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스만병초라고 학명 Rhododendron adamsii Rehder로 등록된 진달래속 수종이 있는데 일부 학자들은 이 수종을 아직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보가 그리 많지 않아서 무척 파악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건너뛰어 다음 수종으로 넘어갈 것도 고려하였으나 이 수종이 국내 어디에선가 재배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그럴 수도 없었다. 게다가 국내 등록된 수종들은 끝까지 모두 파악하고자 나선 길이 아니던가? 하지만 우리에게 그다지 중요한 수종도 아닌데 웬만한 해외 자료에는 정보가 아예 없으므로 조그마한 내용이라도 파악하기 위하여 끝까지 여기저기를 뒤지느라 정말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어 억울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렇게 어렵게 정보를 파악하여 정리한 이 애덤스만병초의 게시글을 나중에 어느 한 사람이라도 와서 읽고 유용하게 이용할런지 의문마저 든다. 이렇게 마냥 푸념하고 있었는데 반전이 있었다. 아무도 이 포스트에 관심이 없더라도 전혀 시간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매우 흥미로운 정보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이 수종을 시베리아 원산지에서 Sagan-Dale, Sagaan Dali 또는 Shandala 즉 사간달레 사간달리 또는 산달라 등으로 부른다는 것이다. 이게 중요한 정보인 이유는 이 애덤스만병초가 우리 북쪽 자생종인 산진달래와 얼핏보면 모양이나 향기 등 여러모로 비슷한 데다가 주 자생지도 몽고 바로 인근지역인 러시아 브랴티아(Buryatia)이며 현지에서 부르는 이름도 달래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다. 우리 진달래와 매우 흡사한 산진달래는 중국 동북지방이나 몽고에서 다다나 다라 등으로 부르므로 우리 진달래 연달래의 달래가 여기에서 유래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앞에서 언급한 바 있는데 인근 러시아에서도 비슷한 수종을 다레 다리 다라 등으로 부른다는 것이 확인되어 앞의 추론을 뒷받침하는 셈이다. 그럼 이제부터 이 수종을 파악해 보자.
우리 국표식에는 Rhododendron adamsii Rehder이라는 학명 하나만 달랑 등록되어 있어 이 수종의 정체 파악이 어려웠던 것인데 이 수종은 원래 러시아 식물학자 Johann Friedrich Adam(1780~1838)이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발견하고서 당초에는 아잘레아속으로 분류하여 Azalea fragrans Adams라는 학명을 1808년 부여한 것이다. 나중에 아잘레아속이 지금의 로드덴드론속 즉 진달래속으로 통합되자 하버드대교수인 Alfred Rehder(1863~1949)교수가 1921년에 과거 자료를 인용하여 속명만 바꿔 재명명한 것이 아니라 아예 신종으로 명명은 하되 종소명을 최초 명명자인 Adam의 이름으로 한 것이다. 그러니까 실질적으로는 아담이 명명한 것을 참고하였지만 형식적으로는 별개의 신종 명명 형식을 취한 것인데 아마 아담의 최초 묘사나 표본에 뭔가 부족함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런데 그 이전인 1870년에 러시아 식물학자 Carl Johann Maximowicz(1827-1891)가 아담이 1808년에 아잘레아속으로 명명한 학명을 토대로 속명을 변경하여 Rhododendron fragrans (Adams) Maxim.라고 재명명하였다. 그렇다면 당연히 막스모비치 학명이 선순위가 되어서 정명이 되어야 하는데 문제는 1839년에 스위스 식물학자 깡돌 즉 Augustin Pyramus de Candolle(1778-1841)이 린네가 명명한 미국만병초를 뒤늦게 Rhododendron fragrans라고 부질없이 명명한 기록이 있었다. 그래서 이미 사용된 학명을 중복으로 쓴 것이므로 막스모비치의 학명은 비록 리더교수의 학명보다 훨씬 빠르지만 인정받지 못하고 후자를 정명으로 삼아 전자를 이명처리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아직도 막스모비치가 명명한 학명인 R. fragrans Maxim.으로 표기하며 또 다른 일부에는 둘 다 인정하지 않고 보류하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이 수종의 학명은 찾기도 어렵고 둘이 형식적으로는 연관성이 없으므로 서로 유사학명으로 부기하지도 않아서 둘 중 하나를 찾더라도 연관성을 파악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애덤스만병초는 몽고와 인접한 러시아의 시베리아 바이칼호 주변 샤얀산맥 산비탈에서 많이 자생하는 키가 겨우 30~40cm인 왜성 상록관목인데 서방세계의 정원에서는 온난한 기후 때문인지 적응하지 못하여 아직 재배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정원수로는 전혀 활성화되지 않았기에 재배 정보는커녕 특성 묘사도 거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기후조건은 어떨까 싶다. 