화론을 뒷받침하여 도움을 주게 되었다고 한다. 세상의 목련 중에서 꽃이 가장 아름답다고 평가를 받는 캠벨목련을 바로 그의 히말라야 원정 때 지금은 인도령이 된 과거 시킴왕국에서 발견하여 동행한 캠벨박사의 이름을 붙인 것으로 유명하다.

 

아버지에 이어서 영국 RHS Kew의 이사로 20년간 재직한 바 있는 후커경과 그의 히말라야 오지 탐사 당시 모습 

그 시킴지역 히말라야 해발 3,700~4,500m 고지대에서 자생하는 성홍만병초는 키가 4m 이상 자라지 않아 중국 남방에서 자생하는 만병초로는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편이며 잎이 짧고 넓으며 전면에 광택이 있는 것이 특징이라서 그런 뜻의 학명이 붙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지 끝에 8~14송이씩 모여서 피는 새빨간 꽃이 특징이므로 성홍만병초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이른 봄에 꽃이 피며 고지대에서 자생하지만 내한성이 그다지 강하지 않아 영하 15도에 그친다는 것이 우리로서는 아쉬운 점이다. 심혈홍색 또는 성홍색 육질 종모양의 꽃은 길이가 2~3.5cm이며 5갈래로 갈라지고 수술은 10개이다. 그리고 꽃잎 내면 기부에 5개의 꿀샘주머니가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이 수종은 별도의 성홍만병초아조 즉 Subsect. Fulgensia로 단독 분류되고 있다.

 

등록명 : 성홍만병초

학   명 : Rhododendron fulgens Hook. f.

분   류 : 진달래과 진달래속 상록 관목

그   룹 : 로도덴드론, 만병초아속

원산지 : 히말라야 인근, 인도 네팔 부탄 중국

중국명 : 성홍두견(猩红杜鹃) 광량두견(光亮杜鹃)

수   고 : 1.5~4m

잎특징 : 혁질, 6~11 x 4.5~7cm, 전명 광택, 후면 면모

꽃차례 : 정생 총상산형화서, 8~14송이, 총축 1~2cm

꽃부리 : 심혈홍, 성홍색, 2~3.5cm길이, 육질, 내면기부 5개 밀선낭, 5렬

수   술 : 10개

자   방 : 원추형, 4~5mm 길이, 무모

개화기 : 2~5월

내한성 : 영하 15도

 

성홍만병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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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홍만병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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