우리나라 어느 수목원에서인가 도입하였기에 2011년에 등록까지 하였겠지만 지금 현재까지 살아남았는지가 궁금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수종은 정원수로보다는 Sagan Dalya 또는 Sagan Dali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향기 좋은 잎과 꽃으로 만든 허브차로서는 전세계적으로 매우 유명하다. 게다가 이 허브차는 고대로부터 치료사들과 티베트의 라마승려들이 기침 가래 등 기관지계통의 질병과 소화기계통 그리고 심장 및 정신 질환의 치료에 사용하였다고 한다. 지금도 길이 1~2cm의 매끈하고 두터운 혁질 잎에는 신진대사를 활성화시키고 독소를 배출시키며 신체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어 에너지를 증강시키는 즉 강장효과가 있는 것으로 믿고 많이 사용한다. 심지어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신경을 안정시키며 이뇨제와 해열제 역할도 하는 거의 만병통치 수준의 신비한 약초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이 수종이 가장 많이 자생하는 바이칼호 인근 러시아 부랴트자치공화국은 과거에는 몽고제국이었으며 지금도 몽고 일족인 부랴트족이 주로 살고 있는데 과거 전사들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면 창을 샤얀(Sayan) 산에 꽂아 산의 신령에게 경배하였는데 나중에 그 자리에서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고 한다. 바로 그 관목이 애덤스만병초이며 그들은 이 나무에 조상신인 산의 영혼이 깃들어 있어 병을 고쳐주고 힘도 강화시켜주는 것으로 믿었다고 한다. 따라서 원주민들에게는 정말 이 애덤스만병초 잎 허브차는 우리의 상상 그 이상인 것이다.
실제로 이 애덤스만병초의 잎에는 오일 성분 외에 거의 연구되지 않은 알칼로이드, 플라보노이드, 미리케틴, 케르세틴, 디하이드로케틴, 루틴 등의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소량이라도 섭취하면 곧바로 몸에서 반응을 일으켜 내부 에너지를 활성화시키고 기분을 전환시키며 피로감을 제거시켜 준다며 커피나 인삼보다 더 강한 각성효과가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게다가 특이한 향과 맛이 있어 허브차로 또는 홍차나 다른 음료수의 첨가물로 활용하여도 좋다고 한다. 이렇게 홍보하면서 미국에서도 판매하지만 물론 이 차는 병을 치료하는 의약품은 아니므로 미국 FDA에서 공식적으로 평가된 내용은 아니다. 그러고보니 우리나라에서 울릉도산 만병초를 중국의 의학서에 기록된 석남과 많이 닮았다고 혼동하여 석남초라고 하면서 일부 민간에서 거의 만병을 치료하는 약으로 쓰이는 것과 매우 흡사하다. 그리고 한반도 북부지역에서부터 중국 동북 3성을 거쳐 몽고와 인근 시베리아까지에서 자생하는 산진달래를 기관지계통과 소화기계통의 약으로 쓰는 것과도 매우 비슷하다. 다만 진달래속 수종들에는 모두 많고 적은 독성이 내포되어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그럼 이제 우리의 관심사인 이 애덤스만병초를 현지에서 부르는 이름에 대하여 파악해 보자. 주 자생지인 바이칼호인근에 거주하는 러시아인들은 영어로 flavourful tea 즉 향기 좋은 차라고 부른다. 그래서 이 수종이 자생하지는 않지만 중국에서도 이를 청향두견(清香杜鵑)이라고 번역한다. 그리고 이 수종의 주 원산지인 러시아 부랴트자치공화국의 부랴트인들이 부르는 이름을 그대로 영어로 표기하면 Sagan Dalya 외에도 Sagan-Dale, Sagaan Dali, Shandala 등 매우 다양하지만 뜻은 모두 하얀 날개 즉 White Wing이라고 한다. 그러나 부랴트공화국 바로 위에 Tofa인들이 거주하는 러시아 이르쿠츠크 오블래스트(Irkutsk Oblast)주에서는 이를 전혀 다른 ak kaskara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리고 몽고에서는 dal garbo라고 하고 원산지에서 거리는 멀지만 일찍부터 이를 치료제로 사용한 티베트에서는 이를 ba-lu나 da-lis라고 부른다고 한다. 여기서 흥미를 끄는 것은 단연 달랴(dalya) 다레(dale) 다리(da-li) 다라(dala) 등으로 불리는 달(dal) 즉 달(達)이다. 그 뜻이 흰 날개를 의미한다고 한다. 글쎄 몽고족들에게 흰 날개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단순한 날개는 아닐 것이다. 여하튼 달은 한반도 북부에서부터 바이칼호 인근까지 자생하는 산진달래의 중국 동북지방의 이름 달달향(达达香)이나 달라향(哒啦香)과도 매우 흡사하다. 달달(达达)이나 달라(哒啦)를 중국에서 다다(dádá)나 다라(dála)로 발음하고 우리 진달래(金達莱)의 달래도 다라이(dalai)로 발음하므로 애덤스만병초와 산진달래 그리고 진달래를 부르는 이름이 모두 매우 흡사한데 과연 이들이 우연의 일치라는 말인가?
러시아 부랴트 즉 부리야트의 달과 중국의 달 그리고 우리의 달래가 모두 연관성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중국의 달(达, 達, 鞑, 哒)은 몽고 등 북방에서 온 말이 분명하지만 우리의 달래도 북에서 왔는지 아니면 거꾸로 올라갔는지는 모른다. 요즘 국내 일부 소수역사학자들은 부리야트의 부리는 우리 고대사에 나오는 부여(扶餘)에서 온 말이고 야트는 들이라고 복수를 뜻한다고 하며 지금 현재도 부랴트공화국에 부여족 후손들이 살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고 보니 우리 고조선의 도읍지가 황해도 백암산이나 구월산으로 추정되는 아사달(阿斯達)이었다는데 여기서 달은 산이나 땅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달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초본식물인 달뿌리풀도 있고 하늘에 날리는 연을 만들 때 살로 붙이는 대나무를 머릿달, 허릿달, 꽁숫달, 귓달 따위로 부르면서 달이라고 했다는데 이게 날개를 의미하는 부리야트족들의 달과 무슨 연관이라도 있으려나? 이렇게 자꾸 연관지으려고 들면 끝이 없겠다. 여하튼 주 자생지가 우리나라인 진달래와 러시아 부리야트가 주 자생지인 애덤스만병초는 다소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우리 진달래와 중국 내몽고와 흑룡강성이 주 자생지인 산진달래는 매우 흡사하고 산진달래는 또 부리야트의 애덤스만병초와 매우 유사하다. 그래서 그런지 이들 셋이 모두 유사한 달(達, da)에서 파생되는 이름으로 원산지에서 각각 불리고 있다는 것이 매우 흥미롭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수종은 몽고 인접 부리야트지역에서 주로 자생하지만 극동 러시아 거의 전역에서 발견된다는데 이 수종이 자생하지 않는 일본에서도 이를 카라후토미야마쯔쯔지(カラフトミヤマツツジ, 樺太深山躑躅)라고 부르며 1935년에 남화태(南樺太)에서 발견하였다고 하면서도 일본 자생종이 아닌 외래종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 카라후토라는 지역이 바로 사할린으로서 발견 당시에는 일본령이었으나 지금은 러시아령이기 때문이다.
애덤스만병초는 산진달래와 다소 비슷하다는 평을 듣지만 식물분류학적으로는 산진달래와 진달래는 두견(진달래)아속 두견조(杜鵑組)로 같이 분류되는데 반하여 두견아속에서 section Pogonanthum 즉 염화두견조(髯花杜鵑組)로 분류되어 조를 달리한다. 염화(髯花)란 꽃에 수염(鬚髥)과 같이 긴 털이 있다는 뜻인데 실제로 이 애덤스만병초도 튜브와 같이 생긴 화관 속에 염모(髯毛)가 밀생한다. 전세계에 이 염화두견조로 분류되는 수종이 약 20여 종 있는데 상록 소관목이며 달콤한 향기가 나고 잎이 작으며 수술이 5~10개이며 짧은 것이 특징이다. 이 애덤스만병초도 수술이 5개이며 짧고 꽃잎 열편이 5~6개인 것이 보여 일정하지는 않아 보인다. 내한성은 영하 40도로 매우 강하지만 더위에 약한지 정원에서 재배는 어렵다고 한다.
등록명 : 애덤스만병초
학 명 : Rhododendron adamsii Rehder
이 명 : Azalea fragrans Adams
이 명 : Rhododendron fragrans (Adams) Maxim.
분 류 : 진달래과 진달래속 상록 왜성 관목
그 룹 : 로도덴드론, 두견(진달래)아속
원산지 : 러시아 부리야트 등 러시아 동부 시베리아
중국명 : 청향두견(清香杜鵑)
일본명 : 카라후토미야마쯔쯔지(樺太深山躑躅)
수 고 : 0.3~0.4m
잎특징 : 1~2cm 길이, 향기가 난다.
꽃특징 : 총상, 다수 송이, 통모양, 분홍색
수 술 : 5개, 짧다
내한성 : 영하 40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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